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22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221화(222/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221화
진심 펀치 한 방에 그대로 기절해 버린 이태서를 자신의 방 침대에 눕히고 나온 유라가 거칠게 가죽 장갑을 벗으며 말했다.
“한주먹 거리도 안 되는 게.”
“언니, 그래도 치료 마법은 써 주는 게 어떨…….”
“뭐 하러? 비실비실해 가지고 할 줄 아는 거라곤 마법밖에 없으면서 그 마법조차 제대로 못 쓰는 녀석에게? 그건 사치야.”
마치 혀 밑에 칼을 숨겨 놓았던 것처럼 거침없이 독설을 내뿜는 유라의 모습에 지은은 이태서를 변호하는 것을 포기해야 했다.
‘미안해요, 이태서 씨!’
닿지 않을 마음속 사과를 건넨 지은은 마나 폭발의 영향으로 엉망이 된 집안을 둘러보았다. 그나마 유라가 온몸으로 폭발을 막았기에 이 정도로 그쳤다고 했다.
“치료 마법이 필요한 건 유라 네 쪽 같은데.”
별안간 유라의 티셔츠를 들추는 노아의 행동에 깜짝 놀랐던 지은은 무미건조한 노아의 표정에 유라의 등을 확인하고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이 되었다.
“어…… 언니! 상처가!”
“이 정도는 놔두면 나아.”
유라의 어깨에서 등까지 쭉 나 있는 푸른 멍 자국. 검은 티를 입고 있어서 티가 안 났던 것이지, 멍 자국뿐만이 아니라 피가 굳은 자국도 있었다.
노아의 손을 쳐 내고는 티셔츠를 애써 내리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괜찮다며 손사래를 치는 유라의 모습에 지은은 눈물이 왈칵 솟아나는 것을 느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 낼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지은의 모습에 당황한 유라가 다급히 지은을 끌어안았다. 그런 지은과 유라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노아가 말했다.
“사이가 아주 각별하군.”
“네?”
“상위 균열에서도 느꼈는데, 너에게 유라는 믿을 수 있는 존재인 게 맞지?”
뜬금없는 질문에 지은은 그 의도를 전혀 짐작하지 못한 채 의아한 얼굴로 노아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런 지은과는 다르게 마치 심판대에 선 것처럼 결연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유라였다.
“대답해. 중요한 문제니까.”
“그야 당연하죠!”
고민할 가치도 없다는 듯 노아의 확인에 지은이 버럭 소리쳤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 누구보다 자신을 잘 챙겨 주고 진심으로 위해 준 것이 바로 유라였다.
“그럼 저기 비실비실한 마법사는?”
이번에는 기절한 채로 유라의 침대에 대자로 뻗어 있는 이태서를 가리키며 노아가 말했다. 지은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제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저에게 소중한 사람들이에요.”
“흠…….”
지은의 대답을 들은 노아가 뭔가를 고민하더니 이내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네 주변의 사람에 나도 포함되나?”
“…….”
“적어도 고민하는 척은 해 주지그래. 비즈니스 관계에 이 정도 립 서비스도 못해 주나?”
“네, 뭐 맡은 일을 잘해 주신다는 가정 하에 그래요. 아무튼 렇다고 하죠. 그걸 확인받고 싶었어요?”
“뭐 그런 것도 있고.”
썩 마음에 드는 대답은 아니었던지 뜸을 들이던 노아가 손을 뻗어 이태서에게 회복 마법을 사용했다. 동시에 유라의 등에도 같은 마법이 스치고 지나가자 상처투성이던 유라의 등이 말끔히 회복되었다.
“내 말 좀 들어 보라니까!”
그와 함께 이태서도 마치 악몽을 꾼 사람처럼 침대에서 소리치며 벌떡 일어났다. 자신이 기절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태서가 한숨을 내쉬는 모습을 보며 노아가 거실을 가리키며 말했다.
“믿을 만한 사람들이라니, 다 같이 머리를 맞대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어떤…….”
“지금 나는 주변에 믿을 사람이 없거든.”
“무슨 의미예요?”
“데이비슨은 행방불명이야. 모습을 완전히 감췄어.”
키드에게 능력을 흡수당하고 강령당한 데이비슨이 사라질 것은 지은 역시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었다. 아무리 노아가 빨리 움직인다고 해도 지은과 노아가 만났다는 사실조차 키드는 이미 알고 있었을 확률이 컸다.
“역시…….”
“데이비슨? 1세대 펜타곤 길드장?”
노아의 입에서 나온 데이비슨의 이름에 유라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그가 국제 연구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입국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갑자기 그가 행방불명 됐다고 이 타이밍에 언급하는 노아의 의도를 알 리 없었다.
그런 와중에 지은은 담담히 노아의 말에 맞장구를 치고 있으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치챈 유라와 이태서가 눈을 흘겨 뜨며 동시에 말했다.
“또 저희 모르게 뭘 하고 계셨던 겁니까?”
“또 우리 모르게 뭘 하고 있었던 거야, 지은아?”
자신을 추궁하는 두 사람의 시선을 애써 피하며 지은이 노아를 바라보았다. 도와 달라는 의도가 가득한 눈빛에 노아가 피식 웃음 짓고는 말했다.
“한국에 키드가 들어와 있었어. 데이비슨은 키드에게 능력을 흡수당하고 강령된 것 같고.”
“뭐?”
이태서는 키드가 한국에 들어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데이비슨이 강령되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고, 유라는 둘 다 모르고 있었기에 노아의 말에 펄쩍 뛰며 지은을 책망하기 시작했다.
“너는 다 알고 있었어?”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뭐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일단 한 가지 확실한 건 키드는 빠져나갈 수 있을지 몰라도 데이비슨과 제임스는 아니라는 거야.”
“어떻게요?”
갑자기 죽은 제임스의 이름까지 거론되는 대화의 흐름을 전혀 쫓아가지 못하던 유라와 이태서가 결국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 재촉하듯 말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무슨 말을 하려고 그렇게 뜸을 들이는 겁니까, 노아?”
“나를 좀 도와야겠어. 어차피 우리 쪽 최종 병기의 힘을 확인했으니 한동안 키드는 몸을 사릴 테고, 그렇다면 적어도 이곳에 심어 놓은 언데드들은 처리하고 가야지.”
지은에게 유라와 이태서가 믿을 만하냐고 굳이 확인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행방불명된 것은 데이비슨뿐만이 아니라 그를 수행했던 1세대 헌터들 5명 전부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같이 술 마시고 밥 먹었던 놈들이 사실은 내 뒤를 노리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역시 믿을 놈 하나 없다 싶어서.”
“다른 희생자가 더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기분이 나빠서 깽판 좀 쳐 줘야겠는데 여기는 한국이잖아? 괜히 내가 혼자서 들쑤시고 다니면 국제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어. 그러니까 얘 좀 빌려 주지그래.”
노아가 딱 지명한 것은 다름 아닌 유라였다. 아무리 노아가 랭킹 1위의 마나의 지배자라고 하지만 강령술의 희생자가 몇 명이나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근접전의 보조는 반드시 필요했다.
“하아…… 내가 무슨 물건이야? 빌려 달라 말라 하게?”
유라가 한숨을 내쉬며 불평했지만 키드가 안고 온 폭탄 더미를 빨리 처리해야 하는 입장인건 부정할 수 없었다.
사실 노아가 터트린 일도 아니었기에 그가 그냥 나 몰라라 하고 그냥 미국으로 돌아가 버린다 해도 붙잡을 순 없었다. 도와준다고 할 때 빠르게 협조해야 이후 후환을 막을 수 있을 터. 유라가 고개를 선선히 끄덕이며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니, 나랑 같이하지.”
“뭐?”
하지만 그런 유라 대신에 돕겠다고 나선 건 이태서였다. 깜짝 놀라 되묻는 유라에게 미소 지어 보인 이태서가 말했다.
“근접전이 약하시긴 하지만 내가 보조해 준다면 랭킹 1위의 위엄을 보여 줄 수 있겠지. 안 그래?”
“누가 그래? 내가 근접전이 약하다고. 난 그저 내가 내 마음대로 해도 대신 방패가 되어 줄 한국의 길드가 필요할 뿐이야.”
“그러니 그 방패를 찾는 거라면 더더욱. 우리 태백 길드가 여기 한국의 1위 길드거든.”
“하, 마음대로 하시지. 난 누구든 상관없어.”
서로를 노려보며 자존심 싸움을 하는 두 남자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바라보던 유라는 멍한 표정으로 말을 하지 않고 있던 지은에게 말했다.
“무슨 일 있어? 지은아?”
“아, 아뇨.”
유라의 말에 화들짝 정신을 차린 지은이 손을 내저었다. 사실 지금 지은은 세 사람의 이야기에 도통 집중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빨리 확인하고 싶은데…….’
그도 그럴 것이 빨리 확인을 해 달라는 듯 계속해서 깜빡이는 스탯창과 스킬창이 너무나 신경 쓰이는 상태였다. 온전한 대리자의 권능이 눈을 떴다고 했던가. 거기에 1회 차의 자신이 사용하던 무기인 [대리자의 심판]. 그 성능을 빨리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그럼 일단 같이 강령술에 걸린 언데드들을 찾아보자고.”
“번호나 내놓으시지.”
결국 마음에 들진 않지만 이태서와 손을 잡기로 한 노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남자가 ‘진짜 싫다’라는 표정을 한 채로 핸드폰을 들고 번호를 교환하는 광경에 지은은 웃음을 참아야 했다.
“난 네 말대로 다른 사람과 협력이란 걸 해 볼 생각이야.”
노아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이번에는 함께 싸우자고 했으니 자신을 믿겠다고 말하는 노아를 향해 지은이 미소 지으며 화답했다.
“좋은 의미의 첫 시도네요.”
* * *
노아와 이태서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서로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집을 원상 복구시켜 줬기에 이전보다 깔끔해진 집 안을 돌아보며 지은은 생각에 잠겼다.
‘주혁 씨도 알고 있겠지.’
키드가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주혁 또한 알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드루이얼을 통해 연락이 오지 않았다는 건 일단 무슨 일이 있어도 해방의 날개 길드를 이번 기회에 일망타진해야 한다는 지은의 뜻대로 토벌을 강행하고 있다는 소리였다.
유라도 이태서도, 노아도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기에 모두 돌아간 뒤 집에 혼자 남은 지은은 떨리는 마음으로 [지배자의 심판]을 꺼내 들었다.
빛과 함께 등장한 새하얀 검. 자신의 생각대로 외형이 바뀌는 대리자의 전용 무기이자 정화의 산물. 떨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킨 지은은 아이템의 정보를 확인했다.
[아이템명 : 지배자의 심판]꺾이지 않을 의지를 끝까지 관철하라. 오직 사용자의 의지와함께 나아가리라.
– 등급 : 신화
– 내구도 : 무한
– 계승 불가 아이템입니다.
– 특수 옵션 Lv.1
– 특수 옵션
정화의 폭풍(패시브) : 사용자를 중심으로 거센 폭풍이 일어나 타락의 기운을 정화합니다. 사용자의 의지가 폭풍의 크기에 영향을 미칩니다.
무기 변형(패시브) : 사용자의 생각대로 무기의 외형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기운 감지(패시브) : 주변의 타락의 기운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자동으로 상시 유지되는 옵션입니다.
– 대리자의 권능의 크기에 따라 옵션이 추가되는 성장형 아이템입니다.(현재 특수 옵션의 레벨은 1입니다.)
“세상에…… 대박.”
옵션을 확인한 지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무려 유니크도 아니고 레전더리도 아닌 신화급 성장형 무기라니. 전 세계를 뒤져 봐도 신화급 장비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었다.
신과의 전쟁을 준비해야 하는 지은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만큼 좋은 옵션이 없었다. 거기에 일일이 마나를 소모해야 하는 액티브 옵션이 아니라 상시 자동 적용되는 패시브 옵션이라니.
쭈욱 특수 옵션에 대한 설명을 읽어 나가던 지은의 눈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것은 이름도, 옵션도 적히지 않은 미지의 칸이었다.
□□□ □□□ □(액티브 : 미발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