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227)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226화(227/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226화
전선은 혼란스러웠다. 100명의 토벌대 중 20명의 정찰조가 드넓은 광장에서 조우한 보스 [스켈레톤 왕]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나운은 주변을 완전히 포위한 수많은 스켈레톤 군단 너머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왕을 바라보았다.
[으오오오오오오!]왕이 분노한다. 방금 전까지 정찰조의 손에 쓰러졌던 스켈레톤 병사들의 뼛조각이 한데 엉키더니 새로운 스켈레톤 군단들이 다시 눈을 떴다.
딱딱거리는 뼈가 부딪치는 소리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그 압도적인 광경을 바라보며 정찰조 총대장 나운이 보스의 포효에 저릿 거리는 팔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정말 까다로운 보스네.”
방금 전까지 몰려드는 스켈레톤들의 웨이브를 막아 냈던 토벌대의 최전선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곳에 모여 있는 헌터들은 길드 연합의 정예 중의 정예였다. 그렇다 할지라도 넓은 광장에서 조우한 보스와 함께 광장을 가득 메운 채로 포위망을 좁혀 오는 스켈레톤들의 물량 공세에 정찰조는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간신히 본대가 있는 곳으로 떠난 길잡이가 빨리 본대에 지원을 요청해야 했다.
흉포한 울음소리로 스켈레톤들을 지휘하고 있는 스켈레톤 왕은 지금껏 만나 보지 못한 초대형 몬스터였다. 갈비뼈가 선명하게 드러난 상체만 해도 족히 10m가 넘는 듯했다. 스켈레톤들의 왕의 텅 비어 버린 거대한 눈이 감히 왕의 안식을 방해하는 인간들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듯 내려다보고 있었다.
“공격이 온다!”
최전선. 거대한 뼈를 마치 채찍처럼 휘두르는 보스의 광범위한 공격을 빈틈없이 막아 내는 나운을 선두로 방패조들이 일제히 방패를 들어 올렸다.
콰가가가가-!
방패조가 딜러진들을 보호한다. 범위가 광대한 공격이다보니 한 번 막아 낸 뒤로 다음 공격까지는 필연적으로 공백 시간이 생긴다. 온몸을 산산조각 내도 왕의 포효 한 번에 계속해서 재생되는 스켈레톤 군단들을 뚫는 것은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었다.
“본대가 오면 우리가 최전선이 된다!”
뒤로 후퇴하는 것도, 앞으로 전진하는 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나운이 선택한 것은 현 위치를 사수하는 것이었다. 길잡이의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니 반드시 빠른 시간 내에 본대가 도착할 터였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공격들을 막아 낸지도 벌써 30분이 흐른 시점.
본대의 신호를 확인하기 위해 하늘로 신호탄을 쏘아 올린 나운의 눈에 들어온 것은 붉은 불꽃을 온몸에 가득 두른 한 마리의 거대한 불사조였다.
“피요오오오!”
날카로운 울음소리와 함께 등장한 강렬히 일렁이는 붉은 불꽃. 하늘을 날아다니는 거대한 불사조의 날갯짓 한 번에 일어난 그 불꽃은 이윽고 거센 화염의 폭풍이 되어 전장을 뒤덮었다.
“상급 불의 정령…… 피닉스.”
지금껏 가장 강력한 정령술사는 바로 얼음의 중급 정령 나이아스를 다루는 정령사였다. 그러나 중급 정령과는 차원이 다른 상급 정령의 거대한 힘을 눈앞에서 목격한 정찰조들이 경외심을 담아 하늘을 바라보았다.
“본대가 왔다! 길을 뚫는다! 본대와 합류한다!”
지금껏 방어를 고수하던 정찰조 20명이 일제히 나운의 외침에 본대와 합류하는 길을 뚫기 위해 달려 나갔다. 거센 마력이 휘몰아치는 전장 속에서 길을 뚫기 위한 필사적인 전투가 시작되었다.
거대한 불사조 피닉스가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는 듯 날갯짓을 하며 돌아간 곳엔 하소연이 있었다. 자신의 어깨 위에 사뿐히 내려앉은 피닉스의 머리를 쓰다듬은 그녀가 손짓 한 번으로 끊임없이 재생되던 스켈레톤들을 불태우고 있는 이그니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부탁해요, 이그니스. 길을 열어 주세요.”
[주인의 부탁대로.]끊임없이 일어나 앞길을 막고 있는 스켈레톤들이 디딘 발밑에서 일제히 거대한 불기둥이 치솟아 올랐다.
콰아아아앙!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거대한 불기둥이 이그니스의 손짓에 맞춰 일제히 합쳐지기 시작했다. 한데 모인 불기둥들이 스켈레톤들의 모든 것을 태워 버리는 거대한 불의 장벽이 되었다. 장벽이 밀고 지나간 곳에 살아남은 적은 없었다.
보스로 가는 길이 열렸다. 재생되지 않는 스켈레톤의 무수한 잔해들을 짓밟으며 토벌대 총대장 한설아의 아리아가 넓은 광장에 울려 퍼졌다. 한설아를 비롯한 아리아 길드의 힐러들이 모두 힘을 합쳐 쏘아 올린 광장 전체를 뒤덮는 광역 버프, [전장의 아리아].
“새로운 시대를 여는 영광을! 두려움을 잊고 앞으로 달려가라! 전체 총공격!”
총대장 한설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와 동시에 거센 함성을 내지르며 보스를 향해 거침없이 토벌대의 전원이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보스의 핵을 파괴해야 한다!”
마법사의 공격 마법들이 보스의 몸을 직격한다. 굉음과 함께 터져 나오는 보스의 고통에 찬 비명 소리만큼 아군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것은 없다. 맹렬하게 달려 나간 100명의 정예들의 사기는 지금 하늘을 찌를 듯했다.
전 세계 최초로 이뤄진 연합 단위의 토벌전. 토벌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서로 간의 신뢰와 합이었다. 그렇기에 보통 토벌전은 길드 단위로 이루어졌고, 당초 연합 전체가 참가하는 토벌전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불안과는 다르게 지금 토벌대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특히 용병으로 뛰지 않는 이상 이런 토벌전에 참가할 기회가 없던 영세 길드의 헌터들이 실전 경험을 쌓기에 최고의 무대였다.
다른 랭커들에 비해 낮은 능력들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각 지휘자들에 의해 충분히 메워졌다. 적재적소의 타이밍에 방어와 공격을 지시하는 노련한 헌터들과 함께 연합 토벌대는 파죽지세로 5층의 던전들을 하나하나 공략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바로 토벌대에 처음 참가한 또 한 명의 루키, 하소연이 있었다.
[으워어어어어!]토벌대의 집중 공격을 받아 내던 보스의 가슴에 위치한 핵에서 이그니스가 쏘아 낸 불꽃이 터져 나왔다. 보스의 절규가 울려 퍼지며 10m가 넘는 거대한 백골이 무너지지 시작했다.
벌써 세 번째 5층 던전의 토벌이었다. 보스가 가루가 되어 사라지자 아직 남아 있던 수많은 스켈레톤들 역시 힘을 잃고 가루가 되어 쓰러지는 광경은 장관이었다.
“으아아아아!”
지금껏 전례 없던 세 개의 던전 공략을 이뤄 낸 토벌대원들이 저마다 자신의 무기를 들고 거센 함성을 터트렸다. 길드 연합의 깃발을 보스의 광장에 꽂은 모두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여기에 숙영지를 편성합니다!”
곧바로 총대장인 한설아의 지휘 아래 숙영지가 편성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세워진 지휘 텐트에 모여든 각 길드의 대표들은 텐트 안에 가득 퍼져 있는 향긋한 커피 향기를 느끼고는 화색이 되었다.
연속적인 세 개 던전의 토벌. 100명의 토벌대가 아무리 잘 싸운다고 하더라도 한 번의 실수로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것이 상위 던전이었다. 그러나 이토록 짧은 시간에 연이은 승전보를 울릴 수 있었던 것은 5층의 계층 보스였던 이그니스와 계약한 하소연의 몫이 컸다.
하지만 이 말도 안 되는 속도전을 가능하게 한 것은 모두 토벌대에 바로바로 음식을 지원하는 보급 혁명을 이뤄 낸 단 한 사람 덕분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
시원한 얼음이 가득 담긴 잔에 물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 진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테이블 위에 가득 올려놓고 때 맞춰 곁들일 쿠키와 스콘 등을 우르르 인벤토리에서 쏟아 내고 있던 지은이 환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다들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지은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번 전투의 일등 공신인 하소연이 지은을 와락 끌어안았다.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다른 사람들은 지은이 가져온 커피와 디저트들을 저마다 전리품처럼 챙기기 시작했다.
“오늘도 감사히 먹겠습니다! 지은 씨!”
“정말 감사합니다!”
“진짜 매일매일이 꿈같다니까…….”
“저녁 식사도 하셔야죠. 오늘은 제가 특별히 갈비탕을 준비했어요.”
“갈비탕!”
“특 A+++급 한우 갈비니까 남기지 말고 드셔야 해요. 알겠죠?”
“여러분, 오늘 저녁 식사는 갈비탕이랍니다!”
지휘 텐트 바깥에서 숙영 준비를 하고 있던 토벌대원들이 오늘 저녁 메뉴를 듣고는 저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지은이 커피가 담겨 있는 대형 보온통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바깥에 계신 분들에게도 나눠 주세요. 아메리카노랑 라떼로 나눠서 담았어요.”
“네! 감사합니다!”
지은의 말에 곧바로 무거운 통들을 들고 나간 헌터들이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다들 시원한 커피 한잔들씩 하자고!”
“그거 좋지!”
완벽한 저녁 식사에 대한 기대로 시끌벅적해진 바깥의 기분 좋은 분위기를 뒤로하고 자신 몫의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던 지은이 말했다.
“던전 지도를 좀 볼 수 있을까요?”
지은의 말에 곧바로 총대장인 한설아가 인벤토리에서 지도를 꺼내 들었다. 회의 대형으로 앉아 펼쳐진 지도에 집중하기 시작한 사람들 앞에 선 한설아가 레이저 포인트를 꺼낸 지은을 바라보았다.
“던전 브리핑 시작할게요.”
이번에 토벌한 던전은 [스켈레톤 왕국]이었다. 5층의 4번째 던전으로 초입이었던 [타락한 불의 정령왕의 안식처] 영역에서 왼쪽에 걸쳐 있는 구역이었다.
“기존의 위쪽과 오른쪽은 다음 던전으로 가는 길이 막혀 있었으니, 이번 던전에서 5층의 중심부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거 같네요.”
진지한 표정으로 지도를 바라보며 말하는 지은에게 이 자리에 모인 길드 대표들의 시선이 모여들었다.
토벌대가 이렇게 빠르게 3개의 던전을 토벌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지은의 정확한 지시에 있었다.
해당 던전의 보스를 토벌한다고 하더라도 던전 공략에서 가장 애를 먹는 것은 바로 다음 던전으로 이어진 통로를 찾는 길이었다.
넓은 던전 구석구석을 샅샅이 수색해도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던전의 통로를 정확하게 지도만 보고 찾아내는 지은 덕분에 토벌대는 힘을 충분히 비축하고 던전 토벌을 계속 진행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저쪽에 새로운 던전의 통로가 있을 거예요.”
지은이 레이저 포인트로 짚은 곳을 체크한 한설아가 곧바로 수색 구역을 길드별로 나누어 할당하기 시작했다. 단 한 사람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이미 의문을 제기하기엔 세 번의 토벌 동안 지은이 보여 준 능력이 너무나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송주혁은 오늘 안 왔네?”
“해방의 날개 길드의 잔당들을 모두 체포했대요. 지금 그쪽에 데려다주고 오는 길이에요.”
자유롭게 던전을 오갈 수 있는 [열려라 신비의 문!] 스킬로 그동안 지은은 토벌대와 특공조 팀을 번갈아 가며 보급을 책임지고 있었다.
힐러도 많고, 넉넉한 물자와 함께 매일같이 찾아오는 지은이 제공하는 양질의 식사까지 충분하게 먹어 가던 토벌대는 굳이 지상으로 복귀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런 점을 잘 알고 있었던 지은의 제안에 의해 시작된 연속 토벌의 결과는 매우 좋았다.
“그럼 식사들 하고 조를 나눠서 수색을 해 보죠. 바로 내일 다음 던전으로 진입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다음 던전은 화속성 필드예요. 다들 화속성 저항 옵션이 달려 있는 장비를 준비하라고 해 주세요.”
지은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