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27)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26화(27/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26화
까망이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시스템창이 띠링! 하고 울리며 나타났다.
[지은이네 푸드 트럭]에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이 합류했습니다.– 정령 히든 스킬 : 직원 모집을 통해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을 영입했습니다.
– [아르바이트생]은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파트타임으로 근무합니다.
– 상세 조정을 통해 [아르바이트생]이 근무할 시간을 정하세요. 최대 하루 8시간까지 근무 가능합니다.
– 아르바이트생과 함께 스킬 [개점 시간 및 폐점 시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아르바이트생으로 지정된 대상은 푸드 트럭 영역 내에서 스킬의 사용이 가능합니다.
언제나 의뭉스러운 까망이를 탈탈탈 털어 내는 데 일주일 동안 엄청난 노력을 들인 결과였다.
<주인하고만 있고 싶었는데, 주인은 내 마음도 모른다냥.>
“자율 판매에서 내 안전을 보장해 줄 소중한 분이야!”
그랬다. 던전 안에서도 누군가 지은의 경호를 담당해야 하는데, 문제는 지은이 스킬을 사용하면 어디에 떨어질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지은에게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긴 한데…….’라며 말을 꺼냈던 까망이가 ‘방법이 뭐냐’는 말에 갑자기 입을 꾹 다문 지 일주일.
그 일주일 동안 지은은 까망이의 환심을 사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야 했다.
고양이가 좋아한다는 모든 것들을 실험해 봤지만 ‘진짜로 고양이 취급하지 말라냥!’이라며 허공에 냥냥 펀치를 하는 까망이의 환심을 사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빌고 빌어 까망이에게 전해 들은 스킬 [직원 모집]을 통해 지은이 지불한 대가는 귀찮음이었다.
‘까망아, 네가 나랑 같이 침대에서 자기 시작한 뒤부터 좋긴 좋은데, 역시 털이…….’
딱 한 번 까망이를 끌어안고 잠이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까망이의 까만 털이 새하얀 침대 이불에 가득 붙어 있는 걸 목격한 뒤로는 까망이는 소파 신세가 되었다.
그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까망이가 내건 조건은 ‘같은 침대에서 자기’였다.
‘고양이 아니라고 해 놓고 왜 고양이처럼 행동을 하는 거야.’
<현신을 살아 있는 동물로 해서 힘이 쭉쭉 빠져서 그렇다냥. 주인 곁이 제일 기력이 빨리 회복된다냥.>
현신한 정령의 특징인지, 움직이는 걸 극도로 최소화하는 삶을 보내고 있는 까망이도 털이 침대에 우수수 빠지는 걸 보고 미안해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제가 계속 안고 있어도 되는 건가요?”
“네, 유라 언니. 까망이 표정이 아주…… 행복해 보이네요.”
집에 고양이 3마리를 모시고 있다는 유라의 기분 좋은 곳만 골라 쓰다듬는 손 스킬에 반항하던 까망이는 어느새 눈까지 감은 채로 손길을 즐기고 있었다.
“기대되네요. 정말로 랜덤으로 던전에 들어가는 푸드 트럭이라니.”
길드 내에서도 소문만 무성했지, 지금까지 길드장인 주혁을 제외하고는 아직 지은의 스킬을 본 사람이 없었는데.
로컬 랭킹 30위의 천상계 헌터인 유라를 지은이 알바생으로 선택한 덕에 간부들 중에선 처음으로 지은과 함께 던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저는 그럼 뭘 하면 될까요?”
요리는 진짜 젬병인데요? 하며 덧붙이는 유라에게 지은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계산대로 가셔서 돈 안 내려는 진상 손님이 있으면 혼내 주세요.”
“제 전문 분야를 살려서 다행이네요.”
까만 정장에 가죽 장갑, 거기에 가슴 쪽에 선연히 빛나는 청명 길드 간부임을 나타내는 배지까지.
그걸 제외하고서라도 랭킹 30위의 육체 강화형 헌터인 한유라를 이길 진상 손님은 그리 많지 않았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호위 겸 계산 담당 알바는 없었다.
토벌대에 가기 전에 두 시간만 자율 판매를 하려고 했던 지은이 선정한 오늘의 요리는 참치김치볶음밥이었다.
오늘은 굳이 스킬도 사용하지 않았다. 2시간 영업하자고 재료를 200인분 이상 손질하기도 애매했을 뿐더러, 참치김치볶음밥은 간편한 자취 요리의 대명사이자 모두가 거부할 수 없는 마성의 음식이었으니까.
내일 아침 일찍 기자 회견과 환송회를 하는 다른 토벌대원들과는 던전 앞에서 합류하는 것으로 이미 이야기가 다 끝난 상태였기에 너무 오랜 시간 장사하는 건 불가능했다.
욕심내지 않고 딱 50인분 정도만 준비한 지은이 이내 냉장고 문을 닫고는 말했다.
“그럼 출발할게요!”
그리고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1층의 던전에 마침내 한 달하고도 2주일 만에 처음으로 발을 디딜 수 있었다.
* * *
– [1층 : 유령 나무의 숲] 던전에 입장했습니다.
<1층! 1층이다냥!>
“와, 오랜만이네요 여기.”
그리고 1층에 도착했다는 사실에 지은이 감격하는 것도 잠시.
“푸드…… 트럭?”
“뭔 헛소리야. 던전에 푸드 트럭이 어딨냐?”
“배고프다고 징징대더니, 저거 아직 정신 못 차렸네. 육포나 먹어, 임마.”
“아냐! 진짜 푸드 트럭이라고!”
환한 빛과 함께 갑자기 던전 안에 나타난 푸드 트럭을 보고 헌터들이 모여들었다.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몰려든 20명이나 되는 헌터들과 눈이 마주친 지은이 이내 활짝 웃으며 소리쳤다.
“던전 안 푸드 트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늘 메뉴는 참치김치볶음밥이에요. 오셔서 드시고 가세요!!”
“아니, 던전 안에 푸드 트럭이 어디에 있…… 헉!!”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던 헌터들은 지은이 선반에서 꺼내 든 즉석 밥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앞다투어 줄을 섰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한 물에 즉석 밥을 넣고 데우고 커다란 프라이팬을 3개 꺼낸 지은이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도마 위에 대파를 올렸다.
척척척 나오는 신선한 요리 재료들.
직접 장을 보고 골라 온 대파가 흠잡을 데 없는 알싸한 냄새를 풍겼다. 파기름을 내기 위해 곧바로 대파를 썰기 시작한 지은을 가까이에서 보려고 헌터들이 조리대 앞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줄 서세요. 줄 서신 순서대로 판매합니다.”
어느새 까망이에게 카드 리더기 사용법까지 배운 유라가 던전 안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생경한 풍경을 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온 헌터들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저거저거! 대파 맞지?”
“아니, 참치김치볶음밥을 판다는 별 이상한 소리를 듣고 왔는데…… 이게 뭐여!”
“이제 왔어? 야, 빨리 길드원들 다 불러! 지금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니까!”
“조용조용! 누가 요리하는 데 주방에서 떠듭니까!”
“…….”
소란스럽게 소리치는 헌터들을 향해 유라가 징이 박힌 가죽장갑을 낀 주먹을 들어 보이자 헌터들이 각 잡힌 모습으로 줄을 서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마스크를 낀 채로 웃음을 터트린 지은이 헌터들에게 친절하게 말했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금방 해 드릴게요! 한 번에 15인분 정도 나갑니다! 결제는 선불이에요! 계산대에서 먼저 결제해 주세요!”
“거 현금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합니까?”
“헌터 마켓 포인트로 결제 가능하세요!”
지은의 말에 너도나도 자신의 헌터 마켓 아이디를 부르며 먼저 결제하겠다고 치열한 대기표 전쟁을 벌이는 동안.
대파를 모두 썬 지은이 그릇에 소분한 대파들을 세 개의 팬에 나눠 담았다.
파기름을 내기 위해선 파를 완전히 기름에 튀기듯이 하는 게 좋았다. 금세 달궈진 기름에 파가 자글자글 소리를 내며 익어 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소리였다. 손님으로 온 헌터들도 마찬가지인지 연신 지은의 행동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
20명의 손님들의 결제를 모두 마친 유라가 까망이의 지도 아래 테이블과 의자를 척척 세팅하기 시작했다.
“그냥 서 있기 심심한데, 우리가 도와도 됩니까?”
도저히 한 자리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던 손님들까지 도와서 테이블과 의자를 모두 펴자 그럴싸한 던전 내 식당이 완성되었다.
지은이 파기름 위에 참치를 듬뿍 퍼서 볶자, 참치 기름과 파기름이 섞이며 고소한 냄새가 금세 멀리멀리 풍기기 시작했다.
비린 맛을 잡아 주기 위한 다진 마늘도 한 숟가락 떠 넣은 뒤, 준비한 김치를 추가했다.
차아아아악!
먹음직스러운 소리와 함께 김치가 맛있게 익어 가기 시작했다.
주걱으로 재료들이 타지 않게 뒤집자 코를 타고 새콤한 냄새가 올라왔다.
색깔을 예쁘게 내기 위한 고춧가루도 탈탈 털어 넣은 지은이 이내 장갑을 끼고 알알이 잘 살아 있는 즉석 밥을 팬에 올렸다.
새하얀 밥이 재료와 뒤섞여 붉은빛을 내며 볶아지기 시작했다.
바닥에 밥이 눌어붙지 않게 주걱으로 저어가며 밥알 하나하나에 양념이 잘 배이도록 볶아 준 뒤, 마지막 화룡점정.
참기름으로 고소한 맛까지 추가한 지은이 미리 데워 둔 철판에 계란을 까서 익히기 시작했다.
참치김치볶음밥에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반숙 프라이였다.
볶음밥의 영혼의 단짝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계란이 익자, 지은이 컵밥용 종이 그릇에 주걱으로 볶음밥을 퍼냈다.
볶음밥에 계란을 올리고 김과 깨를 솔솔솔 뿌려 주고 나니, 너무나 쉽고 빠르게 볶음밥 15인분이 완성되었다.
“1번에서 15번 손님! 식사 나왔습니다!”
“우와아아아!”
번호표를 부여받은 손님들이 기다렸다는 듯 뛰어와 조리대 앞에 시키지도 않았는데 번호순대로 줄을 섰다.
이미 던전 곳곳에서 풍겨오는 미치도록 정겨운 냄새.
한국인이라면 모를 수 없는 참치김치볶음밥의 냄새에 안절부절못하고 냄새를 맡으며 황홀해하던 손님들이 떨리는 손을 들어 지은이 건네는 밥을 받아 가기 시작했다.
“숟가락과 종이 그릇은 저기 운전석 쪽에 놓아둔 쓰레기통에 제대로 분리수거 해서 버려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제일 먼저 볶음밥을 받아 간 네 명의 손님이 연신 코를 대고 냄새를 맡으며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보며 기분이 좋아진 지은이 활짝 웃었다.
“와, 진짜 맛있잖아?”
이내 여기저기서 선택받은 15명의 손님들이 감탄을 터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기분 좋은 소리를 노동요 삼아 빠르게 무적 수건으로 기름기를 닦아 내고 커다란 프라이팬을 설거지하기 시작했다.
20명이었던 손님들은 어느새 연락을 받고 모여들어 50명이 넘게 불어나 있었다.
“거기 바닥에 붉은 선 보이시죠! 그 안으로 들어와 계셔야 안전해요!”
“네!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어떡하죠? 재료가 50인분밖에 없어서 50명까지만 손님을 받아야 해요. 죄송합니다!”
50인분밖에 팔지 못한다는 지은의 말에 얼마 지나지 않아 50번째로 당첨된 손님이 손을 번쩍 들며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야!! 어쩐지 오늘 운이 좋더라니!!”
슬프게도 바로 고지를 눈앞에 두고 탈락해 버린 51번 손님과 52번 손님이 환호하는 50번째 손님과 다르게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땅을 치고 있었다.
“아니, 이 화상아! 그러니까 아이템 그만 줍고 빨리빨리 오라고 했냐, 안 했냐!”
“아니, 이런 미친 소리를 진짜로 믿고 온 사람이 50명이 넘을 줄 누가 알았냐고!”
딱 2명만을 남기고 전원에게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찝찝해진 지은이 두 번째 볶음밥을 볶다 말고 선반을 하나하나 열어젖히기 시작했다.
“어디 있을 텐데. 분명히 밥 두 개 정도는 여기 어디…….”
방문한 손님에게 요리를 제공하지 못하는 건 지은도 너무나 안타까웠다.
1층에 처음 오자마자 이렇게 많은 손님들을 받을 수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 했었다.
오늘 겨우 50인분만 장을 봐 온 게 너무나 아쉬울 정도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번거롭더라도 스킬을 사용할 걸 그랬다.
이내 고개를 숙이고 즉석 밥을 찾던 지은이 활짝 미소 지으며 벌떡 일어나 손을 들어 보였다. 지은의 양손에 즉석 밥 3개가 들려 있었다.
“51번째, 52번째 손님도 식사 가능하세요!”
“하늘이시여, 감사합니다!”
“복 받으실 거예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