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28)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27화(28/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27화
청명 길드 각성자 전용 트레이닝 센터.
지은은 속성 강의를 위해서 지금 트레이닝 센터의 바닥에 앉아 도복을 입고 나온 유라와 마주 보고 있었다.
유라의 친절한 설명에 따르면 액티브 스킬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즉시 시전기와 연계기, 그리고 조건부 스킬.
후행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선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준비 동작 스킬들이 있다며 설명을 이어 가던 유라가 도통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지은의 표정을 확인하고는 피식 웃어 보이고 자세를 잡으며 말했다.
“자, 봐 봐. 이게 내 스킬들이야.”
유라가 보인 시범은 간단했다.
“이게 즉시 시전 스킬, [일점 타격].”
트레이닝 센터에 걸려 있는 두꺼운 샌드백을 향해 유라가 살짝 발차기를 했다.
설명을 위해 천천히 찼음에도 즉발기인 [일점 타격]이 들어간 샌드백의 옆구리가 퍼억! 하고 터져 나갔다.
“아, 좀 튼튼한 걸로 사라니까.”
초보자들을 위한 트레이닝 센터에서 랭커가 깽판을 놓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청명 길드의 신입 헌터들이 그런 유라를 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검으로 베도 베이지 않던 샌드백이…….’
‘그냥 툭, 갖다 댄 거 아니었어?’
‘저거 연금술 공방에서 특수 제작한 수련용 샌드백인데?’
길드의 시설과 재정을 담당하는 성진이 봤으면 뒷목을 잡을 행동을 했음에도 유라가 쯧, 하고 혀를 차고는 지은에게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했다.
“그러니까 ‘즉시 시전기’라고 하는 건 이렇게 별다른 조건 없이 즉시 발동되는 스킬이라는 소리지. 이해했어?”
“사용에 어떤 제한도 없다는 소리죠?”
“그래, 맞아. 오직 마나나, 기력을 소모해서 사용하는 스킬들이 바로 즉시 시전기야.”
“그럼 연계기는요?”
지은이 메모장을 꺼내 들고 꼼꼼하게 적고 있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 유라가 다시 자세를 잡았다.
“앞 차기를 하고 나서 내 몸이 갑자기 휘리릭 돌 거거든? 잘 봐 봐?”
그렇게 말한 유라가 발을 쭉 뻗어 앞 차기를 하고 발을 내렸다. 그와 동시에 눈 깜짝할 사이에 유라가 뒤를 빙그르르 돌더니 디딤 발이었던 발을 쭉 뻗어 멈춘 채 말했다.
“이게 연계기. 앞 차기를 하고 곧바로 뒤에 있는 대상에게 뒤 차기가 자동으로 나가는 거야. 뭐 두 번째 공격을 어떻게 할지는 상황을 봐서 정해야 하지만.”
“그냥 한 개의 스킬이 아니라는 소리죠?”
“어, 맞아. 헌터들은 양성소에서 스킬과 스킬을 연계하는 법부터 배워.”
그렇게 말한 유라가 이번에는 하나씩 스킬을 사용해 보겠다며 시범을 보이고 나서야, 지은이 뭔가를 알았다는 듯 손뼉을 치고 말했다.
“아!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는 데 끊기는 게 없어지는 기분이네요!”
“그래, 맞아. 스킬 하나를 쓰게 되면 반드시 다음 스킬을 사용할 때 딜레이가 생기거든. 이 딜레이를 없애는 게 연계기이고, 끊임없는 수련이 필요해.”
지은의 경우에는 [바퀴가 가는 대로] 스킬로 던전에 들어가고 나서 [이거 방탄 트럭이야!] 스킬이 발동되기까지 잠깐의 딜레이가 생기는 것이 이런 부분이었다.
보유한 모든 스킬을 한 번에 이어서 사용하고, 자유롭게 선택해서 연계할 수 있을 정도로 수련을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직접 몸을 움직이는 동작을 바꾸는데 필요한 기본 스탯들도 받쳐 줘야 했고, 그만큼 마나나 기력을 소모하는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이었다.
“그럼 이제 연계기는 알았으니까, 조건부 스킬에 대해서 알려 줄게. 선행 조건은 다음 스킬을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조건이라는 뜻이고…….”
천장에 매달려 있는 여러 개의 샌드백을 바라본 유라가 지은의 앞에서 스킬을 선보였다.
점프해 공중을 밟으며 한걸음에 올려 차기, 다음 걸음에 반대 발로 뒤돌려 차기, 그리고 마지막 걸음에 내려찍기.
“내가 스킬을 조합해서 만든 삼단 차기야. 단일 대상용이고. 자, 방금 내가 보여준 삼단 차기에서 선행 조건은 뭐였을까?”
“음…… 앞 차기?”
“땡.”
앞 차기를 먼저 했던 유라였기에 당연히 선행 조건이 앞 차기일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스킬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조건이라고 생각을 해 봐. 내가 삼단 차기를 하기 전에 했던 행동.”
“아! 점프요!”
“딩동댕~ 삼단 차기는 공중에 떠 있는 적이나, 내가 점프를 했다는 조건이 성립해야만 연계되는 스킬이야. 그래서 조건부 스킬인 거지.”
“아하…….”
“물론 그냥도 사용할 수 있지만, 따로 쓰면 이렇게 공중을 밟고 올라가는 듯한 연계 모션은 나오지 않아.”
“진짜네요…….”
“주어진 스킬을 완벽하게 활용하는 건 각성자로서의 기본이야. 지은이 너도 던전에 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네 스킬은 다 알고 있는 게 좋을 거야.”
헌터들의 스킬과는 다르게 비전투 계열 각성자들의 스킬은 이런 공격기나, 버프 계열이 아닌 각자의 클래스에 맞는 직업 스킬들이었지만, 그래도 지은은 스킬의 활용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더욱 쉽게 깨달을 수 있었다.
* * *
시간이 모자라도 너무나 모자랐다.
왜인지 모르지만 5층에 대한 정보를 듣자마자 토벌전의 개시를 선언하고 빠르게 일정을 조율한 주혁의 결심 때문에 지은은 첫 토벌전을 시간에 쫓기며 준비해야 했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던전에 들어갈 순 없어서, 길드에 매일 출근하다시피 해서 유라와 성진, 그리고 바쁜 주혁을 찾아가서라도 던전과 토벌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한 지도 어언 일주일이 흘렀다.
그동안 여러 번의 실험을 통해 10분 단위의 영업시간도 설정이 가능하다는 것과 함께, 한 던전 내에 계속 머물러 있어도 12시가 되면 그날 받은 재료가 사라지는 것 등을 확인한 지은은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컴퓨터 앞에 앉았다.
던전에 들어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레벨 1이긴 하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스킬이라도 확실하게 활용 방법을 외워 두어야 했다.
일정한 범위가 있는 다른 헌터들이나, 비전투 계열 각성자와는 다르게 히든 클래스인 지은의 스킬은 아무런 정보가 없는 것이 당연했기에 지은은 떠오르는 대로 계속해서 스킬을 사용해 보는 수밖에 없었다.
직접 머리로 생각하고, 몸으로 체험한 스킬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메모장 화면을 띄우고 컴퓨터 앞에 앉은 이유는 토벌 전, 마지막 정리를 하기 위함이었다.
“먼저 스킬 포인트와 경험치부터.”
헌터 게시판과 길드원들에게 수집한 정보를 짜깁기 한 결과, 레벨 업을 하고 나면 스킬 포인트가 따로 주어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니까 결국 레벨 1인 지은이 레벨 2가 된다고 해도 모든 스킬이 레벨 업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액티브 스킬은 레벨 업 보상으로 주어진 스킬 포인트를 분배해서 골고루 올려 주던지, 한 개의 스킬을 몰아서 올리는 선택이 필요하다는 소리였다.
레벨이 오르면 자동으로 스킬 레벨이 상승하는 패시브 스킬이 더 많은 지은에게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지만.
현재 보유 중인 스킬에 대해 다시 한번 숙지하기 위해 메모장을 켠 지은이 지금까지 정리한 정보를 눈에 담았다.
[바퀴가 가는 대로(Lv. 1)] – 패시브– [개점 시간 및 폐점 시간]에 맞춰 설정한 개점 시간이 되면 랜덤으로 던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음.
– 스킬 레벨을 올리면 [주인 마음대로]로 스킬명이 변경되고 자유롭게 장사할 장소를 지정해서 이동할 수 있음.
– 반드시 한 번 이상 방문해서 ‘가게를 열었던’ 장소에만 적용된다.
[바퀴가 가는 대로]의 스킬 설명을 적은 지은은 이내 그동안 무심히 넘겼던 부분을 발견하고는 중요 표시를 쳤다.지금까지는 던전 밖에서만 스킬을 사용해 개점 시간이 되면 곧바로 랜덤한 던전으로 이동해 자동으로 영업이 시작되었으니, 혼자서 한 달 동안 들렸던 모든 던전은 스킬 레벨을 올리면 지정해서 이동할 수 있을 터였다.
그리고 지은은 이번 5층에 대한 정보가 길드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는 당분간은 레벨을 올리겠다는 생각을 지웠다.
자신의 짐작이 맞다면 이제 3층과 4층의 던전은 모두 돌아본 것이 확실했다. 3층과 4층만 번갈아 가면서 이동하던 스킬은 마지막으로 5층을 들렀다가 2층으로 자신을 안내했었다.
“5층의 던전으로 또다시 이동할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중얼거린 지은이 턱을 괴고 마우스 스크롤을 쭉 내렸다.
이어지는 스킬은 [바퀴가 가는 대로]의 연계기라 할 수 있는 [개점 시간 및 폐점 시간]이었다.
“조건부 스킬이자, 연계기.”
며칠 전 길드의 트레이닝 센터에서 유라의 속성 강의를 들었던 덕분에 [바퀴가 가는 대로] 스킬은 [개점 시간 및 폐점 시간]을 설정하면 연계해서 곧바로 발생되는 ‘연계기’인 셈이었다.
반대로 [개점 시간 및 폐점 시간]은 [바퀴가 가는 대로]의 자동 연계기이며, 선행 조건부 스킬이라는 뜻이었다. 던전 안에서는 장소 지정을 통해 [바퀴가 가는 대로] 스킬이 발동하지 않게 설정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건 즉시 시전 스킬.”
패시브이며, 소환된 곳에 곧바로 안전 영역을 설정하는 스킬[이거 방탄 트럭이야!]는 지은이 이번 토벌에서 가장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스킬이었다.
아직 클래스 숙련도 레벨이 1이기 때문인지 약간의 딜레이가 있긴 했지만, 던전 안에서 [개점 시간 및 폐점 시간]을 사용해 푸드 트럭을 소환하면 바로 적용되긴 했다.
던전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에는 5m 반경의 안전 영역 안에서 편히 쉴 수 있을 거고, [개점 시간 및 폐점 시간]을 다음 날 아침까지 설정하면 안전 영역 내에서 편하게 잠도 잘 수 있을 것이었다.
“제일 중요한 스킬이야.”
비전투 계열인 자신이 토벌대에 합류해서 밥을 해 주는 것 외에도 스킬에 대해서 자세히 확인하고, 사용 방법을 고민하는 것을 반복하다 보니 괜찮은 생각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기존의 푸드 트럭 형태에서 벗어나 매 끼니 80인분의 밥을 해야 했기 때문에 까망이에게 특수 의뢰도 맡겨 놓은 상태였다.
주인이 원하는 대로 트럭의 형태를 변형할 수 있다던 까망이의 말이 떠올라 낮에 급하게 부탁했었던 트럭의 개조.
사실상 이제 푸드 트럭이 아닌, 토벌대를 따라다니는 밥차가 되었으니, 트럭도 그에 맞게 여러 군데 손 볼 곳이 있었다.
“으으…… 이제 진짜 내일 출발인데.”
항상 50명분의 식기와 그릇들이 필요했고,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혹시 몰라 각 그릇별로 100개씩은 넉넉하게 준비해 놓은 지은이였다.
한 달 동안 2층과 3층, 4층의 던전을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엄청난 페널티를 받는 것도 이미 다들 예상하고 그에 맞는 대비책을 세워 둔 상태였다.
각종 버프와, 아이템을 통해 페널티를 최대한 줄이거나, 아예 없앨 수 있다는 주혁의 말에 지은은 또 하나의 걱정을 덜은 상태였다. 4층에서는 채 3시간도 버티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페널티가 부여되었으니까.
지은은 자신의 안전에 그만큼 신경을 써 주고 있다는 점을 보아 자신에게 길드원들이 거는 기대가 엄청 크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미 지난번 김치볶음밥을 던전에서 만들어 파는 것을 아르바이트생의 신분으로 바로 옆에서 확인했으며, 볶음밥 시식까지 완료한 유라의 검증이 있었다.
‘어떻게 던전에서 음식을 만드냐!’라며 끝까지 믿지 않던 길드원들은 이미 수많은 상상을 하며 지은이 던전에서 해 주는 밥을 기대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자아자! 할 수 있다!”
토벌대에 합류해 달라는 주혁의 제안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다짐해 온 각오였다.
목숨을 걸고 던전에 들어가는 헌터들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그 이상의 것까지 노력해야겠다고 또 한 번 다짐하며 지은은 늦은 시간까지 헌터 게시판을 보며 던전에서 알아야 할 상식들을 다시 공부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