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287)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286화(287/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286화
[시스템 알림 : 창조의 권능의 주인이 대상자 민지은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불가능한 업적 달성! 인간의 몸으로 신격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 창조의 권능을 발산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인간의 권한을 넘어서 특수 효과가 발생합니다.
[특수 효과 : 기운 결집]– 상세 설명 : 대상자 ‘민지은’ 주변의 모든 존재들로부터 창조의 기운이 모여듭니다.
시스템 알림과 함께 까망이의 모든 권한을 양도받은 지은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세계가 급변하는 것을 느꼈다. 당장 주변에 있는 남운, 이태서, 하소연, 그리고 주혁이 뿜어내고 있는 기운이 자신의 몸에 흘러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이건…….”
대리자였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권능의 힘이 모여드는 것이 실시간으로 느껴졌다. 애초에 1회 차로 온 이유가 그동안 정령왕들을 정화하면서 인간의 그릇으로 감당할 수 없었던 창조의 권능이 손실되었고, 그로 인해 완전한 창조의 권능을 모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신격 존재로 각성한 지금. 지은은 자신의 영혼의 그릇이 거대하게 변한 것을 느꼈다.
마치 물이 한 방울만 더 들어가도 금방이라도 넘칠 것 같던 기존의 그릇과는 달리, 거대한 댐에 저장된 물처럼 한순간에 그릇이 커다래진 기분이었다.
<돌아가서 네가 꿈꿨던 계획을 마음껏 펼치거라, 주인.>
지은과 까망이의 대화를 듣고 있던 세 사람은 이제 그녀를 보내 줘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가십시오, 지은 씨.”
“그곳에서 같이 싸우죠, 우리.”
“잘 가요, 지은 씨.”
“모두들…….”
한결 밝아 보이는 모두의 얼굴을 확인한 지은은 그제야 자신이 1회 차에 남겨 두고 온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이 한풀 벗겨지는 것을 느꼈다.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을 잠시 멈춘 채 멸망 직전까지 갔지만, 아직 멸망까진 이르지 않은 어쩌면 가장 혹독했을 회차. 이미 완성된 세계수를 지켜보며 가장 마음 졸였을 사람들의 응원을 뒤로하고 지은은 더 이상 눈물을 보이지 않기로 했다.
“미안해요! 그리고 감사해요!”
<그곳에서 보자꾸나. 나의 하나뿐인 주인.>
“제가 길을 안내하겠습니다, 지은 씨.”
[시스템 알림 : 대상자 송주혁의 선지자의 권한이 사도의 권한으로 진화했습니다!]이제 인간계를 주관하는 신의 권한을 얻은 지은의 사도가 된 주혁이었다. 거룩한 신의 귀환을 가장 앞장서 인도할 그의 얼굴엔 뿌듯함이 가득 배어 나오고 있었다.
돌아가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그런 지은의 말을 알아들은 주혁이 지금 가장 그녀가 원하는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열었다.
까망이의 마지막 배웅까지 받은 지은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죠. 마지막 안배를 손에 넣으러.”
* * *
지은이 1회 차로 떠나고, 그 뒤를 따라 주혁까지 회귀한 뒤 일주일이 지났다.
전에 없는 이상 현상으로 길드 연합의 모든 헌터들을 집결시킨 지금. 모여든 헌터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빌어먹을.”
초조함에 떠는 누군가의 작은 목소리가 널리 퍼져 나갔다. 정확히 지은을 따라 주혁까지 회귀를 하자마자 서울 상공에 나타난 거대한 구멍.
긴급 소집 명령을 받고 몰려든 헌터들이 눈에 담고 있는 것은 어느새 잿빛으로 변해 버린 하늘에 나타난 커다란 구멍이었다.
웨에에에에엥!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빽빽한 빌딩들이 늘어선 도심 속에서 정신없이 울려 퍼졌다. 어느 날과 다르지 않는 일상들을 즐기고 있던 사람들의 얼굴에 오랜만에 초조한 기색이 떠올랐다. 거리에 보이는 모든 대형 전광판에 다급한 대통령의 긴급 성명이 방송되고 있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서울 전역에 경계경보 발령을 알립니다. 서울에 거주하고 계신 모든 민간인들은 현 시간부로 통제에 따라 안전 지역으로 대피하시길 바랍니다.] [서울 상공에 등급 미정의 이상 현상 발생. 현 시간부로 제1급 국가 재난 사태에 해당하는 각성자 총 동원령을 선포합니다.] [현재 서울 상공에 발생한 등급 미정의 이상 현상은 기존의 균열과는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은 훈련 상황이 아닙니다. 정부와 길드의 통제하에 안전 지역으로 신속히 대피하시길 강력히 권고 드립니다.]“이럴 때일수록 침착하게 움직이셔야 합니다!”
건물 밖으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을 대피시키는데 사력을 다하고 있는 군인들과 경찰들의 얼굴에도 초조함이 가득했다. 1급 국가 재난 사태 선포는 예전에도 무려 4번이나 있었지만, 지금까지의 재난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모든 것을 빨아들일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모든 것을 쏟아 낼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 구멍을 올려다보며 하늘을 향해 마법 결계를 수놓던 이태서가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아무런 마나도 느껴지지 않는데…….”
[등급 미상의 이상 현상 발생 지역에 나와 있는 한국 TV 김대기 기자입니다! 현재 1급 국가 재난 사태가 선포된 상황에서 시민들은 긴급 출동한 경찰과 군인들의 통제하에 서울 전역에서 안전 지역으로 대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이 바로 서울 상공을 뒤덮은 이상 현상의 전면부로 추정됩니다! 마치 1차 대균열 당시 지상에 발생했던 대규모의 싱크홀을 연상시키듯, 아무것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검은 심연으로 뒤덮여 있는데요. 조금 더 다가가 보겠습니다!]수많은 방송사 헬기들과 너튜버들의 드론은 물론이고, 수도방위사령부에서 출격한 전투기 편대까지 이 이상 현상이 도대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서 서울 하늘을 빼곡하게 수놓고 있었다. 대피를 하는 사람들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 광경을 눈에 똑똑히 담고 있었다.
그 순간.
콰아아아앙!
검은 구멍과 가장 가까운 상공에 날아다니던 전투기들이 일제히 터져 나가기 시작했다.
아무런 징조도 없이 갑자기 발생한 격렬한 폭발. 그 장면은 그것을 중계하기 위해 날아다니던 방송사 헬기들은 물론이고, 드론들의 영상 카메라에 그대로 찍혀 가릴 새도 없이 실시간으로 송출되었다.
하늘을 날아다니던 전투기가 마치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혀 폭발하는 것 같은 모습은 하늘을 방어하기 위해 결계 마법을 사용하던 마법사들을 당혹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결계?”
그 어떤 마나도 느껴지지 않던 하늘에 순식간에 거대한 장막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어떤 존재도 밖으로 내보내지 않겠다는 듯 서울 전역을 뒤덮는 거대한 장막. 이태서는 지금 이 장막이 S호텔에서 일어났던 상위 균열에 발생했던 그 장막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무도 들어갈 수 없고, 아무도 나올 수 없는 결계.
문제는 그때는 고작 서울의 한 부분만을 먹어 치운 결계가 지금은 서울 전역에 펼쳐지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균열 속에 갇혀 버린 건가…….”
아버지인 대현자 이태백조차 마나를 느끼지 못했기에 이 정도 규모의 거대한 장막이 펼쳐져 있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이태서가 하늘에서 불이 붙은 채 떨어지는 전투기들의 잔해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다급히 선회하는 방송국 헬기들과 남은 공군의 전력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마법사들이 일제히 보호 마법을 하늘로 쏘아 올리고 있었다.
“하필 이럴 때…….”
그러나 마법사의 직감이 알려 주고 있었다. 상위 균열을 자유롭게 오고 갔던 지은을 제외한다면, 지금 저 하늘부터 시작된 결계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균열이 아니야. 대리자가 만들어 뒀던 자동 경계에 걸리지 않았잖아.”
뒤에서 들려오는 지은의 목소리에 이태서가 흠칫 몸을 떨었다. 지금 그녀의 몸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시스템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적응이 되지 않았다.
“지은 씨가 너에게 몸을 빌려준 의미를 이제 알 것도 같군.”
자신이 회귀한 것을 신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지은은 시스템으로 하여금 대놓고 활개를 치라고 명령해 둔 상태였다.
이상 현상이 발생하자마자 불안에 떠는 사람들을 진정시켰던 것은 바로 하늘을 똑바로 바라보고 서 있는 지은의 모습이었다.
지은의 모습이 화면에 잡힌 것만으로도 민심은 가라앉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또 새로운 기적으로 모두를 지켜 줄 거라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
“그래서 내가 너와 붙어 있는 거 아니겠나?”
안정을 위해 지은의 얼굴은 자주 노출되어야 했고, 그렇기에 임시로 길드 연합의 총 지휘권을 손에 쥔 이태서의 곁에 지은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모든 사정을 알고 있는 이태서에게 지은의 탈을 쓴 시스템의 존재는 영 꺼림칙하기 그지없었다.
“그래도 목소리는 좀 바꿔서 말해. 기분 나쁘니까.”
“그건 나도 격하게 동감하는 바야.”
남운까지 구박을 쏟아 내는 것을 보며 시스템이 인상을 찡그리며 목소리를 변조하곤 말했다.
“까탈스럽기는. 걱정하지 말아라. 장막이 생긴 게 저래 보여도 지금 당장 위협적으로 굴 게 아니니까.”
* * *
“오늘도 아무런 이상이 없군.”
임시 길드 연합의 본부가 위치한 태백 길드의 본관 옥상. 이태서가 하늘을 뒤덮은 검은 구멍을 응시하고 있었다.
지금 당장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는 시스템의 말대로 오늘도 하늘에선 그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마력초를 태우며 하늘을 응시하고 있는 이태서의 곁에 다가온 유라가 그의 등짝을 내리치며 말했다.
“야! 눈 좀 붙이지그래?”
“흐어어어억!”
유라가 내리친 등짝에서 불이 나는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며 몸을 배배 꼰 이태서가 버럭 소리쳤다.
“없던 잠도 달아나겠다!”
“아, 미안.”
멋쩍은 듯 말한 유라가 건넨 따뜻한 커피를 넘겨받은 이태서가 툴툴거렸다. 주혁까지 지은을 따라 회귀한 지금, 길드 연합의 통제권은 이태백과 이태서가 이끄는 태백 길드에 넘어간 상태였다.
“저걸 보고도 어떻게 쉴 수 있겠어.”
하늘을 가리키는 이태서의 말에 유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체 저게 뭘까.”
벌써 저 섬뜩한 이상 현상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처음 이상 현상이 발생했던 날, 정신없이 흘러갔던 하루를 떠올리며 유라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몬스터가 쏟아지는 것도 아니고, 던전화가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차라리 균열에서 발생하는 몬스터 웨이브처럼 하늘에서 수많은 몬스터가 내려온다면 이렇게 초조하지 않을 터였다.
지상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듯 지켜만 보고 있는 이상 현상에 갇힌 지 꼬박 일주일이 지난 지금, 모두가 긴장감에 몸이 바짝바짝 마르고 있었다.
“글쎄…….”
여전히 이상 현상이 발생시킨 거대한 결계에서 느껴지는 어떤 마나도 포착하지 못했다. 이태서가 쓰게 웃으며 유라가 건넨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후, 하고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남운도 처음 겪는 일이라고 했어.”
회귀자인 남운조차 겪어 보지 못한 이상 현상.
그렇다면 그것이 뜻하는 바는 하나였다.
“저게 바로 지은 씨가 말씀하신 마지막 싸움의 전조 현상이겠지.”
“…….”
“신도 마지막 싸움을 준비하고 있는 거야. 지은 씨가 돌아오면 모든 것을 쏟아붓기 위해서.”
지은이 두고 간 마지막 안배.
어둠의 정령왕을 정화하지 않은 지은 덕분에 아직 마지막 싸움이 시작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새카만 하늘을 쳐다보던 유라가 입을 열었다.
“결국, 지은이한테 모든 것이 달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