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297)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296화(297/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296화
지상에 발을 디딘 거대한 고등 마수들의 공격에 헌터들의 다급한 외침이 전장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살려 줘! 아아아아악!”
“방어선이 무너진다!”
“다들 피해! 일단 재정비할 시간을 벌어!”
생각보다 너무 일찍 지상의 침입을 허용했다. 무수히 많은 몬스터들이 게이트웨이를 타고 지상으로 진출했다.
다른 구역의 헌터들과 합류하기 위해 시간을 벌고 있던 헌터들이 약속했던 구역의 방어선을 지키지 못하고 다급히 후퇴하고 있었다.
“여기는 구역 A-15! 대형 운석 낙하! A급 마수 다수 출현! A구역 병원으로 다수의 마수 접근 중!”
구멍이 뚫린 상공 방호 마법진 사이로 낙하한 거대한 운석에 고층 빌딩들이 즐비한 도심이 무너져 내렸다.
군부대는 물론이고, 헌터들까지 무너지는 건물 잔해들에 갇혀 버린 지금.
온몸에 소름 끼치는 기운을 두른 고등 마수들이 부상당한 헌터들과 군인들을 상대로 잔혹한 학살을 벌이기 시작했다.
타앙!
두두두두두!
어지러이 울리는 군인들의 총성 소리와 함께 매캐한 화약 냄새에 정신이 희미해져 간다.
고등 마수들은 비열하게도 전투 불능이 된 헌터들을 바로 죽이지 않고 유인책으로 삼아 다른 헌터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 이 개자식들아!”
“이쪽! 이쪽으로 가십시오!”
“살려 줘!”
등 뒤로 다가온 거대한 마수의 앞발에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 젊은 군인이 질끈 눈을 감았다.
절대로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생각은 없었는데.
마지막까지 몬스터들에게 물러서지 않고 싸우고 싶었는데, 하는 아쉬움도 잠시.
‘살고 싶어…….’
질끈 감은 눈꺼풀 위로 빛이 느껴진 것은 바로 그때였다.
“괜찮으십니까.”
불빛에 반사되는 검의 잔상.
그와 함께 일대의 고등 마수들의 목이 일순간 한 번에 잘려 나가 검은 재가 되어 흩어지고 있었다.
“남운……!”
“어서 일어나십시오. 재정비를 위해 대피해야 합니다.”
모두가 뒤를 보고 도망칠 때, 검을 들고 앞으로 전진하는 단 한 사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무수히 쓰러지는 몬스터들을 뒤로한 채 자신이 맡은 임무를 위해서 남운은 검을 휘둘렀다.
‘바알은 이곳에 온다.’
이미 무수히 겪었던 전쟁. 어떤 네임드가 어느 장소에 현신하는지 이미 모두 기억하고 있는 그였다.
가장 강하고 까다로운 지옥 군주 바알에게 헌터들이 현혹되는 것을 막아야 했기에, 남운은 개전이 선포되자마자 이곳으로 달려왔다.
‘두렵다.’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몇 번이고 부딪혔음에도 결국 한 번도 전쟁에서 승리를 쟁취한 적 없었다.
악마들의 창에 몸이 꿰뚫리고, 마수들의 이빨에 온몸이 잘근잘근 씹혔을 때 느꼈던 생생한 고통이 아직도 눈을 감으면 생생하게 전해져 왔다.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매 회차마다 통감하면서 남운은 매번 간절히 소원했다.
이번에는 다르겠지, 이번에야말로 사무치는 고통 속에서 이 존재들을 모두 쓸어버려 주길 간절히 빌었던 때가 있었다.
머릿속을 어지러이 울리는 고통의 기억들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남운은 감았던 눈을 떴다.
그토록 보고 싶었지만, 감히 제대로 소리 내어 한 번도 빌어 본 적 없었던 간절한 그 이름.
[두려워 말라.]이미 지상으로 소환된 신의 군대를 막아 내던 사람들의 앞에 찬란하게 떠오르는 시스템 알림창.
만개한 봄의 햇살처럼, 온몸으로 번져 오는 거대한 지은의 기운에 마수들과 몬스터들의 움직임이 딱딱하게 굳었다.
“아아…….”
몬스터의 공격에 맞서 싸우던 사람들도, 재정비를 위해 전열을 물리던 사람들도, 자신들의 긍지를 지키기 위해 참전을 택했던 민간인들도, 부상자를 구출하던 사람들도 모두 약속이라도 한듯 행동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지은 씨!!”
차마 부를 수 없었던 그 이름을 마침내 입 밖으로 소리친 남운의 얼굴 위로 환한 빛이 쏟아졌다.
그토록 느끼고 싶었던, 그토록 보고 싶었던 순백의 빛.
홀린 듯 마수들의 사이로 진격하며 휘두르던 검날에 빛이 투영되기 시작했다.
별도, 달도 어둠에 잠식되어 모습을 숨긴 밤하늘에 선명하게 번져 오는 휘황찬란한 빛의 서광.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간절히 빌었던 지은의 존재가 지금 이곳에 있었다.
돌아온 모두의 희망.
단지 막연한 의미를 넘어 진정한 인간계의 주인이 되어 돌아왔다고 알리는 그 찬란한 빛.
“아아…….”
“세상에…….”
“기적…….”
모두가 간절히 빌고 있었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가장 큰 기적을 그녀가 당연히 선사해 줄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그 간절한 소원에 응답하듯 하늘은 물론이고, 지상에 내리 쬐는 거대한 빛의 파도와 함께 하늘을 뒤덮는 까망이의 음성.
<나의 주인이, 이 세계의 주인이 되어 돌아왔으니.>
콰아아아아아아!
지은의 부름대로 거대한 빛이 한데 모여 만들어 낸 것은 바로 하늘에 너울 치는 거대한 파도였다.
하늘에 일어난 거대한 빛의 파도.
보는 것만으로도 아군에겐 경외심을 일으키고 적에겐 저항 의지를 꺾어 버리는 거대한 빛의 파도가 어두운 밤하늘을 밝히며 퍼져 나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이게 무슨!]거스를 수 없는 자연재해와도 같은 공격에 도망치던 신의 군대가 뭉텅이로 쓸려 나갔다.
순식간에 신의 군대를 절반 이상 잿더미로 만들어 낸 지은이 경악하는 신의 음성에 대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만 제약에서 자유로워진 게 아니거든.”
신이 자신의 모든 능력을 지상에 개방할 수 있게 된 만큼, 지은에게도 행성 주관자의 역할이 개방되었다.
인간의 몸으로 행성 주관자가 된 지은에게 있어서 인간계는 자신의 안방이었다.
[침략 받은 행성 주관자의 보호 모드가 가동됩니다!]<보아라! 우리에겐 오직 승리만이 함께할지니!>
하늘을 뒤덮는 거대한 마법의 창에 지은의 모습이 등장했다.
집행자의 심판을 들어 올린 채 나부끼는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를 정리하며 감고 있던 눈을 뜬 그녀.
돌아온 인간계의 주인이면서도, 꺾이지 않는 모두의 마음을 간직한 한 명의 사람.
구멍이 난 것처럼 뚫린 하늘 위로 지금도 무수히 쏟아지고 있는 거대한 차원의 파편들.
이미 침략을 허용당한 지상에 서 있는 무수한 사람들은 절망할지언정 포기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오직 하나.
“모두가 나에게 기대하고 있어.”
반드시 이겨 낼 수 있을 거란 희망. 기적을 선사해 줄 것이라는 믿음. 절대로 무너지지 않겠다는 신념. 소중한 것을 지키고 싶다는 집념.
수많은 사람들의 순수한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우린 패배하지 않아.”
그 모든 마음이, 기대가 힘이 되어 인간계의 주인으로 돌아온 지은에게 스며들고 있었다.
주인이자, 저들과 똑같은 인간으로서 감사한 마음을 담아 신의 격을 걸고 전달할 깨지지 않을 약속.
“우리는 반드시 함께 승리할지어다.”
[적업 스킬 : 신언(神言) 발동! – 인간의 승리.]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신의 약속이자, 안배가 모두의 머리 위로 축복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금이다. 총 공격해!”
지상은 물론이고 하늘에 떠 있던 신의 군대에 무차별한 공격이 시작됐다.
반드시 승리한다는 신언에 담긴 힘으로 군대의 포격은 물론이고, 헌터들의 무수한 마법과 권능이 신의 군대를 몰아내고 직격하기 시작했다.
[이건…….]신이 얼굴을 구겼다. ‘신’이라 불리는 존재임에도, 단 한 번도 창조의 권능을 허락받지 못했기에 기적 또한 창조해 내지 못한 전지전능하지 못한 존재.
그렇기에 마침내 자신의 신언(神言)까지 지은에게 빼앗긴 신의 허탈한 목소리가 하늘에 울려 퍼졌다.
속수무책으로 전멸해 나가는 자신의 군대도 신경 쓰지 않고 신은 오직 지금의 기적을 만들어 낸 지은을 바라보았다.
그 어떤 것도 창조해 낼 수 없는 신.
그저 만들어진 차원을 지배하는 것만 허용된 존재. 그렇기에 그는 영겁의 세월 동안 호시탐탐 창조의 권능을 탐해 왔다. 이미 존재하는 것을 지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창조해 지배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이 자꾸만 생겨났다.
신이라 불리는 자신의 권능보다 고작 미물이라 생각했던 인간들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속이 뒤틀리는 기분이었다.
“어때?”
[…….]“너는 못 하는걸 내가 너의 이름을 빌어서 했는데, 소감이 어떠냐고.”
[……반드시 이뤄져야 할 신의 약속을 인간들에게 내렸다라.]창조의 권능에 대한 신의 집착이 얼마나 지독한지 익히 알고 있었기에, 지금 지은이 창조해 낸 신언은 명백한 도발이나 마찬가지였다.
“응, 너의 군대는 이제 인간들에게 승리할 수 없어. 너의 패배 조건을 떠올려 봐.”
인간계를 공격해 온 신의 패배 조건은 모든 신의 군대가 격퇴되는 것, 또는 신이 스스로 인간계와 창조의 권능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었다.
그 두 가지의 조건 중 지은이 집중한 것은 바로 신의 모든 군대를 격퇴하는 것이었다.
신은 지상에 직접 개입하며 자신이 가진 모든 차원의 군대를 인간계로 소환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패배 조건이었던 인간에 의한 자신의 군대의 전멸은 반드시 일어날 일이 된 것이었다.
지은이 꽁꽁 숨기고 있었던 수가 바로 이것이었음을 깨달은 신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크하하하하! 재미있구나, 재미있어!]“……뭐?”
신이 지은을 노려보았다. 그 어떤 것도 창조할 수 없는 자신과 다르게 고작 인간이면서 신의 격까지 손에 넣은 창조의 주관자.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권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마침내 유일신의 직위까지 위협하고, 마침내 신의 언어를 만들어 낸 존재.
[기대대로, 아니, 기대 이상이구나. 고작 인간의 몸으로 나의 힘을 창조해 내다니. 지금 바로 먹어 치우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먹음직스럽구나! 허나!]“……쿨럭.”
기침과 함께 쏟아져 나온 붉은 선혈.
반드시 승리하리라는 절대적인 신의 약속을 사람들에게 선사한 지은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 드러났다.
[누누이 말하지 않았느냐. 고작 인간의 몸으로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아니라고.]온몸에 힘을 주고 버텨도, 떨리는 입가에서 주르륵 흘러내리는 붉은 피는 틀림없는 인간의 것이었다.
창조의 주관자이며, 행성 주관자라는 신의 격은 부정할 수 없는 업적이었다. 그러나 아직 지은의 몸은 그 업적을 받아들일 만큼 강대한 그릇이 되지 못했다.
[모든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조의 주관자가, 한낱 미물들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바치다니. 너 또한 너의 생명력을 창조해 내진 못하는 것을.]“……네 군대를 모두 쓸어버릴 때까지 내가 버티면 이기는 거야, 멍청아.”
[이래도 과연 네가 버틸 수 있을까?]순간 마치 거대한 손이 자신을 짓누르는 것 같은 강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지은은 숨을 쉬는 것조차 잊을 정도로 온몸에 힘이 쭉 빠지는 것을 느꼈다.
간신히 고개를 들었을 때, 지은은 자신의 앞에 나타난 신의 모습을 보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말했다.
“너…… 기분 나쁘게 이게 뭐 하는 짓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