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301)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300화(301/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300화
[시스템 알림 : 신이 본인의 신격을 포기함에 따라 신성 전쟁의 승리가 창조의 주관자 진영으로 돌아갑니다!] [게이트웨이 폐쇄! 인간계를 제외한 다른 차원의 존재들이 다시 본래의 차원으로 강제 이송됩니다!]곧바로 떠오르는 시스템 알림.
다른 차원의 존재들을 불러왔던 하늘에 숭숭 뚫렸던 구멍이 일제히 환하게 열리며, 신의 군대가 그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아…….”
“이겼다! 지은 씨가 이겼다!”
게이트웨이를 통해 빨려 들어가는 신의 군대의 모습에, 저마다 무기를 들고 있었던 사람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손을 번쩍 들어 보였다.
그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승자가 정해져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천문의 종이었다.
[말도 안 돼…… 내가 속았다고? 하! 하하하하하하!]이제는 신격을 까망이에게 박탈당한 한 명의 존재일 뿐인 신이 웃음을 터트렸다.
광기에 물든 그의 웃음소리에 까망이가 서늘한 목소리로 답했다.
<우선 그 기분 나쁜 모습부터 원래대로 되돌려야겠지.>
[허억……!]지은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신이 까망이의 손짓 한 번에 빠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윤기가 흐르던 검은 머리가 푸석한 흰머리로 바뀌고, 생기가 가득하던 피부엔 자글자글한 주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완전한 노인의 모습으로 변해 버린 신.
그런 신을 바라보던 지은이 피식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너, 그게 원래 모습이었구나?”
[이게 대체 어떻게……!]한그루의 정신세계에 들어갔을 때 마주쳤던 볼품없는 노인의 모습을 하고 주저앉은 신 앞에 지은이 다가가 섰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신을 향해 그녀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선언했다.
“네가 졌어, 신.”
[……내가 졌다고?]스스로 초래한 재앙 앞에 속절없이 무릎 꿇은 신이 자신의 손을 들어 올렸다. 뼈가 도드라져 볼품없이 늙은 손이 쉴 새 없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명백히 나뉜 승자와 패자.
신격조차 스스로 놓아 버린 패자 앞에 당당히 서 있는 새로운 시대의 신.
인간계의 신이며, 창조의 주관자인 지은과 태초의 신의 자리를 차지한 창조의 정령 까망이까지.
자신을 내려다보는 지은과 까망이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신 앞에 서늘한 창날이 드리워졌다.
<전쟁에 패배한 패자는 대가를 치러야지.>
[이럴 수가…… 이럴……!]<이것이 너의 욕심의 말로다. 잘 가거라.>
패자의 비명은 끝내 마무리되지 못했다.
신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그 어떤 것으로도 정의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 신의 마지막은 참으로 허망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단숨에 베어진 목이 바닥에 나뒹굴며 붉은 피를 쏟아 냈다.
<……덧없구나.>
태초부터 함께 존재해 왔던 존재의 소멸.
언제나 자신만만하고 오만하던 태초의 신이 인간의 모습, 그것도 다 늙고 병들어 버린 모습으로 처참한 최후를 맞이할 줄은 그 누구도 몰랐을 터였다.
패자의 말로는 그가 그토록 시기했던 인간의 모습이었다.
<승리를 축하한다, 주인. 이제 전후 처리에 대해서…….>
“……쿨럭!”
무심한 표정으로 바닥에 쓰러진 신을 바라보던 까망이가 불안한 기침 소리에 황급히 고개를 돌린 순간.
두 눈에 들어온 것은 입을 틀어막은 채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지는 지은의 모습이었다.
<……주인?>
“지은 씨!”
마지막까지 당당하게 서 있던 지은도 신의 목이 잘리는 것과 동시에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쿨럭, 쿨럭!”
한번 시작된 기침은 멈추지 않고 고통스러운 통증을 온몸에 쏟아 내고 있었다.
거센 기침과 함께 지은의 몸이 계속해서 들썩이는 모습을 보며 달려온 주혁이 그녀를 품 안에 안으며 소리쳤다.
“지은 씨, 정신 차리십시오! 다 끝났습니다! 이겼단 말입니다!”
“…….”
<주인! 눈을 떠라! 주인!>
눈을 감은 채로 입가에 피를 흘리고 있는 지은의 모습이 너무나 처량했다.
그 모습에서 말하지 않아도 1회 차의 지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토록 바라던 승리를 손에 거머쥐었음에도 주혁과 까망이의 표정이 절박하게 바뀌었다.
“지은 씨…… 제발!”
<주인…… 주인, 제발! 우린 승리했다. 주인이 원하던 대로 승리했단 말이다!>
드디어 1회 차의 그녀가 원하던 대로 승리를 거머쥐었음에도, 그 승리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게 되었다면 그것이 다 무슨 소용이겠는가.
주혁과 까망이의 간절한 부름에 응답하듯 간신히 눈을 뜬 지은이 손을 들어 올렸다.
손 안에 들어오는 까망이의 작은 얼굴을 만지며 기분 좋은 촉감에 피식 미소 지은 그녀가 말했다.
“승리 축하해.”
“…….”
<…….>
“이렇게 될 거라고 알고 있었어. 그런데도…….”
처음에는 그저 두려워 도망쳤던 지난날의 자신에 대한 속죄라 생각했다.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모든 사람들이 고통 받았으니, 지금의 고통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겪어 보니 욕심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자신도 승리의 기쁨을 온전히 느끼고 싶었다. 그녀도 그 누구보다 간절히 승리를 바랐던 한 명의 사람이었기에, 다른 방법으로 승리를 쟁취하고 싶었다.
그렇게 말한 지은이 손을 뻗어 천문의 종을 가리켰다.
오직 인간만이 울릴 자격이 있는 승리의 종.
“나도 한 명의 인간이고 싶었어.”
“지은 씨…….”
“그래도 까망이 너에겐 감사해. 내가 이런 힘을 가지지 않았다면 지금 다른 사람들이 함께 울고, 웃으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을까.”
까망이에게 인간의 몸으론 버틸 수 없는 신격을 양도받았을 때,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로 다짐했을 때 이미 생각한 미래였다.
마지막 순간에 자신은 절대로 다른 사람들과 승리의 기쁨을 느낄 수 없을 거라고.
그렇게 마침내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미안해.”
지은은 꼭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영원히 함께하자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아 미안하다.
너무 많은 걸 받았는데,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렇게 또 혼자 남게 만들어서 미안해.
지은의 눈가에 맺혔던 눈물이 주르륵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뜨거운 지은의 눈물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던 까망이가 눈을 질끈 감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울지 마라. 미안하면 다인 줄 아느냐.>
“미안…… 미안해.”
<미안하다 사과해야 할 것은 나다. 나의 욕심으로 주인을 또다시 잃게 되었으니.>
1회 차와 마찬가지로 감당할 수 없는 힘을 또다시 지은에게 떠넘긴 것은 까망이 자신이었다.
승리하고 싶었던 것은 지은뿐만이 아니라 까망이 역시 마찬가지였으니까.
<……나의 모든 권한을 회수하겠다.>
“……!!”
그렇기에 오직 지은에게만 그 승리의 대가를 지불하게 하는 것은 인과가 허락하지 않았다.
지은에게 주었던 창조의 권능을 회수하며 까망이가 놀란 지은을 향해 씨익 웃어 보이곤 말했다.
<주인은 주인이 바라던 대로 한 명의 인간으로서 살아가거라.>
“민까망…….”
영원히 함께 같이하자는 약속은 지키지 못하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상관없었다.
자신이 언제나 지은의 곁에 있을 테니.
이제는 창조의 정령이자, 모든 차원의 주인이 된 유일한 신 까망이가 지은의 눈물을 닦아 내며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언제나 주인의 곁에 있을 테니. 그러니 주인의 삶을 살아.>
[창조의 주관자의 권한이 태초의 정령이자 전 차원의 주인인 창조의 정령에게 돌아갑니다!] [등극 알림! 유일한 신의 타이틀을 획득하였습니다!]자신의 앞에 나타난 시스템 창을 바라보던 까망이가 지은에게서 쏟아지는 새하얀 빛을 받아들였다.
감당할 수 없었던 권능이 온몸에서 빠져나갔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이 온몸을 짓눌러 오던 고통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 지은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민까망…….”
<가라, 주인.>
천문의 종을 가리키며 그렇게 말한 까망이가 주혁에게 눈짓했다.
주혁이 소리 없이 울고 있는 지은을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지은 씨, 당신이 생각했던 미래엔 당신이 없었습니까.”
“…….”
“그런 건 저희도 바라지 않았습니다. 가시죠.”
승리의 종을 울릴 수 있게 된 지금 지은은 까망이를 돌아보았다.
저 종을 울리고 나면 남겨질 까망이의 슬픔이 얼마나 클지 알고 있었기에, 망설이는 지은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며 까망이가 말했다.
<나는 여기서 주인의 새로운 출발을 지켜보고 있을 테니.>
“……응!”
너무 먼 길을 돌아 마침내 이 앞에 섰다.
모든 것을 바로잡고 싶었지만, 두려웠던 지난날의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서 반드시 승리하고 싶었다.
수많은 배려와 용서 끝에 마침내 이 자리에 섰다.
댕- 대앵-!
[신성 전쟁 종료! 승자는 인간입니다!] [영원한 평화의 안식이 찾아옵니다!]전 차원에 울리는 승리의 종소리.
인간에게 무한한 승리의 영광을 알리는 광명의 종소리가 전 차원에 맑고 청아한 소리와 함께 울려 퍼졌다.
“고마워.”
<……고생했다.>
[믿을 수 없는 업적 달성! 신성 전쟁에 승리한 인간계의 복구가 시작됩니다.]승리한 인간계에 필연적으로 찾아온 복구의 시간.
지금의 시간대에 남겨질 까망이와 자신의 인연을 알고 있었기에, 지은은 마지막으로 까망이를 와락 끌어안았다.
“정말…… 너무 고마워.”
<너무 울지 말아라. 내가 항상 주인의 곁에 있을 테니.>
“……응, 그럴게. 항상 기억할게.”
<새로운 주인의 삶에 무한한 축복이 함께할 거다.>
“고마워, 까망아. 그런데 나 행운 스탯이 제일 낮은 거 기억하고 있지?”
<……그걸 미처 내가 기억하지 못했구나.>
“하…… 하하하!”
까망이의 너스레에 지은이 이내 큰 목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승리를 알리던 종소리가 잦아들고, 천문의 종이 있었던 자리에 나타난 새하얀 빛의 길.
그것이 바로 까망이가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선물해 준 새로운 출발의 길이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승리와 광명의 하얀 빛이 환하게 빛났다.
“후…….”
지은은 까망이가 열어 준 새로운 삶의 시작점에서 깊은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까망이를 향해 말했다.
“나에게 와 줘서 고마웠어.”
<……나도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