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35)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34화(35/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34화
“주먹밥 가져가세요!”
점심 대용으로 랩에 빈틈없이 감싼 큼직한 참치마요 주먹밥을 넉넉히 개인당 두 개씩 받아 든 헌터들의 표정이 밝았다.
“점심때마다 매일 주먹밥이나, 김밥 종류를 싸 드릴 거예요!”
“혹시 지은 양은 천사입니까?”
“마더 지레사?”
“어디에 지은 씨가 있다는 거죠? 빛밖에 안 보이는데?”
지은의 정성에 감동한 길드원들이 지은을 향해 계속 칭찬과 감사의 말을 쏟아 냈다.
계속 칭찬을 듣다 보니 이제는 얼굴을 듣고 있을 정도로 버틸 수 있게 된 지은이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웃으니 더 환하게 빛나십니다!”
그러나 주접이 늘어난 길드원들 덕에 결국 지은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출발 준비가 모두 끝나고 7시가 되자 설정해 둔 폐점 시간에 맞게 푸드 트럭도 사라졌다.
등산 스틱을 자신의 키에 맞게 조절하고는 돌을 툭툭 건드리고 있는 지은의 주위에 어김없이 호위 팀이 다가왔다.
푸드 트럭이 사라지고 나서야 대열에 합류한 주혁과 성진이 간단하게 바닥에 오늘 가로지를 1층의 협곡을 설명했다.
던전 두 개에 걸쳐 이어진 커다란 산맥을 넘어가야만 했다. 처음 하는 산행을 과연 버틸 수 있을까, 하고 걱정하는 지은에게 이내 각종 버프가 쏟아졌다.
“오늘이 지나면 2층에 진입할 수 있어요.”
2층의 초입 던전인 [절망의 계곡]은 3지대까지 나눠져 있었는데, 지은이 두 번째 손님을 맞아 돈가스덮밥을 팔았던 던전이기도 했다.
“[절망의 계곡] 3지대를 넘어서고 나면 그 앞은 평야입니다. 넓은 평야 지대 사방에서 몬스터가 쏟아져 나오죠.”
“평야요?”
“2층에서 가장 넓은 던전입니다. 네오 강이라 부르는 큰 강을 끼고 있는 넓은 [네오 평야] 던전이죠.”
산을 넘어가면 나오는 커다란 평야에 대한 설명을 들은 지은의 머리에 번쩍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주혁 씨, 그럼 평야 지대인 [네오 평야] 던전에 도착하면요.”
“네, 지은 씨. 사방에서 몬스터가 나오긴 하지만 오히려 더 상대하기 쉬운…….”
“제가 트럭을 운전해 봐도 될까요?”
좁은 길과 산맥이 반복되는 1층에서는 불가능한 트럭 운전.
하지만 평야 지대인 2층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저 운전 잘해요.”
“…….”
“안 믿으실 줄 알았어요. 저 운전 관련 스킬도 있는걸요?”
유일하게 레벨 2인 [강화된 1종 대형 면허(Lv.2)]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 지은이었다.
스킬 레벨이 올라갔기에, 던전에 설치된 함정도 피할 수 있고, 지형지물에도 큰 영향 없이 흔들리지 않는 운전을 할 수 있게 된 지은이었다.
물론 아무리 지형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해도 트럭이 지나갈 수는 있어야 했기에 지금까지 1층에서는 사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세상에…….”
“던전에서 트럭을 몬다고?”
“아니, 푸드 트럭이 이동식 스킬이었어요?”
“던전 밖에서는 제가 직접 몰고 다니는데요?”
상상도 못 했던 일이 가능하다며 놀란 길드원들에게 차 키를 딸랑딸랑 흔들어 보이는 지은이 ‘뭐 문제 있어요?’ 하고 덧붙이자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대단한 사장님이셨구만!”
“진짜 너무 사기 아닙니까? 만약에 진짜로 운전을 할 수 있다면 최고예요!”
“트럭으로 몬스터를 들이박으면 몬스터가 죽나? 트럭이 찌그러지는 거 아니야?”
“아, 그건…….”
그건 지은도 정확히 알 수 없는 부분이었다.
[개점 시간 및 폐점 시간]을 사용하면 안전 영역이 생겨 몬스터가 접근하지 못하지만, 직접 운전을 한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도통 짐작이 가지 않았다.“시험 삼아 몬스터가 나오면 한번 트럭으로 받아 볼까요?”
그리고 길드원들은 잘 몰랐지만, 지은은 결단을 내리면 곧바로 행동에 옮기는 선택적 행동파였다.
* * *
출발에 앞서 실험을 해 보기로 했다.
스킬 포인트를 줘서 레벨 업을 시켜 놓긴 했지만 처음으로 [강화된 1종 대형 면허(Lv.2)] 스킬을 사용하자 시스템창이 나타났다.
[직접 운전 모드로 트럭을 소환합니다!]환한 빛과 함께 [개점 시간 및 폐점 시간]을 사용했을 때와는 달리 조리대 지붕이 열리지 않은 트럭이 등장했다.
그리고 지은은 트럭의 앞에 장착된 불도저의 앞부분 같은 널찍한 철판을 보며 감탄했다.
“와, 편하게 밀고 가라는 용도 같아요!”
“저게 트럭……?”
“불도저 아니야?”
그 모습에 손뼉을 치며 기뻐하는 지은과는 달리 다른 사람들은 이 황당한 상황에 모두 당황스러워했다.
“그러면!”
목표는 저 멀리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발이 달린 3레벨 나무 몬스터 [엑터스]였다.
망설임 없이 운전석에 올라탄 지은이 차 키를 꽂고 시동을 켜자, 푸르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웅장한 엔진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 번 들이받고 올게요!”
혹시 모르는 상황에 호위팀이 따라가기로 했다. 싱글벙글한 얼굴로 창문을 내리고 기어를 변속한 지은이 액셀을 힘차게 밟았다.
와아아앙, 하는 소리와 함께 쏜살같이 앞으로 달려 나가는 트럭을 몰며 신난 지은이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는 엑터스를 트럭으로 냅다 들이받았다.
콰아앙!
큰소리와 함께 엑터스가 트럭에 받혀 저 멀리 날아가더니, 바닥에서 한참을 구르다 이내 파사삭 하는 나무 쪼개지는 소리를 내며 재가 되어 사라졌다.
“멀쩡한데요?”
둔탁한 나무 몬스터를 정면으로 들이받았음에도 흠집조차 나지 않은 푸드 트럭!
이 황당한 장면에 길드원들이 모두 말을 잃었다.
그리고 헤헤 웃으며 후진으로 다시 돌아온 지은이 창문을 내리고 브이 표시를 해 보였다.
“완전 재밌어요!”
그렇게 지은이 마치 놀이공원에서 범퍼카를 타고 상대를 들이받는 쾌감을 맘껏 만끽하던 것도 잠시.
[몬스터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 경험치 200P
“어?”
눈앞에 떠오른 알림창에 불현듯 옛날에 까망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몬스터를 잡으면 레벨 업이 가능하다냥.>’
“안 돼!”
화들짝 놀라 소리친 지은의 목소리에 모두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지은을 바라보았다.
다급하게 소리치더니 손을 허공에 버둥버둥하는 지은을 보던 사람들은 울상이 된 지은이 꺼낸 말을 이해하지 못해 의아해했다.
“경험치가 올랐어요! 오르면 안 되는데!!”
“네? 레벨 업을 하면 좋은 거 아닌가요?”
“전 아직 레벨을 올리면 안 된단 말이에요!”
튜토리얼을 완료하고 1레벨에 80퍼센트까지 올랐던 경험치가, 방금 엑터스를 처치하고 85퍼센트로 올랐다.
엑터스 3마리만 더 트럭으로 처치하면 2레벨이 되어 버린다는 소리였다.
레벨이 오르면 스킬 포인트를 얼마나 받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튜토리얼을 깼을 때처럼 선택 포인트를 받을지 아닐지 전혀 짐작이 안 갔다.
지은이 레벨 2가 되면 패시브 스킬들 또한 자동으로 2레벨로 조정되었다.
지금 던전 안의 몬스터들은 전부 지은에 비해 하이 레벨의 몬스터였다.
엑터스를 한 마리 잡은 것만으로도 무려 경험치가 5퍼센트나 올랐다.
레벨에 비해 높은 레벨의 몬스터를 처치해 상급 포인트와 경험치를 받는다는 소리였다.
그렇게 되면 [바퀴가 가는 대로]가 [주인 마음대로] 스킬로 자동으로 레벨 업할 수도 있었다.
문제는 지은은 아직 가 보지 못한 던전이 너무 많아, 랜덤으로 던전에 입장할 수 있는 [바퀴가 가는 대로] 스킬을 레벨 업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었다.
“저, 지금 레벨 업하면 망해요!”
[강화된 1종 대형 면허(Lv.2) 스킬을 종료하시겠습니까?]화들짝 놀라 트럭 시동을 끄니 곧바로 알림창이 떴다.
사색이 된 지은이 고개를 열정적으로 끄덕이고는 이내 스킬을 해제하자 트럭이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굳이 더 물어보진 않았지만 뭔가 스킬 쪽 문제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한 길드원들이 고민에 빠졌다.
“평지인 2층 던전에서 지은 씨가 트럭을 타고 갈 수 있으면 행군 속도가 훨씬 빨라질 거예요.”
호위팀 팀장인 유라의 말대로였다.
이동 속도 버프를 극한으로 주고 아이템이 보조해 준다고 하지만 사실 이 자리에 있는 헌터들은 트럭 정도야 어렵지 않게 추월할 수 있는 신체 능력과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지은의 최대 속도가 빨라진다면, 그만큼 토벌 일정이 줄어들 것이었다.
“죄송하지만…… 레벨 업은 아직 할 수 없어요.”
“아냐, 당연히 너도 사정이 있겠지.”
죄송하다고 고개를 꾸벅 숙여 보이는 지은의 말에 성진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애초에 토벌전에 참가하길 부탁한 건 우리였어. 우리가 당연히 너에게 맞춰 주는 게 맞다. 그리고 그렇게 느린 속도도 아니고.”
덧붙인 성진의 말에도 아깝다는 표정으로 지은이 고민하다 말했다.
“음…… 방법이 없을까요?”
지은의 말에 고민하던 주혁이 뭔가 생각났지만 이걸 말을 해야 하나, 한참을 고민하다 어렵게 입을 열었다.
“해결할 방법이 하나 있긴 한데…….”
“방법이 뭔데요?”
“그게…….”
이어진 주혁의 말을 들은 길드원들이 탄식을 내지르며 이마를 탁! 하고 치거나 못 들을 걸 들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하는 모습에 아무것도 모르는 지은은 괜히 불안해졌다
“저주 포션이요?”
“그…… 범죄에 이용되는 저주 박스에서 나오는 포션인데, 특정한 사람의 레벨 업을 방해하거나, 성장을 방해하기 위해 만들어진 불법 포션이에요.”
“와…… 그런 것도 있어요?”
“먹으면 일정 시간 동안 아무리 퀘스트를 깨거나 몬스터를 잡아도 레벨이 오르지 않아요.”
“와! 좋은 포션이네요!”
“네?”
“저한텐 좋다고요.”
“아…….”
저주 포션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불길한데 설명을 들은 지은의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거 마시면 얼마나 오래 레벨 업을 못 해요?”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두 달까지도 피해 사례가 있는데…….”
“그거! 저 주시면 안 돼요?”
“불법 포션이라니까요, 지은 씨?”
“불법이긴 한데, 구할 방법을 아셔서 말씀하신 거 아니에요?”
“진짜로 괜찮겠습니까? 솔직히 말하면 지금 알아보면 구할 수 있긴 합니다만.”
“길드장…… 아무리 그래도 그건…….”
“왜요? 전 괜찮아요! 2층에 도착해서 평야 던전에 도착하면 그걸 마시고 저는 운전해서 이동할게요!”
그렇게 말하며 꼭! 구해 달라고 덧붙이는 지은의 모습에 뭔가를 말하려다가 아, 하거나 후, 하며 한숨을 내쉬는 길드원들을 이상하다는 얼굴로 바라보며 지은이 말했다.
“왜요? 다른 저주 효과가 있어요?”
“지은아, 잘 들어…….”
비장하게 지은의 어깨를 잡은 것은 다름 아닌 나운이었다.
왠지 모르게 안쓰러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나운을 보며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은 지은이 눈을 도르륵 굴렸다.
“왜…… 왜요? 혹시 포션을 구해 달라고 한 것만으로도 처벌받는 건가요?”
“아니, 지은아. 저주 포션은 딱 한 방울만 입에 대도 효과가 적용돼.”
“우와…….”
“그리고…… 끔찍하게 맛없어.”
“네?”
“진짜 세상의 모든 쓰레기를 모아 놓고 갈아서 마시면 이런 맛이 날까? 할 정도로…….”
“일반 포션들도 끔찍한 맛인데 저주 포션은…… 어우, 실수로라도 마시면 그냥 살기가 싫어질걸?”
“으엑…….”
“그래도 먹어야겠니? 그냥 편하게 걸어가도 돼! 우린 다 괜찮아!”
만류하는 길드원들의 외침 속에서 눈을 감고 생각을 하던 지은이 내린 결정은 바로.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일단 구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아아…….”
일단 지은은 현 상태에서 절대 레벨 업을 하면 안 됐고 그래서 파티 신청도 모두 거부해 둔 상태였다.
경험치를 나눠서 받긴 하겠지만, 토벌대원들이 처치하는 몬스터의 경험치를 그냥 걸어가면서 받을 수 있던 지은이 파티를 거부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만약에 방금 트럭으로 들이받은 나무 몬스터의 레벨이 더 높아서 20퍼센트의 경험치가 한 번에 고스란히 들어와 레벨 업을 했다면?
아찔한 상황을 상상하고 몸을 부르르 떤 지은은 세상의 모든 쓰레기를 모아 갈아 만든 맛이라는 포션이 무서우면서도 자신은 그걸 꼭 마셔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