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49)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48화(49/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48화
“그러면 제가 진짜 비밀 하나 알려드릴게요.”
“진짜 비밀이라…… 궁금하네요.”
정말로 비밀을 말해 주겠다는 듯 주위를 잠깐 둘러본 지은이 소곤소곤 속삭였다.
“저, 힘 스탯이 올랐어요.”
“레벨을 올리지 않았는데 스탯이 올랐습니까?”
레벨을 올리지 않기 위해 그 끔찍한 맛이 나는 저주 포션까지 마셨던 지은이었다.
그때 지은이 저주 포션을 먹고 크게 괴로워했던 게 떠올라 주혁은 푸스스 웃음 지었다.
“대단하죠? 신기하죠?”
“그래서 힘 스탯이 얼마나 올랐습니까?”
레벨 업을 하지 않아도 스탯을 올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꾸준한 노력을 바탕으로 한 수련은 기본 스탯을 증가시켜 주니까.
지은의 말대로라면 지은의 각성 클래스가 푸드 트럭 사장님이니 요리를 하다 보면 스탯이 오른다는 뜻이었다.
대단하지 않냐며 으스대던 지은이 주혁의 말에 멈칫하더니 머리를 살짝 긁적이고는 기가 팍 죽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1이요…….”
“네?”
“힘 스탯이 6이 되었어요. 1밖에 안 올랐어요…….”
토벌대에 참가하기 전 지은이 밝힌 힘 스탯은 5였다.
4일 동안 열심히 80인분의 밥을 한 번에 한 덕인지 스탯이 오르긴 했지만 그 상승 폭이 겨우 1이었던 것이었다.
“그래도 오른 게 어딥니까, 대단한 거예요.”
“토벌전 참가 전에도 하루에 기본적으로 50인분 정도는 매일 준비했었어요. 손님을 못 만나서 판매는 못 했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레벨 업을 하지 않고 스탯이 오를 거란 생각을 못 했을 때에는 스탯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뻐했었다.
그러나 요리를 하다 보면 스탯이 오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은은 기뻐하던 것도 잠시, 한 달을 넘게 그렇게 고생을 했는데 겨우 스탯이 1 올랐다는 사실에 아쉬워하고 있었다.
“레벨 업을 해서 스탯을 올리는 게 지은 씨가 요리하기도 편할 텐데요.”
주혁의 말대로였다.
요리를 하다 보면 많은 체력과 힘이 요구됐다. 재료를 다듬고 자르고, 이리저리 옮기는 데도 많은 힘이 필요했고 매일 서서 요리를 하다 보니 다리도 아팠다.
그리고 물이 가득 찬 냄비를 들어 올릴 때라든지, 웍을 사용해 요리를 한다든지 할 때에는 힘이 좀 부쳐 두 손으로 하고 있는 지은이었다.
“레벨을 올리면 랜덤으로 던전을 들어가지 못하니까요.”
“그게 중요한가요?”
“일단 저는 헌터가 아니라서 던전을 다 일일이 돌아보지 못할 거예요.”
“으음…… 지은 씨가 원하면 언제든 길드원들이 지은 씨와 함께 던전에 들어가 줄 텐데요.”
“그런 방법도 있겠지만, 저는 1층의 던전을 다 돌아보는 것도 한계가 있을 거예요.”
던전에 입장했다고 해서 그 던전에서 핫한 사냥 장소, 즉 인기 구역에 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던전은 매우 넓었고, 랜덤으로 그 던전의 어느 곳에 입장할지는 지은도 알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던전에 원하는 곳에서 장사를 하기 위해선 결국은 인기 구역을 다 걸어서 밟은 뒤 레벨 업을 해야 했는데 그건 지은에게는 무척 힘든 일이었다.
“그리고 길드원분들도 레벨 업을 하셔야죠. 저한테 경험치가 가면 시간 낭비에요.”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 같은데요.”
“솔직히 자율 판매할 때 다른 호위 팀분들을 아르바이트생으로 데리고 다니는 것도 미안한걸요.”
“그런 이유만으로 레벨 업을 하지 않으시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이리저리 말을 돌리고 있었지만 지은이 댄 이유는 레벨 업을 하지 않겠다는 말을 뒷받침하기엔 조금 부족했다.
“혹시 다른 5층의 던전도 생각하고 계신 겁니까?”
“음…… 네, 맞아요.”
정해진 시간 내에 -시간이 얼마나 주어지는지는 몰랐지만 – 던전의 영역을 절반 이상 확보하지 못하면 균열 던전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더 확고해진 레벨 업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
“제가 예전에 다녀온 5층 던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드렸듯이, 앞으로 제가 만약에 5층을 다녀오면 정보를 제공해 드릴게요.”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어차피 이번 던전에서 5층 초입 던전을 찾을테니, 5층 영역 확보는 앞으로 자연스럽게 될 일이에요.”
“그래도 제가 5층 던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토벌을 대비하기 더 쉬워지는 거 아닐까요?”
지은의 말을 들은 주혁은 지은의 말에 반박할 거리를 찾지 못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매우 당연한 것이었다.
앞으로 어떤 던전이 나올지 모른다는 이유 때문에 토벌전과 미개척 던전 확장은 준비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정보가 전혀 없는 던전에 새로 들어가는 일은 말 그대로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
필드 속성에 맞는 장비가 없거나, 보스를 공략하지 못한다면 한번 들어간 던전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헌터들이 던전에 들어가 다시 나오지 못했는지, 그 많은 헌터들을 집어삼킨 던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조차 알지 못했다.
공략이 실패한 던전의 문은 다시 닫히고, 그 던전에 들어갔던 사람들은 모두 죽었으니까.
그저 토벌이나 미개척 던전을 확보하러 가기 전 길드에서 제공한 무기나 방어구, 아이템을 통해 유추하는 것 외에는 던전의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뜻이었다.
“전 던전 안에 들어가서 안전하게 나올 수 있어요. 5층 던전도 마찬가지고요.”
오직 클리어를 해야만 나올 수 있는 던전에서 유일하게 지은만이 자유로웠다.
그리고 그건 지은도 이제는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던전의 영역을 확보하지 못하면 균열 던전이 생기잖아요.”
균열 던전.
수많은 사람들이 20년 전 발생한 1층 던전의 균열에 휘말려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20년 동안 헌터들은 목숨을 걸고 균열이 일어나는 이유를 밝혀냈고 다시 한번 그 악몽이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개방된 던전의 영역을 절반 이상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4층의 보스를 쓰러트린 지도 2년이 넘었다.
이제 5층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림과 동시에 5층에서 균열 던전이 생성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지금.
고위급 헌터들은 강했다. 고위급 헌터들이 아니라도 파티를 맺어 역할을 분담하거나 길드에 소속되어 손발을 수없이 맞춰 온 다른 헌터들도 몬스터를 잡는 데는 이골이 나 있는 프로들이었다.
하지만 균열 던전은 전국 방방곡곡에 열린다.
넓은 던전 어딘가에서 균열이 발생한 순간, 보스를 해치우기 전까지 균열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균열에서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사람들을 위협할 것이었다.
헌터들만으로 전국 어디에나 동시에 열리는 균열을 모두 틀어막는 건 매우 힘든 일이었다.
거기에 5층 던전의 균열에서 나오는 몬스터라면 높은 레벨인 것은 물론이고, 어떤 몬스터가 나올지도 몰랐기에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다.
“처음에는 막연하게 랜덤으로 던전을 입장해서 우연히 만나는 헌터분들에게 음식을 팔면 재밌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배고픈 헌터들이 지나가다가 우연히 만난 푸드 트럭에서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다면 정말로 기뻐할 터였다. 그리고 그렇게 기뻐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게 지은도 너무나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5층 던전에 들어갔다 온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던전이 어디에 있는지까지 까망이를 통해서 알게 되니까 생각이 바뀌었어요.”
“…….”
“저도 균열 던전으로 부모님을 잃었거든요.”
이어진 지은의 말에 주혁은 잠시 할 말을 골라야 했다.
지은이 부모님이 안 계신다는 것은 예전에 말해 줘서 알았지만 그 이유는 오늘 처음 들었다. 거기에 균열 던전으로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으니 순간적으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랬군요.”
“부모님도 1세대 헌터셨대요. 균열 던전을 막다가 부모님이 나란히 돌아가셨으니, 외할머니는 저한테 항상 헌터에는 관심도 갖고 살지 말라고 강조하셨어요.”
그런데 지금은 헌터도 아닌데 던전에 들어와 있네요. 하고 덧붙인 지은이 멋쩍게 웃음을 지었다.
“할머니가 아신다면 크게 혼내실 거예요.”
“으음…….”
“저 진짜 많이 혼내시겠죠?”
“물론 혼나기도 하겠죠. 할머니 말씀을 안 들으셨잖아요.”
“윽.”
“그래도 자랑스러워하실 겁니다.”
주혁의 말에 지은이 주혁을 올려다보았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주혁이 눈을 휘며 웃고 있었다.
“그러실까요?”
“네, 제가 보증하죠.”
“랭킹 1위인 주혁 씨가 보증한다면 할머니도 크게 혼내시진 않으시겠네요.”
“저와 저희 길드가 안전하게 지켜드릴 겁니다.”
“그래서 길드에 바로 들어오기로 승낙한 거죠.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물론입니다. 그리고 지은 씨, 약속해 주셔야 할 게 있습니다.”
“어떤 약속이요?”
“항상 지은 씨 본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움직일 것.”
주혁이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저는 스킬을 사용하면 안전해요. 5층에서도 아무 문제 없었어요.”
“압니다. 그래도 던전은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곳입니다. 그리고 저는 던전뿐만 아니라, 던전 바깥에서도 마찬가지라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다른 헌터들이 저를 노릴 수도 있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습니다.”
지금 지은이 오직 주혁에게만 털어놓은 스킬의 내용은 외부로 발설될 시에 문제가 컸다.
청명 길드에 속해 있다곤 하지만 다른 길드나 정부, 다른 나라의 개입에서 지은이 안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랜덤이긴 하지만 미개척 던전과 발견되지 않은 5층의 던전까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지은의 스킬이 세상에 알려지면 온갖 검은 손길이 지은에게 닿을 것은 자명했다.
뛰어난 능력을 가졌지만, 고작 레벨 1에 불과한 자기방어 수단이 전혀 없는 비전투 계열 각성자.
이보다 노리기 쉬운 먹잇감이 어디에 있을까.
“그러니 앞으로 저에게 말하지 않은 다른 비밀이 있다고 해도 지금부터는 절대 발설하지 마세요.”
“주혁 씨한테도요?”
“저를 포함해서, 그 어느 누구에게도.”
혼자만 알고 있으면 비밀이 된다.
하지만 그것을 단 한 명에게만 말을 했다고 해도, 비밀은 비밀로서의 의미를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토벌전이 끝나면 시끄러워질 겁니다. 단언할 수 있어요.”
틀림없이 토벌전을 끝내고 던전 밖으로 나가는 순간, 사람들은 5층 토벌의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만큼 던전 안의 푸드 트럭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이미 던전을 여러 개 돌파하면서 푸드 트럭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 헌터들이 많았다.
어떤 길드라도 공식적으로 토벌전을 나선 길드에게 던전 통과의 우선권을 주고 먼저 공식적인 지원 요청을 하지 않는 이상 간섭하지 않는 것이 길드 연합 조항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던전 안에선 지은에게 접근하지 않고 있는 것이리라.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리라 믿습니다.”
주혁이 굳은 얼굴로 지은을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