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58)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57화(58/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57화
던전에서 생성되는 몬스터의 숫자는 정해져 있다.
개방된 층에서 헌터들이 영역을 확보해 나갈 때마다 그에 맞춰 던전도 끊임없이 몬스터를 생성한다.
그리고 그 몬스터의 리젠율이 던전의 개척도보다 더 높아지게 되면, 어느 순간 포화 현상이 일어나고 균열 던전이 열리는 것이었다.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던전은 지속적으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몬스터를 생성하는데, 생성된 몬스터의 수가 너무 많아지면 몬스터들끼리도 영역 싸움을 시작한다.
그리고 보스가 클리어된 던전은 네임드 몬스터들이 세력을 키웠다. 바로바로 토벌되지 않은 네임드 몬스터들은 세력을 키우고 좁아진 던전에서 자신들의 영역을 위해 몬스터들끼리 싸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영역 싸움이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날 동안 그 누구도 도착하지 않은 개척 영역에서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주혁이 마지막 미확보 영역이던 오른쪽 구역을 확보하고, 그 영역을 차지하고 있던 네임드 몬스터까지 쓰러트렸으니, 비어 버린 [아리아드네의 천칭]을 차지하기 위한 몬스터끼리의 영역 싸움이 시작된 것이었다.
4층의 중심부이자 5층으로 가는 통로가 있을 것이 확실한 [아리아드네의 천칭] 던전에 입장한 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찾아왔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무기들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번쩍번쩍하는 빛들이 가늠조차 안 되는 먼 거리에서 어둠을 뚫고 간헐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었다.
“진짜 영역 싸움 중이었어!”
“다른 팀들은 다 어디 간 거예요!”
분명 토벌대 전원이 동시에 던전의 경계를 통과했는데, 지금 지은은 후방조 조장인 나운과 후방조의 마법사 형제, 형준과 준형과 함께 알 수 없는 지역에 떨어진 뒤였다.
몬스터들의 영역 싸움에 휘말려 던전의 입장 포인트가 틀어져, 조가 혼합된 채로 여러 장소로 흩어진 것이었다.
[아리아드네의 천칭]에 들어오기 전 주혁의 지시에 따라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입장했지만, 이렇게 입장 포인트가 조각조각 흩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그리고 지금 뿔뿔이 흩어진 조 중에서 가장 전력이 약한 곳은 지금 지은이 속한 조였다. 파티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딜러가 부재한 상황이었다.
“곤란한데.”
탱커 포지션인 나운이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이곳으로 몬스터들이 몰려오기라도 한다면 나운 혼자서 마법사 둘과 지은까지 보호하며 싸워야 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었다.
이동하면서 마법을 캐스팅하게 되면 그 성공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마법사가 안전한 지원을 받는 후방조에 위치하는 이유가 바로 그런 이유였다.
마법진을 그릴 영역을 확보하고 마나를 모두 끌어올려 마법으로 전방을 지원하는 형준과 준형도 나운과 눈을 마주치고는 얕게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저희의 위치를 알려야겠습니다.”
“아군 영역 수색.”
형준과 준형의 스태프에서 새하얀 빛이 터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토벌대원들의 마나와 기력이 느껴지는 곳으로 마법진이 바닥을 타고 넓게 뻗어 나갔다.
“라이트.”
던전에 입장하자마자 몬스터 웨이브에 휘말린 토벌대의 각 조별 위치를 찾기 위한 영역 설정이 이어지고, 이내 하늘에서 조명탄이 터지듯 환한 빛이 던전의 지상으로 쏟아져 내렸다.
형준과 준형이 마법을 개시하는 것과 동시에 나운이 품에서 꺼내 든 것은, 각 조별 위치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리고 나운이 손에 든 신호탄은 후방조를 상징하는 초록색 신호탄이 아닌, 호위 팀을 상징하는 붉은색 신호탄이었다.
붉은 신호탄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호위 대상이 여기에 있음을 알리려는 뜻이었다.
호위 팀 팀장인 유라는 지금 호위 대상을 잃어버린 상태이니 위치를 알려도 소용이 없다. 지금쯤 눈에 불을 켜고 지은의 위치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된 상태일 것이었다.
“알아듣길 바라야지.”
붉은색 신호탄 뚜껑을 뜯어내고 손바닥으로 신호탄의 밑바닥을 강하게 올려 치자 호위 팀의 위치를 알리는 색깔인 붉은 신호탄이 던전의 하늘에 긴 꼬리를 남기며 하늘을 수놓았다.
호위 팀이라면 자신들의 색깔인 붉은 신호탄을 보자마자 알아챌 것이 분명했다.
조장들만이 사용하는 신호탄의 색깔이 바뀌었다는 의미는 지금 현재 조의 역할이 바뀌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현재까지 확보된 던전 중 가장 레벨이 높은 던전인 이곳의 주요 몬스터인 거대 거미는 집단으로 행동하는 놈이였다.
제대로 된 파티 구성이 되지 않은 지금의 조합에서 몰려드는 몬스터 웨이브를 맞이하게 되면 곤란했다.
나운과 형준, 준형이 곧바로 진형을 짜고 지은을 자신들의 가운데로 안전하게 이끌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던전 내부에서 몬스터와 토벌대가 싸우는 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던전 전체에 울리고 있었다.
나운이 쏘아 올린 호위 팀의 붉은색 신호탄에 제일 먼저 반응한 것은 지휘조의 파란색 신호탄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반응하기 시작한 형형색색의 신호탄들. 가장 마지막으로 후방조의 초록색 신호탄이 하늘에 빛났다.
유라가 나운의 뜻을 알아채고 후방조의 색깔인 초록색 신호탄을 날린 것이었다.
“다행이다. 그렇게 멀지는 않아!”
몬스터들의 영역 싸움에 휘말린 탓에, 던전 입장 포인트가 틀어져 각 조가 뒤섞인 채 여러 군데로 떨어진 상황.
이런 상황에서는 각 조별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토벌대 전체가 각자의 조를 정하고 거기에 맞게 보스 토벌을 준비하고 왔기 때문에 토벌대 전체의 인원이 하나의 파티나 다름없었다.
탱커가 버티고 후방조가 지원을 통해 빈틈을 만들고 딜러가 몬스터에게 딜을 쏟아붓는다. 이것이 토벌의 정석이지만, 그만큼 흩어지게 되면 위력이 반감된다.
파란색 신호탄이 솟아오른 지점은 한눈에 봐도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었다.
지휘조가 현재 어떤 상황이고 거기에 누가 속해 있는지도 잘 모르는 상황. 불안정한 던전의 상태 때문인지 먹통이 된 무전기를 인벤토리에 넣은 나운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동하는 건 위험해.”
위치를 알리기 위해 날렸던 라이트 마법과 아군 수색을 계속해서 유지하기엔 줄어드는 마나도 문제였고, 거기에 빛을 보고 몬스터가 몰려올 위험이 있었다. 지금은 일단 가장 가까운 곳에 지휘조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일단 길드장이나 부길드장이 있으면 우리조의 상황을 알 거야. 위급 상황이 아니면 신호탄은 사용하지 않으니까.”
커다란 바위 뒤에 몸을 숨긴 일행은 지은을 둘러싸고 혹시나 방금 불빛으로 몰려들 수도 있는 몬스터들을 경계해야 했다.
지휘조의 파란색 신호탄을 신호로 하늘에 형형색색의 신호탄이 계속해서 쏘아 올려졌다.
그 모든 신호탄이 가리키는 방향은 처음 붉은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바로 이곳이었다.
거리는 던전의 크기상 가늠하기 힘들지만, 올라온 신호탄의 숫자를 헤아린 나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모든 조가 서로의 위치를 확인했어.”
던전 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했던 주혁의 말대로, 지금 지은은 새삼 던전의 위험성에 대해 실감하고 있는 중이었다.
50명이나 되는 인원이 이렇게 뿔뿔이 흩어질 줄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건 경험이 많은 길드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일단은 여기서 기척을 감추고 최대한 버텨야겠습니다.”
준형과 형준이 곧바로 기척을 감추는 투명 마법을 전개했다. 흐물흐물한 막 같은 것이 자신의 몸을 감싸는 것을 느끼며 지은이 말했다.
“잠시만요! 지금 트럭을 소환해 볼게요!”
안전 영역을 만들어 주는 스킬 [이거 방탄 트럭이야!]를 사용하기 위해 개점 시간을 설정하려던 지은은 눈앞에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에 놀라서 눈을 크게 떠야 했다.
[시스템 에러 : 현재 던전 안의 이상 현상으로 인해 스킬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스킬을 사용할 대상자의 레벨이 던전 레벨에 비해 너무 낮습니다!
– 패시브 발동에 제한이 걸립니다.
– 시스템 에러 메시지 : 일시적으로 모든 스킬에 제한이 걸립니다. 스킬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스킬 [개점 시간 및 폐점 시간]이 발동되지 않으니 트럭이 소환되지 않았다.
거기에 트럭이 소환되지 않으니 트럭 안전 영역을 설정해 주는 패시브 스킬인 [이거 방탄 트럭이야!]도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은 것이었다.
처음으로 스킬 사용 제한에 걸린 지은은 전혀 생각해 보지 못한 상황에 사고가 정지된 상태였다.
“어……?”
그리고 그런 지은의 반응에 지은이 현재 무슨 상태인지 눈치챈 나운이 지은의 손을 꽈악 잡았다.
“저, 지금 스킬이 안 써지는…….”
“저도 어느 정도 제약이 걸린 상태입니다.”
“저도요.”
상위 던전인 [아리아드네의 천칭]에서 헌터들에게 페널티가 발생하는 이상 현상이 발생한 것이었다.
모두가 4층의 모든 던전이 적정 레벨인 토벌대였지만, 갑작스럽게 발생한 이상 현상과 보스가 사라지고 포화 상태가 된 던전은 헌터들에게 지독한 페널티를 안겼다.
“마나 리젠이 잘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 이중 중첩이 잘 안 되고 있네요.”
고레벨의 헌터인 준형과 형준이었지만, 시스템 에러창까지 나오는 이상 현상에 전력이 대폭 약화되었다. 나운도 인정하기 싫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지금 확인해 봤는데 왼쪽 발 연계가 제한이 걸렸어.”
전방위 탱커인 나운에게 한쪽 발 연계 기술의 제한은 심각한 문제였다.
“그래도 걱정하지 마.”
흔들리는 지은의 눈빛에 얽힌 불안감을 알아챈 나운이 피식 웃으며 손을 들어 지은의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우리 지휘조에는 괴물이 두 명이나 있거든.”
나운이 손을 들어 가리킨 하늘에는 계속해서 지금 지은이 있는 방향 쪽으로 파란색 신호탄이 터지고 있었다.
“그 괴물들은 이런 페널티 받지도 않을걸?”
거리가 얼마나 될지 짐작이 안 되는 아득히 먼 거리에서 빠르게 거리를 좁히며 달려오고 있는 푸른 불빛.
그리고 그 푸른 불빛이 번쩍일 때마다,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거대 거미들이 서서히 지금 자신들이 있는 자리로 몰려들고 있음을 확인한 나운이 지은을 번쩍 들어 튀어나온 바위위에 앉혔다.
“조금만 버티면 되니까.”
“언니…….”
그제야 지은도 어둠을 헤치고 다가오고 있는 거대한 거미들을 발견하고는 안색이 파랗게 질린 채로 나운의 손을 꽉 잡아 쥐었다.
기척을 감추는 투명 마법이 지은의 몸에 몇 겹씩 덧대어지는 것을 확인한 나운이 장갑을 끼고 인벤토리에서 거대한 방패를 꺼내 들었다.
“이형준, 이준형.”
“네?”
나운이 단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일단 모든 보호 마법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