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76)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75화(76/302)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인벤토리에서 기력 포션 한 개를 꺼내 든 유라가 포션의 뚜껑을 열자 금세 비릿한 냄새가 풍겨 오기 시작했다.
“자 봐봐, 이 포션은 기력을 채워 주고, 포만감도 주지.”
“동시에 맛이 너무 역겨워서 아무 음식 생각도 들지 않게 해주는 아주 거지 같은 포션이고.”
유라의 말에 성진이 동조하며 말했다. 후! 하고 입김을 불어 냄새를 빠르게 없앤 유라가 병뚜껑을 닫더니 완벽한 투구 폼을 잡고 이내 던전 멀리 포션 병을 던졌다.
보이지 않는 속도로 저 멀리 날아가 버리는 포션 병을 멍하니 바라보는 지은을 보며 유라가 말했다.
“이 거지 같은 포션은 맛도 징그럽게 없는데 살려면 먹어야 해. 근데 또 많이 먹으면 포션 중독에 걸려서 하루 종일 컨디션을 조져 놓거든. 근데 비싸긴 또 더럽게 비싸요.”
“언…… 언니?”
점점 격해지는 유라의 말에 지은이 당황했다. 비싸긴 더럽게 비싸다면서 왜 포션은 집어 던진 건지.
이참에 지은에게 이 헌터 세계의 경제관을 제대로 주입해 주기 위해 눈을 번뜩이던 유라가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다가 주혁을 발견하고는 소리쳤다.
“송주혁!”
“말이 짧다.”
“너! 지은이가 길드 가입할 때 얼마 줬어!”
“대외비인데 말해도 되나?”
“아, 얼마 줬어! 너, 지은이 후려친 건 아니지?”
못 들은 척 넘어가려던 주혁이 쏟아지는 주위의 싸늘한 눈초리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150억.”
“나쁘진 않네.”
“네에?”
“그건 그냥 길드 가입 제안할 때 제시한 계약금이겠고, 제대로 던전 안에서 함께 숙식한 초과 수당하고, 식사 값도 다 지급할 예정이지?”
“생명 수당까지 빠짐없이 지급할 예정이야. 재정 팀과 법무 팀하곤 이미 다 이야기 끝내 놨지.”
“그래, 그것도 부족하긴 한데…….”
15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계약금이 일시불로 자신의 통장에 들어온 것도 모자라 자신이 거절했던 각종 수당들까지 빠짐없이 계산해 지불할 예정이라는 주혁의 말에 1차로 놀라고, 거기에 그것도 부족하다며 말을 흐리는 유라의 말에 2차로 놀란 지은이 주변을 돌아보았다.
“흠……거기에 5층의 보스를 솔로로 잡은 거나 마찬가지잖아, 사실?”
“우린 아무것도 안 하고 명예도 얻고, 스탯도 얻은 셈이지.”
“그것도 보상에 포함해야겠네.”
다른 길드원들의 반응은 한술 더 떠서 이젠 이그니스를 정화한 특별 보상까지 수령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다들 왜 그러세요?”
“왜 그러는 게 아니라, 지은아. 잘 들어봐.”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다 잘 익은 계란프라이를 한입에 밀어 넣은 유라를 대신해 나운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방금 유라가 집어 던진 포션 있잖아.”
“네.”
“그거 일반 포션이거든? 한 병에 50만 포인트야.”
“네에엑!?”
“육포를 먹거나, 하다못해 물을 먹고 잠을 자기만 해도 기력이 회복되긴 해. 그에 비해 포션은 전투 중에 급하게 기력을 회복하는 용도로 마시는 즉시 회복용이라 비싼 거지.”
“……아.”
“포션은 우리같이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는 토벌대나, 보스나 네임드 몬스터를 상대할 때나 사용하지, 대다수 헌터들은 사용하지 않아.”
“그냥 그 지긋지긋한 육포를 먹거나, 말린 과일을 먹어서 포만감을 채우던지. 아니면 싸고 지옥 같은 맛을 자랑하는 일반 포션을 먹지.”
“한 병에 50만 원은 너무 비싼데……”
지은의 말에 나운이 자신의 어깨를 가리키며 말했다.
“네가 나한테 부어 준 엘릭서가 한 병에 천만 포인트란다.”
“…….”
“그리고 우리 같은 토벌대에 속해 있는 소위 말하는 ‘랭커’들은 일반 포션 몇 개로는 회복량이 간에 기별도 차지 않는 수준이라, 보통 하나에 300만 포인트가 넘는 상급 포션을 마셔야 하지.”
엘릭서가 한 병에 천만 포인트라는 나운의 말에 지은이 떨어뜨린 숟가락을 주워 수통의 물로 깨끗하게 씻어 내며 수영이 말을 덧붙였다.
“물론 전투 중에 밥을 먹을 순 없으니까, 급한 상황이라면 포션을 먹어야겠지만, 사활을 걸어야 하는 보스전이나, 몬스터 웨이브가 아닌 이상 보통 포션은 잘 먹지 않아. 일단 맛이 끔찍하거든.”
“그래서 보통 숙영지를 정하고 던전 확보 중에도 틈틈이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어. 그래서 던전의 확보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거고.”
“포션은 많이 먹으면 많이 먹을수록 부작용이 심각하거든요.”
이미 한 번 식판을 클리어한 주혁까지 새로 식판을 들고 테이블로 옮겨와 덧붙여 설명했다.
설명을 마친 수영이 다시 조용히 밥에 집중하는 사이, 그사이에 식판을 깨끗하게 비운 유라가 지은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이미 확보된 던전을 주로 탐사하는 일반 헌터들한테 네가 파는 음식은 기력도, 클래스에 따라선 마나도 회복시켜 주고 공복도 해결해 주는 엄청난 역할을 하는 거지.”
김치볶음밥을 고작 6천 원에 팔 때 꼭 말해 주고 싶었다며 중얼거린 유라가 밥을 한 번 더 받기 위해 자리를 뜨자 성진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젠 와닿으시죠?”
“네?”
“지은 씨는 그 누구도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유일한 사람이라고요.”
“…….”
아무리 혼자서 만든다고는 하지만, 최상급 재료가 매일 무료로 제공되어 순이익 100%의 이윤을 달성하니 음식을 굳이 비싸게 팔 이유가 없다는 지금까지의 생각이 길드원들의 진심 어린 조언에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보통 3층까지 오갈 수 있는 헌터들의 한 달 평균 수입은 2천만 원입니다.”
“와……”
“그리고 1층과 2층만을 도는 헌터들도 기본적으로 한 달에 천만 원 정도는 벌고 있죠.”
그리고 덧붙인 주혁의 말에 지은은 헌터들의 평균 연봉이 1억을 훨씬 넘게 상회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지금까지의 가격 책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