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tball is money RAW novel - Chapter 243
어시스트 고마워
“저녁에 놀러 나올 거지? 내가 호텔로 데리러 갈까?”
우리는 유니폼을 바꿔입고 어깨동무를 했다.
딩요의 끈질긴 구애에 못 이겨 정말 클럽에 놀러 갈 뻔했다.
케이코한테는 미안하지만 나중을 위해 브라질 인맥도 쌓을 겸.
근데 경기가 끝나고 아드레날린 분비가 끝나자 아킬레스건 통증이 심해졌고 결국 또 응급실 신세를 지고 말았다.
[두 축구 영웅의 아름다운 우정.]다음 날 아침 신문 1면에 나와 딩요가 실렸다.
경기 끝나고 유니폼을 바꿔 입고 어깨동무한 사진이다.
[꼭 바르셀로나로 다시 와. 같이 클럽 가자.]내 번호는 어떻게 알아냈는지 딩요가 문자까지 보내왔다.
설마 호베르투?
딩요 이 녀석은 클럽 못가서 죽은 귀신이 붙었나.
“어쨌든 최대 고비는 넘겼어.”
원래 역사에서 챔스 우승을 달성했던 팀을 상대하는 건 정말 힘들었다.
콤파니와 노이어가 각성하지 않았으면 위험할 뻔했다.
“밀란 공격수들 영상을 전부 찾아줘요. 오늘 밤부터 분석 들어갈 거니까.”
맨날 티격태격하던 콤파니와 노이어는 급친해져서 벌써부터 영상분석을 하겠다고 난리였다.
“또 밀란인가…”
우리의 챔스 4강 상대는 AC밀란으로 정해졌다.
카카와 피를로, 세프첸코, 인자기…
골치 아픈 녀석들로 가득한 팀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축구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클롬과 김건이 연출한 새로운 축구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들이 그들의 스타일을 지키며 우승을 차지하길 빕니다. 우리 바르사도 더 노력해야 합니다.”
크로이프의 인터뷰도 화제가 되었다.
평소 신랄한 비평으로 유명한 양반이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한 덕분에 뉴캐슬의 인기가 폭발했다.
“최소 일주일은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리그 34R 위건전을 쉬었다.
무리할 수도 있었지만 이틀 뒤에 벌어지는 지역 라이벌 선덜랜드전에 집중하기로 했다.
[뉴캐슬! 화려한 경기력을 뽐내며 위건 3대0으로 격파! 리그 2위 등극! 또 한 번의 대역전극 벌어지나!?]선수들이 한번 감을 잡자 뉴캐슬의 퍼펙트 풋볼이 위력을 발휘했다.
내가 없는 경기에서는 실바가 내 역할을 맡아 프리롤을 완벽하게 해냈다.
콤파니는 또 골을 집어넣으며 공격하는 수비수의 대명사가 되었다.
위건전이 끝나고 이틀 후에 우리는 리그 35R 경기를 치렀다.
월드컵 일정에 맞추느라 리그 일정이 가혹했다.
상대는 북잉글랜드 지역 라이벌 선덜랜드.
[타인위어 더비]로 불리는 두 팀의 대결은 EPL 더비 중에서도 격렬하기로 악명이 높았다.차로 20분도 안 걸리는 옆 동네인데 분위기는 북한과 한국만큼 살벌했다.
[스타디움 오브 나이츠]에는 4만 9천의 관중이 빼곡하게 들어찼다.“고향을 팔아먹은 매국노 자식들! 꺼져라!!”
선덜랜드 팬들은 작정하고 욕을 퍼부었다.
이곳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대도시인 뉴캐슬에 박탈감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최근 손정호 회장이 국제 투자 자본으로 뉴캐슬을 인수한 뒤 축구단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전체를 살려놓으니까 더 배가 아팠다.
원래 선덜랜드에도 제안이 갔었는데 구단 보드진이 국제 투자 자본에 대한 불신으로 거절했던 악연도 엮여 있었다.
선덜랜드 사람들은 뉴캐슬 사람들에게 외국자본에 고향을 팔아먹은 매국노라며 약을 올렸다.
“절대로 뉴캐슬에게는 지면 안 돼!!”
“우리 모두 피치에서 죽는다는 각오로 뛰자!!”
뉴캐슬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훨씬 앞서 있었지만 역대 더비 성적을 보면 승률 50대50으로 막상 막하였다.
그만큼 영국에서 더비 경기란 예측 불가였다.
“우와아아아아아!!”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으며 선덜랜드 선수들이 뛰어나왔다.
다들 적의를 숨기지 않았다.
선덜랜드의 현 순위는 20위로 리그 최하위였다.
오늘까지 4경기가 남았지만 강등이 확정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니 리그 2위를 달리는 잘 나가는 이웃 뉴캐슬이 얼마나 미워 보이겠는가.
우리가 강등되는 한이 있어도 니들이 우승하는 꼴은 못 본다는 각오로 선덜랜드 선수들이 덤벼들었다.
[김건 선수. 오늘은 후방에서 패스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바르사전처럼 전방으로 올라가지 않네요.]버디와 에우베르를 투톱으로 세워놓고 둘의 힘으로 선덜랜드의 수비를 뚫으려 했다.
버디는 열심히 훈련한 포스트 플레이를 선보였다.
등을 지고 있다가 볼을 받으며 돌아서는 움직임이 위협적이었다.
[버디! 돌아서며 슈우우우웃- !! 고오오오올~!! 뉴캐슬이 타인위어 더비에서 먼저 앞서갑니다!]전반전 초반에 터진 골이 선덜랜드 선수들 마음에 불을 질렀다.
플레이가 대놓고 거칠어졌다.
삐이이이익- !!
[제이미 버디! 종아리를 붙잡고 쓰러집니다! 파울!]선덜랜드 수비수 데이비스가 일부러 발바닥을 들고 백태클을 걸었다.
스터드로 종아리를 아작 내겠다는 더러운 의도였다.
주심은 데이비스에게 카드를 주지 않고 말로 경고하고 끝냈다.
이는 선수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주었다.
삐이이이익- !!
마스체라도가 선덜랜드 공격수 브라운을 똑같이 백태클로 쓰러트리자 선덜랜드 응원단에서 난리가 났다.
[주심! 카드를 꺼냅니다! 아! 레드카드! 마스체라도! 퇴장! 퇴장입니다!!]마스체라도가 당황했다.
내가 강력히 항의했지만 주심은 고개를 저었다.
명백한 편파판정이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피치로 쓰레기가 날아오고 경기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뉴캐슬 응원단과 선덜랜드 응원단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지자 경찰들이 출동했다.
주심의 어설픈 판정이 부른 참사였다.
내가 올라오자 선덜랜드 수비수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버디의 종아리를 날려버린 데이비스가 입술을 할짝거렸다.
“아~ 착하게 살고 싶은데 세상이 날 안 도와주네.”
오랜만에 나의 전투 욕구가 상승했다.
선덜랜드의 공세가 이어졌다.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공격을 시도했다.
노장 키어런이 마스체라도의 빈자리를 메꾸며 열심히 뛰었다.
“주장!”
나는 밑으로 내려가 후방에서 날린 롱패스를 받았다.
그리고 돌아서며 점프했다.
“앗!!”
촤르르륵- !
예상대로였다.
데이비스가 살금살금 쫓아와 뒤에서 슬라이딩 태클을 날렸다.
당연히 놈이 노린 건 축구공이 아니라 나의 발목이었다.
[김건! 점프하며 태클을 피합니다! 뒤에도 눈이 달렸나요!?]착지하며 에우베르에게 볼을 보냈다.
그다음 전방으로 내달렸다.
에우베르는 노련하게 오른쪽으로 볼을 몰고 갔다.
그다음 벌어진 수비라인 틈으로 크로스를 날렸다.
[김건! 달려들며 다이빙!! 헤더!! 고오오오오올~!!] [선덜랜드 0 대 2 뉴캐슬]에우베르의 크로스 타이밍은 절묘했지만 조금 높았다.
나는 몸을 던지며 이마에 공을 맞췄다.
나는 그대로 달려가서 선덜랜드 응원단 앞에서 무릎으로 미끄러졌다.
경기장이 무너질 듯한 야유와 함께 동전과 병이 날아왔다.
“이봐! 응원단을 자극하지 마!!”
“… 진짜 응원단을 자극하고 있는 건 당신의 애매한 판정이라구…”
“뭐!? 김건 선수! 당신 주심인 나에게 뭐라고 했어요!?”
“아니에요~~ 아무것도~~”
나는 중얼거리며 대충 얼버무렸다.
2대0으로 점수가 벌어지자 선덜랜드는 더 공격적으로 나왔다.
이렇게 지나 저렇게 지나 마찬가지라는 각오였다.
삐이이이익- !!
문제는 플레이가 더 거칠어졌다는 거다.
데이비스가 에우베르를 걷어차고 결국 옐로카드를 받았다.
“선배. 괜찮아요? 느낌 안 좋으면 교체하세요.”
“아니야. 괜찮아.”
에우베르는 가뜩이나 안 좋은 왼쪽 발목을 주무르며 인상을 썼다.
그도 열이 받을 대로 받았다.
[고오오오오올~!! 김건!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두번째 득점을 합니다!] [선덜랜드 0 대 3 뉴캐슬]“어시스트 고마워.”
나는 프리킥을 깔끔하게 성공시키고 데이비스에게 가서 약을 올렸다.
물론 이건 다 생각이 있어서 한 행동이다.
삐이이이익- !!
후반전이 되자 경기가 더 격렬해졌다.
경기가 축구와 격투기의 경계선에 있었다.
주심이 끊임없이 휘슬을 불었고 계속 경기가 중지되었다.
클롬 감독은 주전 선수들을 하나씩 뺐다.
큰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부상자가 나오면 큰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피치에 남았다.
하프타임 때 클롬 감독에게 부탁했다.
“건… 제발 부탁이다. 이 시점에서 사고 치면 안 돼.”
“걱정 말고 저를 믿으세요. 감독님.”
3대0으로 경기가 끝나가자 스타디움 오브 나이츠는 온갖 욕설과 야유로 가득했다.
빛의 경기장이라는 말이 우스울 지경이었다.
“주장!!”
나는 또 내려가서 패스를 받았다.
이 와중에 눈빛을 빛내고 있는 놈이 하나 있었다.
바로.
[데이비스! 또 백태클을 시도합니다! 김건! 위험해요!! 아!!]데이비스가 내 아킬레스건을 노리고 백태클을 걸었다.
나는 돌아서며 점프했다가 떨어졌다.
퍽- !!
“끄아아악!!”
데이비스의 배 위로.
중요한 사실 하나.
나는 하프타임 때 고무 뽕이 달린 축구화를 벗고 날카로운 쇠 뽕이 달린 축구화로 갈아신었다.
오직 이 순간을 위해서.
삐이이이익- !!
나는 온몸의 체중을 실어 데이비스 위로 쓰러졌다.
주심이 즉각 경기를 중단했고 데이비스는 가슴을 부여잡고 비명을 지르다가 들것에 실려 나갔다.
“이걸로 우리 막내에 대한 복수는 성공했군.”
나는 클롬 감독을 돌아보며 씩 웃었다.
그는 얼굴을 쓸어내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삑! 삑! 삐이이이익- !!
결국 4대0으로 경기가 끝났다.
나는 한 골을 더 집어넣어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데이비스는 갈비뼈가 부러져서 시즌 아웃 되었다.
열 받는 건 버디도 종아리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되었다는 거다.
“젠장!! 그 망할 자식! 더 혼을 내줬어야 하는 건데!!”
우린 주전 스트라이커가 빠진 상황에서 시즌 마지막을 소화해야 했다.
“1년만 더 뛸걸. 괜히 일찍 은퇴했나 봐.”
“됐어요. 무슨 뉴캐슬 노인정 만들 일 있어요?”
“뭐 인마!!”
시어러 코치가 한숨을 쉬었다.
그와 에우베르가 투톱으로 뛰면 보는 재미는 있었을 거다.
EPL 득점왕과 분데스리가 득점왕의 만남.
근데 둘의 나이를 합치면 환갑도 훨씬 넘잖아?
우린 슬퍼할 겨를도 없이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을 치르기 위해 밀라노로 떠났다.
선덜랜드 원정 경기가 끝나고 51시간 만에 치르는 경기였다.
“일정이 이러니 월드컵에서 다들 힘들어하지.”
괜히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스타 선수들의 컨디션이 엉망인 게 아니다.
월드컵이 있는 시즌은 일정이 정말 빡세다.
그 모든 경기를 다 치르고 나서 월드컵에 참가하니 컨디션이 엉망일 수밖에 없다.
[안녕하십니까. 이곳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이 벌어지는 밀라노의 심장 산 시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