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Older Brother, I Will Seduce the Male Lead RAW novel - Chapter (35)
「어, 어떻게……. 어떻게 그렇게 심한 말을……. 사기꾼이라뇨!」
「큭큭큭큭큭……. 크하하하하!」
라피네의 말에 루비는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 낄낄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인간으로 변한 오르파나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했다.
‘다시, 다른 모습으로 변해 봐.’
라피네의 요구에, 오르파나는 씩씩거리며 모습을 변화시켰다.
그러자 도도하고 화려한 모습의 귀족 여자가 눈앞에 나타났다.
새하얀 피부, 남색 빛 머리카락에 앙칼진 눈매, 바다처럼 푸른 눈, 붉은 입술, 도도한 표정.
세상에 저렇게 도도한 언니는 처음 봤다.
짝짝짝. 라피네는 박수를 쳤다.
누가 봐도 젊은 회장님 같은 포스, 완벽해.
‘좋아, 완벽하다.’
「……!」
‘자, 이 모습이다. 오르파나, 넌 앞으로 이 모습으로 나의 대리인이 되어 사업을 하는 거야. 어때?’
「이 모습으로요? 그렇지만 저, 저는 남성형 정령인…….」
‘그게 싫으면 당장 계약 철회하자. 넌 어차피 제르칸에게 갈 운명이었으니까.’
「이이……!」
지난 며칠간, 라피네는 오르파나에 대해 더 완벽하게 파악했다.
오르파나는 라피네가 ‘저리로 가.’라고 할수록 더욱 떨어지기 싫어하고 집착하는 면이 있었다.
그렇다면?
「……주인님이 시키는 대로 할게요! 계약 철회한다는 소리는 제발 하지 마세요! 네? 제발요!」
좋았어.
그럼 서둘러 일을 진행해 볼까?
* * *
다음 날.
라피네는 뚱한 표정으로 놀이방 매트 위를 뒹굴뒹굴했다.
그런 라피네의 옆으로, 마치 대결하듯 재잘재잘 떠드는 루카와 로이스가 있었다.
라피네가 슬쩍 피해 한쪽으로 뒹굴뒹굴 구르면, 루카와 로이스는 무릎걸음으로 쫓아다녔다.
‘하아…….’
라피네는 지친 표정으로 천장을 바라보았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시장 조사를 하러 달려 나가고 싶지만, 6살의 몸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어제는 아드리안과 놀아 주느라 힘들었는데, 오늘은 루카와 로이스의 차례였다.
“자, 라피네. 말해 봐. 응? 이제 누가 제일 좋지?”
루카는 대놓고 녹음용 마도구로 보이는 물건을 들이대며 물었다.
아드리안이 사용한 걸 보고 곧바로 하인을 통해 구해 온 모양이었다.
“휴, 안 되겠어. 비장의 무기를 꺼내야지. 라피네. 너 이거 볼래?”
라피네가 뚱한 표정으로 그대로 누워 있자, 로이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걸 발견한 루카의 표정이 구겨졌다.
“너 반칙이야! 먹을 걸로 설득하지 않기로 했잖아!”
“그럼 어떡해! 라피네가 아무 말도 안 하는데!”
“이…… 나도 사탕 있어!”
“그러는 너도 챙겨 왔으면서!”
루카와 로이스는 서로 티격태격하며 품에 숨겨 온 막대사탕을 꺼내 라피네에게 보여 주었다.
라피네는 요란한 색의 사탕을 보며 감흥 없이 눈을 깜빡였다.
사실…… 공작가에 돌아오게 된 후.
라피네는 영양 불균형이 해소되어 더는 굶주릴 일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아이의 본능이 튀어나오는 곤란한 일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았다.
극한으로 졸리거나 하는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늘 점잖은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지금처럼.
라피네가 근엄한 표정으로 사탕을 쳐다보기만 하자, 루카와 로이스는 당황한 듯했다.
‘하……. 사탕이라니.’
사탕을 통한 유혹? 우습기만 했다.
이 어린아이들을 어쩌면 좋을까.
라피네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때였다.
“그럼 초콜릿은?”
루카가 혹시 하는 마음으로 주머니에서 초콜릿을 꺼냈다.
연갈색 패키지에 담긴 초콜릿.
“…….”
솔직히 말해 사탕은 라피네의 취향이 아니었다.
하지만 초콜릿이라면?
이걸…… 참아? 이걸 대체 누가 참을 수 있지?
게다가 저 초콜릿은 라피네가 아주 좋아하는 초콜릿이었다. 실레인이 처음 줬을 때, 먹고 얼마나 황홀했던가.
왜냐하면 저건 그냥 초콜릿이 아니라 ‘헤이즐넛 맛’ 초콜릿이었다.
라피네가 스윽, 손을 내밀자 루카의 입꼬리가 어린애치고는 비열하게 올라갔다.
“라피네, 세상에 공짜는 없어.”
“…….”
루카가 마도구를 내밀자, 라피네는 타협하듯 말했다.
“나는 루카 오빠가 제일 좋아.”
딱히 영혼이 담겨 있지 않은 목소리임에도, 루카는 상관없다는 듯 녹음을 완료하고 초콜릿을 내밀었다.
계산은 확실하군.
“라피네, 오빠 잠깐 어디 좀 다녀올게!”
그러고는 마도구를 소중히 품에 안고 놀이방을 뛰쳐나갔다.
아마도 아드리안에게 자랑을 하러 간 거겠지.
“라피네. 하나 더 먹고 싶지 않아?”
남아 있던 로이스가 품 안에서 같은 패키지의 초콜릿을 꺼내며 마찬가지로 조금 비열하게 웃었다.
라피네는 고민도 없이 입부터 열었다.
“나는 로이스 오빠가 제일 좋아.”
곧바로 대가가 주어졌다. 로이스는 라피네에게 초콜릿을 쥐여 주고는 곧장 루카를 따라 뛰어나갔다.
아드리안…… 미안하다. 수고해라.
라피네는 곧장 보상으로 받은 초콜릿 2개를 까먹었다.
‘아이들은 단순해서 좋다니까.’
그렇게 달콤함을 즐긴 뒤 놀이방에서 나와 응접실로 향했다.
‘곧 바이올렛이 올 시간인가? 기회는 그때다.’
시장 조사를 위해 밖으로 나갈 기회.
* * *
라피네는 정말이지 바이올렛이 너무 좋았다.
우선은 가족을 찾게 해 준 은인이라서 좋았고, 정의롭고 쾌활한 성격도 좋았다.
또 바이올렛은 만날 때마다 꼭 라피네를 안아 주는데, 포근한 체온도,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내가 해 달라는 건 다 해 줘.’
밖에 나가서 번화가를 구경하고 싶다는 라피네의 말에, 바이올렛은 곧장 공작 부인을 찾아가 허락을 받아 왔다.
그 결과 현재.
라피네와 바이올렛은 기사들을 대동한 채, 마차를 타고 번화가로 향하고 있었다.
“라피네, 오늘 언니가 맛있는 디저트를 사 줄게. 어때? 좋지?”
“좋아!”
디저트 가게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파악해 보는 것도 좋겠지.
그러나 일단 목표는 ‘커피 하우스’였다.
귀족들이 자주 찾는 번화가로 들어서자, 멀리서 봐도 눈에 띄는 가게 하나가 있었다.
‘저긴가 보다.’
가게 앞에 마차들이 줄지어 서 있는 걸 보니 저기가 확실했다.
“언니! 저기 가 볼래!”
“저기? 흠, 그렇지만 저기는…….”
바이올렛이 고개를 갸웃했다.
“가 보고 싶어!”
“흠……. 별로 재미없을 텐데. 괜찮겠어?”
“응.”
가게 앞에서 마차가 멈추고, 바이올렛은 라피네와 함께 내렸다.
말에 타서 호위 중이던 렌델 경이 말에서 내리더니 의아해하는 말투로 물었다.
“여길 가시려고요?”
“맞아요. 라피네가 꼭 가 보고 싶다고 해서요.”
“흠…….”
“렌델 경이 안내해 주겠어요?”
바이올렛의 말에 렌델 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라피네는 고개를 들어 입간판을 확인했다.
「신사들의 커피 하우스」
커피 하우스가 생겨난 뒤로, 귀족들은 사적인 사교 모임을 가졌던 사교클럽 대신 공개적인 커피 하우스에서 모임을 하기 시작했다.
안쪽으로 들어서자, 남성 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빼곡한 테이블이 모두 차 있었다.
대부분 남자들은 열을 올리며 무언가에 대해 토로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포커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엄청 시끌벅적하네.’
테이블 위에는 모두 뜨거운 커피가 담긴 커피 잔이 놓여 있었다.
“으으…….”
그때, 바이올렛이 치를 떨며 고개를 저었다. 한쪽에서 피어오르는 메케한 시가 연기 때문이었다.
“일단은 안쪽으로 가시죠.”
렌델 경이 종업원에게 뭐라 말하며 돈을 쥐여 주자, 종업원은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그들을 룸으로 안내했다.
VIP 시설인지, 이곳은 그나마 쾌적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커다란 유리창이 있어 바깥을 전부 볼 수 있게 되어 있는 구조라, 라피네는 눈을 커다랗게 뜨고 모든 것을 눈에 담았다.
잠시 후, 종업원이 찾아와 주문을 받았다.
“커피 1잔, 맞으십니까?”
커피를 마실 만한 어른이 렌델 경뿐이라 종업원은 그렇게 질문했다. 렌델 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탕도 함께 주문했다.
“커피 외에 다른 메뉴는 아예 없나 보다.”
라피네가 말하자, 바이올렛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재미없는 곳이지. 그런데 대체 뭐가 재밌다고 우리 삼촌은 매일 커피 하우스를 찾아다니는 건지……. 1년 전에 커피 하우스가 생긴 뒤부터 엄청 찾아다녀.”
“그냥 수다나 떨려고 모이는 거죠, 뭐.”
렌델 경이 으쓱하며 대답했다.
“커피가 맛있어서가 아니고요?”
“예?”
라피네가 묻자, 렌델 경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었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맛있다뇨, 커피는 진짜 맛없습니다. 커피의 각성 효과 덕분에 인기가 많은 거지요.”
“아하.”
“그리고 커피는 맛으로 먹는 게 아닙니다. 마치 술과 같죠. 물론 달콤한 술도 있긴 하지만……. 두 분은 아직 어려서 모를 겁니다. 자고로 커피와 술은 인생의 맛이라고들 하죠…….”
라피네는 허세를 떠는 렌델 경을 흐린 눈으로 지켜봤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