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Older Brother, I Will Seduce the Male Lead RAW novel - Chapter (51)
안토니오는 곧장 손에 힘이 풀려 머리채를 놓았다. 하지만 분한 듯 울먹거리며 꼬집힌 부분을 문질렀다.
“이 미친 게! 감히 황족의 몸에 상처를 내다니!”
“그러길래 누가 머리채를 잡으래?”
“이이 건방진……!”
안토니오는 정말 분했는지, 다시 라피네의 머리채를 쥐어틀었다.
라피네 역시 지지 않고 아까 꼬집은 그 부위를 잡아 비틀었다.
약간 팔씨름 같은 대결 구도가 되었다. 라피네는 두피의 통증을 참으며 있는 힘껏 더 세게 꼬집었다.
“아, 아악! 아아악!”
결국 승리한 건 라피네였다.
‘어우, 유치해.’
라피네는 자유를 되찾은 머리카락을 탈탈 털었다. 안토니오는 빽 소리를 지르며 주저앉아 울먹이기 시작했다.
“으아앙! 너, 너, 감히…… 흐윽, 양손을 사용하는 게 어디 있어! 이 비겁하고 못된 계집애!”
“……뭐라고?”
양손이라니? 난 한쪽만 꼬집었는데?
라피네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울기 시작한 안토니오를 내려다보았다.
안토니오는 라피네가 꼬집지 않은 반대쪽 팔을 움켜쥐며 몹시 괴로워하고 있었다.
「죄송해요, 제가 몰래 꼬집었어요. 주인님.」
「나도 몰래 꼬집었다, 미안하다. 아가.」
“…….”
라피네는 입을 꾹 다물었다.
뜻밖에도…… 몹시 비겁하게 3:1로 싸워 버렸다.
라피네는 괜히 미안해져 안토니오를 빤히 바라보다가 그냥 돌아섰다.
그러기에 누가 먼저 건드리랬나.
등 뒤에서 으아앙! 하는 서글픈 울음소리가 들려왔으나 무시했다.
* * *
그날 밤.
라피네는 진땀을 흘리며 붓을 들고 고군분투했다.
오늘따라 일찍 퇴근한 아빠가 저녁 식사 시간에…….
〈라피네, 황제 폐하를 찾아가 그림을 보여 줬다는 게 사실이니? 응?〉
하고 물었기 때문이었다.
그 말을 들은 아드리안의 미간이 구겨졌다.
〈라피네, 진짜야?〉
루카와 로이스도 덩달아 살벌해졌다.
〈라피네 미워! 너 나는 안 그려 줬잖아!〉
〈라피네, 당장 나도 그려 줘. 그럼 너 오빠가 다시는 안 놀아 준다?〉
〈…….〉
그래서 저녁 식사 후, 라피네는 가족 1사람당 1장씩 그림을 그려 줘야만 했다.
게다가 아빠, 오빠들 셋의 그림까지 그리고 나자 엄마도 줄을 섰다.
그 뒤에는 실레인과 렌델 경까지 슬쩍 줄을 선 것이다.
‘억울해. 황제한테 그려 준 그림은 루비가 그려 준 건데.’
나는 망만 봤다고!
「그림 실력이 일취월장하겠구나, 아가야.」
「저도 그려 주세요, 주인님. 저도요!」
“어휴…….”
라피네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마도 당분간은 그림만 수십 장 그리게 될 것 같았다.
***
황비의 세피아 궁전.
레베카 황비는 새로 들여온 홍차를 마시며 우아하게 향기를 즐겼다.
최근, 귀부인들 사이에서는 이 홍차와 화려한 찻잔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다.
저택으로 사람들을 초대해 찻잔을 구경시키고 홍차와 디저트를 대접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들었다.
바로 티 파티였다.
‘나도 티 파티를 열어 볼까?’
레베카 황비는 아름다운 찻잔들을 보며 고민하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더 귀하고 아름다운 찻잔을 더욱더 많이 모아야겠어.’
어떤 찻잔은 황금과 보석으로 만들어져, 값비싼 보석과 맞먹는 가격이라고 들었다.
‘아버지도 저런 사업이나 할 것이지.’
안타깝게도 찻잔과 홍차 사업은 ‘오르 카페’를 만든 상단에서 독점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녀는 쯧 혀를 차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때, 똑똑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라 허락하자, 안쪽으로 들어선 것은 시녀 중 1명이었다.
“무슨 일이지? 내가 방해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저, 그것이…….”
시녀는 심각한 표정으로 레베카 황비에게 다가와 보고했다.
“뭐?”
이야기를 들은 레베카 황비의 표정이 곧장 심각하게 구겨졌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급하게 처소를 빠져나갔다.
레베카 황비가 향한 곳은, 근처에 있는 2황자 안토니오가 머무는 별궁이었다.
응접실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레베카 황비가 소리쳤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황자!”
소파에 앉아 있던 안토니오는 흠칫하며 어깨를 떨었다.
“다치다니요, 어디를 얼마나 다친 것입니까!”
레베카 황비는 극성스럽게 안토니오의 안색을 확인하며 몸 이곳저곳을 더듬었다.
“괜찮습니다, 어머니.”
안토니오는 그렇게 말하고는 하인들을 노려보았다.
“이놈들, 어머니한테 일러? 내가 괜찮다 하지 않았느냐?”
그러나 하인들은 벌벌 떨며 행여나 레베카 황비와 눈이 마주칠까 봐 고개를 숙였다.
“이, 이럴 수가……!”
레베카 황비는 안토니오의 팔 안쪽을 확인하고 놀라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티끌 하나 없이 하얗고 뽀얬던 피부에 푸른 멍이 들어 있었다.
“대체…… 대체 누가 이런 것입니까! 누가 감히 우리 황자를……!”
레베카는 기가 막힌 듯 헛웃음을 내뱉었다.
이 황성에서 감히 황자에게 이런 짓을 할 만한 사람이 있다니…….
그러나 이상하게도 안토니오는 절대로 입을 열지 않았다. 그저 입을 꾹 다물고 고집스럽게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회유도 해 보고, 협박도 해 봤지만 전부 통하지 않았다.
레베카는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다.
그때, 가까이 다가온 시녀 1명이 본인의 생각을 추측하며 말했다.
“저 혹시…… 황비 전하. 이건 제 추측입니다만…….”
“말해 보아라. 당장!”
“그것이…… 혹시 황후 폐하께서 보내 주신 교육 선생님의 짓이 아닐까요?”
“뭐라고?”
황비가 미간을 구겼다.
하지만 황후가 보낸 교육 선생은 귀족들 사이에서도 인품이 훌륭하기로 유명한 학자였다.
아무래도 황후가 보낸 선생이라 처음에는 탐탁지 않아 했지만…….
‘그 교육 선생이 온 뒤로 안토니오가 꽤 얌전해졌지.’
그래서 황후 역시, 남의 눈을 의식해 좋은 선생을 보내 준 거라고 생각했다.
이상한 선생을 보내 봤자 피해 보는 건 황후 본인일 테니까.
그래서 만족하고 있었는데…….
시녀가 계속해서 말했다.
“안토니오 전하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바로 그 교육 선생입니다. 시종들과 하인들은 안토니오 전하를 두려워해서 옷 입힐 때조차 살이 안 닿게 조심하지 않습니까?”
“…….”
사실이었다. 안토니오는 워낙 예민해서 남의 손이 자신의 살결에 닿는 것을 끔찍이도 싫어했다.
툭하면 시종들과 하인들을 발길질하고 매질하는 성격의 안토니오가 가만히 있었을 리가 없다.
게다가 밤에도 잠귀가 예민해서 누가 건들거나 작은 소리만 들려도 깨는 아이였다.
그러니 시종과 하인들 사이에 범인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였다.
‘그 교육 선생이로구나, 황후가 내 아들에게 독사를 가져다 붙였어!’
이가 갈렸다.
그토록 귀하게 기른 아들이 이런 꼴을 당했는데 눈이 돌아가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쩐지, 그 교육 선생이 온 뒤로 안토니오가 눈에 띄게 얌전해졌다 싶었지……. 그 작자의 짓이었구나.”
얼마나 아이를 괴롭히고 협박했으면…….
레베카는 순진하게 당하기만 했을 안토니오가 가엾고 또 가여웠다.
그녀는 줄줄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별궁의 하인들을 불러 모았다.
“너희들 중에 황자의 교육 선생이 황자를 학대하는 모습을 본 자가 있느냐? 증언하는 자에게는 황금을 내릴 것이다.”
하인들은 서로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중, ‘황금’이라는 단어에 눈이 먼 하인 하나가 슬쩍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덜덜 떨며 말했다.
“하, 학대까지는 아니고…… 그냥 황자 전하를 다그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크게 화를 내시기에…… 의, 의아했던 적이 있습니다.”
반은 사실이고 반은 아니었다.
정원에서 어린 동물을 발견한 안토니오가 그 동물을 학대하고 괴롭히다가 들켜서 교육 선생에게 훈육을 받은 거였다.
하인은 황금에 눈이 멀어 진실은 쏙 빼고 말했다.
‘어차피 거짓말은 아니니까 괜찮겠지.’
그렇게 합리화하며, 하인은 곧 떨어질 황금을 기다렸다.
“좋다. 너에게 황금을 주마. 너희들은 지금 그 여자를 내 앞으로 불러와라, 당장!”
* * *
“어서 사실대로 말해라! 황후 그것이 네게 뭘 시켰는지!”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레베카 황비는 곧장 끌려온 교육 선생을 다그치며 물었다. 그러나 교육 선생은 끝까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머리채를 잡히고 뺨을 연달아 맞은 그녀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레베카 황비는 직접 그녀에게 자백을 받아 내려 했다.
“황비 전하, 진정하시지요. 예?”
시녀들이 말려도 소용없었다.
레베카는 아들의 팔에 든 멍을 본 이후부터 눈이 돌아가 제정신이 아니었다.
“끝까지 발뺌한다 이거지, 그래. 내 직접 너를 끌고 황후에게 가서 물어야겠다!”
황비는 하인들을 대동해 교육 선생을 끌고 직접 황후궁으로 향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까지 분노로 흥분한 황비의 모습은 처음이기에, 하인들은 차마 말릴 생각도 하지 못했다.
불똥이 튈까 서로 불안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황비를 따라갈 뿐이었다.
덩달아 황비의 손을 잡고 끌려가고 있는 안토니오 역시 점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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