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CEREED RAW novel - Chapter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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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핏빛과 잿빛이 뒤엉킨 마계의 하늘은 마계가 창조되었을 때부터 그렇게 존재해 왔다. 처음모습 그대로 지금까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전혀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그런 태초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핏빛과 잿빛이 엉킨 마계의 하늘 저편의 공간이 일그러지며, 작지 않는 변화가 생겨나고 있었다.
그 어떤 소리도 없고, 단지 공간의 일그러짐만 더해지고 있었다. 흐물흐물 거리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할 정도로 공간이 물결치듯 움직였다.
그렇게 일렁거리고 있는 공간에 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둠.
온통 어둠으로 이루어진 ‘존재’였으며, 절대 악의 기운을 넘어선 무언가가 느껴졌다. 안개처럼 형체를 갖추고 있지 않은 모습으로 넘실거렸고, 그 주위는 어느새 어둠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단, 어둠은 일정한 틀을 이루고 있었으며, 그 틀을 벗어나지 않고 어둠을 지닌 안개가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눈’ 부분이라고 짐작되는 곳에는 검푸른 색의 빛이 은은히 빛나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악의 기운이 강하게 피어나고 있었다.
그 ‘존재’의 중심으로 작은 울림이 퍼져 나갔다.
사악한 기운이 느껴지면서 ‘웅-’ 하고 울리던 작은 울림이 멈추었다. 그리고 이내 ‘존재’의 ‘눈’이라고 짐작되는 곳이 보다 미약하지만, 선명하게 빛을 내었다. ‘존재’는 자신의 권능을 이용해 인간의 기억을 읽은 것이다. 이 ‘존재’에게 있어 이정도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카크의 기억을 다 읽은 ‘존재’를 중심으로 또 다시 사악한 기운을 머금은 작은 울림이 퍼져 나갔다.
처음 보다 사악한 기운이 한층 더 진해지며, ‘존재’의 ‘눈’ 부분에서도 또렷하게 검푸른 빛을 내며 넘실거렸다.
그리고 ‘웅-’ 하는 울림이 마계의 하늘을 을 맴돌더니, 곧 허공중으로 사라졌다. ‘존재’와 함께.
작은 울림이 잿빛과 핏빛이 뒤섞인 마계의 하늘에서 아련히 울렁거렸다.
무언가를 찾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