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get My Husband, I’ll Go Make Money RAW novel - Chapter (178)
178화
‘뭐지? 왜 얼굴을 붉히는 거야?’
의아해하던 아리스티네가 멈칫 했다.
앞섶이 죄 뜯긴 채 눈을 마주 치지 못하고 얼굴을 붉힌 남편의 모습은…….
‘홈.’
아이를 낳은 후였지만 아리스티네는 천천히 남편의 모습을 감상하며 시각 태교를 감행했다.
타르칸은 그 시선을 느끼고 더 더욱 얼굴을 붉혔다.
한 손으로 슬쩍 가슴을 가렸는 데,당연히 그 커다란 손으로도 빵빵한 가슴은 다 가려지지 않 았다.
오히려 은근한 느낌이 드는 것 이-….
아리스티네의 눈빛이 초롱초롱 해졌다.
타르칸은 손가락 틈으로 가슴 이 더욱더 잘 보이게 대흉근에 힘을 주었다.
그 모습을 보며 궁인들은 응헉 헉 웃었다.
‘둘째 걱정은 할 필요 없겠다.’
‘그래도 너무 빨리 가지시면 안 돼. 천천히……’
‘그래,우리가 준비한 것들은 다 즐기시고……’
응헉헉,웃는 아이루고 궁인들 옆에서 실바누스 시녀들이 으흥응 웃었다.
경쟁하는 사이였으나 이 일에 관해서 만큼은 서로가 든든한 아군이었다.
산파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남편 머리카락 쥐어뜯는 산모는 봤어도 남편 가슴팍 쥐어뜯는 분은 처음 보았습니다.”
그 말에 열심히 시각 태교 중이던 아리스티네가 흠칫했다.
“내가 저렇게 만들었다고?”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지만 반 응을 보니 그게 사실인 것 같았다.
산고로 이성이 없을 때 쥐어뜯 은 것이 하필이면 남편의 앞섶이라니…….
‘두렵다,나의 무의식.’
하지만 뭐.
“어쩐지 힘이 불끈불끈 나더라.”
아리스티네의 중얼거림에 타르 칸은 얼굴을 붉히며 대흉근에 더 바짝 힘을 주었고, 궁인들과 시녀들은 응힉힉, 으흥흥 웃음을 흘렸다.
아리스티네는 씨익 웃곤 품 안 의 아이를 내려다보았다.
갓 태어난 아이를 보고 이목구 비가 어떻다,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아리스티네는 아이가 타르칸을 쏙 빼닮았다고 생각했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이상해졌다.
배 속이 뭉클하고 입가에 미소 가 번졌다. 동시에 코끝이 찡하 면서 눈물이 나올 것 같기도 했다.
‘자식이라는 건 바라보는 것만 으로도 이런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들게 하는 존재구나.’
소중하다는 말조차 가볍게 느 껴지는 존재.
타르칸의 손이 아이를 토닥였다.
아리스티네는 고개를 들어 타 르칸을 바라보았다.
‘내 가족.’
아비에게 버림받고 홀로 십수 년의 세월을 살았다.
평생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부평초처럼 떠 있는 느낌을 지 울 수 없었다.
이제야 제대로 땅에 뿌리내린 기분이 든다.
‘이래서. 내가 이런 기분을 느 끼지 못했어서.’
그래서 돈 벌고 이혼해서 가족 없이 혼자 떠돌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구나.
지금은 전혀 아니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데 가물가물 눈이 감겼다.
타르칸이 떨어지는 그녀의 고 개를 부드럽게 받쳐 주었다.
그 손길에 아리스티네가 비식 웃었다.
언제나 이렇게 자신을 살펴 주 는 가족이 있기에 머리 찧을 걱 정 하나 없이 졸 수도 있다.
“나 졸려. 힘들어.”
투정처럼 웅얼거리는 말에 타 르칸은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이 되었다.
그러더니 곧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
“가슴 만질래?”
“ 응”
아리스티네는 냉큼 고개를 끄덕였다.
“아유,황녀님께서도 참. 황자님이 계신데……”
산파가 아이를 받아 가며 입을 내밀었다.
“어차피 모르잖아.”
“애들은 모른다고 그러는데 애들도 다 압니다.”
그 말은 아리스티네도 어느 정 도 동의하는 바였다.
하지만 방 금 태어났지 않는가.
“무엇보다 황실의 피가 흐르잖아”
그 말에 아리스티네가 고개를 갸웃했다.
실바누스 황실의 피가 황금의 피라고 불릴 만큼 특별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말을 알아들을 리가 없지 않은가. 기억할 리도 없고.
아리스티네에게도 태어날 때의 기억 따윈 없었다.
“황자님은 걱정 마시고 어서 쉬셔요. 회복이 중요합니다. 처리는 다 끝났으니 회복실로 가 시면 됩니다.”
산파의 말에 아리스티네가 고 개를 끄덕이고 타르칸을 향해 팔을 벌렸다.
타르칸이 단단한 팔로 그녀를 꽉 끌어안아 올렸다.
아리스티네는 그의 가슴에 편 히 기대 눈을 감았다.
두근두근,하는 고동 소리와 따끈한 몸, 그리고 차분히 걸을 때마다 느껴지는 진동이 기분 좋았다.
수마에 반쯤 빠져든 채,아리 스티네는 타르칸이 자신을 푹신 한 침대에 내려놓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옆에 누워 손에 가슴을 대어 주는 것도.
흐뭇하게 미소 짓는데 문이 열 리는 소리가 났다.
약간의 소란이 있었다.
태어난 아이에 대한 이야기, 아리스티네의 건강에 관한 이야기.
그중에서 유독 크게 들리는 말이 있었다.
“너 가슴이 왜 그래?!”
一라는 라우넬리안의 경악한 외침이었다.
아리스티네는 모르는 척 수마에 완전히 몸을 맡겼다.
* * *
“세상에, 진짜 타르칸 폐하 판박이네!”
“완전히 타르칸 폐하 미니미라고 해도 되겠어.”
“아니,태어난 지 겨우 한 달 된 황자님 얼굴에 뭐가 그렇게 보인… 보이네.”
카페테라스에 앉은 사람들이 신문을 둘러싸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대관식도 치르지 않았건만,사람들은 너도 나도 아리스티네와 타르칸을 폐하라고 칭하고 있었다.
“이 보라색 눈동자가 우리 아리스티네 폐하랑 똑 닮았어.”
“아,미래가 너무 기대된다.”
“타르칸 폐하와 같이 야성적인 미남에 마력적인 보랏빛 눈동자라니……”
“저는 이 황조 찬성입니다.”
본디 통치자는 잘생기고 아름 다울수록 좋은 법.
“어떻게 아기님인데 이렇게 잘 생길 수가 있지?”
“그거 여기 나와 있어. 태교에 대한 거……”
신이 빚은,살아 있는 예술품을 보며 태교했다고 한다.
손가락으로 가리킨 기사에 사람들이 잠시 침묵했다.
“라우넬리안 전하의 인터뷰인데,흠……”
“으흠,흠흠..”
저 ‘신이 빚은, 살아 있는 예술품’이 무엇을 뜻하는지 참으로 명확했다.
굳이 따지자면 동의는 하는 바이나 황자씩이나 되시던 분의 동생 바보짓이 이렇게 신문에 실린 것을 보니 참…….
“여기 네프테르 폐하의 인터뷰도 있어.”
다들 태교가 어렵다고 하는데 다른 건 몰라도 시각 태교는 참 간단했다.
며늘아기에게 거울만 가져다주면 되니까.
“……그래,뭐어,크흠, 일리 있는 말이네. 우리 폐하 미모가미모니까…”
그런데 왜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일까.
신문 같은 건 역사 자료로도 보관되지 않던가.
그런 곳에 ‘내가 바로 며느리 팔불출이다!’ 하고 도장을 광 박아 버리는 초강대국의 제왕一마 수 평원의 지배자一이라…….
“……시댁에서 미움받는 것보 단 예쁨받는 게 훨씬 낫지……
사람들은 중얼거리며 애써 고 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팔로 해당 인터뷰를 가렸다.
사람들은 그런 기사는 보지 못 했다는 듯 아주 자연스럽게 아까 전의 이야기를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
“우리 황자님 전체적으로 타르 칸 폐하랑 닮으셨는데 조금 조금씩 아리스티네 폐하의 흔적이 보여.”
“크면서 또 달라지기도 하니까 궁금해.”
“으으,빨리 직접 보고 싶어!”
“1년 지나고 나서야 선보이시겠지.”
그 말에 사람들이 아쉬운 한숨 을 내쉬었다.
“그래,그때까진 살아야겠다.”
물론 주접을 떠는 것을 잊진 않았다.
이 아이야말로 오랜 적대를 끊 은 평화의 상징 그 자체였다.
더 이상 전쟁이 없을 거라는….
무엇보다 신으로부터 계승권을 받은,〈개화〉한 아리스티네와 신의 힘을 이은 타르칸의 아이였다.
해묵은 신의 축복과 힘이 아직 도 건재하다는,신화의 재현과도 같은 두 사람의 아이.
사람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그 먼 옛날에도 황제와 기사가 성혼한 적은 없었다.
신의 축복과 신의 힘이 하나의 피에 깃들었을 때 어떤 존재가 탄생할지 그 누구도 몰랐다.
사람들은 기대를 속으로 꿀끽 삼키고 지금은 그저 황자님의 탄생에 즐거워했다.
“이 기사 봐. 벌써부터 엄마바라기래. 다른 사람 품보다 엄마 품 좋아한다고.”
“귀여우셔. 세 분이서 같이 찍 은 사진 좀 더 실어 주지.”
엄마 품에 안긴 채 엄마만 똘 망똘망 바라보는 아기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짓던 사람들이
아빠 품에 안겨서는 울음을 터트리는 아기를 보고 와르르,웃 음을 터트렸다.
“악트시온 황자 전하.”
“부디 건강히 자라 새로운 시대를 여시기를.”
웃음을 삼킨 사람들이 눈을 감으며 축복의 말을 건넸다.
* * *
“오구오구,내 째끼! 어휴, 아주 성군이 될 상이야. 누구 닮아서 이렇게 잘생겼을까,이 할아 비지?”
네프테르가 악트시온을 안고 어화둥둥 하며 말했다.
이미 제 왕으로서의 근엄함과 체면은 내 려놓은 그였다.
옆에서 무려 염력으로 딸랑이 다섯 개를 동시에 흔들던 라우넬리안이 인상을 찌푸렸다.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이 오뚝하고 섬세한 콧방울을 보십시오. 누가 봐도 리네와 나를 닮았는데.”
“우리 며늘아기를 닮은 건 인정하는 바이지만, 라우넬 황자를 닮은 건 모르겠소만?”
“제게 좋은 약재가 있는데 보 내 드려야겠습니다. 벌써 노안이 오신 것 같으니 말입니다.”
라우넬리안이 지지 않고 받아쳤다.
궁인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악트시온은 타르칸과 판박이라고 할 정도로 닮았지만,아리스 티네의 흔적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 강렬하고 또렷한 이목구비 와 야성적인 얼굴에 아리스티네의 섬세함이 섞여 들면서 분위 기가 굉장히 오묘했다.
‘인류를 위해서라도 다산하셔야 해!’
‘유전자를 최대한 많이 남겨서 이 미모를 널리 퍼트려야 해!’
‘어떤 조합이어도 다 좋을 듯. 원래 잘생긴 거랑 예쁜 거랑 합 치면 잘생쁨,예쁘잘이잖아. 실패란 없어.’
‘둘째는 우리 비전하,아니 폐하 판박이 황녀님이셨으면……’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져 응힉 헉,웃음이 새어 나왔다.
소파에 늘어져 있던 아리스티네는 아기를 끼고 투닥거리는 네프테르와 라우넬리안을 보고 픽 웃었다.
누가 봐도 타르칸 미니미인데 두 사람은 악트시온에게서 아리 스티네의 흔적을 하나씩 하나씩 발견해 내며 아리스티네를 닮았다고 난리였다.
‘시온이 칸보다 나를 더 닮았다고 하는 사람은 아버님과 오 라버니 뿐이야.’
“아기 앞에서 그렇게 싸우면 좋지 않아요.”
아리스티네의 말에 두 사람이 동시에 그녀를 돌아보았다.
“사내애는 좀 그렇게 커도 된다.”
“네프테르 폐하 말이 옳아,좀 싸울 줄도 알아야지.”
“그보다 리네, 뭐 먹고 싶은 건 없니? 이제 먹고 싶은 거 마음껏 먹으렴.”
“아니면 쉴래? 옮겨 줄까.”
어느새 손자와 조카는 뒷전이 고 아리스티네를 신경 쓰며 챙겨 주려고 하는 두 사람을 보며 그녀는 어깨를 으쑥했다.
어째서인지 해산하고 나서 저 를 부둥부둥 하는 게 더 심해진 것 같다.
“배불러요. 계속 먹었는걸요.”
아리스티네가 고개를 저으며 손을 뻗자 네프테르가 조심스레 손자를 넘겨주었다.
“조심하거라. 시온이 너무 크다 보니 네 가느다란 팔이 버틸 수 있을까 이 아비는 걱정이구나.”
아리스티네는 자꾸 아기가 크 다고 하는 주변 사람들을 이해 할 수 없었다.
‘우리 시온이 이렇게 조그마한 데 다들 무슨 소리람.’
그녀는 품에 안기 버거운 악트시온을 둥기둥기 하며 고개를 저었다.
팔불출 핏줄이 어디 가는 건 아니었다.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악트시온이 아리스티네의 품에 안기자 까르륵, 웃었다.
“시온.”
이름을 부르자 웃음소리가 더 커진다.
악트시온.
타르칸과 제 아이의 이름이었다.
실바누스와 아이루고.
절대 하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오랜 세월 반목만을 반복 하던 두 나라를 모두 계승하는 아이.
그렇기에 계승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름을 붙여 주었다.
‘아버님과 라우넬 오라버니는 서로 자신의 이름을 붙여 주고 싶어 하셨지만.’
아이의 이름을 짓는 게 한바탕 소동이었던 것을 생각하며 아리스티네는 미소를 지었다.
“너무 엄마만 좋아하는 거 아니냐. 아빠 섭섭하다.”
타르칸이 아이의 말캉한 볼을 콕 찌르며 말했다.
악트시온이 대번에 인상을 찌푸렸다.
“칸.”
울 듯 말 듯 한 얼굴에 아리스 티네가 책망하는 목소리로 남편 을 불렀다.
타르칸은 대번에 시무룩해졌다.
아들 탓에 아내에게 혼나는 게 한두 번이 아니라 서운하고 속상했다.
“지금은 양보해 준다. 하지만 명심해라. 엄마는 아빠 거고,아빠는 엄마 거란 것을.”
“칸도 참. 아기한테 무슨 말을.. ”
아리스티네가 타르칸을 흘기며 말했다.
하지만 슬쩍 올라가는 입꼬리가 싫은 눈치는 아니었다.
“사실이잖아.”
타르칸이 당당히 말하며 그녀의 어깨를 감싸 쥐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두 사람의 눈 이 마주치고,묘한 기류가 흘렀다.
두 사람의 입술이 가까워지려는 때.
“으애애애애!”
고막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렸다.
악트시온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울었다.
깜짝 놀란 아리스티네는 바로 아들을 어르고,타르칸은 멍한 얼굴로 멀어지는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대체 이게 몇 번째지……’
아내랑 좋은 분위기가 흐르면 어김없이 아들놈이 울었다.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사랑해 마지않는 아들이었지만….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아웅다웅 하던 네프테르와 라우넬리안이 그런 타르칸의 모습을 보고 손을 맞부딪치며 고소하다는 듯 웃었다.
평화로운 한때였다.
곧 있을 일을 생각하면,아주 놀라울 정도로 평화로운 나날.
남편은 됐고,돈이나 벌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