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mer King RAW novel - Chapter 328
327 결자해지(2)
나오긴 싫지만 어쩌랴.
무진은 시간을 아껴 가며 아내와 격렬한 사랑을 나눈 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며 살고 싶지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가 않았다.
해야 할 일을 외면하면, 화근이 되어 돌아오곤 했다. 싹은 미연에 잘라야 뒤탈이 생기지 않는다.
무진은 안휘성에서 절강성에 당도했다. 한데, 넘어오기 전부터 항주의 탕아로 소문이 자자하게 났다.
사전에 강철과 나릉을 보내 항주에서 방탕하게 놀라고 했다. 번갈아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돈을 펑펑 쓰도록 한 것이다.
“살이 포동포동 오른 걸 보니 푹 놀았나 보다.”
“놀다니요! 천부당만부당하신 말씀입니다.”
“내려 주신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을 뿐입니다.”
나릉과 강철은 며칠간의 일정을 잊지 못했다. 돈도 써 본 사람이 쓴다고,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천하오대야객으로서 공무에 치여 살다 보니 정작 돈은 써 보지 못했던 것이다. 모으기만 하면 안 된다는 걸, 벌었으면 쓸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주군을 통해 알게 되었다.
“계집질은 적당히 했어야지, 내 명성에 금이 갔잖아.”
“……송구합니다.”
떨어질 명성이나 있었나?
주군은 대단하신 분이긴 하나, 외부의 시선은 여전히 개차반 망나니였다. 계집질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한 번 망나니는, 영원한 망나니.
갱생했다는 말을 사람들은 하나도 믿지 않았다. 그러니 계집질까지 질퍽하게 했다고 달리 볼 가능성은 희박했다.
‘유진이한테 말을 해 놓기는 했는데, 이건 좀 너무 나갔나?’
-너도 이상한 놈이다. 망나니 주제에 어째서 계집질은 하지 않은 거지? 원래 망나니의 기본은 색골일 텐데.
‘순결만은 지키고 싶었거든.’
-이상한 놈이 아니라, 미친놈이었군.
말도 안 되는 소리긴 한데, 무진의 첫 여자는 유진이었다. 태어나서 다른 여인을 취하진 않았다. 미래도 마찬가지였다. 전왕이 되었을 때 꽤 많은 여인이 유혹해 왔었지만, 동하지 않았다.
후회는 안 했다.
이 남자, 저 여자 많이 만나야 좋은 사람을 만난다고 하지만, 무진은 아내만 있으면 되었다. 아내와 정을 나누기도 바쁜 세상, 다른 여자를 만날 시간이 어디 있다고. 그저 소문으로만 풍류남아이면 되었다.
“여하튼 독은 조심해라.”
“예?”
“날 죽이려는 놈들이 한둘이 아니잖아.”
“……알겠습니다.”
주지육림에 빠졌던 나릉과 강철은 마른침을 삼켰다. 그러고 보니 너무 안일했던 것 같았다. 가장 무방비의 상태는 정사를 나눌 때였다. 그 순간 암습이나 독을 썼다면 이 자리에 멀쩡하게 있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소문이 들리던데?”
“무슨 소문을……?”
“다 이해한다. 약할 수도 있지.”
“약하다니요, 저는 강합니다. 이놈이 약한 거지!”
“내가 더 강했거든, 반각도 못 버틴 놈이 누구한테!”
약한 것들.
잡담은 이쯤 하고 표식을 따라 이동했다. 가는 내내 뒤에서 누가 더 강한지, 도토리 키를 쟀다.
반 시진 후.
무진은 아들과 제자를 만났다.
태진, 철호, 육칠은 무진의 등장에 긴장을 지우지 않았다. 날을 바짝 세워, 흐트러진 모습을 지웠다. 좋은 시절 다 갔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놈들은?”
“생각보다 많진 않습니다.”
내부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사람인 이상 먹고 마시는 것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또한, 애초에 벌어질 날짜와 어긋나면서 인원을 최소화했다.
‘새외부터 정리할 심산이군.’
-당장 이곳에 신경을 쓰기에는 부담스럽다는 뜻이겠지.
이것으로 예측했던 대로 흘러가기는 했다. 만약 여기에 전력을 투입했다면 계획이 어긋날 수도 있었다.
“어디야?”
“지형상 이곳을 제외하면 어렵습니다.”
“확실한 거겠지?”
“다른 건 몰라도 이번엔 확실합니다.”
“눈에 띄지 않도록 주변을 차단해.”
“예, 강 대협.”
이제부터는 따분한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부디 원하는 걸 얻기를 바랐다.
***
어디를 가도 길이 보이지 않는다. 눈앞이 깜깜하다. 벼랑 끝에 선 기분이 이럴까? 차라리 벼랑에 서 있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천지 사방을 둘러봐도 아군을 찾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저들이 적이라고 볼 수도 없다.
“소저들, 저도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닙…… 헙!”
“지금 우리가 싫다는 거예요?”
“사정을 알지…… 헙!”
“사정을 알면 없던 일이 되나요?”
무호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다. 어떤 말을 해도 꼬투리가 되고 있었다. 이 소저, 남궁 소저, 북궁 소저에 이어 소려까지. 그나마 소려는 배려심이 깊어 뒤로 빠져 있었다. 그러나 부담이 되기는 매한가지였다.
한꺼번에 네 여인과 함께하게 될 줄…… 아, 다섯이구나.
자신의 제자를 정실로 앉히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을 것 같은 검후의 기세였다.
무호는 형이 나갈 때 남궁 소저와 이 소저라도 데리고 갔으면 했다. 그러나 바람은 바람일 뿐, 인생은 과연 쉽지가 않았다. 한편으로 억울했다. 아직 깊은 관계를 맺은 것도 아니다. 어정쩡하게 이 관계가 지속될 것 같아서 억울했다.
“소려가 정실입니다.”
“……!”
세 여인의 사나운 기세가 무호를 난도질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호는 선택을 해야 했다. 이 순간 밀리면 평생 기죽어서 살아야 한다. 무엇보다 세 여인의 기가 너무 강하다. 정실에서 밀려난 소려가 버틸 수 있을까?
지켜보던 장모…… 아니, 검후께서 나섰다.
“제법 강단이 있구나.”
“……감사합니다.”
“그렇다고 인정하는 건 아니네.”
“예?”
“내 제자를 홀대하고 무사할 성싶었느냐!”
“……그런!”
배포를 보여 주어서 어물쩍 넘어가려고 했던 무호의 잔머리는 검후의 기세에 무용지물이 되었다. 제자를 위하는 검후의 마음이 워낙 강경했다. 무슨 짓을 해서든 정실로 만들려는 것이다.
“내 손녀를 홀대하는 걸 두고 볼 순 없지.”
“할아버지!”
“오냐, 이 녀석아.”
“오실 줄 알았어요.”
요 뻔뻔한 것이.
남궁연화의 서신을 받은 검제가 송호문을 조용히 찾았다. 그 뒤로 취선이 작금의 대치 국면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검제께서 나설 일은 아닐 텐데요.”
“그러는 검후도 나설 일은 아니라고 보는데.”
검제와 검후의 기세가 충돌하자, 북궁혜는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아무 배경도 없는 능소려는 강 공자와 많은 시간을 보내서 다른 이들보다 정분이 쌓였다. 그런데 자신은 정을 쌓을 시간도 없었고, 북해도 너무 멀리 있었다.
‘아버지를 불러야 하나?’
취선은 네 소녀의 정체를 알기에 혀를 내둘렀다. 하나같이 비범한 아이들이 한 사내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검후, 검제, 북해, 상계까지 이런 조합을 만들어 놓다니, 천하라도 움켜쥐려는 게냐?’
분명 복 받은 대치가 맞지만, 취선은 무호의 처지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비범하다는 건 돌려 말하면, 기가 세다는 의미가 되었다. 하나도 아니고, 넷이나 되는 여인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기라도 펴고 살 수 있을지, 장래가 걱정되었다.
다다다다!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는 중에 산으로 송호문의 무인이 찾아왔다.
“소문주님,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손님이라고? 누군데?”
“혈궁에서 왔다고 합니다. 하온데 굉장한 미녀입니다.”
“…….”
무호는 사방에서 쏘아 대는 따가운 눈총에 천참만륙을 당하는 느낌이었다.
이거, 아래도 예감이 좋지 않았다.
‘형, 이럴 거면 나도 데려가!’
차라리 시산혈해의 전장이 안전할 듯싶다.
***
주르르, 뚝뚝!
베어진 옷자락 사이로 깊은 상흔이 생겼다. 조금만 더 깊었다면 허리가 베어져 나갔을 것이다. 하나, 수많은 상처 중 하나에 불과했다. 난전을 치른 그들은 수없이 많은 자상과 혈흔이 육신을 뒤덮었다.
허억, 허억!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나서야, 겨우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일대는 도륙된 주검으로 뒤덮여 있었다. 핏물이 사방을 흥건하게 적셨다.
“씹어 먹어도 시원찮을 놈들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천기를 안다던 자네도 욕망 앞에선 별수 없군.”
데리고 온 무인 중 삼분지 이가 죽었다. 이제 남은 수는 고작 열 명에 지나지 않았다. 가문을 이끌어 갈 자들이기에 피해가 막심했다.
비도를 차지할 욕심에 눈이 멀어 사태를 냉정하게 바라보지 않았다. 무신총은 절세신공이 숨겨진 장소가 아니라, 돌아오지 못할 사지였다.
하나의 함정을 지날 때마다 수하들을 잃었다. 또한, 구유사귀를 비롯한 흉명이 자자한 살귀들과 맞닥뜨려야 했다.
희생을 치렀어도, 비도를 얻었다면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관문을 넘었을 땐, 지독한 함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제때 빠져나가지 못했다면 영영! 뜨는 해를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밖으로 나왔을 때 기다리는 자들이 있었다. 혈전을 펼치고 나서야,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암중 세력의 속임수였어!”
“안다고 달라지는 건 없겠지.”
제갈현과 악중평은 낭패한 기색이 완연했다. 보물을 독차지하기 위해 은밀하게 움직였으니, 이 사실이 대외적으로 알려진다면 비웃음거리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한편으로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누군가에게 이토록 완벽하게 속아 넘어가게 될 줄은 몰랐다. 누구보다 현명하다고 자부했기에 자존심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제갈현보단 악중평이 침착한 편이었다. 그는 피해를 보았음에도 앞을 기약했다.
“이제 와 힘을 합치자고?”
“따로 기댈 곳은 없다고 보는데.”
“언제 등을 찌를지 모르는 자와 손을 잡으라는 건가!”
“그렇네.”
악중평의 제안에 제갈현은 이를 갈았다. 무신총의 최후 관문을 넘은 후 악중평은 제갈현을 밀어내고 비도를 탐냈었다. 그로 인해 기관이 작동해 피해를 키웠다.
그런데도 제갈현은 악중평이 내민 손을 거절하지 못했다. 변명 같으나, 자신도 악중평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연 신기제갈의 가문답게 현명하군.”
“닥치지 못해! 더는 나를 자극하지 마라.”
악중평도 편치는 않았다. 그러나 현실을 외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신의 무공을 얻었다면 또 모를까. 손에 넣지도 못한 상태에서 가문의 주요 전력을 전부 잃었다. 사실을 감춘다고 해도 언젠가는 알려질 터. 다른 방도가 없었다.
“여길 정리하세.”
“그러지.”
흔적을 남겨 두는 것은 위험했다.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 한다.
푸슥!
막 행동하려는 때, 뜨는 해를 뒤로하며 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창이 뻗어 나가며 강기를 발출했다.
꽈아아앙!
정체를 확인하기보다 살인멸구를 택한 악중평의 과감한 수였다. 지치기는 했어도, 그는 어느 때보다 빠르고 강했다. 신창이란 명성이 아깝지 않은 창격이었다.
부르르르!
창극에서 시작된 흔들림이 창대에 이르러 거대한 파도가 되었다. 전신으로 타고 들어오는 반진력을 흩어 냈던 악중평은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밀렸어!’
나아가기는커녕 뒤로 밀린 족적과 심부에서 치솟아 오르는 선혈을 겨우 참아 냈다.
저벅, 저벅!
떠오르는 태양을 등진 사내가 서서히 윤곽을 갖추었다. 서로를 알아볼 거리에 서자, 제갈현의 눈매가 날카롭게 변했다. 직접 보진 않았지만, 눈에 익혔다.
“설마!”
“눈썰미가 좋은데.”
무진은 정체를 숨기지 않았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제갈현과 악중평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했다.
“네놈이 여길 어떻게?”
“그거야 내가 여기로 유인했으니까.”
“뭐?”
“많이 당황스럽지?”
제갈현과 악중평은 천운권의 등장에 혼란스러운 눈빛을 지우지 못했다. 그들로서는 천재지변과도 같은 일이었다. 죽이고 싶은 마음과는 별개로 천운권은 여기에 있어선 안 되었다.
그런데 버젓이 나타나서 자신이 이 모든 일을 계획했다고 떠벌렸다.
“그따위 헛소리를 믿을 것 같으냐!”
“이래서 평소 행실이 중요한가 봐.”
악중평과 제갈현의 불신에 무진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평소에 착실하게 쌓아 놓은 평가가 눈과 귀를 가렸다. 이러면 무슨 짓을 해도 어지간해선 선입견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비도를 던져 주길 잘한 것 같다.’
-본 좌가 아니었으면 시도하기 어려운 계획이었다.
‘잘난 체는.’
-잘난 체라니, 본 좌는 많이 잘났다.
마신교가 무신총을 이용하려고 할 때, 무진은 장보도를 제작해서 제갈세가와 산동악가에 보냈었다. 물론, 워낙 교활한 놈들이라 무공의 묘리를 숨겨 놓지 않으면 현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제아무리 똑똑해도 신공의 구결이 담겨 있다면 무인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네놈이 죽을 자리를 찾았구나!”
“더는 말이 필요 없겠지.”
제갈세가와 산동악가는 선을 넘었다. 한 번도 아니고, 몇 번이나 살수를 보냈다. 그런데도 방관한다면 호구나 다름이 없지. 용서는 이쯤 했으면 되었다.
“개수작은 죽어서나 부려라.”
제갈현과 악중평이 동시에 움직였다. 세간의 평가대로라면 천운권을 혼자서도 상대할 수 있겠지만, 방금 보여 준 수는 소문 그 이상이었다.
최대한 빨리 끝장을 보려면 합공을 펼쳐야 했다.
좌우로 검과 창이 무진을 베고 찔렀다.
무진이 물러서지 않고 막아서자 회심의 미소를 지었던 제갈현과 악중평은 순간 기겁했다.
쐐애액, 꽈아아아앙!
천지를 뒤흔드는 격렬한 폭발이었다. 일순 공간이 압축되어 점이 되었다가 퍼져 나갔다. 지면의 거죽이 버티지 못하고 속살을 드러내며 사방으로 흙먼지를 휘날렸다.
쿠다다당!
쿨럭!
튕겨 나간 채 바닥을 구른 제갈현과 악중평은 기혈이 뒤틀리면서 핏물을 토했다. 일순간, 육신의 통제를 앗아 가고, 의식마저 가물거렸다.
시야가 흐릿해지는 찰나, 남아 있는 가문의 무인들이 속절없이 죽어 나갔다.
푸아아앙!
내지르는 족족 막기는커녕 걸레짝이 되어 찢겨 나갔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처참한 흔적만이 남겨졌다. 촌음도 걸리지 않았다.
무진의 살수는 삶을 죽음으로 이끌었다. 그제야 벌어지는 사태를 알았지만, 너무 늦고 말았다.
푸아악!
십수 명의 마지막을 장식할 무인의 머리가 수박처럼 깨지며 뇌수와 선혈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부르르르!
공간이 멈추어진 듯했다.
제갈현과 악중평은 지독한 악몽을 꾸는 기분이었다. 눈앞에서 펼쳐진 현실은 비현실의 극치였다. 지쳐 있다고는 해도, 저리 허무하게 죽어선 안 되었다.
“……이런 악마 같은!”
“……네놈이었어!”
제갈현과 악중평은 그제야 왜 실패의 연속이었는지를 깨달았다. 천운권의 실체는 천외천의 괴물이며,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재앙이었다.
“이런 짓을 하고 무사할 성싶으냐!”
“무림맹에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평판이 좋지 않기는 해도, 제갈세가와 산동악가는 무림맹 소속이었다. 자신들을 죽인다면 무림맹에서 조사가 나올 테고, 천운권은 무림공적이 될 것이다.
씨익!
무진이 웃자, 그들은 불안해졌다. 그러나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억울했다. 어떻게든 살아야 하기에 물고 늘어졌다.
“궁지에 몰리니 현실 파악이 안 되는 모양이야. 여기가 어디라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힘이 없어서 너희들을 유인했을까.”
“……설마!”
“맞아.”
“……악독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