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mer King RAW novel - Chapter 362
361 위계질서(2)
심각한 부상에도 그녀는 이른 시간에 의식을 회복했다. 타고난 강골에 엄청난 자가 회복 능력이었다.
야수궁의 궁도들이 까다로운 연유였다. 어지간한 상처는 싸우는 도중에 회복되곤 했다. 남만의 독충, 독물, 독지에서 살다 보니 자연 치유력과 독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 것이다.
아!
의식을 회복한 그녀는 눈을 떴다. 주변을 돌아보다 철호를 보고 수줍게 고개를 숙였다.
뭐야, 저 병신 같은 추임새는.
방이 한 칸이라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랐던 무진은 육칠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편이 입맛 건강에는 좋을 듯싶었다.
‘난 왜?’
육칠은 마냥 억울한 거지였다.
잠깐 수줍었던 소궁주는 사태를 되짚었다.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부터 따져 봤다. 개 같은 늑대 새끼들한테 쫓기다가 맹호(猛虎) 탄 왕자님을 만난 것까지.
“괜찮으십니까?”
“괜찮아요. 그런데 얼굴이 정말 호상이세요.”
“……?”
이걸 계속 듣고 있어야 하는 거냐고.
호상, 오늘 죽어도 되는 거냐.
“남철호입니다.”
“군소소예요. 방년 십팔 세고요. 정말 꽃다운 나이죠.”
죽다 살아난 놈…… 아니, 년이!
지금이 그런 한가한 대화를 할 때냐고. 가만 보니 철호 이 녀석, 정말로 얼굴만 보네.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그러게 말이다.’
-넌 진짜 양심이 없구나.
‘만리장성 무너졌냐, 마왕답게 굴어.’
마왕이 양심을 찾고 지랄이다.
근래에 들어 이 새끼가 자기 본분을 잊고 있었다. 마왕이면 피도 눈물도 없이 사악하게 살아가야지. 고사에 마왕의 뿔처럼 무참히 살육하란 말도 못 들었나!
철호와 소소의 꽁냥꽁냥이 이어지자, 무진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보기 흉측한 것들이, 지금 뭐 하는 거야?
안 본 눈을 사 와야 할 듯싶다.
“궁상 그만 떨고, 너.”
“저요?”
“그래, 너. 공주라며.”
“맞아요.”
“어쨌든 공준데, 간밤에 어딜 가려고 혼자 쏘다닌 거야?”
“그건.”
“됐어, 듣고 싶지 않아. 행여나 말하지 마라. 말하면 정말로 죽여 버린다.”
“……?”
귀찮은 일은 딱 질색이니, 원천 봉쇄는 삶의 지혜였다. 괜히 사연을 일일이 다 들어 주면 거절하기도 어색하다. 애초에 듣지 않으면 모르쇠로 일관할 수 있었다.
“사부님, 사정이 있으니 밤중에 홀로 나왔겠지요. 아녀자의 고충을 외면하시는 건 사부님답지 않습니다.”
“……그렇구나.”
철호 이 녀석이 언제부터 혓바닥이 이렇게나 매끄러웠지? 능수능란한 화술에 무진은 뒤통수가 얼얼했다.
낯설다, 철호야.
철호를 방패 삼아 빼꼼히 얼굴을 내미는 소소를 보자, 무진은 뒷골이 재차 당겼다. 쟤들 저러는 게 오늘만이 아닐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다.
‘고얀, 사부의 말을 씹다니.’
-잘 키웠구나.
‘네 제자야.’
-어허, 큰일 날 소릴.
마왕이란 놈이 줏대가 없어요.
하긴 아무것도 없긴 하지.
-없다니~~~!
마왕의 외침을 무시하고, 무진은 소소란 것하고 일단 대화를 해 보기로 했다. 어떤 사정인지는 대충 인지를 하고 있었지만, 고의로 무시했으니 벌 받는 셈 쳤다.
“들어는 주마.”
“그게, 말할 수 없어요.”
“훌륭해.”
“예?”
비밀 엄수라, 아주 훌륭한 자세다. 그 맘 변치 말고 무덤까지 가지고 가라. 원한다면 땅을 파줄 수는 있다. 무진은 흔쾌히 들어 주었다. 사내다운 계집의 사생활을 보호해 주기로 했다.
“군 소저, 소생이 초면이라 못 미더울 순 있으나,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못 미덥긴요, 저는 언제나 믿어요.”
얼씨구!
입 싸네.
소소는 구구절절한 사연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무진은 장포를 꺼내 소소의 몸을 덮어 검열은 해 놓았다. 얼굴만 보고 있으니 그나마 훨씬 나았다.
대체 몸에다 뭘 어떻게 해야 저런 게 되지? 의문은 깊어만 갔다.
“아버지는 병에 걸리셨어요. 온갖 약초로 치료를 해 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어서 대륙으로 넘어가려고 한 거예요. 대륙엔 아버지의 병을 치료할 약과 의원이 있다고 해서.”
무진은 곰곰이 듣다가 단어를 정정해 주었다.
“병이 아니라 독이야.”
“예?”
“네 몸에도 독이 있었어.”
“그건 청족의 늑대 새끼들이 한 짓이 아니었나요?”
“그래.”
습격에 당한 독은 자체적으로 해독이 된 상태였다. 고열을 일으켜 의식을 잃게 한 원인은 장기간에 걸쳐 쌓인 독기 때문이었다. 이 독은 특이하게도 당장 효과를 나타내진 않았다. 특정한 기운이나 독과 결합해야 효과가 있었다.
“제 독을 해결했다면, 아버지도 해독할 수 있나요?”
“쉽지는 않아. 너야 직접 당하지 않았으니 바로 해독이 되었지. 장기간 노출되었다면 단시일 내엔 불가능해.”
“그래도 치료가 된다는 거잖아요.”
“내 말을 곡해했네. 잘 들어. 장기간에 걸친 중독이야. 그런 일이 내부의 동조자 없이 가능할 거 같아? 좀 생각을 하자.”
“……아!”
야수궁의 체계를 몰라도, 궁주의 주변을 어중이떠중이로 세워 놓지는 않을 터. 시일이 걸리는 작업을 펼쳤다면, 내부에서 동조하는 자가 있지 않고선 불가능했다.
“누군지 알겠어?”
“그럴 리가 없는데.”
“그놈이야.”
“여자예요.”
“그년이야.”
성별은 틀려도, 직감은 예리했다. 절대로 아닌 연놈들은 세상에 없었다. 꼭 그런 연놈들이 배신을 때리고 시시덕거리곤 했다. 그래서 무진은 항상 배신자를 가장 처참하게 죽였다. 곱게 죽이면 성이 풀리지 않는다.
-진짜로 껍질을 벗길 줄은 몰랐다. 나도.
‘그래야 소금에 절이기 편하거든.’
질겁한 마왕은 급히 심연으로 숨어들었다. 마왕 놈이 징그러운 건 또 좋아하지 않았다.
***
“계집은?”
“청족에서 마수와 육랑을 보냈으니 곧 소식이 올 겁니다. 다만, 과욕을 부리고 있습니다.”
“헛꿈을 꾸는군.”
“꿈이라도 꾸면 좋지 않습니까.”
병환 중인 궁주를 간호하는 소궁주를 궁 안에서 죽이기는 껄끄러운 일이다. 자칫 야수경합의 정당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오대부족의 손을 빌린 것이다. 후일 문제가 되더라도, 오대부족에게 떠넘길 수 있었다.
“경합 준비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 천군의 뜻대로 이루어질 겁니다.”
“실수는 용납지 않겠다.”
“목숨으로 명을 완수하겠습니다.”
의도와는 달리 연이은 실패로 분위기가 요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전임자의 실패라고 해서 끝날 문제는 아니다.
드륵!
적암이 돌아왔다.
보고를 올리는 그의 표정에 긴장감이 어렸다. 방 안의 공기가 급속도로 얼어 갔다.
“하하, 이놈 물건이구나.”
하도 어이가 없다 보니 웃음이 터진 용천군이었다.
당분간은 대륙을 손대지 않으려고 했더니, 엉뚱한 놈이 나타나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었다. 혼자서 지랄하면 무시하면 그만이나, 의도치 않은 피해를 양산했다. 당장 큰 변화는 없더라도, 대계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었다.
“어디 있지?”
“종적을 감췄습니다.”
“여태 못 찾았으면 누군가 숨겨 줬다고 봐야지 않나.”
“개방과 남궁세가가 의심스럽긴 합니다.”
대개의 무인은 명성과 명예에 목숨을 건다. 그렇기에 한 번 말을 내뱉으면 되돌리기가 어렵다. 일반적이라면 놈은 낭악과 결전을 벌이다 죽었어야 했다.
선전포고한 후 냅다 도망칠 줄 누가 알았으랴. 무인으로서 자부심은커녕, 자존심도 없는 놈이었다.
용천군은 그런 놈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
어쨌든 이놈은 참 특이하다. 자기 멋대로 행동하며 뒷감당을 하지도 않는다. 한데도 운 좋게 살아남고 있었다.
“반드시 찾아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습니다.”
“괜히 들쑤셨다가 개방이 역으로 추적해 오면 곤란해.”
어차피 날뛰지 못해서 안달이 나 있는 야생마 같은 놈이었다. 언제까지 숨어 있진 못할 거다. 당장은 검제와 취선의 처리가 중요했다. 또한, 방수를 잃은 후에 겁에 질려 도망치는 놈을 사냥해야 제맛이다.
“그보다 황궁은?”
“시일이 좀 더 걸릴 듯합니다. 황제의 정신을 완벽히 장악하지 못했습니다.”
“병들어도 황제라 이거군.”
“양을 더 늘리라고 하겠습니다.”
“그리하면 의심하는 자들이 생길 거다.”
황궁의 숨겨진 힘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했다. 쇠약해졌어도 대륙의 황제다. 갑자기 광증을 앓게 된다면 의혹을 제기할 수 있었다.
“이건 또 무슨 말이지?”
“교두보가 될 지점이 팔리고 있습니다.”
“어째서? 당분간은 개발 지역이 아닐 텐데.”
“별장을 놓는다고 합니다.”
의도하지 않았다면 다행이긴 한데, 상황 자체가 곤란하긴 했다. 당장 무리수를 두기엔 무림맹과 세간의 시선이 걸렸다. 교를 찾기 위해서 혈안이 된 시기라 공교롭다.
“값을 두 배로 쳐준다고 하고 팔도록 유도해.”
“알겠습니다.”
일의 선후를 분명히 해야 했다. 당장은 야수궁에 집중해야 할 때다.
***
“……공주님이시다!”
“공주님이 우리 마을에 방문하셨어.”
“와아, 진짜 소문은 믿을 게 못 되는구나!”
“정말 아름다우시다!”
소소가 모습을 드러내자 마을 사람들은 극진한 예를 보였다. 야수궁주는 남만의 지배자이며 왕이었다. 공주를 향한 공경은 당연했다.
“옆의 사내는 대체 누구지?”
“인정하긴 싫지만, 잘 어울리잖아.”
“내 평생 저처럼 잘생긴 사내는 처음 본다.”
“선남선녀가 따로 없구먼.”
“더러운 세상일세.”
묘족의 남다른 평가 기준에 한참 떨어져서 걷던 무진은 미끄러질 뻔했다. 옆에 있던 누군가의 ‘꾸엑’은 중요하지 않았다.
‘가볍게 행동하지 말라 했거늘. 쯧쯧쯧.’
중원에선 받아 보지 못했던 선망 어린 시선에 제자란 놈이 헤벌쭉이었다.
두둥!
무진은 최대한 시선을 받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압도적인 신체는 무관심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토록 완벽한 몸이 있었다니!”
“신이 내리신 육체일세!”
“살다 살다 궁주님보다 뛰어난 육체는 처음이야!”
“나는 한 번만이라도 저런 몸을 가지고 싶다.”
“이건 해 보나 마나구먼.”
“맞아, 공주님하고 같이 왔으니 끝난 거지.”
과도한 칭찬과 존경에 무진은 질겁했다. 당연한 평가긴 하나, 시꺼먼 사내놈들이 눈 벌겋게 돼서 쳐다보면 찝찝할 수밖에.
이것들, 눈 평범하게 뜨고 다니라니까!
내가 말 했어, 안 했어?
-언제?
‘눈으로 말하잖아.’
이심전심신공(以心傳心神功)을 발휘하고 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신이 내린 몸을 감상하며 연신 감탄을 연발했다. 마치 철창 안의 백원(白猿)이 된 기분이다.
쿵쿵쿵!
개중 자연스러운 눈동자를 지닌 거구의 사내가 거칠게 다가왔다. 만만치 않은 육중한 기세를 풍겼다. 흉흉한 기운에 마을 사람들이 주변에서 떨어져 나갔다.
“이랑, 너 이 새끼!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반륭이란 놈입니다. 저와 같이 경합에 나가려고 경쟁 중이었습니다.”
반륭은 굴러들어 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작금의 분위기가 맘에 들지 않았다. 이 마을 최고의 사내는 바로 자신이기 때문이다.
“허우대만 멀쩡하다고 나갈 수 있는 경합이 아니다. 이 자리에서 진짜 사내를 보여주마!”
“무극 님은 하던 대로 하시면 됩니다.”
하던 대로라.
이랑이 자신의 목을 살포시 주무르며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의도가 뻔히 보이는 짓이지만, 귀엽게 봐주었다. 대협이라면 마땅히 억울함이 없도록 공평무사해야 했다.
꾸웩!
비명이 들리고, 마을 사람들은 두 눈을 의심했다. 자신들이 제대로 본 게 맞나, 몇 번이나 비벼 보았다.
“반륭이 저리 맥없이!”
“반륭이 바동거리는 건 세 살 때 이후로 처음 봐!”
“한 손으로 저 거구의 반륭을 들었어!”
“설마, 이렇게 끝……이네.”
발버둥을 쳤던 반륭은 의식을 놓더니 추욱! 늘어지고 말았다. 무진은 기절한 반륭을 내려놓고, 이랑의 안내를 받으며 촌장의 집으로 향했다.
무진은 가명을 썼다. 오면서 복장도 정비하고, 수염도 좀 길렀다. 청결함과 건조함을 유지했던 평소와는 조금 달랐다. 또한, 대답은 하지 않거나 단답형으로 제한했다.
반륭을 처리하자 새로운 도전자가 또 나왔다.
“나는 관천이라…… 쿠웩!”
손이 수면향이라도 되는 건지, 목을 잡히면 여지없이 바동거리다가 의식을 잃었다. 마을에서 가장 강한 세 명의 역사(力士)가 속수무책으로 제압되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우리 마을도 이제 빛을 보겠구나!”
“이러면 최소한 오대부족과 경쟁을 하지 않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우릴 다르게 보겠지.”
“적오 놈들만 이기면 돼.”
“그 새끼들 설치는 걸 생각하면 아직도 부아 치미네!”
“대장부시여, 제발 우리 부족의 야수로 나가 주십시오!”
오대부족을 중심에 두고 수백 개의 부족으로 나뉘어 있었다. 소수 부족으로선 오대부족의 눈에 들어야 하기에 편을 가르지 않을 수 없다.
‘부족 단위는 작아도, 모이면 까다롭긴 하지.’
-새외는 무림 문파라기보단 왕국에 가까우니 그럴 수밖에.
가볍게 제압하긴 했어도, 기본적으로 부족들의 전사들은 신력을 타고났다. 제대로 된 박투술만 익혀도 어지간한 무인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
무진은 칭송을 받으며 오만한 눈깔을 유지했다. 내가 바로 천하제일 천권이라는 듯.
“우린 안중에도 없구려.”
“이렇게까지 냉대를 받아 보긴 처음입니다.”
서문호와 육칠은 존재감은커녕 없는 사람 취급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의 과도한 관심은 받고 싶지 않았다.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빨리 끝내고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 만난 물고기가 따로 없구나.’
‘남만도 무탈하긴 어렵겠어.’
마을 촌장은 육십의 나이에도 탄탄한 신체를 유지했다. 지금 당장도 어중간한 젊은 녀석들은 상대가 되지 않을 지경이다.
“마을의 촌장을 맡은 강평입니다.”
“군무극.”
“군 씨라. 하면?”
“후후.”
“과연 그렇군요.”
촌장을 아무나 뽑진 않았다. 단순히 힘으로만 추대했다간 부족이 남아나지 않을 테니, 연륜과 지혜를 가지고 있어야 했다.
촌장은 모르는 편이 낫다고 판단해 더는 묻지 않았다. 공주가 직접 데리고 왔다면 신분은 확실했다. 더욱이 저 육체를 보면 궁주의 혈통이 분명하다. 저런 육체를 아무나 가지고 태어나진 않을 테니.
‘혈통은 무슨, 이 육체를 만들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본 좌의 도움이 없었다면 더 오래 걸렸을 것이다.
마왕의 우쭐함을 박살 내고 싶지만, 사실을 부정하진 않았다. 심상을 통한 훈련을 현실에 끄집어내는 데 마왕의 도움이 필요했다. 효과는 톡톡히 볼 수 있었다. 심상의 현실화로 내외공을 수련하지 않아도 저절로 강해지는 효과를 보았다. 그렇기에 돌아온 후 오 년 만에 원래의 힘을 되찾을 수 있었다.
마왕의 투안과 전왕의 경험이 융합된 신체다. 거저 얻어진 혈통과는 차원이 다른 고련으로 완성되었다.
‘선천적인 특성이 중요하긴 해도, 전부는 아니지.’
-벼리지 않으면 무딘 칼만도 못하지.
‘타고난 놈이 아닌 척은.’
-외모는 바꾸기 어렵지.
무진의 개화는 늦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과는 거리가 먼, 대기만성의 극의였다. 물론, 회귀를 통해 선천적인 특성을 넘어선 지는 오래다.
촌장을 통해서 무진은 부족의 전사로 인정을 받고, 공주의 후견인을 자처했다. 철호는 공주와 함께하고, 육칠과 서문호에겐 호위무사의 역할을 줬다.
‘본격적으로 해 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