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mer King RAW novel - Chapter 531
530 도화선(1)
무림대회의 긴 여정이 끝나기 직전이었다. 남아 있는 무인은 총 여덟, 마지막 대결은 하루 안에 결정하기로 변경이 되었다. 결승전을 이틀이나 당긴 것이다.
검제가 직접 대회의 시일을 앞당긴다고 공표했다. 맹에 문제가 있다면 그럴 수도 있겠으나, 의혹이 깃들었다. 팔강에 오른 자들의 면면을 보면 그렇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송호문 강무호.
-송호문 강태진.
-송호문 남철호.
-서문세가 서문호.
-소검후 이서정.
-남궁세가 남궁연화.
-사천당문 당연우.
-소림사 오명.
남은 두 명을 제외하고 전원 송호문과 연관이 있었다. 천운권의 동생, 아들, 제자들이었다. 또한, 동생의 연인이 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결과적으로 남은 두 명은 순차적으로 붙을 수밖에 없다. 내외력이 무한이고,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자연히 승패는 자기들끼리 나눠 먹는 식이 되어 버린다.
노골적이고, 편파적인 수작질이었다.
검제는 정해진 수순임을 재차 강조했다. 앞당기는 것도, 마지막에 알려서 대회를 고조시키기 위한 장치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그 말대로 대회의 일정이 차분히 맞춰지기는 했다.
정운상단에서 밝힌 일정표에는 마지막 대결을 하루 안에 치르기로 되어 있었다. 팔강이 정해지기 전에 이루어졌다고 봐야 했다. 자기들끼리 나눠 먹기를 한다고 단정하기엔 무리가 따랐다.
단적으로 팔강까지 올라간 것 자체는 실력이 있어야 했다. 본선의 명승부를 봤기에 실력에 대해선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솔직히 저 나이에 화경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다만, 천운권의 발언이 현실화되기 일보 직전이란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 천하망종의 발언대로 무림이 굴러간다는 것 자체가 굴욕적이었다.
특히 구파일방과 십대문파로선 치욕스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본선에 오른 건 약과였고, 예선에서 볼품없이 떨어진 것도 비일비재했다.
기존의 명성이 자자했던 자들마저 새로운 물결에 휩쓸리며 패배를 하고 말았다. 팔강에 든 이들은 최소한 육성이나 칠살급은 된다는 뜻이 되었다.
파벌 간의 세력 싸움에 연관이 된 이들이 아닌, 순수하게 관람하는 사람들에겐 무림의 새로운 바람에 시선이 가기 마련이었다.
그래서일까, 얼렁뚱땅 그렇게 되었다.
천운권에게 유리한 대로.
이제 와 반기를 들기에는 떨어져 버린 자들을 두 번 죽이는 짓밖에 되지 않았으며, 그럴 필요성도 적었다. 다음 날이면 끝나는 무림대회이기에 설령 의문을 제기한들, 원하는 답을 얻기는 불가능했다.
검제에 대한 의심도 크게 주목을 받진 않았다. 왜냐? 검제가 굳이 천운권을 이롭게 할 리 없다는 확신이 있었다.
물론, 모두가 이해하고 받아들이진 않았다.
어떤 이들에게는 원치 않은 흐름이자, 시간 싸움이 되고 말았다. 서두르지 않고서는 답을 찾기 어렵게 되었다. 여기까지 와서 계획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도 그렇지, 이거 너무 뻔하지 않냐.
-뻔하긴 한데, 쟤들 너무 강하잖아.
-서른도 안 된 건 둘째 치고, 이제 막 스물을 갓 넘겼으면서 화경은 너무한 거 아니냐고!
-누군 저 나이에 밥만 축내는데, 누군 화경이라니! 세상 참 불공평하다.
-천운권이 아들과 제자 농사는 잘 지었네!
-천하망종한테는 지나치게 과분한 재능이 아닌가!
-그리 따지기엔 천운권도 화경에 올랐어.
-이번에 천운권이 번 액수 봤냐? 난 정말 배 아파서 못 살겠다.
-최고의 부모는 돈 많은 부모야, 알간!
-돈도 많은 자식이 양심도 없어!
-그런데 이젠 자기들끼리 다 해 먹을 판이잖아!
내막이야 알 것 없고, 불만과 원성은 천운권의 대세론에 있었다. 저 인간 같지도 않은 천하망종이 천하의 실세로 자리를 잡아 갔다. 그걸 두 눈 똑바로 뜨고 구경해야 하는 처지로선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었다.
“신군께서 어인 일이신가?”
“대회를 서둘러 끝내려는 의도가 무엇이오?”
검제의 공표는 사실 기습적이었다. 내부적으로 극소수에게만 알렸다. 반대편에 선 태양신군을 비롯한 수뇌부는 알지 못했다.
이제 와서 아니라고 하기에는 무림맹의 위상에 흠집이 날 수 있었다. 이틀 차이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도 우스운 모양새이기도 하고.
그렇더라도 아무 소식도 듣지 못하고, 맹주전에서 하달받은 태양신군으로선 기분이 좋지 않았다. 맹주가 아닌 부맹주의 자리를 노려야 할 수도 있기에 더더욱 그렇다.
‘잘못하다간 다 망가진다고!’
이런 식으로 검제의 독단을 용인하다가는 이도 저도 아닌 존재가 될 수 있었다. 따르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항의는 해야 했다. 자신은 이런 식으로 존재감이 없이 사라지려고 맹에 오지 않았다.
태양신군은 공표 자체를 바꾸긴 어렵다고 봤다. 지금 중요한 것은 검제를 통제할 작은 명분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그저 대회의 흥미를 위해서 일정을 앞당겼다면 명백한 독단이었다.
차후 무림맹의 의사 결정에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맹에 투신한 무인과 문파는 그런 독단을 좋아할 리 만무했다.
이 점을 파고들려고 하는데.
“마신교 때문이라네.”
“지금 와서 마신교가 뭘 어쩐다는 거요. 확실한 증거라도 있소이까?”
“있으면 대회를 중지시켰겠지.”
“확실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당신 맘대로 일정을 앞당겼단 말씀이오?”
“정보력을 총동원했으니, 어떤 식으로든 꼬리가 잡히지 않겠나.”
“그러다 아니면 어쩌시려고?”
“탈 없이 넘어가면 좋은 일 아닌가? 괜히 연관되면 골치만 아프지.”
태양신군은 인상을 구겼다.
마신교를 대놓고 언급한 건 섣부른 짓은 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처럼 들렸다. 전에는 자신을 대할 때 어느 정도의 예의를 갖추었지만, 검제는 이제 맹주가 된 듯이 행동했다.
‘주변을 캐겠다는 건가?’
차후 무림맹을 다스리려면 반대파를 제거해야 했다. 그래야 맹주로서 권력을 온전히 부릴 수가 있다. 검제는 마신교가 나와 주기를 바라는지도 모른다. 혼란을 계기로 반대파를 엮어서 숙청하거나, 세력을 줄인다면 일거양득이었다.
‘하! 이런 자였나?’
태양신군은 검제에 관해 오판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모두가 그 실체를 오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검제는 대의를 위해 나선 영웅이 아닌 야욕의 화신이었다.
“너무 그런 식으로 보지 말게. 세상이 다 그런 것 아니겠나.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고, 무지렁이들에겐 지금처럼 무림대회나 열어 주면 되는 일일세.”
“내가 잘못 알고 있었군.”
“신군께선 태양처럼 밝은 세상만 보셨나. 섣부른 짓은 독이 될 수도 있으니, 앞으로는 처신을 잘하길 바라네.”
“지금 나를 협박하는 것인가!”
“협박일지, 동맹일지는 자네의 선택에 달렸겠지. 아니면 세상에 공표하시게. 사실은 검제가 딴마음을 품은 효웅이라고.”
거침없는 검제의 도발에 흥분했던 태양신군의 얼굴이 얼음처럼 차갑게 식었다. 의외로 화를 내는 것 같지는 않았다. 마치 당신과 내가 같은 부류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협조한다면 무얼 주실 수 있겠소?”
“부맹주를 만들어 주지.”
“아무 권력도 없는 자리가 아니오.”
“그거야, 하기 나름 아니겠네. 자네도 세력이 있을 테고. 돌아가는 분위기를 잘만 이용한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겠지. 그리고 내가 천년만년 하겠단 것도 아니지 않나.”
“그 약속 꼭 지키시오.”
“그러지.”
타협안을 받아들인 태양신군은 이쯤에서 돌아섰다. 의도와는 다를지 몰라도, 뜻밖의 수완이었다.
검제는 집무실에서 떠난 태양신군을 상기하며 편치 않은 심경을 보였다.
때마침 취선이 들어왔다.
“어땠나?”
“받아들인 것 같기는 한데, 잘 모르겠네.”
“언제는 아는 게 있었던 것처럼 말하는군.”
“그렇게 잘 알면 자네가 하지 그랬나.”
“그 정도면 받아들였다고 해도 무방하지.”
“그럴 거면서 물어본 연유가 뭐야?”
“재밌잖아.”
이놈하고 연이 닿으면 애들이 다 이상해진다. 친구라는 놈도 물이 들어서는, 예전보다 능글맞아졌다. 게다가 귀찮은 일까지 도맡아야 했다. 알려지지 않았을 뿐, 꼼수가 발각되는 순간 호박씨를 깠다는 지워지지 않을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다.
“소문이라도 나는 날엔 자네라도 가만 안 둬!”
“공범인 내가 무슨 말을 하겠나. 그리고 아직 안 끝났네.”
“……또 있어?”
단 며칠 동안 평생 할 거짓말을 입에 담았는데, 또 하라는 건가? 이러려고 나 맹주 하라는 거였어? 가문의 태상가주가 되어 노년을 편하게 보내도 부족할 판국에.
“그놈이 오늘 일을 벌이겠다고 했네.”
“이젠 그냥 통보하는 건가?”
“나라고 별수 있나.”
“개방의 태상방주가 할 소리는 아니지!”
“그리 못마땅하면 화통하신 차기 맹주께서 해 보시든가!”
검제와 취선은 서로의 관자놀이를 꾹꾹 눌러 주었다.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고 해야 하나. 하긴 우리끼리 불평해 봤자 그놈이 한다는데 말릴 수나 있겠나.
“그래서 나는 뭘 하면 되는데?”
“그게 말이지.”
“이제 와서 뜸 들이면 나보고 복장 터져 죽으라는 것처럼 들리는데 말이야. 난 혼자 안 간다.”
“자네, 말이 심하구먼. 나도 내키진 않아!”
검제와 취선도 정도를 지키는 무인으로서 한 줌의 부끄러움만 있었으면 했다. 한데, 무진과 같이하면서 하늘을 올려다볼 자신이 없어졌다. 설명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뒷골 당기게 했다.
“신군한테 개소리를 지껄였는데, 또 지랄을 하라고!”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 자네, 그 손가락 뭔가? 심검 아냐?”
“정말 짜증 나서 못 해 먹겠네, 씨부럴!”
“검절께서 알면 뒷목 잡고 쓰러질 걸세!”
검절은 안전한 무량원에서 편히 있으며, 자신들이 알아서 잘 관리하겠다고 언질을 해 놓았다. 여생은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 주겠다며 약을 팔았다. 맹주 생활에 지친 검절은 이게 웬 떡이냐 싶었는지, 그냥 허락했다.
그러니 검제와 취선이 하는 짓을 검절은 도통 모르고 있었다. 그냥 풍요로운 노년을 즐기는 것으로 만족했다. 요즘 들어 혈색이 좋아지고 있었다.
“신군이 또 지랄하겠군.”
“그걸 역으로 찔러보라던데.”
따지고 보면 맞는 말 같기도 하다. 그러나 타협하고 돌아서자마자 독단적인 결정을 내린다면 대놓고 무시한다고 여길 텐데.
문제는 지금 와서 돌이킬 수도 없다는 점이다. 무진과 한배를 타기로 한 이상, 끝까지 믿고 가는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
“신군이 찾아온 것만으로도 다급해진 건 분명하지.”
“저들이 신군을 움직였다고 보나?”
“신주이십일강이 꼭 우리 편은 아니니까.”
“최악을 상정해야겠군.”
검제와 취선으로선 태양신군을 완전한 적으로 상정하진 않았다. 그가 반대쪽에 있기는 해도, 마신교와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이 지나고 나면 윤곽이 뚜렷해질 것이다.
“잘못되면 자네나 나나 두고두고 욕을 먹을 걸세.”
“오래 살고 딱 좋네.”
그들은 결단을 내렸다.
실상, 선택은 정해져 있었다. 지금까지 무진은 강요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선택을 강요하고 있었다. 그 녀석도 더는 물러설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만큼 이번 일은 무모하고, 무리한 요구였다.
‘삶이 정말 순탄치가 않군.’
‘이놈아, 잘못되면 다 죽는 거다!’
제발 순리대로 좀 살자!
네놈 때문에 명줄이 줄었다, 늘었다 해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를 모르겠구나!
***
풍림객잔.
정운상단이 정주에 마련한 최고급 객잔이다. 오층의 높이, 반경 오십 장에 달하는 넓이, 안락한 별채로 식당에서 밥만 먹어도 백성들에겐 한 달 치 생활비다.
무진은 무림대회가 끝나기 전에 잔치를 벌였다. 정운상단과 합의하여 연회를 열고, 찾는 사람들에게는 음식과 술을 무료로 제공했다.
자고로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고 했다. 찾아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인파가 몰리자 객잔만으로 감당이 되지 않아 뜰에다가 상을 또 차렸다. 그래도 부족해 식사를 마친 이들은 내보내야 했다.
“술값 걱정하지 말고 마셔. 누구 덕에 공짜로 마시는지는 꼭 기억하고.”
“천권 대협 덕분입니다!”
“천권 대협 만세!”
연회의 주체자인 무진은 식당을 돌아다니며 자신을 널리 알렸다. 내 덕에 마시니까, 찬양하라는 의도였다. 따지고 보면 연회의 주인공들은 객잔의 별채에 있었다. 마치 자기가 다 한 것처럼 행세하니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꼭 이렇게 유난을 떨어야 하나, 밥 먹는데 조용히 좀 했으면 했다. 그래서일까? 대문파나 명성 높은 무인은 오지 않았다. 남의 집 잔치에 오기 싫은 것이다. 하물며 얼굴만 봐도 짜증을 부르는 천운권이 주체하는 연회였다.
‘대체 얼마나 마시는 거야?’
‘내공으로 주기를 날려도 그렇지.’
‘말술도, 이런 말술이 없구나!’
‘어쨌거나, 공짠데 뭐!’
다른 때라면 천운권을 욕하겠지만, 오늘만은 달랐다. 천운권이 사 주는 술이었다. 실질적으론 누가 샀는지 모른다고 해도.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내 전낭에서 나가지만 않으면 맛있는 술이었다.
“나한테 잘 보이면 맹의 요직에도 앉을 수 있다고.”
“정말이십니까?”
“내가 말이야, 차기 맹주인 검제 어르신하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똥도 같이 쌌다 이거야.”
“……그렇군요!”
“하물며 이젠 내 사랑하는 아들, 동생, 제자들이 맹의 수뇌가 될 텐데. 나야말로 맹의 실세지!”
군대 동긴가? 똥을 왜 같이 싸!
공짜 술은 좋은데 무림의 앞날이 걱정되었다. 이러다 무림맹이 진짜로 망하면? 술이 들어가면서 정신이 몽롱한데도 불안감이 엄습했다. 막말로 저 인간이 실세라며 무림맹을 헤집고 다닌다고 상상해 봐라.
무림 역사상 최악의 암흑기가 도래할 수도 있었다. 한데, 자신들은 그 원흉이 준 술과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갑자기 식욕이 뚝 떨어지고, 술맛도 없어졌다.
‘이거, 술 마실 때가 아닌 거 아닌가?’
‘아까 목록 작성하던데.’
‘천운권이 꼬리표처럼 남을지도!’
‘자식 앞에 부끄러운 아빠는 되지 말아야지!’
현실을 파악한 이들은 조심스럽게 먹고 빠졌다. 오래 있어 봤자 좋지 않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무림 역사에 오명을 새기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무진의 개소리를 들어 줄 사람은 많았다.
그처럼 깊이 있는 사고를 할 것 같았으면 천운권이 벌이는 연회에 오지도 않는다. 이제야 겨우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자들이 떨떠름해 하며 빠져나갔을 뿐이다. 어차피 먹고 빠질 자들은, 서푼의 양심이 작용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먹고, 마시고, 과시하고.
무진은 야욕을 숨기지 않고 널리 알렸다. 공짜 술에 취하다가도, 다들 오싹한 한기를 느꼈다.
“과음했나, 이제는 술 좀 줄일 때가 됐지.”
여기저기서 잔뜩 술을 마신 무진은 취했는지 비틀거리며 별채로 사라졌다. 남은 이들은 그제야 홀가분하게 먹고 마실 수 있었다.
‘저딴 말을 하는데도 여태 살아 있는 걸 보면 대단하긴 하다!’
‘공짜는 좋지만, 목숨 걸고 마시는 기분이야!’
‘같이 웃고 마시는 건 좋다 이거야. 솔직히 양심에 찔린다!’
‘사 주는데도 이렇게나 얄미운 사람이 있다니!’
이러니저러니 해도 천운권은 무림의 주역이자, 차기 무림맹의 실세였다. 이것이 시대의 흐름이었던 모양이다.
망할!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데, 다들 낯빛이 흐렸다. 먹어도 먹은 게 아닌 것 같은 이상한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