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hise in the Otherworld RAW novel - Chapter 150
제 150화
25. 150화
아르센은 마왕을 만나기 위해 볼테르 왕국의 정예군과 함께 오크들의 도움까지 받아 가며 마왕의 성을 향해 진격을 계속했다.
물론 아르센은 사절단이라 칭했지만 누가 보더라도 공격군이었고 마족들은 아르센의 정예군을 요격하기 위해 몬스터들과 함께 공격해 왔다.
“역시 말귀를 못 알아먹는군.”
아르센은 대화를 나누자고 계속 말을 해도 말귀를 못 알아먹는 마족들의 모습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너 같으면 이렇게 쳐들어오는데 알아듣겠느냐?”
신은 아르센의 투덜거림에 황당해했다.
수천의 대군에 오크들까지 수만에 가까운 병력이 무기를 들고 밀고 들어오는데 그냥 대화를 나누려고 왔다고 믿을 이는 없었다.
아르센은 자신에게 달라붙어 따라오는 신이라는 작자를 힐끔 보고서는 자신의 기사에게 명령을 내렸다.
“마족을 하나 붙잡아 오거라.”
아르센은 신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로 기사에게 지시를 내렸고 기사는 아르센의 명령을 따랐다.
마족들은 몬스터들을 동원해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인간과 오크들의 연합군 앞에 하나하나 무너져 갔다.
“죽여라.”
온몸에 피 칠갑을 한 채로 꽤나 험한 꼴을 당한 마족은 패배한 자신이 수치스러운지 아르센의 앞에서 죽이라는 말을 했다.
그런 마족의 말에 아르센의 주변 기사들과 병사들 그리고 오크들은 증오가 가득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마족에게 당한 피해가 결코 만만치 않았으니 당연한 분노였다.
아르센의 지시만 아니었다면 당장에 마족의 머리를 몸에서 분리해 버렸을 것이었다.
“커피 한잔하지.”
아르센은 사로잡은 마족에게 커피 한 잔을 대접했다.
그러고서는 잘 튀겨진 치킨 한 마리도 내어 놓고 마족을 바라보았다.
“무…… 무슨 짓이냐?”
“무슨 짓이냐니?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는 말 모르나? 아! 모르려나?”
아르센은 지구의 속담을 아르베니아 대륙의 존재들이 알 리는 없다는 생각을 하며 설명을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했지만 충분히 알아들을 만했다.
“너의 세계에서는 죽이기 전에 먹이나 보군.”
“좀 닥쳐 주시겠습니까.”
아르센은 신이라는 존재가 생각보다 수다스럽다는 것과 함께 자신이 어떤 짓을 해도 자신을 죽이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신이라는 존재는 무언가 관심병 환자에다가 애정 결핍증 환자 같았다.
홀로 영원히 무한한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었지만 그 신에게 당하는 피조물의 입장에서는 꽤나 골치 아픈 문제였다.
그렇게 마족은 자신을 죽이겠다는 아르센의 행동에 두 눈을 질끈 감고서는 노릇노릇하게 튀겨져 맛있는 냄새를 풍기고 있는 치킨 한 조각을 입안에 넣었다.
척박한 땅에서 항상 굶주리던 마족들이었다.
대륙을 정복하고 나면 더 이상 굶주리지 않을 수 있다는 마왕의 약속으로 전쟁을 하고 있는 마족들이었다.
물론 마족들이 대륙을 완전히 정복하고 나면 신에 의한 종말이 이루어지며 마족들의 운명도 끝이 나겠지만 마족들이라고 해서 그것까지 알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아르센에게 사로잡힌 마족은 치킨 한 조각을 먹고서는 단 한 번도 맛보지 못했던 맛에 멍해지고 말았다.
자신의 미각을 간질이는 맛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우르크의 오크들을 제압하고 난 뒤에 오크들의 감자를 손에 넣을 수 있었지만 두르그 쪽의 오크들과는 달리 우르크의 오크들은 생감자를 먹어야 했으니 그리 맛이 있지는 않았다.
그래도 허기는 달랠 수 있었기에 마족들은 음식이라는 것이 다 그런 것이라고만 여겼다.
하지만 아르센이 준 마지막 만찬은 달랐다.
“이…… 이건.”
“맛있지?”
놀란 눈을 하고 있는 마족을 보며 아르센은 역시 마족의 혀도 미각을 느낄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제대로 만들었네요.”
“뭘?”
신은 아르센의 뜻 모를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을 막대하는 겁도 없는 환생자를 처음에는 그냥 죽여 버릴까 하는 생각을 했던 신은 매일매일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주는 아르센의 행동에 하루하루 처분을 유예하고 있었다.
하여튼 이번에는 칭찬인 것 같은 것에 아르센을 조금 덜 고통스럽게 죽여 줘야겠다는 생각을 한 신은 허겁지겁 치킨을 먹어 치우는 마족을 보며 자신이 마족을 잘못 만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최후의 만찬을 했으니 이제 자신이 죽을 때라는 생각이 든 마족은 아르센을 흔들리는 눈동자로 바라보았다.
“세상에는 이것보다 더 맛있는 것이 있어. 죽기 억울하지 않아?”
“…….”
지금까지 태어나 먹어 본 것 중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던 치킨보다 더 맛있는 것이 있다는 말에 마족은 멍하니 아르센을 바라보았다.
죽음을 각오했지만 아르센의 말에 감정이 요동을 쳤다.
“다음에는 대륙에서도 손꼽히는 오크들의 감자튀김이야. 한번 먹어 봐. 죽기 전에 이것 못 먹어 보면 억울해서 눈을 못 감는다는 말도 있거든.”
아르센은 오크가 튀긴 감자튀김을 간절한 눈빛의 마족에게 내밀었다.
마족이 그 감자튀김을 손으로 잡으려고 할 때 아르센은 감자튀김을 쥔 손을 뒤로 빼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꽤나 지독한 장난이었지만 누구 하나 아르센을 막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흥미롭게 바라보았지만 그 누구도 아르센의 의도를 깨닫지는 못했다.
아르센의 사절단은 마침내 마왕이 있는 성에 도착했다.
“이런 걸 의도했던 것이냐?”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볼테르 왕국을 출발했던 아르센의 정예군은 이제는 사절단으로 보일 만큼 그 숫자가 줄어 있었다.
그동안 치열한 전투들이 연달아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게 아르센의 정예군이 줄어든 만큼 마왕군의 세력도 줄어들었다.
신이 예상한 것보다 인간들의 능력이 더 좋았다.
마족들의 능력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중세 시대 수준도 되지 않는 군대였다.
그에 반해 아르센의 정예군은 지구로 따지면 근세의 돈을 바를 대로 바른 군대였다.
좀 더 숫자만 많았다면 일방적인 학살이 되었을지도 몰랐다.
“그런데 부하들 다 죽여서 괜찮은가?”
“어차피 그들은 죽었어야 했습니다.”
“왜? 아들 때문에?”
“…….”
아르센은 신의 말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결국 도망친 것이지.”
아직도 믿기 어려웠지만 테슬란이 자신의 자식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아르센은 오랜 시간 고민을 했지만 역시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속 시원하게 교통정리를 하고자 했지만 아르센은 모질지 못했다.
테슬란도 그리고 레일리 공주가 낳은 자신의 아들인 아델도 내칠 수가 없었다.
아르센은 볼테르 왕국을 떠나오기 전 테슬란과 협상을 했다.
테슬란이 결코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건 아르센이었다.
아르센이 왕국을 떠나는 조건으로 레일리 공주와 아르센의 아들의 목숨을 살려 주기로 약속을 맺은 것이다.
아르센이 계속 왕국에 남아 있다면 테슬란의 왕권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고 결국 테슬란이 왕위에서 내쫓기고 죽을 가능성이 높았다.
아르센은 그렇기에 자신에 대한 충성심이 깊은 왕국군의 정예군을 이끌고서는 왕국을 나온 것이다.
아르센에게 충성심이 깊은 정예군이 계속 왕국에 남아 있으면 테슬란에게도 위협이 되기에 마왕군과 협상을 하겠다는 핑계로 왕국의 정예군을 끌고 나선 것이었다.
아르센도 쉽게 마왕과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협상이란 서로 대등한 관계 아래 이루어지는 것이었기에 힘으로 마왕군을 어떻게든 굴복시켜서 대화를 할 마음이 들게 만들어야만 했다.
만일 아르센의 정예군이 마왕군에 통하지 않는다면 아르센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일 터였다.
그때는 아르베니아 대륙의 구성원들이 나서야 할 일이라 생각했기에 아르센은 그 이후의 일에 대해서까지 고민하진 않기로 했다.
“만일 마왕과의 협상에 성공한다면 그 자료는 테슬란에게로 전달되겠지.”
아르센은 마왕과의 분쟁이 종식되면 테슬란의 왕권 강화를 위해 오슬로 왕국에 대한 자료를 넘기라는 지시를 베르덴에게 내려놓았다.
베르덴은 오슬로 왕국 내의 프랜차이즈 연합회의 실권자인 아르곤의 왼팔이라 불리는 베쉬를 설득하는 데 성공을 거뒀다.
오슬로 왕국에 있을 때부터 베쉬에게 접근했던 베르덴이었다.
아르곤에게 실망한 베쉬는 아르곤 몰래 수집한 자료들을 베르덴을 통해 아르센에게 넘긴 것이다.
그렇게 베쉬 덕분에 베르덴을 암살하려던 오크도 두르그의 오크가 아니라 우르크에게 회유된 오크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더욱이 오슬로 왕국이 우르크를 지원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오슬로 왕국이 볼테르 왕국을 약화시키려던 계획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아르센은 최악의 상황만큼은 막으려고 했지만 결국 전쟁은 벌어지게 될 것이라는 사실에 그 공을 테슬란에게로 넘기려는 것이었다.
정예 병력을 아르센이 끌고 나왔지만 지금의 볼테르 왕국의 전력이라면 오슬로 왕국과의 전면전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테슬란은 완전히 왕으로서의 권위와 권력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될 터였고 레일리 공주는 아직 너무나도 어린 아들을 왕위에 올리려는 계획을 포기해야만 할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물론 마왕이 아르센의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테슬란은 오슬로 왕국이 아니라 마왕을 향해 검을 들어 올리게 될 것이었다.
명분은 사신으로 간 아르센을 죽인 마왕에 대한 복수가 될 것이었다.
그렇게 아르센이 죽게 된다면 전쟁을 주도한 테슬란은 확고한 권력을 손에 넣게 될 것이고 왕국의 충신으로 죽은 아르센의 가족인 레일리 공주와 아델에게 손대기 껄끄러워질 터였다.
물론 협상이 성공하더라도 아르센은 왕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협상 성공과 함께 아르센은 황야에서 돌아가는 길에 병으로 죽음을 맞았다는 소식이 볼테르 왕국에 전해질 터였다.
그 소식은 충격이겠지만 오슬로 왕국과의 전쟁으로 묻히게 될 터였다.
아르센 자신이 생각하더라도 허술하기 짝이 없는 계획이었지만 그것 말고는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아르센에게도 많지 않았다.
그렇게 나름 안배를 해 둔 아르센은 테슬란에게 위협이 될 정예군을 거의 소모해 버리고 난 뒤에 마왕의 성에 도착했다.
이제 더 이상 마왕도 남은 세력이 많지 않았다.
이대로 마왕을 쓰러트리고 세상을 구하면 될 일이었지만 아르센은 신과 함께 있으면서 마왕을 쓰러트려 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았고 여전히 마왕의 힘은 강력하다는 것을 신에게 들었기에 처음의 계획대로 나가기로 결정했다.
“마왕과 협상을 하고 싶네. 나는 볼테르 왕국의 대공인 아르센이네.”
아르센의 말에 마족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르센의 정예군과 치열한 전투 끝에 사로잡혔던 마족들이었다.
“쳇! 고작 먹을 걸로 넘어가다니. 이번 세계는 정말 실패작투성이로군.”
신은 한심해 빠진 마족들의 모습에 혀를 찼지만 자신도 아르센의 패스트푸드에 매료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아르센이 해 나가고 있는 것을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지켜만 보고 있는 신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신에게 있어서는 충분히 흥미가 있는 상황이었다.
“마왕에게 살해당해도 나는 모른다. 분명 경고를 했으니까.”
그렇게 아르센은 신의 투덜거림을 들으며 마족들의 왕과 만날 수 있었다.
“마왕과 용사의 만남이 아니라 마왕과 프랜차이즈 업체 회장과의 만남이라. 일단 계약서는 가지고 왔는데 마음에 들어 할지는 모르겠군.”
아르센은 검이 아닌 한 장의 계약서를 들고서는 마왕이 있는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제 어떻게 할 겁니까?”
“뭘? 어떻게 해. 변절한 마왕을 죽일 환생자 하나 어디서 구해 봐야지. 그나저나 이거 생각보다 어렵네.”
인간과 오크, 그리고 엘프뿐만 아니라 드물지만 마족들도 드나드는 한 작은 마을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매장 안에서 두 남자가 치킨을 튀기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 해 줄까?”
“뭔데요?”
“과연 그놈이 네 아들이었을까?”
프랜차이즈 매장의 주인은 자르고 싶어도 자를 수 없는 아르바이트생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고개를 내저었다.
노릇노릇 치킨이 튀겨지고 있었다.
지금까지 《이계에서 프랜차이즈》와 함께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