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02
나 혼자 프리서버 102화
102
웅성웅성!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당연한 일이었다. 인간의 것이 아닌 드워프가 가공하여 만들어 내는 물건들. 전설의 종족이라고까지 이야기를 하는 드워프들이었다.
그러니 그들이 만들어 내는 물건들이 얼마나 대단할지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이 기대감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물건들이 좋다면 단숨에 사업을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단상에서 내려오자 이풍수 장관이 인사를 건넨다.
이 양반이 왔다는 것은 또 무슨 일이 터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었다.
일본에서 방금 일을 처리하고 왔는데, 어떤 일 때문에 찾아왔을까.
“잠시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뭐, 그러시죠.”
예상했던 대로다.
우리는 청와대 회의실로 향했다.
시계를 바라본다.
드워프들에게 금이나 보석들을 세공하라고 명령을 내렸고, 몇 시간 후면 시제품이 완성되지 않을까 싶다.
점포도 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실 나는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당장이라도 이런저런 일들을 추진해야 했기 때문이다.
“바쁘신 것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빨리 끝내도록 하죠.”
“서울 금역 중심에서 의문의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의문의 사고라니요?”
“고렙 존에서 헌터들이 실종되고 있습니다.”
“고렙 존에서요?”
이풍수의 말에 나는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한국 자체의 전력이 약화되어서는 안 된다. 이곳은 내 고향이고,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한국만은 무사해야 한다.
지금까지 너무 평화롭게 시간을 보낸 것일까.
몬스터 웨이브가 터진 이후에 방벽을 세우고 금역을 선포했다. 그리고 각 금역들은 길드가 다스렸는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건 어떤 알 수 없는 힘에 의하여 시나리오가 갱신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였다.
“빠른 시간 안에 조사를 해 보겠습니다.”
“그리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당장은 무리이고 준비가 되는 대로 떠나도록 하죠.”
“그리 알고 있겠습니다.”
나는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기로 하였다.
여기서 볼일은 다 보았다.
“아, 그리고 말입니다.”
“말씀하시죠.”
“드워프제 귀금속이 나오면 저도 구입할 수 있을까요?”
“언제든 환영입니다. 매장으로 오셔도 됩니다.”
“사람이 미어터질 것 같아서 말입니다.”
“하하하! 그러면 VIP룸으로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이풍수 장관과 그렇게 약속했다.
이풍수는 이 사업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드워프제 귀금속 가게가 문을 열면 발 디딜 틈이 없을 거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세공기술은 기계가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었다.
여의도로 향하는 길.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여의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그 때문에 여의도의 땅값은 상상을 초월했다.
여의도에 매장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에서 힘을 써 주었기 때문이다.
정부 소유의 건물 몇 채를 길드에 매각해서 주었다. 그 덕분에 어렵지 않게 여의도에 가게를 낼 수 있었다.
여의도 중심가에 차량이 도착했다.
이곳에는 오세근과 백연하를 비롯한 몇몇 길드원들이 인테리어 공사를 감독하고 있었다.
“오셨군요!”
백연하가 달려왔다.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차갑게 대하지만 나에게만큼은 한결같았다. 이제는 예전과 달리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오세근도 다가온다.
“오셨수? 고생을 많이 했다는 소리는 들었소. 어떻게 한 방에 다크 나이트를 때려잡을 생각을 했소?”
“그냥 그렇게 되더라.”
“덕분에 우리야 주가가 올라서 좋지.”
“가게 인테리어는 어떻게 되어 가냐?”
“보슈.”
툭탁 툭탁 툭탁.
드워프들의 인테리어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실로 엄청난 속도였다. 마치 중세시대의 고성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뼈대는 그대로 두고 외관과 내부만 뜯어고치는 것이었는데 참으로 튀는 건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빨리 공사가 가능한가?”
“전설의 대장장이라고 불리는 놈들이니까.”
우리가 잡담을 나누고 있을 때였다.
드워프 족장 우르카가 달려왔다.
“시제품을 완성했습니다.”
***
“시제품을 벌써?”
나는 그 말에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드워프는 그야말로 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른 일 처리는 자랑할 만했다. 그렇다고 대충하는 것도 아니었다.
힘은 장사였고 손기술은 매우 뛰어났다.
도대체 어떻게 저런 생명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게다가 판매할 보석의 시제품까지 만들어 냈다고 한다. 직접 확인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어디 보도록 하지.”
고풍스러운 케이스다.
케이스도 따로 제작한 것 같았다. 중세 왕실에서나 사용할 법한 문양이었다. 그 안에 들어 있는 공예품은 더 대단했다.
“이건 뭐야?”
“티아라라고 하지요, 머리에 쓰는 관입니다.”
“왕관이네?”
“어떻습니까?”
화려한 보석들이 찬연하게 빛나고 있었다.
왕관이라기보다는 황관(皇冠)에 가까웠다. 여황이라는 존재가 있다면 이것을 쓰고 돌아다니지 않을까 싶다.
목걸이도 보였다.
생전 처음 보는 희한한 형태로 가공되어 있었다.
품격이 더해졌다는 느낌.
이걸 목에 거는 것만으로도 격이 상승할 것이다. 그만큼이나 드워프들이 가공한 물건들은 뛰어났다.
“시간이 없어서 대충 만들었는데,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는 조금 아쉽다는 표정이었다.
원래 우르카는 자동차를 분해하고 있는 중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몇 시간 전에 보석 세공품을 만들라는 지시를 받았고 부랴부랴 가공을 시작했다.
그리고 두 시간 만에 완성했다.
어떤 양식이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이처럼 아름다운 물건을 완성하였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대단하군.”
“그럼 이대로 판매합니까?”
“며칠 동안 제품을 만들면 오픈 준비를 할 수 있겠지?”
“가능합니다.”
“바로 시작하도록 하지.”
“다만 이곳의 전자기기들은…….”
“원하는 대로 다 구해다 주지. 마음껏 분해하라고.”
“감사합니다!”
드워프들은 더욱 빠르게 일을 처리하였다.
그들은 돌아가면서 귀금속 공장에서 일을 하기로 하였다. 드워프들에게 있어서도 귀금속 공예는 부업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오세근이 놀람을 드러내며 말했다.
“형님, 이거 대박 나는 것 아니오?”
“그럴지도 모르지.”
“거기다가 사업이라니? 도대체 그런 생각은 어찌하신 거요?”
“그냥 부업이지.”
“부업이라.”
“드워프들을 마냥 놀리는 것도 뭣하니까.”
나는 한마디로 일축했다.
어디까지나 우리들의 본업은 영토의 확장이었다.
드워프들을 데리고 사업을 펼치는 것은 그저 부업으로 취급을 할 예정이었다.
며칠이 지났다.
그 시간 동안 우리 길드는 다음 타깃을 고르는 데 열중하였다.
첫 번째 후보가 바로 레빈 길드이다.
아투스 영지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었고 초보자 마을을 관장하고 있다.
그러니까 수익률이 꽤 높다는 것인데, 초보자 마을을 지배할 수 있다면 NPC들과 우호를 다지고 여러 가지 퀘스트를 받을 수 있다.
영주를 비롯한 길드원들에게만 주는 퀘스트가 있었고 그걸 클리어해 나가다 보면 연계 퀘스트도 꽤 많을 것이다.
그밖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점령하기가 쉽다는 것이었다.
성벽도 낮고 방해물도 거의 없었다.
문제라면 레빈 길드 자체가 강력하다는 것이었다.
대형 길드에 속해 있었으며 그 인원만 해도 200이 넘었다.
“그래도 문제없죠.”
백연하가 길드 세력이 그려진 지도를 보며 말했다.
“어째서?”
“저들은 200명이고 우리는 5천 명이잖아요?”
맞는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5천 명 모두를 동원할 수는 없다. 영지를 방어할 병력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4천 정도는 동원할 수 있다.
그 정도라면 손쉽게 쓸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똑똑.
“들어와.”
이곳은 여의도에 위치한 길드 본부다.
정부에서는 건물 몇 개를 매각해서 주었는데 귀금속 상점 바로 옆을 길드 본부로 사용하기로 했다.
영지를 가지고 있는 우리였지만 영지 밖에서 활동을 하려면 길드 본부는 반드시 필요했다.
오세근이 약간 격양된 음성으로 말했다.
“형님, 와서 좀 보셔야겠소.”
“무엇을?”
“사람들로 미어터지고 있는데?”
“그러냐?”
드워프들의 제품은 확실히 뛰어났다.
현대적인 감각과 고대의 감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한마디로 고풍스러움과 세련미를 함께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 때문인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드워프들도 주 관심사가 전자제품이다 보니 귀금속 세공은 그냥 부업 정도로 생각했다. 그 때문에 돌아가면서 근무를 했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사업이 성공하면 좋겠지만, 굳이 성공하지 않아도 상관은 없었다.
그런데 사람들로 미어터진다고 한다.
상점 안으로 들어온다.
오늘 아침에 오픈을 했는데 정말로 사람들 때문에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웅성웅성!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구매자들이 줄을 선 거지. 외국 바이어들도 있던데?”
“바이어들이라고?”
이건 상상 이상이었다.
웬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다가왔다.
“혹시 드워프 물산의 사장님 되십니까?”
“그렇습니다만.”
“저희는 미국 제널드 보석에서 나왔습니다.”
“보석상에서 어쩐 일로?”
“저희가 자본을 출자하여 뉴욕에 분점을 내고 싶습니다만…….”
나는 명함을 보았다.
제널드 보석의 전무이사였다.
그런 사람이 여기까지 찾아오다니. 그 말인즉, 드워프제 귀금속들이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뜻이었다.
“거절합니다.”
“어째서 말입니까?”
“돈은 우리도 많거든요.”
나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드워프제 귀금속이 성공할 것이 확실하니 이런 날파리들이 꼬이는 것이었다.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을까.
서버 특화 영토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의 금역들, 그리고 해외의 금역들을 다 쓸어버리려면 돈이 많으면 편리할 것이다.
투자를 하겠다는 것은 배당을 받겠다는 뜻이다.
나는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조만간 뉴욕에도 가게를 낼 생각이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아쉬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판매라도 할 수 있도록…….”
“그것도 알아서 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들은 아쉬운 마음을 안고 떠나갔다.
그렇다고 해코지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5천의 병력이 있었고 나라는 존재 자체도 부담으로 여겨질 테니까.
나는 오세근과 백연하를 바라봤다.
“아무래도 사업을 확대해야겠는데?”
서울 강남에 2호점을 내는 계획이 바로 추진되었다.
드워프들이 만들어 내는 귀금속의 양이 막대하였기에 물량을 소진하려면 매장 하나를 더 내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강남 한복판에 상점을 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임대는 좀 그렇고…… 차라리 건물을 매입하는 것은 어떻수?”
오세근이 말했다.
“건물을 매입하자고?”
“빌딩을 사자는 거지. 그리고 거길 통째로 매장으로 사용하면 되지.”
“그럴까?”
어차피 돈은 차고 넘친다.
정부에서는 일본으로부터 달러로 받아서 바로 입금해 주었다.
내 수중에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있었다. 젠을 제외하고도 말이다. 건물 한 채 사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