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11
나 혼자 프리서버 111화
111
화르르르륵!
불바다가 된 영지.
인간들의 무기는 상식을 뛰어넘었다.
저런 무기가 있다는 것은 수백 년 동안 들어 본 적도 없었다.
“적들이 옵니다!”
갈라지고 있는 성벽으로 마법이 날아왔다.
쿠아아아앙!
동시에 나경철이라는 남자가 허공에 수인을 그렸다.
어마어마한 마나가 모여들었다.
카이샤는 그것이 헬파이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아아!”
말도 되지 않는 일이다.
어찌하여 미천한 인간이 저런 고급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더 놀라운 일은 나경철 영주가 소환한 정령들이었다.
“말도 안 돼!”
쿠아아아앙!
헬파이어가 작렬했다.
서서히 성벽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렇지 않아도 균열이 가 있던 성벽이었다.
튼튼했던 성벽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퇴각하라!”
와르르르르!
퇴각할 곳도 없었다.
이미 후방은 불바다였다.
그리고 검은 비행체에서 사람들이 뛰어내리기 시작하였다.
카이샤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말도 안 돼…….”
두두두두두!
나는 선두에서 병력을 진두지휘했다.
4천에 이르는 병사들이 일제히 돌격하였다.
물론 최전방에는 오크들을 배치하였다.
오크들은 리젠이 되지만 인간은 리젠이 되지 않았기에 그들을 선봉에 세운 것이었다.
오크는 호전적이고 전투적인 종족이다. 최전방에서의 돌격대를 자처하였고 그것을 영광으로 여겼다.
참으로 멍청한 영웅심이었지만 그 덕분에 아군의 사기는 높았다. 돌격대가 치사율이 가장 높다는 것은 군대의 상식이다.
그걸 오크들이 맡아 주고 있었으니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돌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수십 개의 검을 띄웠다.
우선 성벽의 잔해들을 치우는 데 집중했다.
“파멸식!”
스킬이 시전되었다.
검술 계열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파멸식이다.
검강을 머금은 수십 개의 검들이 날아가 성벽의 잔해를 때렸다.
쿠아아아앙!
마치 막혀 있던 배수관이 뚫리듯이 시원하게 성벽이 치워졌다. 깔끔하게 넓은 길이 난 것이다.
지금 엘프들의 진영은 아비규환이었고 그 틈을 병력이 밀고 들어갔다.
제일 먼저 오크들이 엘프들과 뒤엉켰다.
“크르륵! 죽어라!”
“이런 하등 생명체들이!”
엘프들은 이 와중에도 계급론을 입에 담고 있었다.
자신들 이외에는 전부 하등한 생명체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런 하등 생명체들에 의해 엘프들의 머리가 쪼개진다.
병력도 병력이지만 워낙에 초전박살을 당한 엘프들이었기에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무엇보다 레벨은 영지군이 더 높았다.
지금까지 괜히 레벨 업을 시킨 것이 아니었다.
기본적인 능력은 엘프들이 앞설지는 몰라도 레벨과 스킬, 전직에 의한 차이가 컸다.
엘프들은 겨우 1차 전직을 마쳤거나 1차 전직을 하기 전으로 보였다. 그에 비하여 판도라 영지군은 전원이 2차 전직을 마쳤다.
이런 상황이었으니 월등하게 전력 차이가 나는 것이 당연했다.
“끄아아악!”
“괴물들이다!”
적들은 시가전을 하려 하였지만 이미 공수부대가 들어와 엘프들을 타격하고 있었다.
그들의 목표는 엘프들을 기절시키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죽여야겠지만 살릴 수 있다면 살려야 한다. 엘프 전사들은 귀중한 병력이 되어 줄 것이다.
이만하면 전투는 거의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살살해라! 엘프들을 기절만 시키고 웬만하면 죽이지 마라!”
나는 그렇게 소리쳤다.
하지만 무식한 오크들은 엘프들을 보는 족족 머리통을 깨부쉈다.
급기야 인간 병사들이 오크들을 말리고 나서야 진정되었다.
오세근이 난리의 현장을 뚫고 달려왔다.
“형님! 거의 끝난 것 같소!”
“피해는?”
“피해야 좀 있수. 아무래도 엘프들이잖아? 긴장하지 않은 멍청한 놈들이 엘프들의 활이나 마법에 맞아 죽었소.”
“그런가.”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가능하면 피해 없이 엘프 영지를 점령하면 좋겠지만, 전쟁에서 피해는 필수적인 것이었다.
피해가 없을 수는 없었다.
수십 명은 죽은 것 같았지만 전쟁이 끝나 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공수부대를 바라본다.
길드원들의 레벨은 엘프들에 비해 상대가 되지 않았다.
레벨이 깡패라고, 닥치는 대로 엘프들을 휩쓸고 다녔다.
이건 이미 전쟁이라 볼 수도 없었다.
“항복을 권유해야 하지 않소?”
“항복을 하려나 모르겠다.”
“영민들을 인질로 잡으면 항복하겠지.”
“그러려나?”
나는 음성 확장 스킬을 사용했다.
“다 죽고 싶지 않으면 항복해라! 이대로 저항하면 너희 영민들은 모조리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
과연 협박이 통할지는 모르겠다.
엘프들은 기본적으로 자존심이 매우 강하다. 인간들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 자체를 매우 큰 치욕으로 여길 것이다.
끝까지 저항하는 놈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자들이 더 많았다. 이미 전세는 기울었다.
현대 무기의 막강한 화력 앞에서 혼비백산하였고 그 틈을 이용해 진군하여 엘프들을 싹 쓸어버리다시피 한 것이다.
기절한 엘프들이 즐비했다.
그나마 손속에 사정을 두었기에 이 정도였지 마음만 먹었다면 순식간에 다 죽여 버리고도 남았을 것이다.
털썩! 털썩!
싸우는 자들과 무릎을 꿇는 자들이 보인다.
오세근이 말했다.
“형님, 엘프 여왕만 굴복시키지 그러우?”
“엘프 여왕을?”
“이들은 엘프 여왕을 향한 충성심이 대단한 것 같은데 말이야. 그럼 머리만 굴복시키면 되지 않을까?”
“좋은 방법이다.”
주변을 둘러보며 엘프 여왕을 찾는다.
그녀는 우리 길드원들을 맞아서 분투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 상대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 힘을 쓰지 못한 채로 몰리고 있었다.
팟!
몸을 날려 엘프 여왕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머리통을 후려쳤다.
퍼억!
“꺄아아아악!”
철퍼덕!
엘프 여왕은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는 분하다는 듯이 나를 노려봤다.
“항복해라.”
“그럴 수는 없다!”
“주변을 둘러봐라. 이대로 두면 너희 엘프들은 멸족할 것이다. 엘프 여왕인 네 생각처럼 과연 영민들도 그걸 바랄까?”
“…….”
여왕은 이를 까득 깨물고 있었다.
뭐가 그리도 억울한지 피눈물까지 흘렸다.
‘항복을 받아 내더라도 통치는 어렵겠어.’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
그나마 야인들이나 드워프에게서는 쉽게 항복을 받아 낼 수 있었다. 그들을 굴복시키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엘프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런 잔인한…….”
“어찌하겠느냐? 여기서 다 죽겠나, 항복하겠나?”
여왕의 눈에 머리통이 터져 죽는 엘프 주민의 모습이 들어왔다. 무식한 오크들이 힘을 조절하지 못한 것이다.
뇌수가 사방에 튀고 짓밟힌다.
인간들에게 짓밟히는 것보다 오크들에게 짓밟히는 것은 더 치욕스러운 일이었다.
결국, 그녀는 고개를 떨어뜨렸다.
“항복하겠다.”
나는 목소리를 증폭시켰다.
“여왕이 항복했다! 엘프들은 무기를 버려라!”
웅성웅성.
엘프들의 얼굴에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그려진다.
무엇보다 인간을 하찮게 여기는 여왕이었다. 여왕이 그런 판단을 내렸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엘프들의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폐하! 정말 항복하시는 겁니까?”
“면목 없다.”
“전쟁은 끝났다!”
“와아아아아!”
병사들이 함성을 내질렀다.
불타고 있는 영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쟁이 끝났으니 슬슬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여왕, 물의 정령들을 소환하여 화재를 진압해라.”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보다 훨씬 더 기운이 빠진 모습이었다.
여왕이 완전히 굴복하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링!
[엘프 여왕 카이샤 소유의 영지를 무너뜨렸습니다!] [파텐샤 성과 그 주변 영지가 지존길드 소유가 되었습니다.] [영지 남부의 사막지대가 오픈됩니다.] [사막 왕국 파샤가 등장합니다.]띠링!
[국왕의 길(2)이 완료되었습니다!] [보상으로 자작의 작위가 내려집니다.]판도라 자작
병력 상한이 8천으로 늘어납니다.
1개의 기사단을 더 육성할 수 있습니다.
영지군 생명력이 30% 증가합니다.
영지군 방어력이 10% 증가합니다.
녹봉으로 한 달에 200만 젠을 지급합니다.
동부 항구도시가 오픈됩니다.
“드디어!”
내 몸이 화려한 빛에 휩싸인다.
자작의 작위를 획득했다.
영지군이 더욱 강력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병력의 운용 상한이 8천까지 늘어났다. 지금보다 3천을 더 징집할 수 있는 것이다.
나머지 3천을 엘프들로 채우는 것은 어떨까.
물론 그들을 병사로 만들고 부리려면 여러 가지 난관이 예상되었지만, 인간 병사들보다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동부 항구도시도 오픈되었다.
그곳을 기항지로 삼아서 여러 곳으로 진출할 수 있다.
다만 사막 왕국이 등장한다는 것이 신경이 쓰였다. 어느 정도의 규모일지는 모르겠지만 왕국 하나를 점령하면 당연히 백작의 작위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문제는 사막 왕국의 병력 규모였다.
기쁘기는 하지만 다음 퀘스트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다음 퀘스트가 떴다.
띠링!
[국왕의 길(3) 퀘스트가 발생하였습니다!] [사막 왕국 파샤를 정복하세요!] [보상으로 백작의 작위를 획득합니다!]백작
병력 상한이 1만 6천으로 늘어납니다.
3개의 기사단을 더 육성할 수 있습니다.
영지군 생명력이 50% 증가합니다.
영지군 방어력이 30% 증가합니다.
녹봉으로 한 달에 500만 젠을 지급합니다.
그레이트 섬이 오픈됩니다.
“역시나.”
파샤 왕국을 정복하란다.
이제 백작위를 받을 퀘스트지만 난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중형 왕국은 아니겠지.’
병력을 10만 이상을 동원하는 중형 왕국이라면 퀘스트를 수행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분명 파샤 왕국은 소형 왕국이다.
어쩌면 소형 왕국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가 아닐까 싶기도 했다.
내게 적용된 시스템은 프리서버.
프리서버는 누구든 쉽게 레벨 업을 하고 강해져야 한다. 그리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절대 플레이를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난이도는 국왕의 길(2)보다 높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됐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엘프들은 정령을 소환하여 화재를 진압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전쟁은 이제 마무리 단계이다.
이풍수 장관은 멀리서 이번 전쟁을 처음부터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결과는 대승.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엘프 영지를 격파하였다.
나경철은 빠르게 강해지는 중이었고 점점 병력을 늘려나갈 것이다. 만약 이대로 10만 대군을 보유하게 된다면 어찌 될까.
‘한국은 초강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풍수는 몸이 부르르 떨렸다.
4천의 병력만으로도 괴물 같은 모습을 보여 준 그들이었다.
일명 판도라 영지군은 고등 생명체인 엘프들에게 한 치의 밀림도 없었다. 오히려 엘프들을 유린하였다.
길드원들은 또 어떠한가.
그들은 양 떼 사이에 뛰어든 이리처럼 엘프들을 쓸어버렸다.
장관의 비서관조차 놀라움을 감추지 못할 따름이었다.
“장관님, 전쟁의 새로운 면을 보았습니다.”
“나 역시 그렇다네.”
“인간의 전쟁이라 볼 수 없습니다.”
“과학과 마법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전쟁…….”
요즘은 하이브리드가 대세라고 한다.
무기도 하이브리드였고 방어구도 마찬가지였다. 건축은 물론이고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마법이 침투하고 있었다.
이제는 전쟁도 마찬가지였다.
과학과 마법이 결합된 전쟁이 될 것이다. 지금은 물론 인간들과의 전쟁이 국제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몬스터가 사라진 이후라면 어떨까.
“그를 밀어주어야 한다.”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이풍수의 머릿속에 나경철을 지원할 구상들이 떠오르고 있었다.
물론 혼자서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조만간 대통령님을 뵙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