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17
나 혼자 프리서버 117화
117
소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시스템 메시지였으니 분명한 사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조금 뜸을 들였다.
수많은 사람들과 엘프들의 눈이 나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약간 시선을 즐기면서 정령왕을 소환해 본다.
“정령왕 소환!”
스킬이 일시적으로 활성화되어 있었기에 그걸 사용한 것뿐이었는데 그 효과가 화려하기 이를 데 없었다.
사방이 화염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화염은 아군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았다. 오직 적들에게만 피해를 주는 것이 정령들의 특징이었다.
화염들이 모여 하나의 기둥이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불사조의 모습을 갖추었다.
드디어 정령왕이 소환되었다.
-5천 년 만인가? 내가 소환된 것이.
하이 엘프조차 소환할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정령왕이다.
이프리트가 신기하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하이 엘프인가. 고귀한 존재라면 능히 나를 소환할 법하지. 마지막으로 나를 소환했던 자도 하이 엘프였다. 그 당시에 그녀는 엘프 제국의 황제였지.
“……!”
엘프들은 놀람을 드러냈다.
엘프 왕국이 아니라 엘프 제국이었다고 한다.
물론 이 자체가 운영자에게서 창조된 역사겠지만 그 사실 자체가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었다.
엘프들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존재도 아니고 정령왕이 직접 하는 말인데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속으로 웃을 수밖에 없었다.
‘정령왕이 나를 하이 엘프로 공인하였다. 터럭만큼의 의심을 가지고 있던 엘프들도 돌아설 수밖에 없겠군.’
새삼 이프리트가 고맙게 느껴졌다.
이프리트가 말했다.
-계약자여,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몬스터의 박멸. 함께 사냥하도록 하자.”
-해악의 존재들이 대륙 도처에 깔려 있군. 질서를 어지럽히는 존재들을 그냥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 그대를 돕겠다.
사냥이 시작되었다.
정령왕은 사방에 화염을 뿌렸다.
검은 구체가 아닌 진짜 화염이다. 순식간에 드넓은 구역이 초토화되었다.
화르르르륵!
-끼에에에엑!
-꺄아아아악!
어마어마하게 경험치가 올라간다.
‘이렇게 사냥이 편할 수가 있나?’
혀가 내둘러진다.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정령왕이 몬스터를 학살하였다. 그것도 하늘을 뒤덮고도 남을 화염을 뿌리면서 말이다.
저절로 경험치가 쌓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소환은 무한한 것이 아니었다.
[정령왕 유지 시간: 58분 30초.]정령왕의 유지 시간은 한 시간이다.
물론 이것만 해도 어마어마한 이득이었다.
이렇게 빨리 경험치를 습득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정령을 활용하지 않았던 것이 조금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령왕 이프리트, 미안하지만 너는 나에게 매일 소환되어 꽁지가 뽑힐 때까지 사냥을 하게 될 것이다.’
정령왕이지만 실상은 노예나 다름없었다.
이프리트의 신경을 긁지 않는 한 어둠의 존재를 박멸한다는 명분하에 어마어마한 경험치를 쌓게 될 것이 틀림없다.
3일 동안 미친 듯이 사냥에 몰두하였다.
원래 엘프들의 훈련 기간을 대략 2주 정도 잡고 있었다.
그래도 2차 전직까지는 해 주어야 쓸 만하게 변화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정령왕의 등장으로 인하여 사냥 시간이 극히 짧아졌다.
나 역시도 레벨이 빠르게 올랐다.
어느덧 레벨이 77이 되었다. 3일 동안 레벨이 5개나 오른 것이다. 하루에 렙 업을 한 번 하기도 힘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무엇보다도 레벨 딜레이 구간에서 벗어났다.
예전보다 레벨이 빠르게 오른다.
이런 속도라면 며칠 안에 레벨 80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어느덧 나도 고레벨로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정령왕은 하루에 두 번 정도 소환될 뿐이었지만 그때마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금은 정령왕 소환시간이 끝나서 병력만으로 이곳을 휩쓰는 중이다.
이제는 엘프들도 직접 전투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쏟아지는 수많은 아이템들은 대개 엘프들의 것이었다. 착용자가 엘프로 제한되어 있는 것이 많았다.
전리품 분배 원칙에 따라 나누어 주었다.
모든 클래스가 착용할 수 있는 장비는 균등하게 분배하지만, 착용 클래스가 명시된 아이템이 나오면 그들을 상대로 차례로 돌아간다.
운이 좋으면 자신의 차례에서 좋은 아이템을 습득할 수도 있었다.
그런 원칙이 있었기에 누구도 불만을 품지 않았다.
잠깐 뒤로 물러나 휴식을 취한다. 하지만 병사들은 사냥을 멈추지 않았다.
“이제야 조금 쓸 만해졌네.”
“감개무량합니다. 엘프들이 2차 전직을 하다니요.”
롬멜이 내 말에 공감하였다.
이제 슬슬 3차 전직을 하는 자들도 생기기 시작하였다.
정령왕이 사냥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저 멀리서 하이브리드 차량 한 대가 달려왔다.
그들이 사냥터 앞에 멈춰 선다.
지이잉.
차량의 문이 열리고 오세근이 내렸다. 그는 국방부 장관 이풍수를 달고 왔다.
“무슨 일이 터진 건가?”
제78장. 지옥의 현자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이풍수는 국방부 장관이다. 요즘과 같은 시기에 시간을 내는 것은 몸이 둘이라도 모자랄 것이다. 그런데도 이곳을 직접 방문하였다는 것은 분명 어떤 문제가 터졌다는 뜻이다.
‘설마 한국에 보스라도 상륙했나?’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런저런 가능성을 점치고 있을 때, 이풍수가 다가와 인사를 했다.
“또 뵙습니다, 나 소장님.”
“장관께서 이런 곳까지 방문을 하시다니요. 필시 어떤 일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렇습니다. 일이 생겼습니다.”
그런 것치고는 표정이 꽤 여유가 있어 보인다.
아무래도 한국과 관련된 일은 아닌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미국에 일이 터졌다고 말했다.
“미국에 지옥의 현자 발락이 강림했습니다.”
“발락이라!”
“뉴욕이 아비규환에 빠졌다고 합니다. 물론 미국은 전통적인 초강대국이고 기축통화를 이용하여 어마어마한 돈을 뿌리는 덕분에 고위 헌터들이 많이 있는 편이지요. 전(前) 세계 지존이 미국이 있을 정도니까요.”
“전 세계 지존이라. 그렇다면 현재 세계 지존은 누굽니까?”
“그야, 나 소장님이지요.”
이풍수는 웃으며 말했다.
어느새 내가 세계 지존의 자리에 오른 걸까?
그건 아니다.
공식적으로 공인된 것은 아니었다. 언론에서 워낙에 떠들어 대니 사람들도 그러려니 하고 생각을 하는 것뿐이었다.
“영상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이풍수가 손짓을 하자 비서관이 태블릿을 가져온다.
화면에는 현재 미국의 상황이 생중계되고 있었다.
카메라 앵글은 뉴욕시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비추고 있었다.
녹색의 독이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중독되다 보니 헌터들은 방독면을 착용한 채로 싸우고 있었다.
“저게 무슨 독인지는 밝혀졌나요?”
“시독이라고 합니다.”
“시신이 내뿜는 독인가요?”
“그렇습니다. 시독을 압축한 형태라고 합니다. 건물이 녹아 버릴 정도이니 농도가 어마어마하겠지요.”
이제야 이풍수가 여기까지 달려온 이유를 알겠다.
지금이야 인간들 간의 전쟁 위협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전통적으로 한국의 우방국이었다.
내 입장에서는 미국이나 러시아, 일본 모두가 같은 놈으로 보였지만 많은 한국인들이 미국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에 미국을 돕게 되면 핵을 인정해 달라고 할 예정입니다.”
“……!”
“이미 한국에서는 핵 개발이 완료되어 있습니다. 생산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요.”
“드디어 핵보유국이 되는 건가요?”
“나 소장님 덕분이죠.”
이풍수는 내 얼굴에 금칠을 하였다.
그렇다면 나서지 않을 수가 없다.
한국이 강해진다는데 그걸 마다할 이유는 없었던 것이다. 한국이 핵을 보유하게 된다면 어찌 될까.
그때에는 진정한 자주국이 되는 것이다.
몬스터와의 전투에 참여한 나라는 중국이나 인도 등 새로운 강국이 많았고 한국 역시 신흥강국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만약 몬스터 사태가 종료된다면?
그때에는 인간들과의 갈등이 시작될 것이다. 핵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그때 큰 격차를 벌리게 될 것이다.
“좋습니다. 핵보유국의 지위 인정과 함께 참전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하죠.”
“당연한 말씀입니다.”
“이번에는 반 정도를 내주시기 바랍니다.”
“허허허! 그리하겠습니다.”
조건이 후하다.
국가 차원에서 외교를 벌여 참전금을 뜯어내는 것인데 여기에서 50%가 내 것이 된다. 세금 없이 말이다.
한국에서는 나머지 반을 은 국고에 귀속시킬 수 있고 핵보유국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 것이니 나쁘지 않은 거래였다.
이곳은 롬멜에게 맡기기로 했다.
“롬멜 경!”
“예, 영주님.”
“경이 군을 통솔하여 사냥을 계속하도록. 나는 잠시 밖에 다녀와야 할 것 같다.”
“명에 따르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정령왕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지 확인을 해 보고 싶었다.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타고 곧바로 국방부로 향한다.
장관은 가는 길에 외교부에 연락을 취하여 미국과 협상을 하라고 이야기하였다.
외교부 장관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최대한 얻어 낼 생각이었다.
이풍수가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뭘요. 저는 애국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매국노도 아닙니다. 그건 알고 계시죠?”
“물론입니다. 지금 시대에 지나치게 애국을 강요하는 것도 말이 안 됩니다.”
“핵보유국이 되면 강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겠죠. 나중에는 지금의 상황을 이용하여 영토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강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영토와 인구도 중요합니다.”
“그리하겠습니다.”
이풍수는 꽤나 흥분하고 있었다.
희망에 부풀어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그는 분명히 애국자다.
하기야 지금과 같은 시대에 애국정신 없이 국방부 장관의 자리에 앉아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헌터들이 동분서주한다고 해도 국방부 장관의 역할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국방부에 도착하였다.
우리는 화상회의를 통하여 외교부와 미국과의 줄다리기를 지켜보기로 하였다.
미 외교부와 한국 외교부의 협상이 벌어졌다.
“스미스 장관님, 그건 무리입니다. 원화로 최소한 30조는 주셔야 합니다.”
-미국의 재정 상황이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군비 증강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뉴욕이 날아간다면요?”
-핵보유국으로 인정을 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귀하가 보유한 나경철 헌터가 이번 전투에서 승리하면 타국에서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도움을 받아야 하니까요. 그렇다고 저희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뉴욕뿐만 아니라 다른 주도 날아갈 수 있을 텐데요.”
-협박하시는 겁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