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22
나 혼자 프리서버 122화
122
“여, 여보세요?”
-이 기자님, 오랜만입니다. 이렇게 사적으로 전화를 하는 게 정말 간만이지요?
“그러네요. 저에게 전화를 다 주시고. 설마…….”
-그 설마가 맞습니다. 뒷문으로 오세요. 가면서 드릴 것이 있습니다.
“줄 것이라고요?”
후다닥 청와대 뒷문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나경철이 이소희를 기다리고 있었다.
“타세요.”
그녀는 차에 올라탄다.
경찰들이 나경철을 호위한다. 사실 세계 지존을 호위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 싶었지만, 이건 예우의 차원이었다.
나경철이 누군가의 암살로 죽을 사람은 아니다.
“저에게 주실 것이라는 것이 뭔가요?”
“이겁니다.”
나경철은 USB 하나를 내밀었다.
“이게 뭐예요?”
“타락한 정령왕과 제가 싸우는 모습을 녹화한 겁니다. 저도 몰랐는데, 길드원 하나가 녹화를 하고 있었더라고요.”
“……!”
그녀는 눈알이 튀어나올 듯이 놀랐다.
이걸 주는 이유가 무엇일까?
“전 세계에 동시 방송이 될 거예요. 무슨 뜻인지 아시죠?”
“미국에서 제 전력을 분석하려 들 거라는 거겠죠. 상관없습니다. 방송에 내보내세요. 그것도 전략의 일환입니다.”
그녀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나경철이 그렇다면 그런 거 아닐까.
나경철은 친절하게 방송국 앞에서 내려 주었다.
“그럼 다음에 뵙죠.”
“감사합니다!”
“하하하! 당신을 만날 때면 언제나 추레한 몰골의 첫 만남이 생각나는군요. 그럼 이만.”
이소희의 얼굴을 붉어지는 걸 볼 겨를도 없이 그는 급하게 방송국으로 향했다.
영지로 돌아가는 길이다.
가능하면 오늘부터 며칠은 쉬려고 했는데 상황이 조금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무려 세계 지존과의 대결이다.
나는 지금 비공식적인 세계 지존이고 제인 아카드는 공식적인 세계 지존이다. 그 사실에 태클을 걸 사람은 전무할 것이다.
백연하는 지금까지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다가 물었다
“이번에 승리를 하시면 세계 지존이 우리 길드에 들어오는 것이겠죠?”
“그렇지.”
“그 후에 계획은 있으신가요?”
“계획?”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제인 아카드가 오면 길드는 강해진다. 지금까지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이나 길드의 전투력이 상승하게 된다.
단순히 길드의 전투력만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로 그녀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백연하는 승리 이후까지 생각하는 것이다.
“세계 지존이었던 여자를 그냥 둘 수는 없잖아요? 등골을 뽑아 버려야죠.”
“그래야지?”
“그리고 그녀도 당신의 시스템 영향을 받아서 강해질 수 있어요. 그러니 윈윈하는 전략이라 볼 수 있죠.”
“네 말이 맞다.”
크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여러 가지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
이 하나만으로도 다변화된 전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 왕국 하나를 쳐야 한다. 그래야 백작위를 받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함께해 준다면 든든한 우군이 생기는 것이다.
“왕국 점령전에서 꽤나 도움이 될 거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그녀의 전력을 잘 살릴 수 있을지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해요.”
“그러자.”
영지에 도착하였을 때는 어느덧 해가 완전히 지고 난 후였다.
사냥터에서 영지로 복귀하던 군대와 마주쳤다.
롬멜이 인사를 한다.
“어서 오십시오, 영주님!”
“별일 없었나?”
“훈련 잘하고 있었습니다.”
“레벨은 많이 올랐고?”
“영주님 덕분에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습니다.”
병사들의 표정에는 만족감이 드러나 있었다.
시스템의 영향으로 빠르게 레벨 업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셨던 일은 잘 마무리되었습니까?”
“몬스터는 물론 잡았지. 하지만 세계 지존이었던 헌터와 대결이 예정되어 있다.”
“오오!”
주변이 술렁였다.
병사들도 이제 세계 지존이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세계 지존이라면 지구의 지존을 말한다.
내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제인 아카드가 전 세계 헌터들 중 으뜸이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불투명해졌다.
아마도 그녀는 나와 대결하기를 고대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마침 미국에서 나를 만나 대결을 청한 것이었고 말이다.
“희한한 일이로군요. 그녀가 패할 것이 자명하지 않습니까?”
“그녀 딴에는 아닌 모양이지.”
우리는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영지에 복귀하였다.
병사들을 모두 돌려보내기 전에 나는 특훈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성벽 앞에서 병사들이 나에게 시선을 집중한다.
“내일부터 일주일 동안 훈련에 돌입할 것이다. 말이 훈련이지 고레벨 사냥터에서 푹 썩을 예정이다. 함께하겠나?”
“물론입니다!”
“어디에서 사냥하는 겁니까?”
“사막 상급 경험치 던전이다!”
“와아!”
병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들은 모두 하급 경험치 던전에서 사냥을 했던 경험이 있다. 그때에도 어마어마한 속도로 레벨 업을 했었다.
이번에 작정하고 일주일이나 있으면 어떨까. 그것도 상급 경험치 던전에서 말이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내가 직접 사냥을 한다.
사냥 속도는 빠를 것이고 그만큼 경험치를 획득하는 양도 늘어난다.
짝짝!
손뼉을 쳐서 시선을 다시 모았다.
“가서 푹 쉬도록 하라. 일주일 동안은 그곳에서 나오지 않을 예정이다.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일주일 치 식량과 물자들을 준비하라.”
“예!”
병사들은 그 정도는 어렵지 않게 준비할 수 있다.
사냥을 하면 할수록 강해지고, 더불어 부유해진다. 이곳에서 사냥을 하여 현실 세계에서 판매를 하면 어마어마한 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
현실 세계에서 물자를 들여올 수도 있었다. 식량 걱정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나는 만족스럽게 돌아섰다.
롬멜이 달려온다.
“그럼 편히 쉬십시오.”
“롬멜 경도 가서 쉬도록.”
“기대가 큽니다. 이번 기회에 영지의 전력이 올라가겠군요.”
“일주일 동안 나오지 않을 생각이니까.”
나 역시 쉬기 위해 영주성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영주성에는 오세근이 기다리고 있었다.
분명히 드워프 물산을 관리하느라 바빴을 텐데 또 이곳을 방문한 것이다.
뭐, 새삼스럽지는 않다.
오세근이야 현실과 이면 세계를 가장 바쁘게 오갔으니까.
“세근아, 너는 바쁘지도 않냐? 여긴 또 왜 왔어? 내일이 되면 어련히 부를 텐데.”
“형님! 드디어 개발했수!”
“뭘 말이냐? 새로운 자동차라도 나왔어?”
“그게 아니라 하이브리드 무기 말이오!”
“하이브리드 무기?”
몬스터 사태가 벌어진 이후로 하이브리드 무기는 지금까지 줄곧 발전해 왔다. 하지만 대부분 보조적인 역할에 그쳤었다.
방어구에 야간투시장비를 달거나 여러 가지 편의 장비들을 추가한 정도였다.
한마디로 하이브리드 무기는 전자장비와의 결합이었다.
그런데 오세근의 표정을 보니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잔뜩 흥분해 있는 모습을 보니 뭔가 대단한 무기를 만들어 낸 것이 틀림없었다.
“어떤 무기를 만들었길래 호들갑이야?”
“실드를 찢고 그 안에 폭발물을 심는 무기라고 할까.”
“……!”
눈이 번쩍 뜨인다.
사실 화학무기가 그다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몬스터가 가지고 있는 실드 때문이었다.
실드는 화학무기로는 파괴할 수가 없었다. 성질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원시적인 무기가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세근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건 무기에 혁명이 일어난다는 소리나 다름없었다.
“정말이냐?”
“형님은 속고만 사셨소?”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거 획기적인 일인데?”
실드를 뚫을 수 있다는 것.
그 말은 인간이 몬스터를 지배하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오세근은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사용자에 따라서 효과가 좀 달라진다고 할까. 일반 병사들이 보스 몬스터를 사냥할 수는 없지. 좀 더 수월하게 사냥하는 정도요.”
“그러냐?”
“하지만 백연하나 형님이 사용한다면?”
“그럼 어떻게 되는데?”
“손쉽게 보스 사냥이 가능해진다는 뜻이지. 지금의 랭크보다 높은 보스를 쉽게 사냥할 수 있다면 얼마나 큰 메리트겠소?”
이제야 오세근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일반인들이나 랭크가 낮은 헌터들에게는 좀 더 발전된 형태의 무기일 뿐이겠지만, 고위 헌터들에게는 일대 혁명이나 다를 바가 없는 무기가 탄생하였다는 것이다.
제81장. 하이브리드 무기
“시제품은?”
“지금 만들고 있소.”
“실험은 해 봤을 것 아니냐?”
“드워프 장인 우르카가 확신을 하였고, 밤을 새워서라도 시제품을 완성시킨다고 하더군. 그렇게 시제품이 완성되면 곧바로 대량생산에 들어가기로 하였고 말이야.”
“대량생산까지……. 아주 돈을 쓸어 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 이참에 재계도 싹 쓸어버리자고.”
오세근은 길드를 더욱 크게 발전시킬 모양이었다.
이미 드워프제가 전 세계에 깔리기 시작하면서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감당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하이브리드 무기까지 추가된다.
앞으로 재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조차 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오늘은 나가서 자야겠다.”
“그러시오. 내일 아침까지는 우르카가 무기를 만들어 낸다고 하니까.”
“새벽이라도 상관없다. 완성되면 바로 연락을 하라고 해라.”
“알겠수. 그럼 지금 나가실 거지?”
“그래야겠지.”
이렇게 되면 편하게 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쉰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만약 하이브리드 무기로 전 병력이 무장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그 파급력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바로 출발하자.”
우리는 곧바로 차에 올라탔다.
오늘은 영주성이 아니라 드워프 물산 공장 근처에서 묵게 될 것이다.
정신적으로 피로가 조금씩 밀려오고 있는데 오세근이 은근하게 말했다.
“형님, 간만에 한잔할까?”
“어디에서?”
“우리 집은 어떻수?”
“너희 집에서?”
눈이 번쩍 뜨인다.
간만에 이자영의 음식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틈만 나면 오세근의 집에서 살다시피 했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 오기도 했고 친한 사이였으니까.
하지만 내가 유명해지고 강해질수록 조금 멀어지는 감이 있었다. 너무 바쁘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오늘은 누님도 부르지?”
“레벨 업 한다며 잠도 잘 자지 않는 사람인데?”
“간만에 친구 집 좀 가자고 꼬셔 보라고. 마누라가 매일 잔소리를 한다니까?”
“알겠다.”
나도 그랬지만 누나도 나름 바쁘다.
그렇게 독했나 싶을 정도로 사냥에 매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덕분에 TN 바이러스의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무장으로 나오자 사냥을 끝내고 허수아비를 치고 있는 누나의 모습이 보였다.
“어이~!”
“무슨 일이야?”
누나의 이마에 땀이 흥건했다.
“오랜만에 제수씨네 가 볼까 싶은데?”
“자영이네 가자고?”
“어쩔래?”
“하기야 자영이 못 본지도 오래됐어.”
누나는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우리는 오랜만에 패밀리를 결성하여 오세근의 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오세근의 집에 도착했다.
미리 연락을 받은 이자영은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이것들아! 얼굴 까먹겠어!”
“오랜만이야!”
“이햐, 얼굴이 많이 좋아졌네. 몰라보겠어.”
“생존을 위해서 레벨 업을 좀 해서 그런가?”
누나와 이자영은 간만에 수다 모드에 빠져들었다.
안주가 차려지고 고급스러운 양주가 등장했다.
“30년산이오.”
“이 비싼 것을?”
“요즘 우리가 잘 벌잖아.”
“그건 그렇지.”
돈은 썩어날 정도로 넘친다.
이제야 조금 실감이 났다. 지금까지는 너무 바빠서 삶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