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25
나 혼자 프리서버 125화
125
나경철이 사냥하고 있을 그 시각.
제인 아카드도 놀고 있는 건 아니었다.
그녀는 CIA 국장을 만나 화면을 분석하는 중이었다.
“아카드 님, 화면을 보시면 나경철 헌터에게도 약점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약점인가요?”
“바로 민첩함입니다.”
“민첩함이라고요?”
“힘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 보이시죠? 이렇게 버티는 이유가 피할 수가 없었기 때문일 겁니다.”
CIA는 과거의 여러 가지 정보를 다루는 집단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지만 이제는 몇 가지 일이 추가됐다.
몬스터와 헌터를 다루는 일이었다.
몬스터는 인류의 적이었기에 면밀하게 살펴서 정보를 알아내야 하고, 헌터는 그런 몬스터를 치는 칼이었기에 정보를 캐낸다.
세계 각국의 주요 헌터들은 CIA에서 거의 꿰고 있다고 봐야 했다.
그중 나경철은 CIA의 주요 표적이었다. 아무래도 세계 지존 운운하고 있을 정도였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의 전투들은 분석하고 또 분석하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민첩은 제가 더 나아요.”
“더욱 빠르게 단련하셔야 합니다. 아이템 세팅을 다시 하시던지요.”
“아이템 세팅은 도와주실 수 있죠?”
“물론입니다.”
지금 미국에서는 나경철과 제인 아카드의 대결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아니, 사활을 걸고 있다고 봐야 했다.
나경철을 데려올 수만 있다면 미국은 다시 한번 세계 최강국의 지위를 누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제인 아카드를 비롯한 주요 헌터 열 명을 빼앗긴다면 어마어마한 타격을 받고 만다.
이미 세상에 공표한 상태였다.
전 세계 사람들이 그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었다.
“화면을 다시 돌려 보기로 하죠.”
“느린 화면으로 보겠습니다. 고해상도 카메라를 이용했지만 그래도 잔상이 많이 남는군요. 그만큼이나 변이된 정령왕이 빠르다는 뜻입니다.”
“저보다는 느린 것 같은데요?”
“그래도 힘은 강력합니다. 무슨 힘이 이렇게도 강한지, 웬만한 공격은 힘으로 모두 버텨 내고 있습니다.”
“아무리 강력한 힘을 가졌다고 해도 치지 못한다면 소용없는 일이겠죠.”
“맞는 말씀입니다.”
“민첩에 관한 연구를 해야겠어요. 더욱 빠르게 나경철을 칠 수 있도록 말이에요.”
나경철도 그랬지만 제인 아카드도 열정적이었다.
서로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승리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
쾅! 콰과과과광!
어마어마한 폭발들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었다.
폭발이 사막 전체를 뒤덮는다.
오늘 아침에 8천 개의 하이브리드 무기들이 도착하였다.
공장에서 기계설비로 찍어 냈고 3일 동안 풀가동을 하여 8천 개의 무기를 만들어 냈다.
실드를 파고 들어가 폭탄을 주입하는 신개념의 무기.
분명히 이건 헌터 계의 혁명이라고 할 만하였다.
하지만 아직은 판매할 생각은 없었다. 상황이 심각해져서 전 세계가 멸망할 상황이 아닌 이상에야 판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건 곧 국가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었고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손쉽게 사냥이 된다면 젠의 가치도 떨어진다.
어차피 국가가 멸망할 정도가 되면 이 무기도 소용이 없을 테고, 지금도 별 무리 없이 사회 시스템은 돌아가고 있었다.
그 때문에 나는 판매를 보류한 것이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80레벨 특전이 개방됩니다.]“오오!”
3일 만에 레벨 80을 달성하였다.
보너스 스탯은 민첩에 투자하기로 하였다.
이번에 미국 CIA에서는 밀도 있게 내가 퍼뜨린 화면을 분석하였고 그걸 토대로 내 민첩성이 조금 모자란다는 결론을 냈다고 한다.
그걸 알아낸 한국의 국정원 요원들도 대단하다.
그들의 분석대로 나는 제인 아카드에 비하여 민첩 비중이 조금 딸렸다. 내 딴에는 골고루 투자를 하였지만, 헌터들은 한 가지 능력을 극한으로 개발한다.
그래서 탱커가 나왔고 원거리 딜러, 근거리 딜러, 힐러 등으로 나뉘는 것이다.
제인 아카드는 이번에 아이템 세팅을 민첩으로 들고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나도 민첩의 비중을 높인다.
아이템도 민첩으로 세팅을 한다.
그리하여 호쾌하게 빠른 승부를 볼 것이다.
그리고 과연 80레벨 특전은 어떨까.
[하이 엘프 80레벨 특전] [마나 회복 가속 40%] [가속 헤이스트 효과 40%] [정령력 추가 100,000] [맵 지정 순간이동 가능. 0/20회] [상급 정령 소환] [모든 스탯+10%]입이 딱 벌어지는 특전이었다.
가속 헤이스트 효과가 기존 20%에서 40%로 늘어났다. 그리고 모든 스탯이 붙었으며 나머지 특전들도 더욱 강화되었다.
이 정도면 거의 괴물이 되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랭크가 이로 인하여 확연하게 올라간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인전에서는 상당한 힘을 쓸 수 있을 것이 확실했다.
‘어쩌면 4일 안에 레벨 90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주변을 둘러본다.
길드원들은 물론이고 모든 병사들이 어마어마한 능력을 펼쳐 내고 있었다.
신무기로 인하여 빠른 사냥이 가능해진 것이다.
하다못해 병사 한 명이 스콜피온을 상대하고 있었다. 강력해진 무기로 인하여 협동을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하지만 무기는 무기일 뿐이지 방어력을 높여 주는 것은 아니었다. 그 때문에 주의가 필요했다.
’80레벨 특전도 대단하지만 90레벨이 되면 특수한 스킬이 추가된다.’
이건 경험에서 알 수 있는 확신이었다.
하지만 어떤 스킬이 추가될지는 모른다.
독재자 서버의 모든 유저를 통틀어도 군주 클래스로 전직을 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그야말로 나는 새로운 길을 가고 있었다.
하이 엘프의 특전도 좋고 군주의 특전도 좋았다.
가능하면 대인전에 관련된 스킬이 붙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는 했다.
사실, 이 정도로도 제인 아카드를 상대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형님!”
내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오세근이 달려왔다.
“무슨 일이냐?”
“밥 먹고 하자고.”
“시간이 벌써 그리되었나?”
“그렇지. 해가 중천이지 않소?”
오세근은 나를 잡아끌었다.
김밥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이게 뭔가 싶었다.
“웬 김밥이냐?”
“마누라가 싸 줬소.”
“제수씨가 어떻게?”
“드워프 편에 보냈지.”
“아, 그러냐?”
오늘 오전에 보내온 김밥이다.
역시 이자영은 내조의 여왕이었다. 남편이 객지에서 고생을 하고 있었기에 김밥까지 보낸 것이다.
길드원들이 모두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영지군에는 줄 수가 없었지만, 어차피 그들은 김밥의 맛을 낯설어한다. 한국의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았던 것이다.
“이햐, 역시 제수씨의 손맛은 끝내준다니까.”
“그럼 나는 어떻고?”
“누나는 뭐…….”
솔직히 누나의 손맛은 그리 뛰어나지 않다.
오랫동안 앓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손맛이 없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건강해진 누나를 보니 시집은 언제 가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누나의 나이도 삼십 대 후반으로 접어들지 않았나.
“누나, 시집은 안 가냐?”
“시집은 무슨, 내 팔자에.”
“어째서? 시집을 가야 나도 편하게 살 것 아니야?”
“죽고 싶냐?”
누나가 눈을 부라린다.
예전 같았다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모습.
건강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오세근이 눈치 없이 외친다.
“누님! 제가 남자 하나 소개해 줄까?”
“됐어.”
“꽤 잘나가는 헌터인데 말이야…….”
“죽기 싫으면 너도 닥치는 게 좋을 거다.”
“험험.”
우리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힘이 없을 때도 괄괄한 성격이 튀어나왔던 누나이다. 이제는 힘도 생겼겠다, 잘못하면 정말로 주먹이 날아올 수도 있다. 아니, 이제는 주먹이 아니라 칼이 날아오려나?
식사가 끝나 가고 있을 때 갑자기 허공에서 메시지가 울렸다.
띠링!
[이벤트 보스가 곧 출현합니다!]“이벤트 보스라니? 혹시 나만 들은 건가?”
“아니오! 나도 들었는데?”
“저도 들었습니다.”
희한한 일이었다.
이벤트 보스가 뜨다니. 지금 운영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이벤트 보스가 뜬다는 건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이거 혹시…….”
모두가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나에게만 프리서버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었기에 지금까지는 시스템 메시지를 나만 들을 수 있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들렸다는 것은 이면 세계, 즉 서버 특화 영지 전역에 이 소리가 울려 퍼졌다는 뜻이다.
[이벤트에 참여한 모든 유저에게 랜덤으로 스탯 증가권이 드랍됩니다. 수치는 1~10입니다.]“……!”
우리는 하나같이 놀람을 드러냈다.
그러니까 모두에게 랜덤으로 스탯 증가권이 들어온다. 그것도 1에서 10까지 스탯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강화권이다.
현실에서는 당연히 이런 제도가 없다.
스탯 하나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즐비하였는데 무려 10개나 증가를 한다면?
물론 확률은 낮을 것이다.
10개의 스탯 강화권을 얻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나에게는 아니었다. 가능성이 크다.
쿠구구구구!
대지가 울렸다.
이제 이벤트 보스가 등장하려는 모양이었다.
병사들은 식사를 하다 말고 일어났다.
땅이 울리자 모두가 긴장했다. 이벤트 보스이니 어마어마한 놈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사막 위로 뭔가가 두둥게둥실 올라온다.
“귀?”
털이 복슬복슬한 귀다.
거대한 귀가 올라오더니 머리가 보인다.
엄청난 크기의 머리다.
“토끼?”
마치 토끼 인형과 같이 생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몸통까지 모두 드러났다.
토끼 인형이다.
이벤트 보스라고 하더니 토끼 인형을 가져다 놓은 것이다.
게다가 토끼는 공격조차 하지 않았다. 당근을 주변에 뿌렸는데 그곳에서 랜덤으로 아이템이 생성되었다.
“허어!”
“이거 뭐야?”
“공격해 볼까?”
쾅! 콰과과광!
띠잉! 띠잉!
토끼는 고무처럼 공격을 흡수했다.
아무리 쳐도 타격을 입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이벤트 보스라는 것이 이런 것이었다.
“뭐야 이건?”
“그냥 호구를 하나 가져다 놓은 것 같은데?”
이벤트 보스가 등장하는 동안에는 몬스터가 나타나지 않았다.
“허어.”
그러니까 그냥 유저들이 가지고 놀라고 장난감을 하나 가져다 놓은 것이었다.
토끼를 들어 열심히 쳐 댔다.
“당근도 수집을 해야지?”
“당근에 강화 주문서나 젠이 들어 있는데?”
“이햐, 병사들도 강화할 수 있겠네.”
강화 주문서가 나에게나 흔하지 병사들에게도 흔한 것은 아니었다.
사냥을 아무리 해도 시스템의 배율로 드랍이 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번 이벤트를 통하여 주문서를 많이 보유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강해진다는 의미다.
30분 정도 이벤트에 참여했을까.
손바닥에 티켓 한 장이 쥐어졌다.
[보상 아이템을 지급하였습니다!]웅성웅성!
사람들은 폭풍처럼 지나간 이벤트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물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식으로 내 휘하의 모든 군대가 이벤트에 참여하게 될지는 몰랐다.
토끼 인형에게 단 한 번이라도 데미지를 가한 병사들에게는 스탯 강화권이 쥐어졌다.
나도 마찬가지다.
스탯 강화권 +10
“오오!”
무려 10 스탯 강화권이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나는 민첩에 올인한다.
제인 아카드와 대결이 끝난 이후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민첩에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나중에 레벨이 올라갔을 때 민첩이 아닌 다른 곳에 투자하면 되는 것이다.
오세근은 불만을 토로했다.
“겨우 1이라니.”
“저는 2입니다, 형님.”
“나도 1.”
“이게 무슨 2진법이냐?”
대부분이 1, 그리고 드물게 +2, 아주 드물게 +3이었다. 이것 역시 내가 시스템의 영향을 받아 좋은 아이템이 들어온 것 같았다.
이벤트를 하느라 배가 홀쭉해졌다.
그렇다면 다시 사냥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사냥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