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3
나 혼자 프리서버 013화
013
제7장. 수배자 강혁수
[스트롱 업(Strong up) +20 힘] [위즈덤 업(Wisdom up) +20 지혜] [아머 업(Armour up) +10 물리방어] [매직 아머(Magic armour) +10 마법방어] [홀리 소드(Holly Sword) +10 신성타격] [액셀레이션 리로드(Acceleration rerolled) HP/MP 재생 50% 추가]“허억!”
하나도 얻기 힘들다는 버프였다.
마을마다 버프사들이 있었지만, 고작해야 아머 업과 매직 아머 정도였다. 그건 게임으로 치면 아직 지구에 적용된 시스템이 초중반이었기 때문이다. 점점 헌터들의 레벨이 올라가면 고위 버프들이 등장할 것이다.
그에 비춰 보면 이 정도만 해도 사기적인 버프라 할 수 있었다.
오직 프리서버 시스템을 사용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오세근은 별것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뭘 그렇게 놀라슈? 풀 버프도 아니잖아? 프리서버 지존이었던 형님이라면 잘 아실 텐데?”
“알기야 하지. 그런데 이게 현실에서도 적용이 되니까 놀랐지.”
“천하의 독사 형님이 놀라기는. 이제 쩔을 태워 보자고.”
나는 오세근에게 파티를 걸었다.
원래 현실 세계에서 파티의 개념은 각자 역할을 나눠서 사냥을 하는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프리서버 시스템을 적용받은 나는 마치 게임처럼 파티를 구성할 수 있다.
플레이어 #11321에게 파티를 신청하시겠습니까? [Y/N]
‘#11321은 또 뭐야. 식별 코드인가.’
망설임 없이 Y를 눌렀다.
동시에 오세근의 HP와 MP, 레벨과 경험치 바가 생성되었는데 생각보다 일반인이 가지고 있는 생명력과 마나는 약했다.
머리 위에 뜬 경험치 바를 바라보았다.
[플레이어 #11321 HP: 30/ MP: 5]파티를 걸면 내 간략적인 바이털 게이지도 상대방이 볼 수 있다.
동시에 자신의 게이지도 볼 수 있었는데 아직 헌터로 각성하지 않은 오세근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상태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여긴 게임이 아니라 죽으면 끝나는 하드코어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주의 깊게 오세근을 살피지 않으면 놈은 죽는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살피는 도중에 죽으면 그 죄책감을 감당하기 버거울 거다. 그 때문에 남아 있던 포션의 반을 주었다.
“가져라.”
“형님, 이 많은 포션을 주는 거요?”
“네가 죽으면 제수씨 잔소리를 어떻게 감당하라고. 누누이 말했지만, 총각 신세 조지고 싶지 않다.”
“눈물 나게 고맙구먼.”
좀비 존에 들어오자 대지가 검게 변했다.
동시에 썩은 냄새가 절로 인상이 구겨질 정도로 진동을 하기 시작하였는데,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좀비를 꺼리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살점이 썩어들어가는 특유의 냄새에 적응을 하자 견딜 만했다.
검붉은 대지에서 꾸역꾸역 뭔가가 기어 나온다.
“형님! 좀비가 올라오고 있소!”
“걱정 마라. 놈들은 꽤나 느리거든.”
일반인인 오세근을 안전하게 데리고 다니기 위해서는 몬스터의 속도도 매우 중요했다.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는 몬스터라면 아무래도 보호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머리통이 반쯤 깨져 있거나 팔다리와 몸통이 썩어 문드러져 가는 등, 그냥 보기에도 상당히 징그럽고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나는 이걸 좀비가 아닌 돈과 경험치 덩어리로 보았다.
“그럼 시작해 볼까?”
오세근을 뒤로하고 그대로 달려가 칼을 놀렸다.
아직 1차 전직을 하지 않았기에 단순하기 그지없는 칼질이었다. 몇 대를 치자 주변으로 썩은 피가 확 뿜어져 나갔다.
푸하하학!
“더러워 죽겠네.”
“큭큭큭. 영화처럼 전염성은 없다고 하지 않소. 감수해야지.”
좀비가 죽으면서 경험치와 아이템을 뱉어낸다.
띠링!
[경험치 450이 올랐습니다!] [파티원의 경험치 4.5가 올랐습니다!] [파티원이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450젠을 획득하였습니다!] [좀비의 썩은 이빨을 획득하였습니다!]위이이잉!
오세근의 몸이 현란한 광채에 휩싸였다.
파티 경험치, 그러니까 게임에서는 쩔 경험치라고 불리는 경험치가 오세근에게 들어갔다. 현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가능했다.
비록 1%에 불과한 경험치였지만, 레벨 업을 하면 일반인보다는 강해지지 않을까 싶었다.
“오오!”
오세근은 감탄사를 터뜨렸다.
쩔 경험치가 실제로 들어갈지 아닐지는 알 수 없었다. 그것이 가능할지는 직접 해봐야 안다고 말했던 우리였다.
비록 놈은 헌터가 아닌 일반인이었지만, 이 험난한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육체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했다.
“기분이 어떠냐?”
“날아갈 것 같은데?”
“좀 강해진 기분이 들어?”
“그렇고말고. 뭐라고 할까, 어젯밤에 장어 꼬리 100개 정도 먹은 느낌이라고 하면 되나?”
“새끼. 하여간 말을 꼭 그쪽으로 연결시킨다니까.”
“형님, 내가 사냥을 해 봐도 될까?”
“그건 불가능하다. 이곳은 레벨 30은 돼야 하거든. 저렇게 허접해 보여도 네놈이 맞으면 즉사할 거다. 나중에 장비를 맞추면 사냥을 가 보든지.”
“후후. 어느 정도 사냥을 하다가 형님 혼자 해야 할 것 같소. 내가 이렇게 허접해서야 형님 앞길만 가로막지.”
“잘 알면 닥치고 있어라. 경험치나 받아먹고.”
-꾸에에엑!
좀비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다른 구역들은 헌터들이 꽤나 많이 깔려 있어 경쟁을 하듯이 사냥을 해야 했는데, 여기서는 아니었다.
그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좀비가 모여들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빠르게 칼 휘둘렀다.
퍼억! 퍼억!
푸하하학!
-꾸에에엑!
풀 버프 상태였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난 속도로 사냥이 가능하였고 순식간에 10마리 정도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
그 사이에 오세근은 2 업을 더 했다.
“강해지고 있어!”
놈이 호들갑을 떤다.
문득 사냥을 하다가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슬슬 사체처리반을 꾸려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세근아, 하이에나들 말이야.”
“하이에나들이 왜?”
“예전에 내 밑에 있었던 놈들 있잖아.”
“건달들?”
“그래, 그놈들 어디에서 뭐 하는지 알아봐서 독자적으로 세력을 꾸리는 것이 어떨까 싶다.”
“거 좋은 생각이요. 건달 세계가 망한 후에는 다들 사는 게 힘들어 보이더라고.”
우리는 한 가지 계획을 세웠다.
어차피 헌터계에 입문하는 이유는 돈 때문이었다. 돈 많은 재벌들이라면 각성을 했다고 해도 굳이 목숨 걸고 사냥을 할 필요는 없었다.
칼 좀 쓰는 놈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잘만 키워 놓는다면 다소 위험한 지역의 몬스터 사체들도 처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레이터 길드의 시체 처리반 작업반장 고창수는 어제 봉변을 당한 후에 서울대학교병원에 입원하였다.
전신타박상에다 발목은 부러졌고, 잘못하면 제대로 걷지도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물론 나름대로 헌터였기에 재활을 하면 걸을 수 있겠지만 몬스터 사냥은 앞으로 접는 것이 좋다는 소견이 나왔다. 지금이야 몬스터 사체나 처리하고 있지만, 실력을 쌓으면 하급 몬스터라도 사냥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기회를 박탈당했다.
그 소리를 들은 고창수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몬스터 사냥을 못 할 수도 있다고?!”
“죄송합니다. 환자분께서는 인대가 끊어지면서 신경까지 함께 손상되어서 말입니다.”
“그게 말이 되냐! 고쳐 놔! 네놈이 의사라면 고쳐 놓으라고!”
“경비!”
주치의는 곧바로 경비를 호출하였다.
다리 병신이 될 수도 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멀쩡할 인간은 없다. 물론 고창수의 경우에는 뼛속 깊이 쓰레기 근성이 남아 있어 이 난리를 피우는 것이었지만.
그는 레이터 길드에서 제공한 일인실로 질질 끌려왔다.
이곳에는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평소 고창수와 호형호제하는 길드 백부장 박정수였다.
“쯧쯧쯧, 이제 막 헌터가 된 애송이에게 당했다면서?”
“형님! 정말 억울합니다!”
“그래, 그 쓰레기 같은 놈이 헌터가 되었다고 은혜도 모르고 길드장님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하더라고.”
“TV에서 보니까 잠재력 측정 불가라고 합니다. 이러다가 복수도 못 하게 생겼습니다.”
“복수를 못 해? 그놈은 F급 판정을 받았지. 잠재력이야 어찌 되었건 지금은 성장을 하기 전이라는 말이지.”
“형님, 무슨 방법이 없겠습니까?”
“방법? 있지.”
“제발 복수를 해 주십시오!”
“흐흐흐. 그렇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었다. 꼭 네놈의 다리가 분질러져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런 위험한 놈은 미리 제거하는 것이 좋지. 길드장님은 그 새끼는 언젠가는 돌아올 테니까 그냥 두라고 하시던데, 그게 말이 되냐? 만에 하나, 천에 하나라도 그놈이 지존이 되면? 그때는 손을 쓸 도리가 없게 된다. 그 자식이 길드라도 하나 만들어 봐. 우리 레이터 길드는 힘을 잃고 말 거다.”
박정수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친한 동생이 병신이 될 수도 있다고 해서 복수심에 불타올랐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길드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처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형님, 대놓고 작업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수배자들이 있는 거지.”
“수배자들!”
고창수는 탄성을 내뱉었다.
사회에도 수배자들이 있듯, 헌터 사회에서도 수배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주로 저레벨 헌터들을 죽이고,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갈취하여 팔아먹는다. 그렇게 하여 수배자 리스트에 오른 자들이 꽤 있었다.
범죄는 현실과 이면 세계를 가리지 않고 일어났다.
고창수는 이미 백부장이 손을 썼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형님, 설마……?”
“아마 오늘은 그놈 제삿날이 될 거다.”
퍽퍽퍽퍽!
푸하하학!
썩은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물론 그 피가 내 얼굴과 몸에도 튀어 이미 온몸이 썩은 피로 뒤덮여 지저분했다.
내가 사체처리반으로 몇 년 동안 일을 하지 않았다면 이미 구역질이 올라와 사냥은 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사체처리반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은 것이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냄새에 적응이 될 정도가 되자 슬슬 해가 떨어질 무렵이 되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근처 마을에서 하룻밤 자고 내일 서버 특화 마을로 들어가야 할 것 같았다.
정신없이 사냥을 하다 보니 40만 젠이나 쌓였고 갑옷 강화 주문서도 몇 장 먹었다. 그 밖에 좀비의 부산물들도 챙겼다.
오세근의 레벨은 5였다.
하루 종일 사냥을 한 것 치고는 정말 레벨 업이 더뎠다.
하기야 일반인이 레벨 업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건가.
슬슬 사냥을 끝내려는데 저 멀리서 한 남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형님, 우리 말고도 사람이 있는데요?”
“나 같은 놈이 또 있을 수도 있는 거지.”
단체 사냥을 하거나 안전하게 헌터가 많은 곳에서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독고다이로 움직이는 놈들이 꼭 있었다.
사회 어디를 가나 아웃사이더는 있기 마련.
신경 끄고 갈 길을 가려는데 고창수의 눈이 커졌다.
“형님! 그놈입니다!”
“그놈이라니? 누구?”
“수, 수배자 강혁수요!”
“……!”
헌터 업계에서 생활하는 내내 한 번도 보지 못한 일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그들은 주로 부유한 헌터들을 노렸으니까. 어디를 가나 범죄자들은 있기 마련이고 그들은 헌터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다.
그 숫자가 많은 것은 아니었기에 모습을 보기는 힘들었다. 평소에는 위장도 잘하였고 말이다.
그런데 저놈은 얼굴을 대놓고 드러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다.
오세근이 중얼거렸다.
“현상금이 300만 젠이라는 그 새끼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