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30
나 혼자 프리서버 130화
130
제85장. 공식인정
폐허가 되어 있는 하와이의 금역.
이곳에서 우리는 전 세계의 관심을 받으며 대결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긴장하고 있는 것은 아카드였다.
나는 그저 검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고 아카드는 빈틈을 찾기 위하여 내 주변을 빙빙 돌고 있다.
“으하하하함!”
일부러 하품을 해 주었다.
아카드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내가 도발을 해서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했을 텐데 이렇게 중요한 대결에서 하품이나 하고 있었으니 심사가 뒤틀린 것이다.
하지만 곧바로 공격하지는 않았다.
고수와의 대결에서는 일부러 허점을 보여 상대방의 실수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수백분의 일 초 단위로 승부가 갈리는 세계였기에 아무리 허점을 보여도 아카드가 곧바로 공격해 오지는 않았다.
긴장이 고조되고 있었다.
“내가 먼저 가죠.”
“좋을 대로.”
온몸에서 마력을 끌어올렸다.
아카드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는 일격에 보내 버려야 한다. 그렇다고 죽여서는 안 된다. 그녀는 중요한 전력이니까.
파아앙!
쐐애애액!
내가 움직이자 소닉붐이 일어났다.
사실, 이렇게 요란하게 소리를 내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청각적인 효과를 노린 이유가 컸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속도였다.
지금까지 아카드는 분명 내 민첩성이 약점이라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민첩을 강화할 수 있는 아이템을 몸에 휘감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간과한 것은 아니었다.
내가 빠른 시간 안에 레벨 90을 달성하였다는 것과 나 역시 민첩으로 특화가 되어 있는 아이템을 입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풀 버프 상태에서 하이 엘프 특성이 적용되어 있었다.
그녀가 알고 있는 것보다 몇 배는 빨랐다.
아카드는 내 움직임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느새 내 검이 그녀의 목젖에 닿아 있었다.
주르륵.
“……!”
아카드의 목젖 아래로 피가 흘렀다.
조금만 힘을 더 주었다면 동맥이 잘렸을 것이고, 마음만 먹었다면 목을 날렸을 수도 있다.
“이건 무슨…….”
아카드는 당하고서도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틀림없이 자신이 이길 것이라고 계산을 하였을 테고 자신 있게 이 자리에 나왔다.
빈틈을 찾기 위하여 조금 시간을 허비하기는 하였지만, 어떤 공격이 들어와도 막거나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항복하시죠?”
“말도 안 돼!”
아카드보다 주변에서 말도 안 된다는 반응들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특히나 미 대통령 밀리엄 카터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아카드, 패배를 인정하십니까?”
웅성웅성.
나경철이 아카드에게 검을 겨누고 있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목젖이 꿰뚫릴 것 같은 상황이었다.
밀리엄 카터는 도저히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는 CIA 국장을 호출하였다.
“부르셨습니까.”
“국장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확실히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건 아카드가 나경철과 결탁을 하였다고 보아도 되겠지요?”
“그렇다고 보기에는 좀…….”
국장은 말을 아꼈다.
대통령은 지금 지나치게 흥분하고 있었다. 갑자기 세계 지존을 잃어버리게 되었으니 제정신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국장은 이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가 보기에 분명 아카드는 패한 것이었다. 그것도 압도적인 실력으로 말이다. 지금 누구보다 충격을 받은 사람은 아카드일 것이다.
아예 움직임 없이 얼어붙어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얼굴은 당황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으며,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중이었다.
본인이 저런 상태라면 아카드의 실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나경철이 생각보다 훨씬 더 강했다는 소리인 것이다.
“각하 그것은…….”
“인정할 수 없소!”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국장은 이마를 짚었다. 이 문제는 인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평판만 깎아 버리게 될 것이다.
“각하 고정…….”
“지금 고정하게 생겼습니까?”
대통령은 강하게 부정을 할 생각이었다.
이런 식으로 허무하게 아카드와 고위 헌터들을 잃을 수는 없었다. 그리되면 국력에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대통령이 무어라고 말을 하기 전에 아카드가 발악하며 외쳤다.
“무효예요!”
“무효라고요?”
나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실실거리며 웃자 그것이 아카드를 더 자극한 모양이었다.
아카드는 씩씩거리며 지금의 상황을 전적으로 부정하였다.
방금까지는 미 대통령이 길길이 날뛰더니 이제 아카드 본인이 그런 모습을 보이려 하고 있다.
하기야 내 공격을 못 보았으니 어찌 보면 그렇게 반응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이 대결로 인하여 아카드는 세계 지존이라는 타이틀을 잃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 후광에 묻히게 되겠지,
그 사실을 아카드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럼 다시 대결할까요?”
“당연하죠! 어디서 그런 사술을…….”
“민망하지요?”
아카드는 얼굴을 붉혔다.
헌터로 각성을 한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이런 식으로 누군가에게 비굴함을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쉬운 소리를 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 당연하다.
제인 아카드가 누구인가.
그녀에 관한 이야기는 내가 몬스터를 해체하러 다니던 시절부터 들어 왔었다.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말이다.
그런 아카드가 현실을 부정하고 있었다.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이 자리에서 아카드는 철저하게 박살이 날 것이다.
“그럼 공격하세요.”
“예?”
“1분 정도는 방어만 하도록 하죠. 공격해 보세요. 최선을 다하셔야 할 겁니다.”
“…….”
이제야 미국 측에서도 잠잠해졌다.
애초에 한 번에 그들이 설득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세계 최강국의 지위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자존심 강한 그들이 한 번에 인정할 리가 없다.
그래서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다.
당연하게도 아카드는 그 기회를 걷어차지 않았다.
“미안하지만, 당신이 좀 다쳐야 할 것 같아요.”
“얼마든지.”
나는 호신강기와 실드를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여러 가지 장치를 한 이후에 아카드의 공격을 대비했다.
아카드가 빠른 속도로 공격해 왔다.
쐐애애액!
슉슉슉!
어마어마한 파공성과 함께 공세가 시작되었다.
사실 아카드의 공격은 매우 빨랐다. 만약 내가 레벨 업을 하기 전이었다면 조금 힘겹게 이겼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바뀌었다.
아카드의 민첩성이 빨랐기에 나 역시도 민첩을 보강하였다. 그리고 강력한 아이템으로 무장하였다.
아카드의 움직임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팟팟팟!
간발의 차이로 아카드의 공격들을 피한다.
나는 가만히 서 있었다. 나와의 거리는 1m 남짓.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카드는 한 번도 공격을 명중시키지 못했다.
막아내지도 못했다.
단순히 모든 공격을 피해 내고 있었을 뿐이다.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아카드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있다.
1분 동안 어마어마한 공세가 이어졌지만 결국 한 번도 유효타를 내지 못했다. 아니, 나와 검조차 맞댈 수 없었다.
스스슷!
“헉!”
아카드의 움직임이 우뚝 멈춰 선다.
그녀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이 정도라면 아카드는 나와의 실력 차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인정하시겠습니까?”
아카드는 자신도 모르게 인정을 하고 말았다.
만약 한 번이라도 검을 맞댈 수 있었다면 또다시 우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움직임을 쫓을 수가 없었을 테니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에는 미 대통령 밀리엄 카터를 바라본다.
그 역시 인정을 할 것인가.
“대통령께서는 인정하시겠습니까?”
으드득!
전 세계의 이목이 밀리엄 카터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여기서 인정을 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가 비웃을 것이 뻔하였다.
하지만 인정을 해 버린다면?
당장 최강국의 지위가 바뀌게 될 것이다.
패권을 유지하던 미국의 지위가 흔들리고 한때 미국에 짓눌리던 약소국에 불과하였던 한국이 최강국의 지위를 갖게 되는 것이다.
핵도 개발되고 있겠다, 핵보유국이 된다면 더 이상 한국에 도전할 수 있는 국가는 없을 것이다.
과거의 세계 지존과 현재의 세계 지존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국가. 여기에 헌터 군대까지 가지고 있었다.
밀리엄 카터는 고개를 떨어뜨렸다.
“인정합니다.”
“와아아아아!”
한국 측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특히나 이한진 대통령과 이풍수 장관은 뛸 듯이 기뻐했다. 이로써 막강한 국제적 명성을 쌓을 수 있을 테니까.
모든 상황이 끝난 듯 보였다.
하지만 아직 이벤트는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아카드 양에게 명예를 회복시킬 수 있는 길을 제시하려 합니다.”
“무슨?”
“현 대한민국 지존인 백연하 양과 친선경기를 가져 보는 것이 어떨지요?”
***
웅성웅성.
주변이 술렁거렸다.
백연하는 분명 한국에서는 최강으로 불릴 만한 사람이었다.
실제로 내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었고 말이다.
그녀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한국의 지존이었을 당시에도 세계 5대 헌터로 명성을 날렸었다.
사실 내 말은 백연하가 제인 아카드에게 도전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었다.
아카드는 작게 신음했다.
“대체 무슨 뜻인가요?”
“말 그대로 친선경기입니다. 길드 내에서 서열은 분명히 해 두어야 하니까요. 경기를 거절하신다면 백연하 양보다 낮은 자리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아카드는 눈을 빛냈다.
이미 그 짧은 시간에 수많은 생각을 거듭한 것 같았다.
전 세계를 상대로 큰소리를 뻥뻥 쳤으니 지금 와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그녀는 신뢰를 잃을 것이다. 그렇기에 한국으로 가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지존길드에 입단하는 형식도 당연히 거쳐야 하지만 그곳에서 백연하보다 못한 위치에서 시작한다면 자존심이 상할 것이 뻔했다.
아카드는 당연히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
“서열을 정하는 것이라면 대결하겠어요!”
나는 입꼬리를 뒤틀었다.
백연하도 웃고 있는 것을 보니 일이 술술 풀린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지금의 백연하는 강하다.
분명 레벨을 업을 하기 전, 그리고 아이템을 갖추기 전이라면 패하겠지만 지금은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그런 상황이었으니 웃을 수밖에.
“시작할까요?”
“좋아요. 나경철 헌터님은 괴물과 같은 실력을 가지고 있어서 졌지만, 당신에게는 패하지 않아요.”
“그건 모르는 일이죠.”
“당신의 전력은 제가 잘 알고 있어요.”
백연하는 입을 다물었다.
원래 백연하는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는 주의였다. 나에게 대시를 하다 보니 헛소리가 튀어나왔던 것뿐이다.
“덤벼요.”
쐐애애액!
쿠아아앙!
아카드와 백연하의 검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그녀들의 검격은 사방을 초토화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뒤로 물러나기에 바빴다. 나와 아카드의 대결에서는 서로의 검이 닿은 적이 없었다. 그 때문에 폭발력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아무리 백연하라고 해도 아카드의 검을 모두 피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무리 없이 막아내고 있었다. 반격하지 않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백연하는 무려 3분 동안이나 아카드의 검을 막아냈다.
“허억! 허억!”
전력으로 상대를 하였기 때문인지 아카드의 숨이 거칠어졌다.
둘은 서로 거리를 벌렸다.
백연하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실력은 잘 봤어요. 그럼 제가 공격해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