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32
나 혼자 프리서버 132화
132
“세계 일통이라!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이번에는 제인과 그 휘하의 헌터들이 놀람을 드러냈다.
지금이야 그저 놀라울 뿐이겠지만 군대의 규모를 두 눈으로 확인한다면 그런 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훈련이나 사냥하는 광경을 본다면 말이다.
“자, 그럼 저는 바빠서 이만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레벨 업을 하러 가시나요?”
“그래야겠죠.”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그건 기밀입니다.”
굳이 파샤 왕국에 대해서 지금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최소한 국왕의 자리에 오르면 그때 모두 밝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었다.
“이만 줄입니다.”
나는 차에 올라탔다.
끝까지 이한진이 감사의 말을 하였다.
“감사드립니다.”
“한국의 내정을 부탁드립니다.”
“물론입니다. 여긴 걱정하지 마세요.”
차의 문이 닫혔다.
우리는 빠른 속도로 청와대를 벗어나 금역으로 향했다.
금역으로 들어가 사막 지역에 들어섰다.
제인 아카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로 황량한 사막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지랑이가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는 모래만이 황량하게 펼쳐져 있는데 여기에 도대체 뭐가 있다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의문은 곧 불식되었다.
어느 순간 갑자기 기후가 확 바뀌었다.
푸른 들판이 드러났고 논에는 벼가 익어 가고 있었다.
황금빛 들판을 보며 그녀는 입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이건 무슨?”
“신기하죠?”
백연하가 물었다.
아카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세상이 이면에 존재한다는 것을 말이다.
병사들이 훈련하는 모습이 보였다.
병사들은 합격진을 훈련하고 있었는데 그 수가 족히 1만은 되어 보였다. 실질적으로는 8천이었지만 그 정확한 숫자를 가늠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정예군보다 뛰어난 병사들.
검기는 물론이고 마법까지 날아다니는 것을 보면 저들이 단순한 병사가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저들은 모두…….”
“헌터 병력이죠. 2차 전직까지 마쳤어요.”
“엄청나네요.”
“3차 전직을 한 자들도 생겨나고 있으니까요.”
“그게 가능한가요?”
“길드장님 휘하에서는 가능하죠.”
그녀는 여러 번 놀라고 있었다.
여기에 더하여 안쪽으로 들어가자 거대한 성벽이 우뚝 솟아 있다.
난공불락의 어마어마한 성채. 거기엔 거대한 함포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저거에 맞으면 최소한 사망으로 보인다.
잡 몬스터 따위는 종잇장처럼 찢겨 나갈 것이다.
영지 안으로 들어가자 더욱 가관이었다.
발전된 중세문명이 펼쳐져 있었다.
단순한 중세문명이 아니었다. 콘크리트 건물들도 보이는 것으로 보아 과학과 마법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문명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런 영지가 몇 개나 있죠.”
“두 눈을 의심하게 되네요.”
아카드와 그녀 휘하의 헌터들은 기가 팍 죽어 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이미 나경철과 백연하에게 패한 이후로는 기를 펴지 못했는데 이런 문명이 이면 세계에 존재하는 것을 보자 의심이 사그라지고 있었다.
‘정말로 빠르게 강해질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정체기인 것이 사실이었다.
세계 최강이라고 자부하였고 경쟁자가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 와 보니 모든 사람이 경쟁자로 보인다.
1만에 달하는 자들이 강해지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었으니 여기서 노력을 하지 않으면 금방 도태될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영주성 앞에 이르렀다.
롬멜을 비롯한 가신들이 달려온다.
“오셨습니까, 영주님!”
“준비는 어찌 되고 있지?”
“병력 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성 병기 제작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신무기는 어떤가?”
“계속해서 우르카 님이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그런가.”
최종적으로는 신무기로 모든 병력을 무장시킨다.
그 하나만으로도 병사들의 등급이 한 단계는 올라가고 잡을 수 있는 몬스터도 더 많아질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더욱 빠르게 강해질 것이 뻔했다.
핵에 대해서는 입에 올리지 않기로 했다. 아직까지는 제인 아카드와 그 동료들을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슬쩍 그들을 바라본다.
완전히 넋이 나가 있었다. 이 정도면 나에게 충성을 바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회의를 준비하라.”
“예, 영주님!”
우리는 회의장으로 이동한다.
거대한 회의장에는 지도가 걸려 있었다.
영지의 세력도가 붉게 칠해져 있었다.
아카드와 동료들은 광활한 영지를 바라보며 놀람을 드러냈다.
“이 정도면 국가 수준인데…….”
“아직은 아니지.”
나는 웃었고 사람들은 자존감을 드러냈다.
아카드가 휘둘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으쓱한 것이다.
롬멜이 지휘봉을 들어 한 곳을 가리켰다.
“우리는 파샤 왕국 점령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준비는 끝났습니다. 게다가 이번 훈련을 통하여 엄청난 발전을 이륙하였습니다.”
“그런…… 왕국의 점령이라니.”
나는 놀라는 아카드를 슬쩍 본 후 말했다.
“공성 병기는 몇 대나 되나?”
“하이브리드 공성 병기가 10대 정도 됩니다. 이 정도라면 성벽은 한 방에 허물 수 있는 수준입니다.”
“병사들의 상태는?”
“완벽합니다.”
“좋다. 내일, 파샤 왕국으로 진군을 시작한다!”
***
그날 저녁.
영주성에서 밀린 업무를 보고 있는 중이었다.
현실에서도 바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이곳에서는 일이 더 많았다.
한국에서는 정부가 있고 관료들이 있으며 권력이 분산되어 있지만 이곳에서는 아니었다. 권력 전체가 나에게 집중되어 있다.
그러니 하루라도 일을 쉬면 밀린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이기 마련이었다.
여러 가지 서류들을 살피다가 눈에 띄는 항목을 보았다.
영주님! 충성스러운 신하 카이사가 전언을 올립니다.
최근 엘프 군대는 영지군에 합류하였고 붉은 부족과 은빛 부족에게 병력을 요청하여 3천의 군세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엘프군과 인간군대의 마찰이 너무 빈번하게 빚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원인을 살펴보니 엘프군과 인간군대가 뒤섞여 막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엘프군과 인간의 군대, 특히나 일부 드워프 군대와 막사를 분리해 주셨으면 합니다.
“막사의 분리라.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결재서류를 받기 위해 내 책상 앞에 서 있던 맥스 행정관이 말했다.
“분리가 합당하다고 봅니다.”
“최대한 종족 간의 갈등을 없애야 한다고 보지는 않나?”
“아닙니다. 엘프라는 종족 자체가 자존심이 대단합니다. 종족 우월주의에 찌들어 있고요. 그들은 인간군대보다 약합니다. 심지어는 레벨이 높은 오크에게도 뒤처질 지경이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존심만 강해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혹시 인간군대가 대부분 여성으로 구성된 엘프군에 추파를 던져서 문제가 되고 있지는 않은 건가?”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을 뿐더러 엘프들이 인간 남성들을 하찮게 보는 바람에 그런 일은 없어졌습니다.”
“그런데도 문제가 생긴단 말이지…….”
내 정책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기존 판도라 영지에서 살아가던 엘프들은 인간과 융화가 잘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혼혈까지 태어나고 있었지만, 새로운 엘프들은 자존심이 너무 강했다. 특히나 붉은 부족과 은빛 부족은 인간과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었다.
그 원인이 막사를 함께 쓰는 것이라고 하니 분리를 시켜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훈련에도 문제가 있나?”
“어느 정도는 문제가 있지만, 막상 전투에 들어가면 그래도 덜합니다. 서로에게 의지해야 하니까요.”
“결국, 시간이 해결해 주겠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카이샤의 안건에 사인을 했다.
아직 막사를 합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결론을 내렸다.
다음 안건을 처리한다.
이번에는 드워프들이 문제가 되고 있었다.
“드워프들은 왜 이러나?”
“엘프들의 무기 재련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종족갈등 때문이겠지요.”
“그것참.”
나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이놈의 종족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지역갈등과도 비슷해 보였지만, 그것과는 달랐다.
그래도 한국의 지역갈등은 해결될 기미라도 보였지, 이 문제는 근본적인 원인 탓이었다.
종족이 다르니 어쩔 수가 없는 것이겠지.
“강제로라도 재련을 하게 해.”
“엘프들이 드워프 장인에게 무기를 맡기지 않는 사태도 빈번합니다.”
“허어.”
“엘프 장인들이 와서 재련을 하고 있죠. 실력이 꽤 괜찮아서 문제는 없습니다.”
“그래도 드워프들이 나을 텐데?”
“그러게 말입니다.”
맥스도 딱히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았다.
어디를 가나 편을 갈라 싸우는 일은 심각한 문제였다. 그나마 각 종족끼리 똘똘 뭉쳐 있는 것 같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까.
똑똑.
여러 가지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을 때 손님이 방문했다.
지금은 일과가 끝난 시간이었다. 나는 일종의 초과근무를 하고 있는 중이었고 말이다. 웬만하면 돌려보내려 하였는데 뜻밖에도 제인 아카드가 찾아왔다.
그녀의 얼굴이 복잡한 표정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나는 서류를 밀쳐 두었다.
“나머지는 내일 처리하지.”
“알겠습니다, 영주님.”
맥스도 더 이상 재촉하지 않고 물러났다.
내가 얼마나 바쁜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고 제인 아카드가 백연하와 쌍벽을 이루는 고수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실질적으로는 백연하의 압승이었지만 말이다.
나는 서류를 내려놓고 제인을 바라봤다.
“무슨 일인가?”
“길드장님과 한잔하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그래? 술이라면 마다하지 않지.”
내일이 출병이지만 그건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제인이나 나나 술에 영향을 받는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곧 단출한 안주가 준비되었다.
육포와 사과가 전부였지만, 이 정도면 훌륭한 안주가 아닐까 싶었다.
“그래 제인, 무슨 일로 찾아왔지?”
“일과가 끝난 후에 영지를 한번 둘러보았습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이해할 수가 없어서요. 이면 세상이 정말로 존재한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마당에, 병사들이 모두 정예입니다. 더욱이 모두 헌터 수준이더군요. 그것도 A급 헌터로 구성되어 있고 기사들은 그 이상이죠.”
“그런데?”
“대체 이곳은 어디입니까?”
“후후. 그래, 궁금하겠지.”
나는 제인의 잔을 채워 주었다.
사실 이곳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었다.
독재자 서버가 적용된 것이었고 나조차도 도대체 나에게 왜 그 시스템이 적용된 것인지 아직도 알 수 없었다.
설명을 하려면 프리서버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문제는 모든 것을 털어놓을 만큼 그녀가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냐는 것이었다.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적대적인 관계였다.
“알고 싶다면 충성을 다하라.”
“그리할 생각입니다.”
“어째서?”
“빠르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건 인정합니다. 잠깐 나가서 사냥을 해 보았습니다. 경험치가 다르더군요. 쩔 시스템이라는 것도 참으로 이해할 수 없었고요.”
“그렇군.”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
털썩!
그녀는 무릎을 꿇었다.
나는 턱을 쓰다듬었다.
이걸로 제인 아카드를 믿어야 하는 걸까?
물론 그들이 갑자기 사라진다고 해도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을 통해 이 세계에 대해서 들을 것이고 말이다.
이런 식으로 충성을 맹세하면 스스로의 약속 때문에라도 함부로 배신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지금 당장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