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40
나 혼자 프리서버 140화
140
아론은 호들갑을 떨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그 왕국의 대신들은 물론이고 병사들까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자동으로 레벨 업이 된다고 듣기는 하였지만 정말로 그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탓이었다.
“레벨 업을 했다니!”
“이게 가능할 줄이야!”
“후후후.”
이로써 저들의 충성심은 강해질 것이다.
국왕을 비롯한 귀족들을 모조리 끌고 온 것도 그 때문이었다. 아예 반란의 의지를 꺾어 놓기 위해서였다.
지금의 수치도 반란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초장에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
“마석을 회수하고 사체들은 놀고 있는 병사들에게 보내라!”
“예!”
검은 전갈 정도라면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특히나 외피는 갑옷으로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마석과 젠, 아이템을 추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죽하면 사체 처리반이라는 직업이 있을까.
나 역시 거기에 몸을 담았었고 말이다.
띠링!
[판도라 왕국군의 충성도가 10% 상승하였습니다!] [파샤 공작의 호감도가 10% 상승하였습니다!] [자벤 자작의 호감도가 10% 상승하였습니다!……
줄줄이 호감도와 충성도가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이로써 그들이 배신할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었다. 이 정도면 그들을 확실히 교육시킨 셈이었다.
내일이 되면 전 국왕을 비롯한 귀족들은 모두 돌려보낼 것이다.
훈련도 중요하지만, 모든 귀족들이 빠져나오면 사실상 왕국을 방치하는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날 저녁.
오늘 사냥도 무사히 끝났다.
단 한 명의 사상자 없이 사냥을 마친 것이다.
물론 다친 자가 하나도 없을 수는 없었다. 부상이 발생하는 즉시 후방으로 이동하여 치료를 받게 했다.
고가의 성수를 사용하였기에 지금은 모두 전투를 할 수 있는 컨디션이었다.
식사가 시작되었다.
병사들은 고기를 뜯었다.
펄럭!
막사를 젖히고 카이샤가 식사를 가져왔다.
“드세요.”
“고맙군.”
카이샤 역시 후작의 작위를 받았다. 엘프들을 통솔할 수 있는 위치였다.
그녀가 쭈뼛거리며 서 있었다.
“왜 그러지?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그게…….”
“설마 전의 약속 때문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엘프들은 약속을 생명처럼 여긴다.
카이샤와 나는 얼마 전에 약속을 했었다. 그건 바로 동부해안이 잠잠해질지 아닐지 내기를 했던 것이다.
당연히 카이샤는 아니라는 쪽에 걸었다.
지난 수천 년 동안 바다는 잠잠한 적이 없었다. 내가 그레이트 섬에 관해 이야기를 하기 전까지는 그 존재도 몰랐었다.
대전에서는 내 권위를 세우기 위하여 가만히 있었지만, 그때만 해도 의심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엘프 영지에서 소식이 온 것이 틀림없었다.
낭패하는 기색만 보아도 확실했다.
“동부해안의 파도가 잦아들었겠지.”
“그건…….”
“내 말이 틀렸나?”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내 예상은 정확했다.
동부해안의 파도는 잦아들다 못해서 평온하게 변하였을 것이다. 당장 가서 낚시를 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 때문에 이렇게까지 낭패스런 기색을 보이는 것이었다.
내 곁에 있던 백연하가 슬쩍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폐하의 승리네요.”
“후유, 부정하지 않을게요.”
반쯤은 장난이었지만, 약속은 약속이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엘프는 엘프라고 할 수 없었다.
강제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거짓말을 한 엘프는 평생을 죄책감에 시달린다고 한다. 그 죄책감 때문에 자살까지 한다고도 하니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익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무엇이라도 할 각오가 되어 있어요.”
“뭘 시킨다?”
나는 슬쩍 그녀를 바라봤다.
카이샤의 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도대체 지금 무슨 말을 할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라도요.”
제91장. 검은 홀
“그래? 그렇단 말이지…….”
카이샤는 얼굴을 붉혔다.
혹시나 내가 과도한 요구를 할까 싶어 벌써부터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나는 그렇게 가혹한 요구를 할 생각은 없었다.
어디까지나 이건 재미로 한 것이었지 카이샤를 곤욕스럽게 만들 생각은 아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무 소원이나 빌면 재미가 없어진다.
“나중에.”
“예?”
“지금 선택을 하기는 좀 그렇고, 나중에 하겠다는 거지.”
“당장 하는 것이 마음은 편해요.”
“아직 소원이 생각나지 않아서 말이야.”
“그런 게 어디 있나요? 지금 보니 폐하께서는 이렇게 될 거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던 것 같은데요.”
“그야 그렇지.”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분명히 그녀에게는 어떤 소원이라도 들어준다고 말을 했었다. 당연히 이렇게 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라면 절대 이런 내기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그녀가 엘프족의 독립을 요구한다면?
하이 엘프라고 자처하는 나로서는 할 말이 없게 된다. 어떤 소원이든 들어준다고 말했었기 때문이다.
“혹시 카이샤는 엘프족 독립을 요구할 생각은 아니었지?”
“그럴 리가 있겠어요? 폐하가 하이 엘프이신데요. 전 세계가 통일되면 최초의 통일 엘프 제국이 들어서는 거잖아요?”
그녀는 강하게 부정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해야 처벌(?) 수위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을 것이다.
“하여간 나중에 이야기하도록 하지. 내 소원이 정해지면 말이야.”
“할 수 없는 일이죠.”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더 카이샤를 놀려 주고 싶었지만, 때마침 오세근이 찾아왔다.
오세근은 드워프 물산을 관리하기 위하여 떠날 마음을 먹고 있었다. 수련도 중요하였지만, 언제까지 드워프 물산을 방치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왕국의 재상이 되었으니 그에 대한 일도 처리를 해야 할 것이었다.
“형님!”
“무슨 일이냐? 왜 그렇게 호들갑이야?”
“아무래도 한국에 문제가 생긴 것 같소.”
“한국에 문제가 생기다니?”
“판도라 영지에 이풍수 장관이 보낸 전령이 도착했다는데?”
“그래?”
국방부에는 우리 길드원이 상주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한국에 무슨 일이 벌어지면 즉각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였다.
국방부에서 사람을 보내왔다면 평범한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처리하지 못할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어쩔 수 없군. 하루 정도는 나 없이도 훈련이 가능하겠지.”
“이번에 저도 데려가시면 안 되나요?”
백연하가 끈끈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빛을 무시하지 못했다.
“좋아, 네가 훈련을 계속 시키도록 해.”
“네!”
“우리는 바로 영지로 출발하도록 하자.”
나는 오세근만 데리고 막사를 빠져나왔다.
스아아아!
하이브리드 차량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사막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하늘 높이 박혀 있는 별들이 쏟아질 듯 무성하다.
오세근은 살짝 기대하는 얼굴로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몬스터라도 나타난 모양이지.”
“다른 국가에 나타났을까?”
오세근이 기대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혹시나 타국에서 변고가 발생하였다면 그걸 빌미로 한몫 단단히 챙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는 결과가 꽤나 좋았으니 대한민국의 외교력을 믿어 보아야 한다. 특히나 미국이나 중국 일본, 인도 등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지역에 보스 몬스터가 나타났다면 어마어마한 돈을 뜯어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기대를 가지고 영지에 도착했다.
영주성에 길드원 김찬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형님.”
“이풍수 장관이 보냈다고?”
“강원도에 이상 조짐이 있습니다.”
“강원도라고?”
“그렇습니다, 형님.”
“에이, 김빠졌네.”
오세근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타국에 참전하러 간다면 참전금을 두둑하게 받아 챙길 수 있을 테지만 대한민국을 방위하는 것은 군인의 의무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참전금을 어느 정도 챙겨 주기는 할 테지만 쥐꼬리만큼일 것이 틀림없었다.
그래도 오세근은 좋은 쪽으로 해석하기로 했다.
“형님, 이번에 참전하면 대장으로 진급시키지 않을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당연히 의미가 있지. 권력을 쥐게 되는 것인데.”
어쨌든 한국 땅에 문제가 생겼다면 간과할 수는 없는 문제였다.
김찬수가 재촉했다.
“지금 상황이 꽤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빨리 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어쩔 수가 없는 일이지.”
우리는 곧바로 영지를 벗어나기로 하였다.
국방부에 도착하니 한밤중이었다.
자정이 다 되어 가는 시각에 이풍수는 군사지도를 펼쳐 놓고 있었다.
도대체 어떤 놈이 나타난 걸까.
“장관님.”
“오셨습니까!”
오매불망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던 이풍수 장관이 인사를 했다.
나는 가능하면 빨리 일을 처리하고 돌아가려 했다. 한국에서의 일이 아니더라도 할 일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이풍수는 그런 내 사정을 짐작한 것 같았다.
“강원도 정선에 검은 홀이 뚫렸습니다.”
“검은 홀이라고요?”
요즘에는 보스가 나타날 때 검은 홀이 뚫린다고 한다.
물론 보스라고 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고 강력한 적이 나타날 때 보이는 전조증상이라 말할 수 있었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가서 해결하고 오겠습니다.”
“가기 전에 사진을 좀 보시죠.”
“그럽시다.”
이풍수 장관은 사진과 모니터 화면을 둘 다 내밀었다.
거대한 검은 홀이 곧 먹물을 쏟아 낼 것처럼 일렁거리고 있었다. 보고 있자니 곧 빨려 들어갈 것 같았다.
화면을 바라본다.
검게 일렁거리면서 끊임없이 마기를 배출한다.
하필이면 강원랜드 위에 검은 홀이 생겼다. 바로 위에서 쏟아지는 마기 때문에 건물 전체가 검게 물들어 있었다.
“저기는 강원랜드 아닙니까?”
“맞습니다. 도박을 하지 말라는 신의 계시겠지요.”
“폐쇄했습니까?”
“앞으로도 그리될 것 같습니다.”
이참에 이풍수는 강원랜드가 완전히 폐쇄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 같았다.
하기야 강원랜드 때문에 얼마나 많은 도박중독자들이 양성되고 있는가. 그곳에서는 앵벌이라는 신종 직업까지 생겼다고 한다.
한쪽에는 코어를 거래하는 상점까지 신설되었다.
유일하게 내국인의 출입이 허락된 곳이었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몰릴지 불 보듯 뻔했다.
“어쨌거나 가서 해결하고 오겠습니다.”
“조심하십시오. 사령관에게 변고가 생기면 대한민국 자체가 휘청거립니다.”
“알겠습니다.”
이풍수는 신신당부를 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었다. 군사력 증강과 함께 신무기 개발에도 힘을 쓰고 있다.
특히나 핵 개발에 열중하고 있었는데 지금 내가 사라지면 대한민국을 지켜 줄 수 있는 인물이 없어지는 것이었다.
최소한 핵 개발이 완료될 때까지는 내가 버텨 주어야 하는 것이다.
“바로 가겠습니다.”
나는 정식 명령서를 받아 국방부를 나섰다.
잠시 쉬고 싶었지만, 오늘은 어쩔 수가 없었다.
몬스터가 야밤에 기다렸다가 해 뜰 무렵에 나타난다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기에 한시라도 빨리 정선에 도착해야 하는 것이다.
오세근은 돌아갔다.
굳이 보조를 해 줄 사람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관은 사람을 딸려 보냈다.
몬스터 사령부의 기동대장 우중철 준장이었다.
“각하를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귀관은 헌터인가?”
“그렇습니다. SS급 헌터이며, 각하를 보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좌할 생각은 하지 말고 동영상을 찍는 데 전력을 다하도록 하게.”
“동영상이요?”
“한 방에 처리를 할 생각이니까.”
“그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