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43
나 혼자 프리서버 143화
143
지이잉.
방사선 측정 장비들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측정 자체는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만 저명한 핵물리학자가 왔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미국에서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거였다.
과연 오늘이 지나면 미국에서 어찌 반응할지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음!”
그녀는 침음을 삼켰다.
그 어디에서도 방사선 수치는 감지되지 않았다.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나는 잠시 끼어들기로 했다.
“제가 핵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만약 터졌다면 이 주변이 방사선으로 폐쇄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렇죠.”
“소형 핵탄두라도 마찬가지겠죠?”
“네, 조금이라도 핵의 흔적이 있다면 잡혀야 하는데…….”
“그런데요?”
“수치가 잡히지 않아요. 오히려 청정지역이네요.”
“하하하하!”
나는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
한바탕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느낌이다.
결국, 줄리아 조사관은 어떤 증거도 찾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숨을 죽인 채 청와대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 역시도 청와대로 돌아와 있었다.
이곳에는 이한진 대통령과 이풍수 장관, 그리고 내가 함께 모여서 오늘의 일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S-1의 흔적을 찾지 못해서 다행입니다.”
“반드시 그렇게 될 일이었죠.”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대통령과 이풍수 장관이야 긴장을 하고 있었겠지만, 나는 드워프의 기술력을 믿었다.
특히나 장인정신이 만렙이라 할 수 있는 우르카가 그렇게까지 확신을 하였다면 결코 탄로가 날 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 때문에 시종일관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풍수가 말했다.
“그럼 처벌 수위를 정해 보도록 하죠.”
“처벌 수위라니요?”
“미국에 어떤 요구를 할지, 그리고 어떻게 제재를 해야 할지 말입니다.”
“제제라.”
이한진은 감회가 새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전 세계 최강대국이었던 미국이 제재를 받는다? 예전 같았다면 상상도 하지 못하였을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입장이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 제제라는 것이 상상을 초월한 수준이라는 것이었다. 경제적인 제제는 아니었지만, 무려 미국의 존망과 관련되어 있는 일이다.
강력한 적이 미국 땅에 상륙하였을 때 그런 적을 막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지금 미국에는 강력한 헌터들이 빠져나간 상황이었다.
그러니 똥줄이 타들어 가고 있을 것이다.
나는 이풍수 장관의 제안을 들어 보기로 했다.
“장관님은 어떤 생각이신가요?”
“2순위로 지정할까 합니다.”
“2순위라면?”
“지원국 2순위입니다. 어떤 사건이 두 국가에서 동시에 발생한다면 2순위로 미루어 두는 것이지요.”
“꽤 합리적이군요.”
나는 흔쾌히 동의하였다.
여기서 이한진만 동의를 하면 그 정도로 이번 사건을 마무리 지을 생각이었다.
“좋습니다. 2순위 지정으로 합시다.”
“바로 발표를 하도록 할까요?”
“그리하시죠.”
오늘따라 기자회견이 많다.
공식 발표를 앞두고 있었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청와대 앞에 모여 있었다.
굳이 기자가 아니더라도 각국 대사관들이 몰려와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려 했다.
웅성웅성.
대통령과 이풍수, 내가 나오자 장내가 술렁거렸다.
우리 3인방은 실질적으로 대한민국을 이끌고 가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의 궁금증이 증폭된다.
“공식 입장을 발표하시나요?”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
장내가 조용해졌다.
방금까지의 소란스러움이 사라진 것이다.
이한진이 입을 열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미국의 제재 수위를 발표하려 합니다. 오랜 우방국이었던 미국이지만 한국을 의심하여 조사관을 파견하였습니다. 이에 상당한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 시간부로 미국을 몬스터 출몰 시 지원 2순위 국가로 지정합니다.”
“2순위 국가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두 국가에서 동시에 구원 요청이 들어온다면 2순위로 처리하겠다는 뜻입니다. 물론 어느 쪽을 지원할지는 어디까지나 여기 몬스터 사령관의 권한이지만요.”
“타국에서 몬스터가 발생해도 무조건 지원은 아닌 것이지요?”
“그야 협상의 결과나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 파견을 하는 것이지요. 저희 정부의 입장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으음!”
여기저기서 침음이 흘러나왔다.
급박한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는 상황이었다.
동시에 강력한 보스 두 마리가 지구에 상륙하는 상황은 언제라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재고해 주십시오!”
헤링턴 미 대사관이 외쳤다.
이한진은 고개를 흔들었다.
“신뢰를 회복하기 전까지는 2순위로 두겠습니다. 그래도 지원국 해제는 고려하고 있지 않으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후유.”
헤링턴 대사관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할까.
만약 지원국에서 해제되면 국가가 멸망의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
이한진은 그렇게 돌아섰다.
“이만 줄입니다.”
그 시각 미국 백악관.
카터 대통령은 심각한 얼굴로 TV를 보고 있었다.
한국에서의 방송은 실시간이다.
생방송이었고 미국은 이번 결정에 대한 반응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었다.
대통령은 얼굴을 굳혔고 국방부 장관 역시 심각한 얼굴로 상황을 주시하였다.
“만약 저렇게 된다면.”
대통령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몬스터 연구소에서 말한 대로 이루어진다면 미국이 멸망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카터는 신음했다.
어쩌다가 미국이 이렇게 되었나 싶다.
세계 최강국으로 군림했던 과거에는 무엇도 두렵지 않았다. 외계인이 쳐들어온다고 해도 막을 수 있다고 자부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화학무기가 통하지 않는 몬스터는 그들도 어쩔 수가 없었다.
어마어마한 자본으로 지금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그럴 수도 없게 되었다. 세계 지존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많은 고위 헌터들이 있었지만, 만약 그들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괴물이 튀어나온다면?
그때는 정말로 미국의 멸망을 염두에 두어야 할 수도 있었다.
이래저래 한숨이 흘러나온다.
“장관은 어찌 보나?”
“지금 막 발표되려 합니다.”
이한진이 TV 화면에 비쳤다.
“신뢰 회복이라니?”
대통령은 황당하다는 듯이 물었다.
장관이 답한다.
“협상을 하자는 뜻으로 보입니다.”
“후유, 우리 미국이 어쩌다가…….”
협상은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 예전의 관계를 회복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어마어마한 희생이 뒤따를 것으로 보였다.
청와대 앞에는 진급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드디어 대장으로 진급을 하는 것이다.
이미 국회 통과는 완료되었다.
대통령과 장관 모두가 승인하였으며 누구도 내가 대장으로 진급하는 것에 대해 꼬투리를 잡지 않았다.
나는 시계를 바라본다.
지금 상황에서는 시간이 금이지 않을까 싶었다.
“이만 가시죠?”
“대장이라. 너무 빠른 것이 아닌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보직 변경도 되어야지요.”
“지금으로도 충분합니다.”
“다음번에는 육군 사령관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는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육군 사령관이라니.
나는 지금도 몬스터 사령부에 발걸음을 잘 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할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육군 사령관이라는 감투를 쓰게 되면 바빠서 숨도 쉴 수 없게 될 것이다.
“다음에는 그리될 겁니다.”
“직무를 유기할 텐데요. 자유 군인 신분이기도 하고요.”
“그때에는 결단을 내려 주셔야지요.”
“아마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부탁드립니다.”
이풍수는 허리까지 굽혔다.
아무리 이풍수가 저렇게 나와도 보직의 변경은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어쨌거나 지금 당장 생각할 일은 아니었기에 잠시 접어 두기로 하였다.
밖으로 나오자 군인들이 사열하고 있었다.
“사령관님께 받들어 총!”
척척!
연대급 병력이 사열했다.
단상 위에는 대통령이 서 있었다.
“귀하는 대한민국의 멸망을 막아내었기에 그 공로를 치하하며 무공훈장을 수여합니다. 또한, 대장으로 진급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대통령이 훈장과 어깨에 별 배지를 달아 주었다.
이제 4성 장군이 되었다.
약간 어깨가 무거워진 것 같다는 것은 내 착각일까.
“감사합니다.”
“한 말씀 하시죠.”
“후유, 이것 참.”
단상 위에 선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대한민국의 발전과 안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와아아아!”
병사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수많은 군인들이 있다지만 이번에 내가 없었다면 한국은 어마어마한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사람들이 발 뻗고 잘 수 있는 것은 내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도 그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세한 부분은 신경 쓰지 못하겠지만 이런 식으로 몬스터가 쳐들어 왔을 때만큼은 힘을 써 주겠다고 말한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충분하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단상에서 내려온다.
대통령이 말했다.
“대장이 되셨는데, 저에게 바라는 일은 없습니까?”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무엇이라도 들어 드리겠습니다.”
“군함이 필요합니다.”
“군함이요?”
“이면 세계 정복을 위한 군함입니다. 다섯 척 정도가 필요한데, 어떻게 안 될까요?”
“음…… 중고도 상관없습니까?”
“그럼요. 퇴역한 군함도 상관없죠.”
“그렇다면 타국에서 군함을 싼값에 들여오는 방법이 있습니다.”
“분해도 될까요?”
“그곳까지 가져가는 것이 문제로군요.”
“맞습니다.”
육지로 군함을 옮기자면 못할 것도 없겠지만, 엄청난 이슈가 될 것이다.
물론 이슈가 되어도 상관없기는 했지만 말이다.
“제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길게는 몇 년이 걸리기도 하지요. 그럴 바에야 있는 군함을 재활용하는 편이 낫습니다.”
대통령의 말이 맞았다.
나는 지금까지 부품들을 생산하여 조립하려고만 했다. 하지만 그리하는 것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빠르게 이면 세계를 정복해 나가고 있는 나로서는 무척 번거로운 방법이 될 것이었다.
그렇다면 가장 빠른 방법은 무엇일까.
“이미 대통령께서는 방법을 생각하신 것 같군요.”
“물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