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50
나 혼자 프리서버 150화
150
“원정에 참여해 달라는 말씀인가요?”
“그렇습니다.”
“도대체 무슨 원정을…….”
“이면 세계를 정벌하는 일입니다.”
“그런가요.”
헬런 장관이 고민이 깊어지는 기색이다.
하지만 고민은 길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이면 세계를 구경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대책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가 곧 힘인 세상이다.
이면 세계에 대한 정보는 극도로 제한되어 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접근할 수 있는 정보는 극히 제한되어 있을 것이다. 이면 세계로 들어온다면 놀라기는 하겠지만 기밀 사안에 대해서는 일체 발설을 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에 비하면 내가 얻는 것은 많았다.
나는 그녀에게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어떻게 하실 작정인가요?”
“어쩔 수가 없는 일이군요. 그렇지 않아도 이면 세계에 대해 궁금하던 참이었는데 이렇게 기회를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에요.”
“하하하하! 그렇다면 동의를 하신 것으로 알겠습니다.”
“물론이에요.”
우리는 조약에 몇 가지 사안을 추가하였다.
이로써 나는 군사적인 원조까지 받게 되었다.
아무래도 신식 전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기에 군사 고문단이 참여해 주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조약을 마치자 회의는 파해졌다.
“앞으로도 양국의 우호가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이한진이 고개를 숙였다.
헬렌도 한국식으로 답례를 하였다.
나는 그녀를 청와대 앞까지 배웅해 주었다.
헬렌을 보내는 와중에도 극성을 부리는 기자들이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직접 왔으니 도대체 무슨 조약을 체결하였는지 궁금하였던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내가 해명을 하기로 했다.
어차피 이대로 두면 기자들은 돌아가지 않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내가 단상 위에 섰다.
촤르륵! 촤르르륵!
일제히 관심이 쏟아진다.
플래시 세례에 눈이 멀어 버릴 지경이다.
나는 수많은 마이크를 앞에 두고 입을 열었다.
“미국과의 조약이 궁금하시겠죠.”
“그렇습니다! 어떤 조약을 하신 건가요?”
“미국이 한국에 최신식 전함을 5대 지원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전함들은 이면 세계를 정벌하는 데 사용하게 될 겁니다. 그 대가로 제재를 풀기로 한 것이죠.”
“미국이 손해를 본 것이 아닌가요?”
“글쎄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국운이 달린 일이니까요.”
나는 중요한 정보만 전달하고 나머지는 감추었다.
미국을 1순위로 지정했다거나, 소모품 지원은 물론이고 군사 고문단까지 파견한다는 내용은 비밀로 하였다.
그리하지 않는다면 어마어마한 파장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이 조금 이익을 보긴 하겠지만, 추후 미국에 큰 변고가 발생하면 국운 자체가 기울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 때문에 기자들은 납득하였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잠시만요!”
“나 대장님! 미국에 더 이상의 요구는 하지 않았나요!?”
“그렇게 간단하게 제재가 풀리는 건가요!?”
“전함은 기술의 집약체입니다. 그런 전함들을 거의 무상으로 지원을 받기로 하였으니 한국에는 전혀 손해가 아닙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돌아섰다.
아마 기자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말들이 돌 것이 확실했다. 하지만 거기까지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런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쓰기에는 내가 맡은 일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청와대를 나서기 전, 국가 수뇌들과 담화를 나누기로 했다.
차 한잔 마시는 동안 한 가지 문제를 상의할 작정이었다.
그건 바로 해군 지원에 대한 일이다.
“장관님, 그리고 대통령님, 이번에 이면 세계를 정벌하는 일에 해군을 파견해 주셨으면 합니다.”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가능할까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한국에서 해군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낭패였다. 그만큼 정벌을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질 테니까.
이미 나는 이면 세계의 국왕이다.
시스템이 인정하는 국왕은 아니었지만, 그만큼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 여기에 세력을 확장하려 한다.
이면 세계의 힘이 커지면 한국에 어떤 일이 닥치든 굳건하게 버틸 수 있다. 그렇기에 그들은 거절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풍수는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 당연히 지원해야지요. 안 그렇습니까, 각하?”
“당연한 일입니다.”
“감사합니다.”
“지금 세계는 수많은 몬스터들의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나 대장 덕분에 버티고 있는 것이지요.”
“설마요.”
“핵 하이브리드 무기만 해도 그렇습니다. 상용화가 되면 최소한 한국은 살아남을 수가 있겠지요.”
“핵 개발은 어느 정도 추진되었습니까?”
“핵 개발은 완료되었고, 지금은 제작 단계입니다. 최대한 많은 핵무기를 보유할 생각입니다. 여기에 기술 지원이 필요합니다.”
“미사일로 보스를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 말이로군요.”
“맞습니다. 원거리 요격이 가능해야 합니다.”
“그건 지금의 기술로는 불가능합니다.”
“언제쯤 가능할까요?”
이풍수가 노리는 것이 바로 원거리 핵 타격이다.
보스 몬스터를 핵으로 타격할 수 있다면 그만큼 한국은 안전해진다. 게다가 방사능 유출의 우려도 없지 않은가.
그것만으로도 한국은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런 기술이 나오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 역시도 한국이 그런 힘을 갖추는 데 반대하지 않았다.
“저는 이면 세계에만 신경 쓰고 싶습니다. 그러니 간절하게 핵 원거리 타격 기술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지요. 문제는 드워프 장인들도 그런 기술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헌터들이 필요하겠군요.”
“지금 이면 세계에서 S급 이상의 헌터 병력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그 숫자가 1만 6천에 이릅니다.”
“……!”
“그리고 앞으로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겁니다.”
“허허허! 그래 주신다면 문제없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해군 지원에 대한 문제는 걱정 마십시오. 빠른 시일 안에 파견하도록 하겠습니다.”
“전투 병력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오직 항해술과 무기 운용에 따른 인력만 필요합니다.”
“그리하지요.”
“저는 원정 준비를 하러 가 보겠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진다면…….”
“비상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백연하를 남겨 두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필요한 상황이 되면 전투기를 타고서라도 바로 달려오겠습니다.”
“그렇다면 안심입니다.”
음속보다 빠른 속도로 주파하는 전투기가 영지에 항시 대기한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반나절이면 현장으로 갈 수 있다.
혹시나 지연전이 필요할 수도 있으므로 백연하를 대기시키기로 한 것이다. 백연하를 설득하는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하였지만, 그 정도는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이만 가 보겠습니다.”
“조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귀하가 한국의 유일한 희망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명심하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나경철이 물러나고 난 자리.
대통령과 장관은 당연히 해군을 지원하고 나경철의 세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비서실장은 아니었다.
“각하, 나 대장에게 너무 많은 지원을 하시는 것 아닙니까?”
“잘못된 것 있나?”
“추후 국가 전복을 노리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이면 세계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사람인데 그럴 리가 있나? 무엇보다 우리를 도우면 도왔지 저버릴 사람은 아니네.”
“그건 모르는 일이지요.”
“지금은 몬스터가 흉흉하게 들끓어서 많은 국가들이 신음하고 있지, 언제 멸망할지도 모르는 상태이고 말이야. 우선 살아야 하는 것 아니겠나?”
대통령의 논리는 지당했다.
우선은 살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경철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밀어줄 생각도 있었다. 그리하면 대한민국은 더욱 부장해질 것이다.
나경철의 성격으로 봐서는 타국의 지원을 핑계로 영토를 늘려나갈 가능성도 컸다. 그리하면 대한민국은 더욱 발전한다.
경계할 이유가 없었다.
“나는 한국이 발전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장관도 그리 생각하십니까?”
“당연하지.”
대통령과 이풍수의 공통점이 있다면 지극히 애국자라는 사실이었다. 지금과 같이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운 시국에 나경철과 같은 지도자가 나와 준다면 그것으로 다행이라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비서실장은 두 사람의 논리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로부터 보름 정도가 흘렀다.
그간 한 차례 한국에 보스 몬스터가 나타났지만,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수준이었다.
그밖에 별다른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보름이나 시간이 걸린 것은 선박의 인양 문제 때문이었다.
인천으로의 입항이야 2주 전에 마쳤지만, 그곳에서 동부해안까지 배를 끌고 가는 것이 문제였다.
어마어마한 인력이 투입되었다.
사막을 관통하는 동안에도 많은 문제가 발생했고 그것을 해결하느라 늦어진 것이다. 영지에 도착한 후 운반은 오히려 손쉬웠다.
동부해안까지 도로가 깔려 있어서 어렵지 않게 운반할 수 있었다. 물론 워낙에 전함의 덩치가 커서 도로 폭을 강제로 늘려야 했다.
그렇게 동부해안에 전함이 진수되었다.
웅성웅성!
영지민들은 과연 저런 강철 덩어리가 물에 뜰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건 총사령관 롬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막상 배가 진수되자 놀람을 감추지 못하였다.
“저 강철 덩어리가 떴다는 말입니까!?”
“두 눈으로 보지 않았나?”
“저건 마법입니까?”
“과학이라 할 수 있지. 과학의 산물이다.”
“과학은 위대하군요.”
지금이야 과학보다 마법에 더 치중하고 있지만, 몬스터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과학은 인류의 위대한 산물이었다.
사실 몬스터의 존재만 아니라면 과학이 마법보다 더 효용성이 앞설 것이다. 과학으로 몬스터를 죽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으니 조금 천대받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롬멜은 여기에 한 가지 의문을 품었다.
“1만 6천에 달하는 병력이 전부 승선할 수 있을지…….”
“사실은 더 많은 인원이 승선할 수 있지. 다섯 척이나 가져온 것은 그레이트 섬에서 돌아올 때 늘어난 군대와 물자들을 싣기 위해서다.”
“대단합니다.”
이로써 배는 해결되었다.
지시에 따라 지금까지 훈련을 받았던 병사들이 승선하였다.
그들 역시 약간 불안한 표정이었지만, 여차하면 인어의 눈물을 복용하면 되는 것이었으니 두려움 없이 승선했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인원이 승선을 마쳤다.
병사들은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놀람을 드러낸다.
“이 강철 덩어리에 수많은 병력을 실을 수 있다니.”
“게다가 엄청 빠르다고 하던데?”
“설마.”
병사들이 의문을 품고 있는 가운데 나는 허공으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배를 미국에서 인도받는 것부터 시작해서 군사 고문단과 대한민국 해군까지 동원되었다.
여기에 미국의 군사 고문단은 한국 해군에게 여러 가지 기술들을 전수해 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오늘, 모든 준비를 마쳤다.
나는 거두절미하고 말했다.
“출항한다! 출항하여 그레이트 섬을 정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