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51
나 혼자 프리서버 151화
151
제97장. 그레이트 왕국
그레이트 왕국으로 향하는 길.
엘프들은 물론이고 전 병사들이 갑판 위로 나와 바다를 구경하고 있었다.
이 세상 사람들은 사실상 이렇게 청명한 바다는 처음 보았다. 항상 폭풍에 잠겨 있었기 때문이다.
엘프들은 그나마 폭풍에 잠겨 있는 바다라도 볼 수 있었지, 내륙 사람들은 아예 바다는 구경도 하지 못했다.
그러니 신기함에 고개가 절로 돌아가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이 거대한 전함은 엄청난 속도로 나아가고 있었으니 더 신기한 모양이었다.
나 역시 고물에 서서 시원한 바람을 쐬고 있었다.
제인이 곁에서 물었다.
“백연하가 뭐라고 하지 않던가요?”
“꼭 함께 가고 싶다고 했지.”
“그런데 그렇게 남겨 두어도 되나요?”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내가 없는 동안 보스 몬스터가 뜨면 곤란하니까.”
“그건 그렇지만요.”
저 멀리 그레이트 섬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상당히 큰 섬으로 보인다.
물론 어느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는지, 그곳의 생활상이 어떨지는 알 수 없었다.
나는 군사 고문단장인 윌리엄 왓슨을 불렀다.
“찾으셨습니까?”
약간은 오만해 보이는 눈빛을 가지고 있는 단장이다.
자부심이 가득 차 있는 표정 하며 몸짓이 신경 쓰였지만, 어차피 우리 군의 위용을 보면 기가 질릴 것이 확실했다.
우물 안 개구리가 원래 더 시끄럽게 우는 법이다.
“드론을 띄울 수 있을까요”
“무인 정찰기가 있습니다. 빠르기도 하고 정확하게 적진을 탐사할 수 있지요. 거기다가 레이더에도 걸리지 않습니다.”
“적들에게 레이더가 있을 것 같지는 않군요. 어쨌든 무인 정찰기를 띄워서 섬의 크기는 얼마나 되는지, 발전상이 어느 정도인지 조사해 주십시오. 가능하면 지도까지 만들었으면 합니다.”
“간단한 일입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사람이 눈대중으로 그린 지도보다 위성 지도가 정확하다.
날씨도 맑으니 지도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곧바로 무인 정찰기가 발진 되었다.
30분 정도 무인 정찰기가 탐색을 하다가 돌아왔다.
확실히 이런 점은 편했다.
현대기술이 아니었다면 척후대를 보내니 하며 한바탕 난리를 피워야 했을 테니까. 하지만 빠른 속도로 정확하게 정찰을 마치고 돌아왔다.
곧바로 군사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는 군사 고문단과 한국 해군 장성도 함께 있었다,
내가 회의장으로 들어오자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앉으시죠.”
참으로 다채로운 구성이다.
엘프 여왕 카이샤, 판도라 영지의 사람들과 구 파샤 왕국의 사람들, 그리고 야인 족장과 현대인들까지.
내가 아니었다면 만날 수도 없었을 사람들이 마주 앉아 있었다.
게다가 현대인들은 과학에 치중되어 있었고 이면 세계 사람들은 마법에 치중되어 있었다. 엄연히 분야가 달랐기에 다채로운 의견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윌리엄 왓슨이 말했다.
“면적을 조사해 보니 약 3천만 헥타르 정도였습니다. 인구밀도가 그리 높지 않지만, 이곳의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충 도시의 건물이나 면적으로 추산해 보면 인구는 500만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500만이라!”
어마어마한 인구다.
현대인의 기준으로 본다면 그렇지만, 이 시대의 기준으로 본다면 중형 이상의 왕국이라 말할 수 있었다.
대충 병력만 해도 10만에서 20만 정도로 추산된다.
롬멜이 침음을 삼켰다.
“생각보다 엄청난 넓이를 가진 곳입니다. 인구도 대단히 많고요.”
“조금 기나긴 여정이 될 수도 있겠다.”
윌리엄이 끼어들었다.
“적당한 상륙 지점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부근이 적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배에서 내릴 때 문제가 될 것 같군요.”
“보트로 이동하면 됩니다.”
“보자…….”
나는 지도를 살폈다.
가능하면 이 부근에서 큰 항구도시를 공략해야 할 것 같았다
1만 6천에 달하는 병력을 모두 보트로 실어 나르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안전도 좋지만, 개전부터 큰 항구도시를 점령하고 들어가야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판단했다.
“이곳 항구를 초토화하고 상륙합니다.”
“위험 부담이 큽니다.”
윌리엄이 끼어들었다.
지금까지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지만, 눈살이 찌푸려진다.
당연히 나는 눈치를 보는 사람이 아니므로 윌리엄을 작전에서 배제했다.
“당신은 작전권이 없습니다.”
“뭐라고요?”
“장비를 다룰 수 있는 기술을 전수하면 그뿐입니다. 그런데 주제넘게 작전에 끼어들고 있군요. 죽고 싶습니까?”
“……!”
나는 대놓고 협박을 했다.
해군 장성을 부른다.
“박 중장.”
“옛, 각하!”
“군사 고문단에서 뽑아낼 것은 다 뽑아냈나?”
“그렇기는 합니다만, 혹시 몰라서 기술적인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럼 이 사람은 없어도 되겠지?”
“그렇습니다.”
“저를 죽이면 외교적인 마찰이……!”
“전사했다고 보고하면 되는 것이고.”
“허어!”
“그러니까 함부로 끼어들지 말라는 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경고는 이번 한 번뿐입니다. 또 작전에 끼어든다면 상어 밥으로 던져 드리도록 하지요.”
그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내 신경을 거슬리게 하였기에 당연한 일이었다. 어차피 이곳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증거가 없으니 외교적인 마찰을 빚을 일도 없다.
윌리엄은 고개를 숙이며 물러난다.
“알겠습니다.”
“가긴 어딜 가십니까? 앉으세요. 묻는 말에 대답은 해야지요.”
“끄응.”
“자, 그럼 회의 계속합시다. 이 항구의 성벽을 박살 내고 상륙하도록 합시다.”
“각하, 선전포고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롬멜이 의견을 냈다.
그러고 보니 선전포고를 하지 않았다.
다짜고짜 공격을 하면 명분이 좀 약하지 않을까 싶었다.
제인도 의견을 냈다.
“항복 서신을 보내고, 아예 수도를 직접 타격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쪽의 힘을 보여 주자는 말인가?”
“네! 원거리 타격이 가능하니까요.”
이런 전함이 아니었다면 상상할 수 없는 전략이다.
우리는 여러 각도로 작전들을 검토해 나갔다.
윌리엄 왓슨의 선실.
윌리엄은 조금 전에 당한 모멸감에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쾅!
“감히!”
“참으시죠.”
군사 고문단의 가일 소령은 윌리엄에게 화를 삭일 것을 종용했다.
물론 윌리엄의 심기는 진정되지 않았다.
“어찌 나에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그는 세계 지존입니다. 괜히 마찰을 빚어 좋을 것이 없습니다.”
“이럴 거면 군사 고문단은 뭣 하러 파견하라고 했단 말인가?”
“그야 군함의 운용 때문이지요.”
“그래서 작전을 제시한 것이다.”
“…….”
그는 한참 동안 분을 삭이지 못했다.
특히나 대놓고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을 하는 통에 심각한 모멸감까지 느꼈다. 문제는 나경철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인간이라는 것이다.
“전직 건달이라고?”
“그렇습니다. 그냥 건달 수준이 아니라 전국을 휩쓸었다고 합니다. 저희 쪽에서 보면 마피아 보스 정도였지요.”
“그런 인간이 어떻게 저런 자리에 올랐지?”
“아시지 않습니까, 지금은 힘이 곧 진리인 시대라는 것을요.”
“으드득!”
윌리엄은 이를 악물었다.
지금이야 이렇게 넘어가지만, 언제고 기회가 되면 복수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현대장비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편리하다.
굳이 마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으니까. 특히나 음성 확장기를 이용하여 적들에게 의지를 전달할 수 있다.
“험험.”
나는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너희 왕에게 고하라. 항복하지 않는다면 그레이트 섬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 다시 한번 말한다. 이는 선전포고이며, 항복하지 않을 시에는 수도를 직접 타격하여 위엄을 보일 것이다. 이상!”
“반복하게 할까요?”
“그래, 그렇게 해.”
“그리하겠습니다.”
내 목소리가 주변으로 울려 퍼졌다.
항구가 부산스러워졌다.
갑자기 나타난 군함들.
비록 다섯 척에 불과하였지만, 군함의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여기에 최신식 무기로 무장되어 있다.
물론 적들은 군함에 달린 무기들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그레이트 왕국 최남단 항구도시의 영주 오베른 백작은 기가 막힌다는 얼굴로 성벽 위에 올라와 있었다.
정체불명의 괴선박들이 나타난 것이 불과 한 시간 전이었다.
놈들은 항구 앞에 도열한 채로 경고 방송을 하고 있었다.
-너희 왕에게 고하라! 항복하지 않는다면 그레이트 섬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 다시 한번 말한다. 이는 선전포고이며, 항복하지 않을 시에는 수도를 직접 타격하여 위엄을 보일 것이다. 이상!
“그레이트 왕국을 점령하겠다고?”
“그렇다고 합니다, 영주님.”
“저 강철 덩어리는 마법 전함인가?”
“그렇지 않을까요?”
참모들도 전함의 정체를 알 수는 없었다. 강철로 배를 만든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디에서 나타난 작자들인가?”
“이번에 대륙 사이를 막고 있던 폭풍이 사라졌습니다. 대륙에서 온 자들로 보입니다.”
“겨우 전함 다섯 척으로 왕국을 도모하겠다고? 미친놈들이로군.”
“포격할까요?”
“그래도 폐하께 연락은 해야지. 지금의 상황을 보고하고 훈령대로 행동하도록 한다.”
“예, 영주님!”
***
그레이트 왕국의 수도 르덴.
말루이 그레이트 국왕은 방금 말도 안 되는 보고를 받았다.
“적들이 오베른 백작령 앞에 당도하였다고?”
“그렇습니다, 폐하.”
“적의 규모는?”
“그건 판단이 되지 않지만, 거대 전함 다섯 척이라고 합니다.”
“하! 전함이 다섯 척이라고? 겨우 그 정도로 위협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
“그렇사옵니다, 폐하.”
통신 마법사의 말에 물루이 국왕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왕국의 병력은 15만이다.
지금까지는 외부로부터의 침공이 없어 병력을 축소하여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유사시에는 30만 대군도 동원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왕국을 단 전함 다섯 척만 이끌고 쳐들어오다니.
적 사령관의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왕국을 점령하기 위하여 온 것이 확실한가? 약탈이 아니라?”
“그건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점은, 약탈이 목적이라면 이런 식으로 선전포고를 하지 않았으리라는 것입니다.”
“그건 짐도 이상하다고 여기고 있다.”
“또한 첨언하길, 항복하지 않으면 수도를 직접 타격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합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
통신 마법사의 말에 장내가 아수라장이 되었다.
다섯 척의 배를 이끌고 쳐들어온 놈들이 수도를 타격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이것이 얼마나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인지 모두가 알고 있었다.
항구도시 오베른에서 수도까지는 수백 킬로미터의 거리다. 그런데 거기서 어떻게 수도를 타격한다는 말인가?
이곳으로 오는 시간만 해도 몇 달은 걸릴 것이다
수없이 많은 관문들이 설치되어 있으니 수도로 오다가 지쳐서 돌아갈 것이 확실하였다.
그것도 적의 세력이 어마어마하다는 전제하에서다.
그런데 놈들의 병력은 얼마 되지 않았다.
어쩌면 오베른 백작이 처리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오베른 영지에 배치된 병력이 얼마나 되지?”
“족히 2만은 된다고 들었습니다.”
“적들을 막아내라고 전하라.”
“그리하겠습니다, 폐하.”
국왕의 전교는 곧장 통신 마법사를 통하여 오베른 백작에게 전해졌다.
오베른 백작도 국왕의 전교가 타당하다고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