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84
나 혼자 프리서버 184화
184
잠을 자지 않았지만 피곤하지는 않다.
6시가 되자 롬멜이 찾아왔다.
똑똑.
“들어와.”
“폐하, 군대가 집결했습니다.”
“정예군 5만이 모두 모였나?”
“그렇습니다.”
“일단 지휘관 회의를 소집하도록 하지. 그 후에 이야기하자.”
“명을 받듭니다.”
나는 갑옷을 챙겨 입었다.
시녀들이 달라붙어 갑옷을 입혀 주었다.
조금 거추장스럽기는 하였지만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아이템을 착용해야 가지고 있는 힘을 모두 발휘할 수 있으니까.
지휘관들이 집무실에 모였다.
내가 손짓을 하자 오세근이 동부대륙 전도를 펼쳤다.
드론으로 지도를 만들었기에 정확도가 매우 높았다. 거기에 디테일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우리는 이곳을 넘는다.”
“알프스를 말입니까?”
“그래.”
동북부로 올라가면 알프스라는 산맥이 있다.
아무래도 번뜩이는 영감으로 운영자가 대충 지은 것 같은데, 높이가 매우 높았다. 해발 6천 미터이니 웬만한 정신력으로는 넘어갈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인의 입장이었고 모두가 헌터라면 달라진다.
“어렵겠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다만 방한 장비는 잘 챙겨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정령왕으로 기후를 조절할 테니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상관없습니다.”
보통의 군대였다면 반대가 빗발쳤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평범한 군대가 아니다. 알프스 따위는 손쉽게 넘을 수 있다.
“저곳 너머에 숨겨진 대지가 있다. 기존 경험치의 10배지.”
“허어!”
“정말입니까?”
웅성웅성.
주변이 술렁거렸다.
하루를 사냥하면 10일 동안 사냥할 수 있는 효과를 낸다.
지휘관들이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단, 그곳에서 있을 수 있는 시간은 한 달이다. 군량을 넉넉하게 챙긴 후에 진군한다.”
“이미 한 달 이상을 버틸 수 있는 군량을 소지하게 하였습니다.”
“좋아, 회의는 이것으로 마친다. 나가 보도록 하지.”
지휘관들이 우르르 빠져나갔다.
나 역시 성벽으로 나가 보기로 하였다.
성벽 아래에 5만에 이르는 군대가 집결해 있었다.
병사들은 충성스러운 얼굴로 이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충성도가 꽤나 높아진 병사들이다. 게다가 죽더라도 유족들은 평생 연금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다.
원정으로 많은 돈을 벌기도 하였으니 그들이 걱정할 이유는 없었던 것이다.
병사들은 웬만한 상인들보다 돈이 많았다. 원정을 할수록 부유해진 것이었다.
“우리는 알프스산맥을 넘는다! 그 너머에 경험치 10배를 주는 대지가 있다. 그곳으로 진격한다!”
“……!”
병사들은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그런 경험치 던전은 지금까지 없었다.
나는 헛소리는 하지 않는다. 군주가 허언을 하면 무게가 실리지 않는 법이다.
“와아아아아!”
병사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번 원정에서도 어마어마한 속도로 레벨 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감한 것이다.
“출격하라! 속보로 이동한다!”
5만의 병력이 출병하였다.
우리는 달리다시피 했다.
이렇게 달려도 충분하다. 병사들은 그만한 체력은 지녔으니 말이다.
척척척척!
군대는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일반인이 달려가는 속도 정도는 될 것이다.
50분 뛰고 10분을 걷는 강행군이 계속되었다. 하지만 체력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이미 그들은 초인이었다.
나는 빠르게 움직이는 군대를 바라보았다.
“숫자가 아쉽기는 하다.”
“어쩌겠소? 어쩔 수가 없는 일이지.”
“분명 저들 중에는 신병들도 있겠지?”
“신병이라고는 해도 레벨이 50은 되지. 2차 전직을 모두 마친 상태이고.”
이 정도라면 어마어마한 전력이기는 했다.
현실로 나가면 세계를 정복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칼리어스 왕국에 비하면 어떨까.
이대로 부딪치면 박살이 날 것이다.
오세근이 말했다.
“그래도 원거리 무기가 개발되고 있으니 다행이지. 그것이 완성되면 무서울 것이 없어.”
“언제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충분히 가능할 거요.”
오세근은 그리 생각하고 있었다.
하기야 나보다 드워프 물산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있는 오세근이다. 놈이 가능하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보았다.
나는 품에서 종이를 꺼냈다.
어제 한상태가 작성해 준 것이다.
“도대체 천신의 극의가 뭘까?”
“칭호라고는 되어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퀘스트를 받아 보아야 알겠지?”
“모르긴 몰라도 평범한 것은 아닐 거요. 운영자 놈의 말을 들었잖아? 그 칭호가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밸런스 파괴라고. 이번 시즌이 시작되면 없애려 했다던데.”
“밸런스 파괴라.”
나는 턱을 매만졌다.
도대체 밸런스 파괴를 할 수 있을 만한 칭호가 무엇일까.
가자마자 확인을 해 보아야 할 것 같았다.
제116장. 죽음의 대지
휘이이이잉!
알프스산맥 초입에 이르자 미친 듯이 바람이 불어왔다.
여기까지는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을 해 왔지만, 지금부터는 불가능할 것이다.
이미 알프스 경계 지역에는 많은 눈이 내리고 있었고 산맥에는 폭설이 쏟아지고 있다. 이건 기다린다고 될 문제가 아니었다.
어제 운영자와의 대화 중에 알프스산맥에는 사시사철 눈이 내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니 기다린다고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산맥으로 올라가기 전, 나는 지휘관들을 소집했다.
롬멜을 비롯해 병사장 아너스 등의 지휘관들이 모였다.
“다들 보아서 알겠지만, 저곳에는 폭설이 내린다. 시간이 지나도 마찬가지지.”
“언제나 눈이 내린다는 말씀입니까?”
롬멜이 꽤나 놀란 듯이 물었다.
그 역시 사시사철 눈이 내리는 지역에는 가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이런 폭설은 구경할 수조차 없었다.
산맥을 넘는 동안에는 숙박도 불가능하다.
“병사들에게 신발은 지급했겠지?”
“그리했습니다. 폭설에 대비하여 신발을 지급했습니다.”
“그럼 올라가도록 한다. 하루면 넘을 수 있을 것이다.”
“조금 아찔해 보이기는 합니다.”
아너스는 기가 질린다는 듯이 말했다.
병사장의 위치에 있지만 이미 웬만한 기사의 실력을 뛰어넘은 자다. 그저 병사들을 통솔하는 장의 위치에 있는 것이다.
만인장들도 우려를 드러냈지만, 우리들의 레벨을 생각해야 했다.
“신병들을 제외하면 문제없을 것이다. 다만 신병이 문제이기는 한데.”
5만의 정예병이 모조리 고레벨은 아니었다.
최근 들어서 어느 정도 레벨이 오르기는 하였지만, 아직 멀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모두 레벨을 올려야 한다. 그래야 칼리어스 왕국 마법사들의 마법에 견뎌낼 수 있다.
아너스가 입을 열었다.
“그래도 가능할 겁니다. 기후 자체는 정령왕으로 조절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무한 지속은 아니다. 몇 시간에 한 번 정도는 정령왕도 쉬어 주어야 하지. 워낙에 범위가 넓으니까.”
“그때마다 쉬면 되겠군요.”
“그래, 최대한 안전에 유의하도록 한다. 고참 병사들이 신병들을 관리한다. 맨투맨으로 관리를 맡기도록.”
“그리 조치하겠습니다.”
“준비되면 출발한다.”
“예!”
지휘관들이 흩어졌다.
백연하를 비롯한 길드원들은 상당한 우려를 표했다.
“정말 괜찮을까요?”
백연하는 강렬한 바람이 휘몰아치는 산 중턱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누구도 넘을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이다. 웬만한 헌터들도 도전하기 힘들다.
하지만 나에게는 정령왕이 있다.
“미네르바를 믿어 보아야지.”
우선 미네르바를 소환해 보기로 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네르바가 모습을 드러냈고 그녀 역시 내 생각을 읽었기에 무엇을 하려는지 알았다.
“어마어마한 산맥이네요.”
“저길 넘어야 하지.”
“최선을 다해 보겠지만 세 시간에 한 번은 쉬어야 해요.”
“세 시간인가. 차라리 50분 진군에 10분 휴식은 어때?”
“그럼 50분마다 배리어가 깨질 텐데, 괜찮은가요?”
“그래, 충분해.”
나는 병사들을 믿었다.
허접하게 훈련시키지 않았다. 레벨이 높았고 기본기도 탄탄했다. 체력적으로도 별문제 없을 것이다.
다만 방한이 문제기는 했다.
50분 동안은 괜찮지만 10분 동안 무방비로 노출되게 된다.
롬멜이 말했다.
“10분은 버틸 겁니다.”
“그래, 그렇게 믿어야지.”
바깥에 나와 보았다.
병사들이 겹겹이 방한 장비들을 착용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을 제지했다.
“최소한의 무장으로 간다. 나머지는 등에 짊어져라. 쉬는 시간이 오기 전에 3분 동안 덧입을 시간을 주겠다.”
내 명령이 전체 병사들에게 전달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병력이 준비를 마쳤다.
고참 병사들은 신병들을 하나씩 붙잡고 관리하였고 서로에게 줄을 매달았다. 혹시나 바람에 날아가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였다.
모든 병사들이 줄로 서로를 연결했다.
이제부터는 상황을 보면서 행동하면 된다. 길드원들과 기사들은 곳곳에 배치하였다. 혹시라도 쉬는 시간에 일이 발생하면 처리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각 길드원들은 30분마다 보고하고, 쉬는 시간에는 5분마다 보고를 한다.”
“예!”
“그럼 출발한다!”
우리는 폭설이 내리는 알프스산맥에 발을 들였다.
저벅저벅.
휘이이잉!
어마어마한 광풍이다.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오기는 했지만, 산맥을 넘다 보니 과연 웬만한 헌터들은 결코 넘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머리 위로 눈 폭탄이 쏟아져 실드를 타고 흘러내리거나 일부는 쌓이기도 했다.
지금, 이 안쪽은 눈이 쌓여 있었지만 걸을 만했다. 기온이 떨어지는 폭도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실드가 없어진다면 어떨까.
그때에는 지옥이 시작될 것이다.
나는 알프스를 넘으며 혀를 내둘렀다.
“어마어마하네.”
“정령왕이 아니었다면 넘을 수 없을 거예요.”
백연하의 말이었다.
그녀 역시 병사들이 아무런 도움도 없이 이곳을 넘기는 힘들다고 여겼다. 오직 내가 정령왕을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곧 쉬는 시간이다.
과연 실드가 벗겨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뿌우~!
시간에 맞추어 나팔 소리가 들린다.
병사들은 빠르게 덧입기 시작하였다. 온몸을 칭칭 감아 추위에 대비하려는 것이었는데 대비는 충분해 보인다.
모든 병사들이 핫팩을 집어넣어 체온을 높였다.
“핫팩이 효과를 발휘하겠군요.”
백연하 역시 핫팩을 옷 속에 넣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실드가 벗겨진다.
휘이이잉!
“크윽!”
“으으윽!”
어마어마한 한기에 병사들이 신음을 내뱉었다.
중간마다 엘프 마법사들이 실드를 씌웠지만 바람을 모두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탓에 쉬는 시간에 엘프들은 더 바빠졌다.
사람들이 바람에 날아갈 듯이 휘청거렸지만, 줄로 서로를 연결하고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식은땀까지 다 흘렀다.
정령왕도 지금의 상황을 모두 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커질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9분 정도가 흐르자 정령왕이 말했다.
“충전 끝났어요.”
“다시 진군하라!”
우리는 빠른 속도로 진군을 시작했다.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회오리바람까지 몰아쳐 산맥 전체가 휩쓸려 나갈 지경이었다.
정상으로 올라가기 전에 잠시 길드원들을 불러 모아 상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바로 넘어갈 수는 없어 보인다.
오세근은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형님, 저기는 너무 심한데?”
“버틸 수 있을 거다.”
“넘기는 힘들 것 같수.”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백연하도 산맥을 넘는 것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금 힘들다고 보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