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20
나 혼자 프리서버 020화
020
성기사들이 달려와 적개심을 드러냈다.
게임에서는 그러려니 하였는데 레벨 50이 넘어가는 성기사들이 떼로 몰려오자 위압감이 들었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죽고 싶어 환장했나?”
“허허허! 자네가 이해하게. 젊은 애들이라 혈기가 왕성해서 그래.”
“이해합니다.”
“성수를 제작하고 싶다는 말은 교단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뜻이로군. 하지만 아무에게나 자격을 내어 주지는 않아.”
“무엇이라도 하겠습니다.”
“그런가? 최근 들어 마을 근처에서 오우거 무리가 자리를 잡아 골치를 썩이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네. 우리도 그놈들을 잡기 위해서 수련 중에 있지. 어떤가? 자네가 해결을 해 줄 수 있겠나?”
띠링!
[신전 퀘스트가 발생하였습니다!] [성기사들의 골머리 앓게 하고 있는 오우거들을 해치우세요!] [보상으로 신전의 신도가 될 자격을 얻었습니다!] [완료 후에 신전에서 성수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오우거 0/100]“허억!”
나는 놀라고 말았다.
게임에서도 죽도록 고생했던 기억은 있지만, 오우거 100마리라니! 지금으로서는 오우거 한 마리도 간신히 잡을까 말까였다. 그것도 혈투를 벌여야만 가능한 일이다.
‘직접 오우거와 대면한 적은 없지만, 상당히 아플 거다.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고. 하지만 9검을 들었으니 가능은 하려나?’
꽤나 노가다를 뛰어야 하겠지만 가능은 해 보인다.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누나를 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물론 여신의 눈물을 구하기 위해 애는 써 보겠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 알 수도 없고, 그때까지 누나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신전을 찾은 이유가 누나의 연명치료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물러날 수 없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오우거를 잡으면 경험치와 부산물들도 짭짤하고, 시체도 상당한 돈이 된다. 일명 ‘길드’라는 것을 정식으로 창설하면 사람들을 이곳으로 불러들일 수도 있고, 그게 안 된다면 서버 특화 마을 바깥으로 오우거의 시체를 옮겨서 처리하면 될 것이다. 그걸 옮기는 인부들이야 이곳에서 고용을 하면 되는 일이고.
“하겠나? 오우거 100마리일세.”
“하겠습니다!”
“오호! 패기가 대단하군.”
“잡아 오겠습니다. 그러니 추후에 잘 봐주시기 바랍니다.”
“자네의 실력이 증명된다면야.”
퀘스트를 받고 나가는데 성기사들이 비웃었다.
“네가 오우거 100마리를 잡겠다고? 그걸 다 잡으면 내가 성을 간다.”
“어이, 애송이 모험가, 오우거를 만만하게 보지 말라고. 우리도 놈들을 치기 위해 수련을 쌓고 있을 정도니까.”
“다녀오겠습니다.”
“무운을 비네.”
우리는 신전을 나섰다.
오세근은 신전을 나서면서 침을 탁 뱉었다.
“퉤! 씨벌 놈들, 감히 누구에게 비아냥 질이야?”
“됐다. 원래 저렇게 생겨 먹은 놈들이니까. 게다가 NPC들이잖아?”
“어째 NPC 싸가지가 밥을 말아 먹었소?”
“그야 운영자 새끼 마음이지. 지 꼴리는 대로 만들었으니 성격도 저 모양인 것 아닐까?”
“서버 운영자 새끼, 좀 찾아가 보고 싶네.”
“서버 운영자를 찾아간다고?”
“……!”
말을 내뱉어 놓고도 나는 놀랐다.
왜 지금까지 그런 생각을 못 했을까.
독재자 서버는 지금까지 운용이 되고 있는 곳이었다. 그렇다고 운영자가 그렇게까지 돈을 많이 버는가 하면 그건 아닌 것 같았다.
프로그래밍에 능하고 탁월한 운영능력을 보였지만 하이 엘프 오타쿠여서인지 캐릭터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그 덕분에 운영 후반에 가서는 유저의 숫자가 처음 시작하자마자 90%가 빠져 버렸다.
어쨌든 독재자 서버 운영자는 이 세계를 직접 창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째서 이 시스템이 나에게 적용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운영자를 직접 찾기만 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우리가 바보인가 보오.”
“여기서 나가자마자 운영자부터 찾아야겠다.”
제11장. 혈투
조금은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
사실, 한 시간에 하나씩 얻을 수 있는 독재자의 깃털을 1,000개나 모아서 아이템을 마련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계산대로라면 대략 40일에 아이템 하나를 맞출 수 있다는 뜻인데, 그렇게 풀 템을 맞출 즈음이면 누나의 병이 악화되어 죽고 난 이후일 것이다.
나는 편법을 선호했다.
오세근이 도움을 주고는 있었지만, 서버를 탄생시킨 운영자보다 잘 알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역시 네놈은 머리가 잘 돌아가는 것 같다.”
“그렇수? 그냥 소가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은 격으로 보이는데.”
“여하튼 그 부분은 네가 맡아 주어야겠다. 밖으로 나가면 운영자부터 찾아보자.”
“그건 맡겨 두쇼. 형님도 알잖아? 우리 애들이 사람 하나는 기가 막히게 찾는 거. 지금도 심부름센터 하는 놈들이 많으니까 넉넉잡고 3일이면 찾아낼 수 있을게요. 찾으면 납치를 해서 모든 정보를 토해내게 하지, 흐흐흐.”
오세근은 음흉하게 웃었다.
이럴 때 보면 오세근이 건달 출신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나조차도 과거의 기억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았는데 말이다.
“오늘은 신전 퀘스트를 하고 돌아가야겠다. 너는 어쩔래?”
“어차피 형님이 없으면 돌아다니다가 뒈질 공산이 큰데 그냥 마을 구경이나 하고 있겠수.”
“천천히 둘러봐라. 이걸로 맥주라도 사 먹고.”
나는 오세근에게 1만 젠을 주었다.
1만 젠이라면 천만 원이나 되는 거금이라 놈이 손사래를 쳤지만, 강제로 손에 쥐여 주었다.
“그럼 갔다 온다.”
“하여간 형님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으셨다니까. 그럼 고생하쇼.”
오세근은 휘적휘적 마을 안으로 사라졌다.
저렇게 노는 것같이 보여도 분명히 이 세계에서 쓸모 있는 것을 찾아낼 것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오세근은 그럴 사람이었다.
마을 밖으로 나왔다.
이곳에는 당연히 특화 필드도 있었다. 본 서버에는 존재하지 않는 필드와 던전들이 즐비하였고, 사실상 이곳은 나 혼자 이용하게 된다는 말이나 진배없었다.
다른 유저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게임에서보다 쉽게 퀘스트를 깨겠지만, 타락한 정령들은 전 맵에 걸쳐서 드문드문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퀘스트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1차 전직이 다 그렇듯 누구라도 쉽게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히든 퀘스트도 마찬가지였다.
프리서버의 퀘스트가 시작부터 막히면 유저들은 모조리 빠져나가 버린다. 그걸 알기에 운영자도 1차 퀘스트는 손쉽게 할 수 있게 했다.
다만 희귀한 직업일수록 시간을 들이도록 만들어 두었다. 타락한 정령이 가끔 하나씩 돌아다녔다. 유저가 많을 때는 리젠이 되는 곳에 죽치고 앉아 잡기도 했다.
그 덕분에 하루 종일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퀘스트 몬스터가 드문드문 있다고 해도 나는 몇 시간 정도면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이 필드는 내가 독식할 수 있었으니까.
마을을 나서자마자 타락한 정령 한 마리가 보인다.
4대 하급 정령 중 하나인 실프였다. 푸른빛을 띤 그 실프가 타락하자 검붉게 변했다. 게다가 생김새도 아주 고약했다.
-나쁜 요정! 저주를 받아라!
타락한 실프가 빠르게 날아왔다.
놈이 그대로 몸통 박치기를 하려는 걸 슬쩍 피한 후에 그대로 반으로 갈라 버렸다.
서걱!
-꺄아아아악!
[타락한 정령의 기운을 획득했습니다!] [타락한 정령의 기운 1/100]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다.
드문드문 타락한 정령들이 돌아다녔으니 오늘 1차 전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냥 타락한 정령만 잡고 돌아다니기에는 시간이 아까웠다.
어차피 타락한 정령은 서버 특화 필드 전역에 분포되어 있었으니 서버의 일반적인 유저들은 사냥과 1차 퀘스트를 병행하였다.
그것이 효율이 높았다. 1차 전직에만 목을 매는 유저들만 마냥 죽치고 앉아 있었지, 레벨 업을 선호하는 유저들은 사냥과 동시에 퀘스트를 진행했다.
그건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서버 특화 필드는 나 혼자 독식하고 있었는데 굳이 죽치고 앉아 있을 필요도 없었고 말이다.
오우거를 잡으러 가는 길에 타락한 정령 다섯 마리를 잡았다.
출몰지에 가까워지자 슬슬 긴장되기 시작했다.
오우거는 단독으로 돌아다니기는 하지만 무리를 짓기도 한다. 심지어는 마을을 이루기도 했다.
오우거 무리에게 발각되면 십중팔구는 사망할 것이기에 나는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한 마리 정도를 발견하면 출몰지 바깥으로 유인을 한 후에 잡아야 하는 것이다.
이건 자신보다 높은 레벨의 몬스터를 사냥하는 기본적인 방침이었다. 자칫 오우거 한 마리를 간신히 잡고 있는데 다른 오우거가 나타나 가격하면 그냥 죽을 수밖에 없다. 도망치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리한다면 피를 뿌려 놓은 것이 아깝다.
“크르르르.”
오우거 특유의 괴성이 울려 퍼졌다.
숲 언저리에 오우거가 어슬렁거린다.
나는 돌멩이를 몇 개를 주워 놈에게 던졌다.
퍽! 퍼억!
[Miss!] [Miss!]돌멩이 정도로는 당연히 오우거에게 타격을 줄 수 없다. 가죽이 워낙에 두껍기 때문이다.
“크륵?”
하지만 시선을 끄는 데에는 성공하였다.
이제 오우거를 출몰지 밖으로 끌어내야 할 때였다.
달려가면서 풀 버프를 했다.
파아아앙!
[스트롱 업(Strong up) +20 힘] [위즈덤 업(Wisdom up) +20 지혜] [아머 업(Armour up) +10 물리방어] [매직 아머(Magic armour) +10 마법방어] [홀리 소드(Holly Sword) +10 신성타격] [액셀레이션 리로드(Acceleration rerolled) HP/MP 재생 50% 추가]휘황찬란한 빛이 몸속으로 스며들었고 몸이 가벼워졌다.
몸은 단단해졌고 피로도의 회복도 빨라졌다. 역시나 버프의 힘이라고 할까.
오세근에게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사실 이건 풀 버프가 아니라고 한다. 프리서버에서 사용되는 기본적인 버프였고 젠 버프가 따로 있었다.
문제는 유료 버프가 3만 젠에 달한다는 것이었고, 현금으로 따지만 3천만 원이었다.
일반 버프와 다르게 젠 버프는 10종이 넘었으며 보스 레이드를 한다면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혹시나 몰라서 3만 젠 정도는 남겨 두었다.
이건 목숨값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젠 버프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위기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대비는 하는 것이 좋았다.
과연 내가 오우거를 잡을 수 있을까.
우선 직접 검을 맞대 보기로 했다.
퍽! 퍽! 퍽! 퍽!
“끄어어어!”
아니다. 오히려 오우거의 화만 돋우었다.
가죽이 워낙에 질겨서 거의 데미지를 입히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사냥을 하려면 한참 걸리지 않을까 싶었다.
등급으로 치면 오우거는 B랭크 정도는 되었다. 내가 잡기에는 원래 버거운 놈이라는 뜻이다.
버프발, 템발로 잡으려 했는데, 여기에 물약까지 많이 사용해야 할 모양이다.
오우거의 거대한 방망이가 가슴을 가격했다.
후우우웅!
퍼어억!
“커억!”
[치명적인 일격을 당했습니다!] [갈비뼈가 부러졌습니다. 지속적인 데미지를 입습니다.] [포션 치료를 권장합니다.]“이런 젠장!”
오우거는 나를 몇 미터나 날려 버리고는 쿵쿵! 뛰어오고 있었다.
급한 대로 우선 포션을 마셨다.
갈비뼈가 빠르게 회복되고는 있었지만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젠 버프를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