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203
나 혼자 프리서버 203화
203
“이것도 정치의 일환이다.”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병사들도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절한다.”
“알겠습니다.”
랭턴은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그는 국왕이고 친정을 결정하였다.
만약 친정을 하지 않았다면 왕궁에 틀어박혀 있어도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직접 군대를 이끌고 왔다.
패배를 하고 퇴각하는 와중에 자신만 장거리 도약을 해서 돌아간다면 꼴이 우습게 될 것이다.
병사들은 그를 의지하고 있다.
전투에서 패했다고 해도 끝까지 함께한다면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 국왕이 도주한다면?
탈영병들이 생길 것이다.
그렇게 균열이 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치달을 것이 뻔했다.
쐐애애액!
쿠아아아앙!
이 순간에도 폭격이 이어졌다.
으드득!
칼번은 이를 악물었다.
그야말로 괴물 같은 놈들이다. 어찌 저렇게도 강하고 기술이 발전한 것인지 기가 찰 노릇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주변국을 끌어들여야 한다. 어차피 칼리어스가 무너지면 그들도 무사하지 못할 테니까.”
“그렇지 않아도 조치 중에 있습니다.”
랭턴도 이를 악물었다.
칼리어스는 중부대륙의 중심에 있다. 우리가 무너지면 중부대륙 전역이 판도라 국왕에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행군할 때가 되었다.
정예병들은 사실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밤새도록 진군을 한다고 해서 별다른 타격을 받지는 않을 테니까.
하지만 신병들은 걱정이 되었다.
그들은 내 시스템의 영향을 받지 못한다. 그렇기에 사냥을 할 수도 없었고 각성을 하지 못한 자들이 부지기수였다.
과연 이들을 데리고 가는 것이 현명한 일일까?
롬멜이 말했다.
“칼리어스는 정예 병력만으로도 충분히 도모할 수 있습니다.”
“5만의 병력은?”
“주변을 경략하도록 하시지요. 어차피 점령해야 합니다. 골고루 분산시켜 점령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일부 정예 병력을 추려 성을 공략하면 신병들이 가서 점령 후에 지휘권을 인수합니다. 그리고 치안을 유지하는 것이지요.”
“흠.”
최소한 정예병을 1만 정도는 따로 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4만으로 칼리어스를 도모하자는 것인데 사람들은 낙관적으로 생각했다. 신무기가 있으니 충분히 적들을 끝장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같이 마스터급에 이르렀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실 이 정도면 괴물집단이라고 보아도 무방했다.
“알겠다. 그리하지.”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롬멜은 병력을 분리하고 명령을 하달하였다.
내가 큰 틀을 잡아 놓으면 나머지는 지휘관들이 자세한 상황들을 전달하였다. 곧 편성이 끝났다.
1만의 점령군은 비교적 신병들로 채운다. 그러니까 정예병들 중에서도 입대가 늦은 자들을 점령군으로 보내는 것이다.
나머지 4만은 최정예로 구성한다.
이렇게만 해도 충분할 것이다.
점령군의 사령관에는 오세근을 임명했다.
“점령은 네가 해라.”
“엥? 재미없게 내가 하라고?”
“네가 왕국의 재상이지 않냐? 수입이 꽤나 쏠쏠할걸?”
“쳇,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
오세근은 그 말에 흔쾌히 납득하였다.
이만하면 모든 준비는 끝났다.
우리는 서쪽으로 급속행군을 시작했다.
제127장. 유격전
쾅! 콰과과광!
쐐애애액!
“잡아! 저 고철 덩어리들을 떨어뜨리란 말이다!”
칼번 국왕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점점 그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는 중이다.
적들은 밤새도록 공격을 하였고 실드를 무리하게 치면서 모든 병사들의 마력이 고갈되어 가는 중이었다.
랭턴은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폐하, 적들이 급속행군을 하면서 하루도 걸리지 않는 거리에서 쫓아오고 있습니다.”
“벌써 그렇게 쫓아왔다는 말이더냐?”
“그렇사옵니다.”
칼번은 이를 갈았다.
진중한 성격의 칼번은 언제나 여유롭게 일 처리를 해 왔다.
중앙대륙의 패자로 군림해 왔으니 위협을 마주할 일은 없었다. 그렇기에 언제나 품위 있게 행동했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궁지에 몰리자 그럴 수가 없게 되었다.
칼번의 눈동자에 붉게 핏발이 섰으며 얼굴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그건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일명 죽음의 사신이라고 불리는 비행체들이 끊임없이 마력으로 폭격을 가하니 상거지 꼴을 면치 못하였던 것이다.
잠을 자는 중에도 계속해서 폭격을 퍼붓는다.
이런 상황이었으니 잠을 잘 수도 없었으며 수없이 많은 병사들이 죽어 나가고 있었다.
애초에 그는 15만 병력을 동원하였으나 지금 남아 있는 병력은 5만이 채 되지 않았다.
“폐하, 일단 진정을 좀 하십시오.”
랭턴이 그렇게 종용했다.
칼번은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힌다.
그는 숨을 한 번 몰아쉬고 눈을 떴다.
“누군가가 지연전을 펼쳐야 할 것 같다.”
“적들의 행군속도를 늦추는 것이로군요.”
“병사들은 지쳐 있다. 그건 짐도 마찬가지일 정도이니 모두가 피로에 절어 있다고 봐야 한다. 이 상태로는 적들과 붙어 봐야 필패이다. 어떻게 해서든 수도까지 철군해야 한다.”
“제가 가겠습니다.”
랭턴은 허리를 굽혔다.
그는 재상이자 정보부의 수장이다. 정보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신체단련도 게을리할 수가 없었다.
왕국의 대표적인 마검사이며 그 실력이 대단했다.
최악의 경우가 아니라면 직접 나서지는 않겠지만 지금이야말로 개국 이래 최악의 사태라고 할 수 있었다.
“특수부대를 이끌고 적들의 진군을 지연시키겠습니다. 그 틈을 이용해 폐하께서는 수도로 철군, 일전을 준비해 주십시오.”
“알겠다.”
칼번은 비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의 희생이 없다면 제대로 철군할 수 없을 것이다. 최소한 정예 병력에는 피해가 없어야 한다.
다행히 정예 병력은 거의 피해를 보지 않았다.
거지꼴을 하고 있었고 체력과 마력이 거의 다 빠져나갔지만,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것도 지금까지의 훈련량 때문이었다.
랭턴이 특수부대 2천 명을 추렸다.
“우리들의 목표는 하나다. 지금까지 적들이 우리를 괴롭혀 왔듯이 우리 역시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다!”
“…….”
하지만 사기는 바닥이었다.
말이 특수부대이지 자살특공대나 다름없었다.
그들은 적들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아마 이곳에서 벗어나는 순간 살아남을 수 있는 이들은 드물 것이다.
랭턴이 검을 들었다.
“우리는 칼리어스의 군인이다! 결코, 적들의 침략에 굴하지 않을 것이다! 출발한다!”
병사들은 입을 다물었다.
환호성이 터질 법도 했지만,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다.
이것만 보아도 사기가 얼마나 고꾸라졌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칼번은 랭턴을 독려한다.
“고생하게. 자네의 노고를 왕국은 잊지 않을 것이야.”
“반드시 적들을 지연시키겠습니다.”
칼번은 말머리를 돌렸다.
“출발한다!”
우리 군은 급속행군을 하는 중이었다.
하루에 100㎞ 이상을 주파하는 것이 목표였다. 당연히 일반적인 군대라면 그리하지 못한다.
걷는 것이 아니라 뛰어야 100㎞를 주파할 수 있다.
일반 병사들이 뛰어서 100㎞를 주파할 수 있을까.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정예병이다.
하루가 아니라 며칠이라도 전속력으로 질주할 수 있다.
그나마 이렇게 속도를 조절하는 것은 전투를 대비하여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전쟁에서는 어떤 가능성도 열어 두어야 한다.
적들이 습격할 수도 있고 갑자기 반전하여 전면전을 시도할 수도 있다. 백병전을 벌이려면 체력이 남아 있어야 하므로 적당히 조절하며 달려야 한다.
그렇게 조절을 하고 있었음에도 병사들은 엄청난 속도로 대지를 질주하였다.
“대단하네.”
“레벨 100이 넘었잖아요.”
백연하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레벨 100을 넘었다면 마스터급에 이른 것이고 SSS급 헌터인 것이다. 그런 괴물들이 달리기조차 못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었다.
슬슬 점심시간이 되어 간다.
한적한 숲에 이르자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며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휴식한다!”
“예!”
숲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도 고도로 발달한 정찰기 때문이었다.
숲에 매복이 있다면 열 탐지기로 탐지할 수 있다. 만약 적이 있다면 오세근이 알려 주었을 것이다.
다들 배불리 먹고 쉬는 중이다.
한 시간은 쉬었다가 출발을 할 것이었기에 병사들은 각자 자리를 잡고 낮잠을 즐겼다.
치익!
-형님, 듣고 있수?
“세근이냐? 무슨 일이야?”
-적들이 유격전을 펼치려는 모양인데?
“지연전을 펼치려 한다고?”
-그래, 본대에서 2천 명 정도가 떨어져 나와 형님에게 오고 있소. 아무래도 실력 있는 마법사인 것 같수.
“상관없지. 놈들에게도 무인기를 투입하도록 해.”
-그럼 나머지 무인기를 발진시키겠소.
그렇게 교신은 종료되었다.
본대에서 떨어져 유격전을 펼치면 우리들의 행군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라 판단을 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곧 있으면 적의 후미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식사를 마친 후에 장군들을 호출하였다.
정찰기로 찍은 정밀지도를 펼쳐 놓고 회의를 했다.
“적들의 위치는 여기다.”
“하루도 되지 않는 거리입니다.”
“무리를 좀 한다면 몇 시간이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군들이 의견을 냈다.
그들은 병사들의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 고레벨의 병사들은 괴물과 같은 실력을 갖추고 있었고 하루 정도 무리하는 것쯤이야 문제도 아니었다.
백연하가 말했다.
“가까운 곳에 성이 하나 있네요. 그곳의 텔레포트 게이트는 파괴되었나요?”
“파괴했지.”
“그렇다면 그렇게까지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어디까지나 병사들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전투에 임해야 하니까요.”
“경들의 의견은?”
“동의합니다.”
롬멜이 손을 들었다.
나머지 장군들도 동의했다.
그렇다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수도까지 이어지는 모든 영지들의 텔레포트 게이트를 파괴하면 적들은 도보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아마 수도에 들어가기 전에 따라 잡힐 것이다.
아니, 이 상태면 이틀이면 잡는다.
“적들이 유격전을 펼치려 하니 그에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철저한 대비라면?”
“항상 실드를 칠 준비를 하고 뛰어야 한다. 물론 내가 미네르바로 지원을 하기는 할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없습니다.”
그들은 정령왕의 힘을 잘 알고 있었다.
극한의 오지를 넘을 때도 정령왕의 힘을 빌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정령왕이 지속적으로 공격을 전부 막아 줄 수는 없겠지만 최초의 타격은 막아 줄 수 있다. 그때 공격을 대비한다면 희생을 막을 수 있다.
“제인.”
“네, 길드장님.”
“네가 길드원들로 이루어진 특수부대를 운용해. 적들이 유격전을 펼치면 저들을 사냥할 인원도 있어야 하니까.”
“그리하겠습니다.”
제인은 고개를 숙였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놈들은 우리들의 진군 속도를 늦추기 위하여 유격전을 결정하였지만, 그것에 당할 정도로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그럼 편히 쉬도록. 적들이 오려면 시간이 걸릴 테니까.”
장군들은 흩어져 병사들과 함께 휴식을 취했다.
팟팟!
랭턴은 간만에 부대를 직접 이끌었다.
고위 귀족이 된 이후에는 이렇게 군을 직접 이끌 필요가 없었다. 칼리어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최강의 실력자였다.
판도라 왕국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중앙대륙 전체를 통일하기 위해 군을 움직였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놈들이 나타나면서 그런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다.
쐐애애액!
“사신이 옵니다!”
“산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