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209
나 혼자 프리서버 209화
209
“항복한다면 어느 정도의 지위를 인정하겠다.”
“속국으로 삼겠다는 뜻인가?”
“제국 후작의 지위를 약속하지. 칼리어스 중앙 귀족들도 골고루 등용하도록 하겠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해 줄 수 있는 최대의 선의다.”
“안타깝지만 그럴 생각이 없다.”
“그런가.”
이 정도로 이야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하겠다고 한다면 나로서도 방법이 없었다. 최대한 빨리 칼리어스를 무너뜨리는 수밖에.
“전장에서 보지.”
“그러지.”
더 이상 논쟁을 할 필요도 없었다.
싸움이 예정되어 있으니 싸우면 그뿐이었다.
나는 본진으로 돌아왔다.
가신들이 물었다.
“칼번 국왕이 뭐라고 하였습니까?”
“끝까지 싸우겠다고 하더군.”
“대단한 배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중앙군을 모조리 잃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싸우겠다니요.”
“그렇게 나온다면 죽여주는 수밖에.”
나는 그렇게 결정을 내렸다.
이번 싸움을 시작하고 나면 칼리어스의 귀족들은 모조리 숙청될 것이다. 그냥 둔다면 후환거리가 될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작전 회의를 하도록 하지.”
우리는 천막으로 향했다.
브론티아 성벽 위.
칼번 국왕은 귀족들을 모아 놓고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우리는 이길 수 있다.”
“지금이라도 항복해야 합니다!”
귀족파 귀족들이 들고일어났다.
그들은 이번 싸움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싸워 봤자 죽음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칼번의 생각은 달랐다.
“우리는 단합해야 한다.”
“어차피 상대되지 않는 싸움입니다. 적들을 보십시오! 하나같이 정예입니다.”
“싸우다 죽는다고 해도 후회는 없다.”
“폐하!”
“자꾸 이견을 달면 목을 치겠다.”
“…….”
그제야 귀족들은 입을 다물었다.
아무리 상황이 악화된다고 해도 국왕은 전쟁을 중지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적들의 막강한 전력을 보고서도 저리 나오니 귀족들은 답답할 따름이었다.
“최후의 전투를 준비하라!”
귀족파 거두인 아르첸 공작은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자신의 세력을 결집시켰다.
그들에게는 각자 맡은 성벽이 있었지만 지금 전쟁을 계속하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생각했다.
“각하! 저희들이라도 망명해야 합니다!”
“저들이 받아주겠나?”
“공을 세우라고 판도라 국왕이 선포하였습니다. 그리하면 부귀영화를 준다고 말입니다.”
“그 말을 믿어도 되겠나?”
“카셀 공작에게서 전서구가 도착했습니다.”
“으음.”
여기저기서 침음이 터진다.
카셀 공작이라면 이번에 판도라 왕국의 막강한 힘을 보고 나서 그들에게 귀부한 중립파 귀족이었다.
그에게서 전서구가 왔다면 평범한 내용은 아닐 것이다.
“읽어 보게.”
아르첸 공작의 말에 라스 남작이 전서구를 읽어 내려갔다.
“자비로운 폐하께서는 자네들이 병력을 이끌고 온다면 자비를 베풀어 주시기로 하였네. 개전 즉시 성문을 열고 나오도록 하게. 이번이 아니면 기회는 없으니.”
“마지막 기회라…….”
“정면으로는 나갈 수 없습니다. 동문으로 나가도록 하지요.”
“가능하겠나?”
“수문장을 포섭해 두었습니다.”
라스 남작의 말에 아르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해서라도 목숨을 구명해야 한다.
핵이라는 것이 떨어지면 성벽은 금방 무너질 것이다. 적들이 도시 중앙에 핵을 쏠 수는 없겠지만, 성벽만 무너뜨리는 것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바로 시행하도록 하지.”
나는 개전을 선언하였다.
우선 고폭탄을 쏘아 성벽의 강도를 시험해 보기로 했다.
또한, 칼리어스 귀족파 귀족들에게서 항복을 약속받았다. 동문을 통하여 이곳에 합류하기로 한 것이다.
시선을 끌기 위해서라도 폭탄을 터트려야 한다.
성벽을 흔들기 위하여 박격포를 300문이나 설치하였다.
과연 어떤 장관이 펼쳐질까.
“발사!”
쐐애애액!
쿠아아앙!
“허어!”
카셀 공작은 감탄을 내뱉었다.
순식간에 성벽이 불바다가 되었다. 물론 강력한 마력 제어장치 때문에 쉽게 뚫리지는 않았지만, 그 위력은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천지가 흔들리고 땅에서는 진동이 일어났다. 이윽고 무인기들이 출격하여 성벽에 폭탄을 떨어뜨렸다.
콰아아아앙!
한쪽 성벽이 무너질 듯이 흔들린다.
“실드가 찢어졌습니다!”
“그곳을 집중적으로 타격한다!”
“예!”
계속해서 폭탄이 떨어졌다.
이 정도면 마력 제어장치 때문에 특수부대를 투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랭턴 공작이 죽기 전에 남긴 말에 의하면 마력 제어장치 덕분에 실드가 두꺼워졌다고 했었다. 그것을 무너뜨리면 실드를 걷어 낼 수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편법보다는 그냥 정공법이 나을 것 같았다. 그래야 브론티아가 점령된 이후에도 나머지 지역을 점령하기가 수월할 것 같았다.
쿠구구구구!
성벽의 절반이 무너진다.
물론 성벽이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그만큼 성벽이 두꺼웠기 때문이다.
이것만 해도 카셀 공작에게는 신세계였지만 말이다.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판도라 왕국을 적으로 둔다면 누구라도 멸망을 면치 못할 겁니다.”
“자네의 판단이 빨랐기에 다행이지.”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광경을 바라보던 귀화 병사들도 하나같이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저 폭탄이 자신들의 머리 위로 쏟아진다고 생각만 해도 그 공포에 끔찍했기 때문이다.
성벽이 흔들리며 무너져 내리려 할 때였다.
뿌우~!
적진에서 나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동문이 열리고 수만의 병력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머리 위로 마법이 떨어지고 사람들이 죽어 나갔지만, 그들은 필사적으로 도주를 감행하고 있었다.
나는 정령왕을 불러 그들을 돕게 했다.
“저 위에 실드를 씌우도록.”
“명을 받들겠습니다.”
미네르바가 도주하는 병사들에게 날아갔다.
***
아르첸 공작은 입을 악물고 달렸다.
자체적으로 실드를 치고 있었지만 칼리어스 마법사들의 실력이 만만치가 않았다.
여기저기서 허리가 끊어져 사망하는 사태가 속출하였던 것이다.
“실드를 보강하라!”
쿠아아앙!
“끄아아악!”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지옥이다.
아군끼리의 참극이 벌어졌다. 물론 판도라 왕국에 귀부하기로 마음을 먹은 이상 아군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아르첸은 병사들을 재촉했다.
“달려라! 마법 사정권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야말로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뛰었다.
다시 마법이 쏟아지려 할 때였다.
휘이이잉!
세찬 바람과 함께 머리 위에 푸른 막이 씌워졌다.
여기에 병사들 위로 실드가 쳐지자 마법은 그들에게 떨어지지 않았다.
쿠아아앙!
“막았다!”
“정령왕 미네르바다!”
“와아아아!”
병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보고로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로 정령왕이 나타난 것이다. 그녀는 실드를 만들어 아군을 보호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판도라 군대와 합류할 수 있었다.
아르첸은 판도라 국왕에게 군례를 올렸다.
“충! 국왕 폐하께 인사드립니다!”
“오호, 귀족파 귀족들이로군. 3만의 병력을 끌고 왔나?”
“그렇사옵니다, 폐하.”
“반가운 일이로다. 짐에게 충성을 맹세하라. 그대들에게 부귀영화를 약속하리라.”
“국왕 폐하께 충성을 맹세합니다!”
귀족은 물론이고 병사들까지 모조리 한쪽 무릎을 꿇었다. 영원한 충성의 맹약을 하였다.
판도라 국왕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수도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아라. 전쟁은 곧 끝난다.”
꿀꺽!
그들은 곁눈질로 이미 정면의 성벽이 무너져 내리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판도라 군이 강력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제 짐이 나설 차례로군.”
“폐하께서 직접 나서신단 말입니까?”
“몰랐나? 나는 판도라 왕국의 최고수다.”
판도라 국왕은 엄청난 속도로 적진을 향해 뛰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내가 강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었지만, 여기에 핵을 동원하면 어떨까.
물론 근접전에 사용하는 핵이지만, 개량에 개량을 거듭하였다. 그리고 지금에 이른 것이다.
아마 성벽 따위는 단숨에 무너지지 않을까 싶었다.
나는 성벽을 신검으로 후려쳤다.
신검에는 개량된 핵들이 무더기로 설치되어 있었다. 여기에 신검이 가진 위력도 무시할 것이 못 된다.
퍼어어억!
핵이 정확하게 성벽을 뚫고 달라붙었다. 실드를 통과한 것은 물론이었다.
쿠아아아아앙!
번쩍!
어마어마한 섬광과 함께 성벽이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내 공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진 실드로 계속해서 핵을 날려 보냈다.
투둑 투둑.
쿠아아아앙!
몇 군데에서 핵이 터지자 제아무리 두꺼운 성벽이라고 해도 도리가 없었다. 실드라는 보호막이 없는 이상은 말이다.
쿠구구구!
“성벽이 무너진다!”
“살려 줘!”
곧 지옥도가 펼쳐졌다.
성벽 위에 있던 모든 병사들이 돌덩이에 깔려 죽기 시작하였다. 성벽 아래에서 대기하고 있던 병력도 깔렸다.
나는 허공으로 뛰어올라 외쳤다.
“포격하라!”
쐐애애액!
쿠아아아앙!
그 위로 무차별적으로 폭격이 가해졌다.
저 많은 병사들이 아깝기는 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왕국 정예 병력은 지켜야 했다.
폭격이 가해지고 있을 때, 복귀하여 군을 지휘했다.
“전군 진격한다! 오늘, 칼리어스 수도 브론티아를 점령할 것이다!”
“와아아아아!”
7만에 이르는 병력이 물밀 듯이 밀고 들어간다.
어마어마한 병력이 브론티아를 휩쓸었다.
“쿨럭! 쿨럭!”
칼번 국왕은 기침을 터트렸다.
돌가루들이 입에서 튀어나왔다.
그는 지금의 상황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모든 병사들이 실드를 치며 막았지만, 성벽이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폐하! 피하셔야 합니다!”
근위대 기사들이 외쳤다.
이미 전세는 회복 불가였다. 성벽은 완전히 무너졌고 적들이 그 위에 폭격을 퍼붓는 바람에 병사들은 전의를 잃었다.
병력이 흩어지고 있었다.
정예군이라면 좀 더 버텼을 수도 있다. 그들은 강했으니까. 하지만 정예군은 이미 적들의 폭격에 모두 사라졌다.
“저런 괴물들이라니…….”
“폐하!”
“어디로 피한다는 말이냐? 짐에게 치욕을 강요하지 마라. 짐은 왕국과 함께 산화할 것이니라.”
칼번은 검을 뽑아 들었다.
근위대 기사들도 어쩔 수 없이 칼번을 따랐다.
“칼리어스의 영광을 위하여!”
“와아아아아!”
퍽퍽퍽!
곧 전방의 적병들과 마주쳤다.
수만 개의 오러 블레이드가 전장을 뒤덮었다.
‘어차피 이길 수 없는 적이었구나.’
서걱!
칼번의 목이 잘려나갔다.
시야가 까맣게 물들었다.
나는 어검술을 사용하여 적들을 쓸어나가고 있었다.
수백 개의 검이 허공을 헤집었다.
만렙을 달성하면서 스킬들도 대량으로 풀렸는데 그 안에는 별의별 기술들이 다 있었다.
어검술도 평범하지가 않았다.
적들에게 직격을 당하는 순간 폭발했고 사방으로 강기를 뿌리며 터졌다. 그리하여 수백 명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었다.
그런 검이 수백 개가 되자 적들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무명의 병사가 누군가의 목을 가져왔다.
“폐하! 칼번 국왕의 목입니다!”
“오오! 네가 큰 공을 세웠구나!”
“그저 이름 없는 병사일 뿐이옵니다!”
“공과에 올리도록 하라. 큰 상급을 내리겠다.”
“감사합니다!”
칼번의 머리가 떨어졌다.
이곳의 상황이 얼추 정리되어 가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남은 건 왕궁뿐이다.
이미 칼리어스 군은 궤멸 상태였다.
그들은 아군을 막을 수 없다.
집집마다 왕국민들은 문을 걸어 잠갔다. 우리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몇 시간 후면 알게 될 것이다.
칼리어스 전체가 판도라 왕국의 손에 떨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