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22
나 혼자 프리서버 022화
022
“허어.”
온몸이 광채에 휩싸인다.
그것도 연속으로 광채에 휩싸였는데 오우거 25마리를 죽이고 나서 5 업을 했다.
레벨 30이 넘으면 역시 레벨 업이 더뎌졌는데, 여기서 한 방에 5 업을 했다는 것은 엄청난 광업이라 할 수 있다.
지금 레벨이 벌써 36이다.
“허허허허.”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이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정말로 가능했다. 물론 여긴 게임이 아니라 현실이었기에 이런 방법이 계속 통하지는 않을 것이다.
머리가 더욱 빠르게 회전되었다.
이건 레벨 업을 한 특전일까. 왠지 머리가 잘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번에는 마을을 털어야겠다.”
그렇게 결심했다.
신전 퀘스트는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 그래야만 누나의 연명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런 식으로 구덩이를 파서 처리했는데 마을이라고 털 수 없을 리가 없다. 마법사들의 몰이 사냥이 아니라 전략을 구사하는 몰이 사냥이라면 나 혼자서도 가능하다. 물론 여기에 동료들이 있다면 좀 더 쉬울 테지만.
[보너스 스탯 +5가 활성화되었습니다.] [보너스 스탯을 분배하세요.] [오우거 슬레이어(Ogre Slayer) 칭호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 장착으로 더욱 능력치를 높이세요!]“오우거 슬레이어? 거기에 능력치가 부과된다고?”
제12장. 제안
얼마 전에 나는 허수아비 학살자라는 칭호를 얻었다.
기사 윌리엄에게서 얻은 칭호였고, 이건 일종의 명예 칭호였다. 장착을 한다고 해도 어떤 스탯의 상승도 없었다.
하지만 오우거 슬레이어라는 칭호는 달랐다.
일단 칭호 슬롯은 세 칸인데 그중 하나에 허수아비 학살자라는 칭호가 장착되어 있었다. 아무런 효과가 없기는 했지만, 혹시나 나를 알아본 일부 NPC가 호감이라도 더 가질까 싶어서 그리해 둔 것이었다.
두 번째 칸에 오우거 슬레이어 칭호를 장착했다.
[오우거 슬레이어(Ogre Slayer) +3힘]“오호!”
+3힘이라는 스탯은 상당히 크다.
힘이 +1 올라갈 때마다 좀 더 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무려 스탯이 3개나 올라갔기에 몸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앞으로 퀘스트를 깨거나 사냥을 다니다 보면 더 좋은 칭호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제외한 헌터들은 칭호를 슬롯에 하나밖에 장착을 못 한다.
하지만 나는 프리서버 시스템을 적용받고 있었고 무려 3개의 칭호를 장착할 수 있다. 그건 일반 헌터들보다 세 배나 되는 효율을 적용받는다는 뜻이었다.
“괜찮네.”
괜찮지 않을 수가 없었다.
기분이 째진다고 표현을 해야 할까.
이제는 스탯에 대해 고민을 해 보아야 한다.
앞으로 나는 마검사를 지향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마검사라는 직업 자체가 짬뽕 스탯인 데다 어중간하게 키우면 망한다는 느낌은 있었다.
정석적으로라면 검이면 검, 마법이면 마법, 궁술이면 궁술 딱 하나만 정해야 한다. 한 가지 직업을 대성하기도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몇 가지 직업을 섞어 버리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된다.
헌터들이 파티를 하는 이유는 이런 직업의 조합 때문이었다. 직업이 조합되지 않으면 레이드는커녕 준보스 사냥도 힘들었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리 적용된다고 해서 나에게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었던 것이다. 온갖 편법으로 무장을 할 것이었기에 오히려 짬뽕 스탯이 후반에 가서는 어마어마한 효율을 발휘할 것이다.
먼저 상태 창을 열어 보기로 할까.
상태 창
나경철 LV. 36
직업: 요정
HP 320/MP 110
[스탯: 힘 14(+7), 체력 30, 민첩 18, 지혜 14, 정신 10, 카리스마 8] [보너스 스탯: 5 / 보너스 스탯을 분배하세요.]물리 공격력: 42
마법 공격력: 28
물리 방어력: 20
마법 방어력: 0
스킬
정권 지르기 LV. 20
정신집중 LV. 20
무형의 살기 LV. 10
검막 LV. 7
내려치기 LV. 13
가로 베기 LV. 12
……
정령 소환 LV. 1
특수능력
경험치 100배, 젠 30배, 아이템 20배 증가
아이템
윌리엄의 목검 +9[데미지 12+(9)] 힘+2
허름한 초보자의 갑옷[방어력 5]
허름한 초보자의 바지[방어력 5]
허름한 초보자의 장갑[방어력 5]
허름한 초보자의 부츠[방어력 5] [독재자 벨트: 무게 20% 감소] [독재자 목걸이: 힘+2] [독재자 반지: 물리방어 +5] [독재자 반지: 물리방어 +5]
칭호
[오우거 슬레이어(Ogre Slayer) +3힘]예전에 비하면 꽤나 강해졌다.
시스템의 적용을 받은 나는 힘이 +1 올라갈 때마다 데미지가 +1 추가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혜가 올라가면 스펠(마법력)이 올라간다. 체력은 HP와 관련이 있고 정신은 MP와 관련이 있다. 카리스마는 소환과 관련이 있는데 카리스마가 높을수록 높은 등급의 소환수를 뽑을 수 있다.
어차피 요정이라는 직업 자체가 카리스마 효율이 높았다. 정령도 나중에는 3마리나 뽑을 수 있으니 굳이 카리스마를 건드릴 필요는 없다. 레벨이 더 높아진다면 모르겠지만.
나는 극한의 데미지를 추구한다. 게임 내에서 지존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극한 데미지 때문이었다.
HP와 MP는 템발로 커버를 하고 기본적인 데미지를 높여서 ‘한 방’을 추구하였다. 어차피 레벨이 올라가면 HP와 MP도 어느 정도 올라간다. 스탯을 올리면 레벨 업을 할 시에 더 많은 HP와 MP의 증강이 있었다. 하지만 스탯 부분은 아이템이나 보너스 스탯으로 올리지 않는 이상 변동이 없었다.
효율로만 따지면 HP와 MP보다는 데미지를 올리는 편이 더 좋다.
이건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이야 칼질만 하고 있지만 1차 전직 후에 서버 특화 마을에서 마법과 정령 마법을 배우면 지혜 스탯도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마검사를 추구한다면 힘과 지혜를 1:1의 비율, 혹은 2:1의 비율로 하는 편이 좋다.
대부분의 마검사들이 이런 식으로 마법을 보조로 사용했다. 수도 없이 PK를 하면서 마법사가 보조로 검술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하다가는 십중팔구 망캐(망한 캐릭터)가 되고 만다.
그걸 알기에 나는 마법을 보조로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힘을 3개, 지혜를 2개 분배했다.
[스탯: 힘 17(+7), 체력 30, 민첩 18, 지혜 16, 정신 10, 카리스마 8]이제 버프 창을 바라보았다.
오우거와 생각지도 못한 혈투를 벌이면서 10분 이상을 허비했고, 상당수의 버프가 사라져 있었다.
오우거와 같은 괴물과는 버프 없이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직 남아 있는 버프가 있었으므로 맞상대할 게 아니라 함정에 다시 걸리는지 확인을 해 보아야 할 것 같았다.
게임처럼 아예 지능이 없다면 또 걸릴 것이지만 여긴 현실이었으니 걸리지 않을 공산이 크다. 그래도 몇 마리라도 걸리면 좋지 않을까.
아까처럼 같은 구덩이를 파고 함정을 설치했다.
숲을 돌아서 10마리 정도를 몰아왔다.
몰이 사냥으로 몰아왔지만, 놈들은 함정에 이르자 흩어져 버렸다.
“흠.”
나는 탄식했다.
이건 오우거가 ‘학습’을 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놈들 나름대로 사회를 이루며 살아갔고 언어도 있었다. 그러니 나에 대한 소문이 퍼진 것이 확실하였다.
“이거 곤란한데.”
더 이상 오우거를 잡기는 힘든 걸까.
무엇보다도 놈들이 나를 경계하는 듯했다.
지금도 일대일로 싸우면 내가 밀릴 것이 확실하지만, 구덩이에 동족들이 파묻혀 죽는 꼴을 본 이후에는 상당히 경계하고 있었다.
그냥 사냥을 해도 힘든 판국에 나를 경계하고 있었으니 참으로 까다롭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오우거 군락지에서 빠져나왔다.
이미 풀 버프는 사라졌고, 여기서 3만 젠을 또 쓸 수는 없는 일이다.
오늘은 해가 지기 전까지 저렙 존을 돌아다니며 사냥을 해야 할 것 같다. 동시에 1차 전직 퀘스트를 진행해야겠다.
어둑어둑 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몇 시간 동안 사냥을 해서 20만 젠 정도를 벌어들였다.
갑옷 마법 주문서가 3장이었고 잡템들을 좀 모았다.
그나마 큰 수확이라면 몇 시간 동안 돌아다녀 1차 전직 퀘스트를 절반 넘게 진행했다는 것이다.
[타락한 정령의 기운 65/100]이곳에 나 말고 다른 헌터가 있었다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특히나 독재자 서버 내에서는 하이 엘프로 전직하려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최소한 며칠은 걸렸다.
그런데 하루 만에 퀘스트의 반을 진행하였으니 내일이 되면 하이 엘프로 전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워낙에 사기적인 스킬이 많이 달려 있는 하이 엘프였는데 그것이 현실에도 적용되면 어떨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슬슬 해가 떨어지고 있었으니 돌아갈 때가 되었다.
마을로 돌아와서 오세근을 찾았다. 오늘만큼은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수집하고 그냥 편하게 둘러보라고 하였으니 어디 여관에서 술이라도 마시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여관 술집에 이르자 오세근이 보였다. 놈은 아름다운 엘프에게 접근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호호호! 정말인가요?”
“아, 그렇다니까요. 제가 왕년에 칼 좀 썼었거든요.”
“대단하세요. 랭크가 높은 모험가이신가 봐요.”
“어이.”
“형님, 오셨수?”
“엘프와 수다를 떨고 있다 이거지?”
“거참, 왜 그러슈? 이런저런 정보를 캐내고 있었던 거지.”
엘프 여인이 오세근에게 손을 흔들고는 사라진다.
이곳에 있는 NPC가 다소 틀에 박힌 말을 내뱉고는 하였지만, 엄연히 현실에 구현이 되어 있는 생명체였다.
처음에 내뱉는 말은 그렇다고 해도 계속해서 똑같은 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런 맹점을 파고들어 오세근이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별일 아니라니까 제수씨에게 이야기해도 되겠네.”
“아이고, 형님 왜 그러시오? 나 쫓겨나는 꼴 보고 싶소? 집에서 쫓겨나면 어디 갈 곳도 없단 말이오.”
“큭큭.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내가 설마 제수씨에게 말을 하겠냐?”
“아, 정말 놀랐잖수.”
오세근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놈은 공처가였다. 아내를 끔찍이도 사랑하는 놈이었으니 그런 이야기가 흘러 들어가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슬슬 움직이자. 해가 지면 몬스터들이 더욱 포악해지니까.”
“퀘스트는 얼마나 했소?”
“1차 전직 퀘스트는 반 이상 했고, 오우거는 26마리 잡았지.”
“허어! 26마리나 잡았다고? 정말이오?”
오세근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그 역시도 저 레벨에 오우거를 잡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었다. 독재자 서버뿐만이 아니라 ‘미리엄 월드’를 한 번이라도 해 봤던 사람이라면 이 퀘스트가 말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6마리의 오우거를 잡았다는 건 큰 수확이었다.
“조금 편법을 썼지.”
“편법? 어떤 편법?”
“한 마리를 잡아 보았는데 꼭 뒈질 것 같더라고. 건달 시절 싸움은 싸움도 아니었을 정도라니까. 한 대 맞으면 뼈가 부러지는 건 예사였고.”
“그래서?”
“구덩이를 파서 함정을 설치한 후에 유인해서 파묻어 버렸지.”
“허얼!”
오세근은 감탄했다.
설마하니 몬스터를 수십 마리나 유인해서 파묻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보통 강심장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미쳤구먼. 나 같으면 못 해. 잘못해서 둘러싸이기라도 하면 세상 하직하는 건 시간문제니까. 형님이 강심장인 건 옛날부터 알고 있었지. 깡다구가 보통은 아니잖어? 오우거를 그렇게 파묻어 버리다니.”
“그런데 두 번은 통하지 않더라고.”
“하하하! 당연한 일 아니우? 그놈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똑같은 수법에 두 번이나 당하지는 않을 테지.”
“도대체 100마리를 어떻게 잡냐? 얼마나 걸릴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뭘 그리 어렵게 생각하우? 마을을 통째로 불 질러서 태워 버리면 되는 일 아니겠수?”
“마을을 태워? 어떻게?”
“흐흐흐. 우리에게는 과학이 있잖소. 드론이 왜 발명되었게? 이럴 때 쓰라고 발명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