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26
나 혼자 프리서버 026화
026
“레이드 시작합니다!”
팟팟!
쿠아아앙!
“크윽!”
나는 선두로 나섰다. 엄청난 충격이 전신을 흔들었다.
띠링!
[그레이트 차징(Great Charging)에 의하여 혼란이 지속됩니다.] [정확도가 30% 감소합니다.] [중독 효과가 발생하였습니다.] [빠른 속도로 HP가 감소합니다.] [피어(Fier)에 의하여 모든 스탯이 20% 감소합니다.]…….
단 한 방에 온갖 디버프가 걸렸다.
정신이 몽롱했고 몸은 물먹은 솜처럼 무거웠다.
아무리 현실에서 술에 취했어도 게임에서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는데, 이렇게 정신이 혼미한 것을 보니 과연 최종 보스라고 할 만하다.
카이너스는 꼬리로 가격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법을 날렸고 브레스까지 뿜었다.
쿠구구구구!
[경고! 카이너스가 브레스를 시전합니다!] [피신하실 것을 권고합니다!] [남은 시간 5초. 4초. 3초. 2초. 1초.]쿠아아아앙!
하지만 나는 피할 수 없었다.
여기서 피했다가는 전멸당할 것이 확실하였기 때문이다.
마왕의 실드를 앞세우고 그대로 버텼다.
원래 내 클래스가 탱커는 아니었지만, 나보다 보스의 공격에 잘 버티는 사람은 없었기에 메인 탱커의 역할을 맡았다. 동시에 메인 딜러이기도 하였다.
브레스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나는 어검술을 전개하였다.
[하이 엘프의 어검술(御劍術)이 발동됩니다.] [땅 속성 데미지 500%가 추가됩니다.] [검강에 의하여 절삭력 500%가 추가됩니다.] [염력에 의하여 마법 데미지 500%가 추가됩니다.] [폭발 데미지 500%가 추가됩니다.]…….
수많은 추가 데미지와 함께 놈의 입을 향하여 어검술이 전개되었다.
흔히 검술의 최강의 경지라고 표현했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하이 엘프 고유의 스킬인 마력 폭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검술에 마법을 융화시켜 폭발하는 것이었는데 이는 최고의 경지에 이른 마검사만 시전할 수 있는 것이었다.
여기에 마법을 추가하려 했다.
[경고! 디버프에 의하여 마력의 90%가 사라집니다.] [마법 형성에 실패하였습니다!]“크윽!”
잘못 판단한 걸까.
여기서는 버텼어야 하나 싶었다.
브레스까지는 견딜 수 있었는데 지금이 호기라고 생각하여 힘을 쏟아부은 것이 문제였다.
여기에 디버프에 걸려 마력까지 고갈되면서 방패를 감싸고 있던 실드가 깨졌다.
콰과과과과!
브레스가 온몸으로 쏟아진다.
[화염 데미지 100,000,000을 입었습니다!] [전신이 녹아내립니다.] [사망하였습니다!]“젠장!”
나는 욕을 내뱉었다.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그래도 여긴 현실이 아니었기에 죽어서도 입을 나불거릴 수가 있었다.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브레스 정도는 막아낸 후에 사망했다는 것이라고 할까.
사제들이 부활을 걸어 주었다.
당연히 부활은 게임에서만 가능한 특성이었다. 현실에서는 신이 아니고서야 헌터를 부활시킬 수 없었다.
[시푸르딩딩(님)이 신성한 부활을 사용하였습니다. 승낙하시겠습니까? Y/N] [부활 시, 신성한 효과로 70%의 HP와 MP로 부활합니다.]곧바로 Y를 눌렀다.
찬란한 빛과 함께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곧바로 내 몸으로 힐링이 쏟아졌다.
한 번 죽었지만, 이걸로 레이드가 끝나지는 않는다. 게임상에서의 레이드는 전원이 몰살되어야만 끝난다.
메인 탱커가 빠졌다고 해도 보조 탱커들이 충분히 버텨 주었기에 나는 현장에 복귀할 수 있었다.
퍽퍽퍽!
그대로 공격을 감행했다.
콰과과과광!
화려한 폭발이 연이어 터졌다.
근접 딜러들의 눈부신 활약도 있었지만, 원거리 딜러들의 지원도 상당하였다. 여기에 사제들이 지속적으로 힐을 넣었기에 꽤나 안정적인 구도가 만들어졌다.
시간이 흘러간다. 안정적인 레이드가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보스의 피가 빠져나가는 것이 보인다.
어느새 보스의 피가 20%도 채 남지 않았다. 카이너스는 한방기를 준비했다.
-가소롭구나! 모조리 죽여주마! 파워드 킬(Powered Kill)!
퍼어어엉!
파워드 킬은 길드원 전원에게 내려지는 저주와 같은 것이었다. 걸리면 당연히 즉사다.
10클래스 마법으로,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카이너스가 구현을 하는 것이었다.
“모두 배리어 치세요!”
“절대 방어 주문(Absolute Defense Order)!”
퍼어어어엉!
“꺄악!”
“꺄아아악!”
“끄아아악!”
배리어를 쳤지만 단번에 터졌고 수많은 길드원이 튕겨 나갔다.
반 이상이 죽었고 나머지는 피가 20%도 남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 길드의 고위 사제인 르네가 살아 있어 빠르게 부활을 시도했다.
나는 정령왕들의 보호를 받아 간신히 살았다. 물론 그 대가로 정령왕들은 자연계로 돌아갔다.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나는 크게 소리쳤다.
어떻게 해서든 레이드는 성공해야 한다.
프리서버에서라도 레이드가 성공해야 희망이라도 있다. 그런 희망이 없다면 여신의 눈물을 구할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다.
지금까지 소문으로만 들었던 여신의 눈물을 직접 볼 수 있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나는 다시 방패와 칼을 들었다.
-인간 따위에게…….
놈의 피가 빠르게 빠져나간다.
아무래도 파워드 킬이 최후의 발악이었던 모양이다.
아까보다 공격력이 약해졌다. 디버프들이 풀리기 시작한다.
거의 대부분의 디버프가 풀리자 나는 그대로 뛰어올라 어검술을 사용하였고, 하이 엘프 고유 스킬인 마력 폭발을 통하여 마법과 검술을 뒤섞었다.
“파(破)!”
쿠아아아아앙!
엄청난 폭발과 함께 카이너스의 몸이 터져 나갔다.
이제 마무리다.
나는 검을 들어 놈의 역린에 꽂아 넣었다.
-끄아아아악!
카이너스는 마구 몸부림을 쳤다.
얼마나 발광을 해대는지 그 몸부림에 튕겨 나간 길드원이 있을 지경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발광이 멈추었다.
카이너스는 바닥에 쓰러졌다.
쿠구구구궁!
“성공했다!”
“이겼어!”
“와아아아아!”
길드원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나 역시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게임 속이었기에 몸이 힘들지는 않았지만 워낙에 정신력을 많이 소모하였다.
이렇게까지 레이드가 힘들 것이라고는 짐작하지 못했다.
-내가 인간 따위에게……. 그러나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그분께서 이 세상에 강림하시게 된다면 인류는 파멸을 맞이하리라.
스아아아!
카이너스의 몸이 분해되더니 사라졌다.
현실과 게임의 다른 점이라면 바로 이런 점이었다.
현실에서는 사체처리반이 있을 정도로 몬스터 사체는 고가에 거래되었다. 그 사체에서 뽑아낼 부산물이 상당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카이너스는 무려 드래곤이었다.
드래곤 스케일과 본, 블러드까지, 수도 없이 많은 부산물들이 쏟아질 테지만 게임이었기에 그냥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그 대신 그 부산물들은 완전하게 가공되어 아이템으로 떨어진다.
바닥으로 금화와 아이템이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했다.
[300,000,000젠이 드랍되었습니다!] [투명기사의 망토가 드랍되었습니다!] [축복받은 무기강화 주문서가 드랍되었습니다!] [축복받은 무기강화 주문서가 드랍되었습니다!] [축복받은 무기강화 주문서가 드랍되었습니다!] [지배자의 갑옷이 드랍되었습니다!] [지배자의 투구가 드랍되었습니다!] [지배자의 각반이 드랍되었습니다!]…….
[여신의 눈물이 드랍되었습니다!]***
“와아!”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하여 지배자 시리즈가 새롭게 추가되었다는 말은 들었다. 하지만 세 가지를 얻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무엇보다 여신의 눈물이 드랍되었다는 것은 큰 수확이었다.
지배자의 투구가 등장하였으니 아무리 프리서버라고 해도 가격이 상당할 것이다. 물론 그것을 팔 생각은 없었다.
내가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출구가 프리서버였는데 이곳에서의 삶을 포기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서버 내에서 나는 최고 부자였다. 내가 직접 매입을 하여 착용할 생각이었다.
여신의 눈물은 여기서는 필요 없었다. 어디까지나 여신의 눈물이 필요한 곳은 현실이었으니까.
“부길마!”
“예, 길드장님.”
“지배자 세트는 제가 개인적으로 구매하려 합니다. 적당한 가격을 책정해서 올리도록 하세요. 혹시 다른 의견 있으신 분?”
“없습니다. 서버 지존이 착용하시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맞습니다. 지존이 착용하면 누구도 우리 길드를 건들 수 없게 되겠죠!”
“이대로 서버 지배합시다!”
지금 지존 길드는 다른 길드와의 연합체와 전쟁 중이었다. 가뜩이나 지존이 참여한 데다 랭커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기에 사실상 단일 길드로는 우리 길드에 대항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공성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성전이 열렸다 하면 우리 길드의 승리가 당연하였기에 내가 이렇게 돈이 많은 것이다. 영지 하나를 점령하면 그곳에서 나오는 세금이 상당했다.
그러고 보니 현실에서 일명 서버 특화 마을이라고 불리는 영지는 내가 점령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대항할 수 있는 유저 자체가 없었으니 그곳에서 나오는 세금을 내가 사용해도 되는 것이 아닐까.
물론 세금이라는 것이 유저들이 상점이나 여관 등의 시설을 이용하면 나오는 돈이었기에 현실 속 서버 특화 마을에서 세금이 얼마나 걷힐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확인할 필요는 있겠군.’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이제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부길마가 적절하게 가격을 산정해서 기여도에 따라서 배분할 겁니다. 불만 없으시죠?”
“없습니다. 우리 길마님은 공정하시니까요.”
“험험, 그럼 오늘 레이드를 마치겠습니다.”
현실에서는 깡패처럼 행동하였지만, 이곳 독재자 서버에서는 꽤나 명망이 높았다. 지존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행동했고 모든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였다. 그 덕에 명예가 높아진 것이다.
길드 아지트로 돌아와 몇 가지 지시를 하고 나서 접속을 끊었다.
“후아!”
치이이익!
캡슐에서 나와 물을 벌컥 들이켰다.
오늘 술을 많이 마셨기 때문인지 숙취가 심했다.
“여신의 눈물이 정말로 드랍되었다니.”
오늘의 수확은 그것이었다.
여신의 눈물이 드랍된 것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 것은 상당한 수확이었다.
또 하나는 공성전의 가능성이었다.
유저는 물론 서버 특화 마을은 나 혼자 지배하는 곳이었기에 대항할 길드 자체가 없었다. 그러니 공성전이 열리면 그곳을 점령하여 여러 가지 혜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군주가 되면 지배력이 생긴다.
‘미리엄 월드’는 현실과 게임성을 적절하게 섞어 놓았는데 바로 군주 시스템이었다.
길드 마스터가 되면 군주로 활동할 수 있다. 길드원을 모아서 공성전을 했다. 공성전을 하여 승리하면 영주가 되며 영지병을 거느릴 수 있었고 세금을 걷을 수도 있다. 그밖에도 영지 버프라든지 영지 전용템과 던전 등 유용한 시스템들이 즐비했다.
그것을 이용한다면 훨씬 빠르게 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
“내일 한번 확인해 보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돌이킬 수 없다.
어떻게 해서든 한 달 안에 S랭크를 찍어야 한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한 달 만에 S랭크를 찍는 것은 불가능하니 온갖 편법을 다 동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