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31
나 혼자 프리서버 031화
031
오세근이 말했다.
“형님, 그냥 일종의 세금이라 생각하쇼.”
“세금을 50%나 걷냐? 그게 말이 돼?”
“말 돼지. 형님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아직도 노가다나 다니겠지. 그런데 형님 덕분에 각성도 하고 앞으로 돈도 많이 벌 수 있게 되었잖수. 그러니까 세금 50%를 내는 건 어려운 일은 아니지.”
길드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참.”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길드원들의 마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50%는 너무 과했다.
“20%만 하자.”
“형님, 30%로 합시다. 더 이상 협의는 없소. 꼬우면 50% 받든가.”
오세근이 딱 잘라 말했다.
길드원들은 비장한 각오로 고개를 끄덕였다. 협의 따위는 없으며 여기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승낙했다.
“그래, 30%로 하자.”
“감사합니다, 형님!”
“이거 굉장히 찜찜한데.”
“형님께서 길을 열어 주셨으니 최선을 다해 성장하겠소!”
“최강의 길드로 거듭나 봅시다!”
“와아아아!”
길드원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다들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 같았다. 각성을 했다는 것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역시나 잘 알고 있었다.
각성을 하기 위하여 목숨을 걸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
나 역시도 낯선 이를 길드로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이것이 나았다. 이렇게 되면 목표는 수정되어야 했다.
이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프리서버 배율을 적용받는 나만큼 빠르게 성장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을 이용하여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어느 정도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열린다.
물론 그리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레벨 업은 필수였다.
내가 손을 들자 웅성거림이 멎었다.
“형님께서 말씀하신다.”
한진수가 말하자 주변은 조용해졌다.
“언젠가 이런 목표를 세웠던 적이 있었다. 나도 갑질 한번 해 보자고. 세상이 이따위로 되었으니 지존이 되어 보자고 말이다. 하지만 이제 목표를 수정했다. 우리 지존 길드는 말 그대로 전 세계의 길드를 짓밟고 지존이 될 것이다!”
“옳소!”
“형님 말씀이 백번 지당하오!”
다들 흥분했다.
그래도 이런 흥분은 가라앉혀야 한다.
너무 안일하게 행동하면 떼죽음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자자, 일단 아이템 처리한 후에 돌아간다.”
“알겠수.”
우리는 바닥에 떨어진 아이템들을 거두었다.
수십 마리의 오우거에서 나온 아이템이어서인지 양이 엄청났다. 이건 추후에 처분을 하기로 하였다.
마을까지 오는 동안 우리는 자유롭게 사냥을 했다.
오우거 존에만 들어가지 않으면 초보 사냥터에서 길드원들은 사냥을 할 수 있었다.
건달 시절에 주로 사용하던 무기가 나이프였기 때문인지 그들은 주로 짧은 단검을 사용했다. 물론 전부가 그럴 수 있었던 건 아니다. 마법사로 각성한 놈은 어쩔 수 없이 지팡이를 사용해야만 했다.
길드원들은 정신없이 사냥했다.
사냥을 하면 강해졌고 돈을 벌 수 있었다.
대부분의 헌터들은 이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강해짐과 동시에 부자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으니 밤새도록 사냥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나는 말리지 않았다.
그들이 사냥을 하도록 내버려 두고 마을로 돌아왔다.
이미 두 가지 퀘스트는 모두 완료되어 있었다.
[1차 각성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신전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두 가지 퀘스트 창이 깜빡거리고 있다.
우선은 1차 각성부터 진행해 보기로 하였다.
하이 엘프 1차 전직 NPC인 발레나가 나를 맞이해 주었다.
“어서 오세요, 고귀한 영혼을 가진 이여!”
“사악한 정령들을 토벌했습니다. 이건 그 증거고요.”
“정말로 그들을 정화시켰군요!”
파아아앙!
발레나는 나에게 축복을 내렸다. 대지의 기운이 온몸으로 스며들었다. 동시에 하이 엘프 고유 버프 스킬들이 추가되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하이 엘프의 버프기들은 개사기라는 말 말고는 표현할 길이 없었다.
제17장. 성녀 호송
[패스트 캐스팅(Fast Csting) 5분 동안 캐스팅 속도 25% 증가] [버서커(Berserker) 3분 동안 공격속도 50%, 힘 50%, 지혜 50%, 민첩 50% 증가. 체력 30% 감소] [내추럴 어피티니(Natural Affinity) 자연친화력 증가. 정령 소환 시 MP 80% 감소] [매의 눈(Hawk Eyes) 시력 강화. 보우 계열 스킬 관통력 및 정확도 30% 증가]“역시나.”
새롭게 생긴 버프기들이다. 스킬 북은 돈을 모아서 구매하면 된다.
프리서버인 만큼 마법서나 기술서의 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바깥에서 구할 수도 없는 것이, 하이 엘프라는 직업 자체가 프리서버에서만 존재하였으므로 서버 특화 마을에서만 마법서와 기술서를 구할 수 있었다.
“1차 전직을 축하드려요! 레벨 50을 달성하면 2차 전직을 하실 수 있어요. 험난한 길이겠지만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다음에 뵙겠습니다.”
레벨 40 이후에는 아무리 프리서버라고 해도 잘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보다는 훨씬 빠르게 레벨 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속도라면 앞으로 1년 안에 지존 백연하를 앞질러 버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아직도 그녀의 눈동자만 생각하면 소름이 다 돋았다.
신전 퀘스트를 완료하기 위하여 신전으로 향했다.
나를 바라보는 성기사들의 눈빛이 달라져 있었다.
웅성웅성.
“정말로 오우거 100마리를 다 잡은 건가?”
“소문이 자자하더라고.”
연무장 한복판에는 성기사단장 아벨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나를 바라보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아벨은 내가 이미 오우거 100마리를 잡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떻게 아느냐고 묻는다면 게임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었기에 그냥 그렇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을 거다.
아벨이 나를 보며 반색했다.
“역전의 용사가 왔군!”
파아아앙!
찬란한 빛이 내 머리 위로 쏟아졌다.
단순히 퀘스트가 완료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레벨 40을 찍었기 때문이다.
띠링!
[신전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보상으로 경험치 5,000을 얻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보상으로 신전의 신도가 되실 수 있습니다.]“드디어!”
쾌재를 불렀다.
레벨 40을 달성하였다는 것은 LV. 40 특전이 있다는 뜻이었다.
현실에서라면 모르겠지만 이곳은 프리서버였고 일정 레벨마다 특전이 있는 것이 당연했다. 그 정도의 시스템이 없을 경우 유저들은 프리서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빠른 발전이 프리서버의 장점이었고 저렙이 고렙 몬스터를 잡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나는 특전을 확인해 보았다.
[LV. 40 특전] [이동속도가 20% 증가합니다.] [공격속도가 10% 증가합니다.]꽤나 만족스럽다.
레벨 50을 달성하면 더 많은 특전들이 생긴다.
레벨 40에 생긴 특전들도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레벨 50에서는 공격력과 마법 공격력도 올라간다.
사냥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었고 PK에도 유리한 것이 당연했다.
몸이 더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가볍게 검을 휘둘러보았다.
후우웅!
검도 가볍고, 이대로 달리면 하루 종일이라도 달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자네의 신앙심에 경의를 표하고 싶군. 혹시 비비안교의 신도가 될 생각은 없는가?”
“대지의 여신 말씀이로군요.”
“그렇다네. 자네는 하이 엘프이기도 하고, 자연의 기운을 가득 품고 있으니 그분께서도 반길 것이네.”
“신도가 되겠습니다.”
“신도가 된 것을 환영하네!”
띠링!
[비비안교의 신도가 되었습니다.] [능력치에 신성력이 추가됩니다.] [신도가 되어 신성력 50이 생성되었습니다.] [신성력 스킬이 개방됩니다.]내가 신도가 된 이유는 간단했다.
대지의 여신을 섬기겠다는 것이 아니라 신성 마법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직은 신성력이 낮아 쓸 수 있는 스킬이 별로 없었지만, 신성력이 높아지면 각종 전투에 유리한 버프들을 걸 수 있었다.
당연히 신성 버프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신도가 되고 나서 신전 퀘스트를 접는다. 그 이후에는 굉장히 퀘스트가 까다로운 데다, 그에 비해서 보상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기사단장 아벨이 말했다.
“자네의 능력은 이것으로 증명되었네. 예전에 성수를 제작하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랬죠.”
“여기서도 성수 제작은 가능하네. 하지만 자네가 한 가지 일을 도와준다면 본 단에서 제작하는 성수를 제공할 수도 있네. 어떤가? 의뢰를 받아들이겠나?”
“어떤 의뢰인가요?”
“어려운 건 아니네. 성녀를 본 단까지 호위하는 일이네. 몇 시간 정도면 충분할 거야.”
“언제 출발합니까?”
“점심 먹고 바로 출발할 테니 저녁쯤에는 본 단에 갔다가 돌아올 수 있을 테지.”
“하겠습니다.”
띠링!
[신전 퀘스트(2) 성녀 호송 퀘스트가 발생하였습니다.] [성녀 이실리아를 본 단까지 호송하세요.] [보상으로 7,500의 경험치를 얻습니다.] [신전 우호도가 100 상승합니다.]‘우호도 상승이라.’
교단과 우호도가 상승하면 싼값에 좋은 성수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니 이건 기회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고맙네. 점심 식사 후에 만나도록 하세.”
“예!”
신전 퀘스트는 꾸준히 해야 한다.
내가 정부와 계약을 한 이후 누나는 곧바로 연구소로 이송되어 연명치료를 시작하였지만, 그 치료가 완벽하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정부에서 나섰기에 누나가 좀 더 오래 살아 있을 수는 있겠지만 도저히 완치시켜 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신전 퀘스트를 필요한 것이다.
이제 슬슬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마을에서 파는 음식이 다소 비싸기는 하였지만, 맛이 궁금해서라도 여관에서 식사를 해 보아야 할 것 같았다.
그 시각, 서버 특화 필드 초보 존.
이곳에는 오세근을 비롯한 지존 길드의 길드원들이 죽을힘을 다해 레벨 업을 하고 있었다.
오세근은 고블린을 찾기 위해 혈안이었다.
“여기 있다! 이놈!”
“케르르륵!”
서걱, 서걱, 서걱!
오세근은 고블린의 배를 단검으로 빠르게 갈랐다. 녹색의 피가 사방으로 튀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미 ‘찌르기’ 스킬이 생성되었다.
아까 랜덤으로 직업이 선택되었는데 거기서 도둑으로 각성한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그는 건달 시절부터 칼을 잘 다루었고 여기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의 단검이 현란하게 움직인다.
고블린의 ‘급소’인 목의 경동맥을 잘라 버렸다.
츄아아악!
“쿨륵! 쿨륵!”
고블린은 피를 쏟아 내며 쓰러졌다.
바닥으로 젠이 드랍되었다. 가끔은 마법서를 비롯한 잡템이 떨어지기도 하였다. 헌터들에게는 그리 비싼 것은 아니었지만 일반인이 보기에는 눈이 돌아가기에 충분하였다.
고블린 한 마리에 족히 5~10만 원은 드랍이 되는 셈이었다. 그야말로 신세계가 열렸다.
나경철처럼 엄청난 액수의 돈이 쏟아지는 것도 아니었고 레벨 업도 더뎠지만, 오세근은 그것만으로도 감지덕지했다.
다른 길드원과 마찬가지로 오세근도 헌터가 되기 위해 죽을힘을 다했었다. 그러다가 정말 죽을 뻔했던 적도 있었다.
헌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그런 경험이 있었다.
고블린이 죽자 레벨 업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