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39
나 혼자 프리서버 039화
039
“어휴, 말을 말아야지. 하여간 잘 생각해 보슈. 아까 그 여자도 형님에게 마음이 조금은 있는 것 같더만.”
“헛소리 말고 렌트나 해 와라.”
“알겠수.”
나 역시도 물약을 점검하였다.
성기사 입단 시험이라고 하니 그리 심각한 위협은 없을 거라고 생각되었지만, 그래도 모르는 일이었다.
물약이야 많으면 좋은 일이었고, 있어서 나쁠 것도 없었다.
직감적으로 성기사 입단 시험은 난이도가 좀 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준비를 해나가고 있을 때였다.
한진수가 슬쩍 내 곁으로 다가왔다.
“형님, 그놈입니다.”
“그놈이라니?”
“라이온 길드요. 길드장을 포함해 3명이 사냥에 나서려는 모양이오.”
“으음?”
이미 어제 보복은 충분히 했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아직까지 놈들의 배후를 알아내지 못했다. 나는 물론이고 길드원들, 인터넷 게시판에서까지 라이온 길드에 배후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넘어갈 겁니까?”
“그럴 리가 있나?”
나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보복은 했다고 해도 적을 알아야 대비를 하든 말든 할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내가 어떻게 움직인다고 해도 명분은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어떻게 할까요?”
“잡아 와. 잡아 와서 맛 좀 보여 주도록 하자. 겸사겸사 배후도 캐내고.”
제21장. 시험
라이온 길드는 어제의 악몽과 같은 기억을 떨쳐 버리고자 오늘도 사냥을 계획하였다.
그들의 실력으로는 오크 존이 한계였고, 잘해야 단체로 오우거를 사냥해서 잡을 수 있을 뿐이었다.
손가락 하나를 잃었기 때문인지 오늘 사냥에 참여하려는 길드원은 셋뿐이었다. 나머지는 집에서 쉬겠다는 연락이 왔다.
박창수에게 부길마 유병식이 급하게 달려온다.
그는 마치 귀신을 본 것 같은 표정이다.
“길드장님! 그놈들이 있습니다!”
“지존 길드 녀석들 말인가?”
“그렇습니다!”
박창수의 얼굴도 하얗게 질려 버렸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길드원들을 호출하였지만, 그 역시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었다. 괜히 나돌아다녔다가 깡패 놈들에게 박살 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조용히 준비해서 떠나도록 하자.”
“그들이 우리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을까요?”
“그냥 괴롭히기에는 명분이 없지. 어제는 길드전이라 그렇게 잔인하게 굴었던 것이고. 괜히 경찰서에 끌려가고 싶지 않고서야 대놓고 괴롭히지는 않을 거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어제 일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지존 길드는 진정한 악마들의 집단이었고, 그 수괴는 마왕이다. 미소를 지으며 수도 없이 배를 찔러 대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건 진정한 광기였다.
성수와 포션이 있었기에 다행이지 그런 초자연적인 치료법이 없었다면 그는 차가운 시신이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악마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었다.
다행히 그들은 이쪽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어디를 가는지는 몰라도 하이브리드 트럭까지 렌트하여 준비하는 중이었다.
“가자. 빨리 사라지도록 하자.”
“예!”
파바밧!
그들은 빠르게 초보자 마을을 벗어났다.
그저 놈들과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괴로웠다.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최대한 마주치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어느 정도를 달렸을까.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후유, 사냥이나 하도록 하자.”
다소 안심이 되었다.
인간을 이렇게 두려워한 것은 처음이었다.
나경철은 물론이거니와 목숨을 걸고 달려드는 깡패 놈들의 모습까지, 뇌리에 박혀 떠나질 않는다.
언제쯤 되어야 어제의 트라우마를 떨쳐 버릴 수 있을까.
그들이 오크들을 잡으려 준비를 할 때였다.
사각사각.
“허억!”
갑자기 나타난 트럭에서 사람들이 내려서 그들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도망갈 틈도 없이 둘러싸여 버리고 만 것이다.
등에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이들은 폭력조직 출신이었다. 시멘트에 담가 인천 앞바다에 던져 버린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고 했다.
덜덜덜!
몸이 풍 맞은 환자처럼 떨린다.
이런 두려움은 난생처음이었다.
“살려 주십시오!”
털썩! 털썩!
지존 길드원들이 쫓아온 이유는 하나다.
어제의 죄를 물어 산 채로 생매장을 하거나, 죽여서 토막을 낸 후에 어딘가에 버릴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들은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닥에 박았다.
저벅저벅.
나경철이 걸어왔다.
“무섭기는 하나 보네. 사주를 받고 나를 죽이려 했잖아. 안 그러냐, 이 씨발 것들아!”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아니라고?”
“성님! 그냥 파묻어 버리지요. 산 채로 생매장을 하는 것이 낫겠습니다. 아니면 어디 끌고 가서 피를 확 뽑아 버릴깝쇼?”
“그래야겠다. 배후를 불면 살려 주려고 했는데 불지 않으니 어쩔 수가 없다. 이 새끼들이 언제 뒤통수를 칠지도 모르는데 그냥 대충 공구리 쳐서 버려.”
“알것습니다.”
“히이이익!”
박창수는 벌러덩 엉덩방아를 찧었다.
오줌까지 줄줄 지린다.
정말로 죽을 수밖에 없다는 공포가 덮쳐 왔다.
이들이 내뿜고 있는 포스는 일반인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한다면 하는 놈들이다. 정말로 죽여 버릴 것 같은 분위기였다.
“마, 말하겠습니다!”
“뭐라고? 잘 안 들린다.”
“모두 밝히겠습니다!”
“진즉에 그리 나올 것이지.”
압박이 사라졌다.
박창수는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불기 시작했다.
길드원들은 낄낄거리며 웃고 있었다.
헌터가 되었다고 하지만 분위기 자체는 전직 건달 출신들인 길드원을 쫓아갈 수 없었다.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은 동생들이 전문이었다.
조직 생활을 하면서 사람을 협박하는 일은 수도 없이 많았었다. 그때마다 동생들은 성공적으로 정보를 캐냈었다.
그러니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는 도가 텄다는 뜻이다.
“네가 아는 것이 뭔데?”
“오, 오두식입니다! 오두식이 모든 것을 사주하였습니다!”
“오두식? 레이터 길드의 길드장 아니냐?”
“맞습니다! 당신을 비롯하여 길드원들을 가능한 한 죽일 것을 지시했습니다. 그 대가로 100만 젠을 약속받았습니다!”
“하! 100만 젠에 청부살인을 하려 했다는 거냐?!”
물론 100만 젠이면 큰돈이기는 했다.
하급 길드에서 100만 젠을 벌려면 하루 종일 사냥을 해도 부족할 것이다. 물론 하자면 못할 것도 없다.
하루 종일 사냥하고 사체까지 모두 처리하면 가능할 수도 있는 액수였다.
문제는 내 목숨값이 겨우 100만 젠이라는 사실이었다.
퍼억!
“커어어억!”
나는 박창수를 걷어찼다.
이걸로 명백해졌다.
어제 이들은 살인 청부를 의뢰받았고 나를 죽이기 위하여 움직였다. 이것으로 놈에게는 변명의 여지가 사라진 것이다.
“몽둥이.”
내가 손을 내밀자 오세근이 각목을 하나 건네주었다.
나는 그대로 박창수의 앞니를 가격해 버렸다.
꽈직!
“아아아악!”
꽈직!
“커어어억!”
차례대로 놈들의 앞니를 털어 버렸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았다. 설마, 설마 하였지만 정말로 살인 청부를 했을 줄이야.
퍽! 퍽! 퍽!
나는 수십 번이나 가격을 하다가 각목을 던져 버렸다.
땅바닥에 피가 흥건했다.
“이 새끼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잘했다고 소문이 날까?”
“성님, 그냥 죽이시죠? 내버려 두면 복수심을 품고 또 이딴 짓을 저지를지도 모릅니다. 그러기 전에 후환을 없애 버리는 것이 낫습니다.”
“박치기의 말이 맞습니다. 그냥 없애시죠.”
길드원들은 있는 대로 겁을 주었다.
라이온 길드는 살인 청부 의뢰를 받았지만, 경찰에 넘긴다고 해도 유야무야 묻힐 공산이 컸다. 의뢰를 한 상대가 레이트 길드였기 때문이다.
레이트 길드가 정계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벌어질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해 두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를 보인다면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켜 주어야 하는 것이다.
“세근아, 이 새끼들, 아킬레스건 다 끊어 버리고, 물약 다 빼앗아라. 기어가라고 해.”
“알겠소.”
서걱! 서걱!
“끄아아아악!”
“살려 주십시오!”
오세근은 가볍게 그들의 아킬레스건을 끊어 버렸다.
놈 역시 건달 출신이었다. 지금이야 어쩔 수 없이 조직이 해체된 후 헌터가 되었지만, 왕년에는 살모사라 불리면서 수많은 건달들에게 공포로 군림했었다. 그만큼 칼을 쓰는 데에는 도가 텄다.
나는 각목으로 박창수의 머리를 툭툭 쳤다.
“살인 청부를 또 하려면 해라.”
“으으으! 아, 아닙니다.”
“또 해 봐. 어떻게 되나.”
“절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정도면 박창수도 알아들었을 것이다. 또다시 이런 일을 벌이거나 계획한다면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만 가자.”
우리는 트럭에 올라탔다.
트럭이 빠른 속도로 평원을 가로지른다.
몇몇 몬스터들이 우리를 발견하고 달려들었지만 빠르게 지나쳐 갔다.
나는 얼굴에 튄 피를 닦고 있었다.
오세근이 약간 걱정스럽게 말했다.
“형님, 그냥 죽여 버리는 것이 낫지 않았겠수?”
“그럴 수는 없지. 저놈들이 오늘 죽으면 우리 짓이라고 사람들이 의심할 수도 있으니까.”
“또 그런 짓을 하면은요?”
“그때는 이판사판이지, 가만두겠냐?”
“형님 성격 많이 죽었소. 예전 같았으면 토막을 내 버렸을 텐데.”
“토막은 무슨? 나는 어디까지나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인데.”
“푸하하하하! 농담도 잘하시오.”
길드원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다.
나는 언제나 전쟁터의 최전선에 있었다. 간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싸움을 멈추지 않았으며 그건 부두목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내 과거의 모습을 생각하면 평화라는 말을 입에 담는 것이 영 어울리지 않기는 했다.
“그나저나 레이트 길드는 어쩔 거요?”
“레이트 길드라.”
나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레이트 길드는 우리들의 힘으로 어찌해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기라성과 같은 헌터들이 즐비하였고 무엇보다 마녀 백연하가 그곳에 있었다.
우리 모두가 백연하에게 덤벼도 한주먹거리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속이 쓰려도 참아야 했다.
“넘어가야지.”
“쓰벌! 그게 말이 되오!”
“지존을 무슨 수로 이길 건데?”
“…….”
그 말에 길드원들은 현실을 직시했다.
레이트 길드를 박살 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그냥 모르는 척하는 편이 나았다.
“지금은 무리겠지만 힘을 기른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
“형님의 말이 맞소. 힘을 길러서 쳐야지.”
“반드시 복수합시다!”
“그래, 나는 오늘 일을 잊지 않을 거다.”
으드득!
나는 이를 악물었다.
억울하지만 지금은 이대로 넘어가는 것이 현명했다.
서버 특화 마을에 도착하였다.
길드원과는 입구에서 헤어졌다. 그들은 온종일 레벨 업에 열중하기로 했다. 나는 따로 볼일이 있었다.
이곳에서는 할 일이 많았지만, 우선은 성기사 입단 시험을 보려 했다.
자유 성기사가 되면 수많은 혜택들이 주어질 것이고 빠른 속도로 레벨 업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길드원들에게도 혜택을 줄 수 있다.
그러니 성기사 시험은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신전 연무장에서 아벨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게!”
“간밤에 잘 주무셨습니까.”
“허허허! 자네 덕분에 잘 잤다네. 어제 자네가 없었다면 어찌 되었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군. 교황 성하께서도 칭찬을 많이 했어.”
“감사합니다.”
“시험을 칠 준비는 되었는가?”
“준비되었습니다. 어떤 시험에 도전하게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