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41
나 혼자 프리서버 041화
041
역시나 조직원들을 길드원으로 받아들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존심 강한 헌터들이라면 틀림없이 뭔가를 요구했을 것이다. 독재자 깃털을 현금으로 거래하려 들었을지도 모른다.
요즘 헌터들의 싸가지를 보면 그러고도 남는다. 이로써 더욱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프리서버 시스템을 능력으로 각성했다는 것, 그리고 서버 특화 마을이 존재한다는 내용들은 바깥에 알려져서는 안 된다.
오세근이 말했다.
“이 땅이 독재자 서버에만 있는 곳이기에 깃털이 떨어지는 것 아니겠소?”
“그런 것 같다.”
“앞으로 며칠 바짝 노력해 형님 검 하나 마련합시다!”
“그러자. 그럼 이 검은 너희들 중 하나에게 주도록 하마.”
“밥 먹고 사냥 갑시다!”
“그래! 한번 죽도록 노력해 보자!”
이것으로 길이 열렸다.
며칠만 고생을 하면 레어템 하나는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된다면 키메라를 잡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해가 저물어져 갈 무렵.
강소라는 나경철과 그의 길드원들이 사라진 자리에서 그들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어둠이 내리는 순간까지도 그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에취!”
강소라의 코에서 콧물이 흘렀다.
그렇지 않아도 추운 겨울인 데다 여긴 사막 한복판이었다. 사막의 밤은 원래부터 기온이 낮기로 유명했다.
아무래도 감기에 걸린 것 같다.
“훌쩍! 도대체 왜 나타나지 않는 거야?”
그녀는 상부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하여 나경철의 뒤를 쫓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추적할 수 없게 되었다.
일단 나경철을 만나야 길드원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하든가 말든가 할 텐데, 그의 흔적을 찾을 전혀 수가 없었다.
결국, 강소라는 초보자 마을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못 찾았나요?”
그녀에게 한 기자가 접근했다.
그녀는 이소희였다. 요즘 나경철을 취재하여 한창 잘나간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나경철과 이소희 기자도 친분이 있다는 뜻이 아닐까.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것 같아서 그녀를 무시하지 않고 대답해 주었다.
“던전에 들어간 모양입니다, 나오지 않는 것을 보니.”
“그럼 함께 기다리도록 할까요?”
“당신은 왜?”
“그분께 사과드릴 일이 있어서요. 이렇게 기다리면 불쌍해서라도 화를 풀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뭐, 물론 취재할 일이 있기도 하고.”
해가 점점 기울면서 완전히 어둠이 깔렸고 헌터들도 하나둘 초보자 마을에서 벗어났다. 특별한 일이 아닌 한 헌터들은 대부분 출퇴근을 한다.
만약 마을에서 부득이하게 묵어야 한다면 어쩔 수 없이 하급 여관을 잡을 것이다.
이소희가 익숙하게 텐트를 친다.
강소라는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텐트를 바라봤다.
“지금 뭐 하는 건가요?”
“오늘 이곳에서 주무실 거 아닌가요? 그럼 텐트를 쳐야죠. 전에 노숙을 해 봤는데 얼어 죽을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텐트를 친 후에 이소희는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강소라도 어쩔 수 없이 텐트로 들어왔는데 금세 훈훈해졌다.
“커피라도 마셔요.”
그녀는 버너에서 커피를 끓여서 내밀었다.
강소라는 한숨을 내쉬면서 커피를 받아 들었다.
“아이고, 내 팔자야.”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나경철은 그녀를 진급시켜 줄 수 있는 열쇠였으니까.
어둠의 기운이 동굴 깊숙이 퍼져 있어 으스스했다.
이 동굴은 미로처럼 이어져 있었으며 빛 한줄기 비치지 않았다. 라이트 마법이 아니었다면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곳은 일명 해골 던전이라 불리는 곳으로 초보자들이 처음으로 들어가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서버 특화 던전이었기에 우리 이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벌써 3일째 이곳에서 사냥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깃털 천 개를 모으기 전에는 이곳에서 나가지 않기로 결심했고 잠을 잘 때는 던전에서 나와 텐트를 친 후에 불침번을 서면서 잤다.
그만큼 사람들은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리고 사냥을 하면 할수록 강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3일 만에 깃털 900개 이상을 모았다.
이제 오늘만 사냥하고 나면 드디어 레어 무기를 장만할 수 있게 된다.
예전에 보았던 그 사기적인 아이템을 손에 쥔다면 충분히 키메라를 잡을 수 있다. 그리고 S등급을 받기도 쉬워진다.
퍼억!
-케에에엑!
달칵! 달칵! 달칵!
해골들이 순식간에 쓰러졌다.
놈들은 젠과 아이템을 뱉어내고 죽었다.
한 구역을 쓸어버리고 나면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였고 다시 사냥을 시작하였다. 몬스터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리젠되었다. 그 덕분에 5분마다 자리를 옮겨 다녀도 언제나 풀 사냥이 가능하였던 것이다.
독재자 서버에서는 이런 행위를 ‘작업’이라고 불렀다.
아예 던전 한 층 전부를 차지하여 끊임없이 사냥하여 돈을 벌었다.
바닥에는 아이템 이외에도 독재자 깃털도 떨어졌다.
“깃털 3개가 드랍됐수!”
“조금만 더 모으면 되겠구나!”
우리는 빠르게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이제 머지않았다.
퍽퍽! 퍽퍽!
몇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거의 기계적으로 노가다를 뛰고 있었다.
그래도 이 노가다는 중독성이 있었다. 사냥을 하면 강해졌고 돈도 많이 벌었다. 그렇기에 멈출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다가 계속 사냥하는 구역에서 멀어졌다. 이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된 것이었다.
좀 더 동굴 깊은 곳으로 이동하였다. 지금까지 입구 부근에서만 놀았던 이유는 바로 보스의 존재 때문이다.
아무리 초보자 전용 던전이라고 해도 보스는 강력할 수밖에 없다. 나는 오늘 아침 무렵에 레벨 43을 달성하였고 길드원들은 평균 레벨 20을 달성했다. 나와 처음부터 함께했던 오세근만이 25를 찍었을 뿐이다.
이 상태로 보스와 대면한다면 어찌 될까.
아직까지 아이템을 맞춘 것도 아니었기에 그대로 보스를 대면하면 사망이 확실했다.
“어라, 성님, 여기 사람이 있수.”
“사람이 있다고?”
동굴 한쪽 벽에 횃불이 걸려 있었고 그곳에 사람들이 있었다.
뼈가 앙상하게 불거질 만큼 마른 자들이었는데, 쇠사슬에 묶여 있었으며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있었다.
“이건 대체?”
“네크로맨서 아니겠소?”
오세근이 정체를 바로 알아차렸다.
이곳은 정확하게 독재자 서버를 모방하여 만들어 낸 곳이었다. 그곳과 똑같은 퀘스트가 펼쳐진다면 사람들이 감금되어 있는 이유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건 네크로맨서 때문이었다.
이 던전 자체가 네크로맨서에 의하여 만들어졌고 해골들은 실험의 부산물이었다. 네크로맨서는 계속해서 사람들을 잡아 와 실험을 했고 이곳에 있는 사람들을 탈출시키거나 네크로맨서를 잡아 달라는 퀘스트가 뜨기도 했었다.
마침 퀘스트 초반부에 돌입한 모양이다.
“이보시오.”
“으으으.”
뼈마디가 불거진 비쩍 마른 노인이 비척비척 기어 왔다.
드르륵. 드르르륵.
쇠사슬이 바닥을 끌며 마찰음을 낸다.
노인은 피투성이였는데, 한눈에 보아도 심한 고문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노인장, 어떻게 된 일입니까?”
“살려…… 주십시오.”
“여기 잡혀 왔습니까?”
“부디…… 마을 사람들을 살려 주십시오!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띠링!
[서브 퀘스트가 발생하였습니다!] [동굴로 끌려온 오웨인 마을 사람들을 구출하세요!] [감금된 사람들 0/10] [보상으로 경험치 5,000을 획득합니다.] [보상으로 2만 젠을 획득합니다.]“퀘스트?”
“헉! 우리도 퀘스트가 떴소!”
“……!”
그러니까 단체 퀘스트인 셈이었다.
단순히 경험치 5천을 먹는 것이라면 나에게는 그렇게까지 큰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저렙인 길드원들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세근아, 너도 받았냐?”
“받았소! 우리도 퀘스트를 할 수 있는 거요?!”
“그런 것 같은데?”
아직까지 길드원들은 퀘스트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개인 퀘스트는 없었기에 그냥 사냥이나 하면서 발전하는 것이 전부라고 여겼던 것이다.
강제로 각성한 것만 해도 감지덕지할 일이었는데 퀘스트가 발생했다.
그래도 개인 퀘스트는 존재하지 않지만 이렇게 단체 퀘스트는 함께 수행할 수 있는 것 같았다.
그것만 해도 어딘가 싶었다.
그렇다면 길드원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뜻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럼 빨리 수행하자!”
첫 퀘스트여서인지 수행하기가 수월했다.
감옥의 방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구출하는 데 그리 어렵지 않았다. 게다가 그냥 문만 열어 주면 알아서 사람들이 탈출했다.
퍼억! 철컥!
감옥의 문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이런 곳에서 갇혀 있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고맙습니다!”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언제 한번 꼭 마을에 들러 주세요!”
사람들이 감사의 인사를 하며 사라진다.
역시 현실이었지만, 게임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노인에게 퀘스트 보고를 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 은혜는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띠링!
[서브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경험치 5,000이 올랐습니다!] [2만 젠을 획득하였습니다!] [오웨인 마을과의 우호도가 500 상승하였습니다!]파아아앙!
동시에 사방에서 휘황찬란한 광채들이 터져 나왔다.
죽어라 사냥을 해도 레벨이 잘 오르지 않았던 길드원들이 레벨 업을 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
저녁까지 미친 듯이 사냥을 했다.
나야 독재자 깃털을 파밍 하기 위해서였지만 길드원들은 오직 강해지겠다는 일념 하나로 사냥을 했다.
이곳 초보자 던전에서 퀘스트를 수행하였다. 그 덕분에 나도 레벨 업을 하였고 길드원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깃털을 천 개를 모았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순간이었다.
후원의 형태로 깃털을 모은 것이 아니라 순전히 노가다로 모았다. 물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운영자가 누군지 알 수 없었으니 후원 따위가 있을 리 만무했겠지만.
혼자 노가다를 했다면 결코 3일 만에 깃털을 모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건 길드원들이 함께 모아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드디어!”
“천 갭니까?”
“그래! 뇌검을 살 수 있겠어.”
“축하드립니다, 형님!”
“다 너희들 덕분이다.”
다들 희희낙락이다.
사냥하는 것이 지겨울 수가 없다. 강해질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상당한 양의 젠도 모을 수 있었다.
레벨 업을 하는 재미에다 돈 버는 즐거움까지, 사냥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이제는 슬슬 돌아가야 한다.
며칠 동안 씻지도 못하고 사냥을 했더니 하나같이 몰골들이 꾀죄죄했다. 게다가 우리는 보스 레이드를 앞두고 있었다.
아직 아이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로 보스 레이드를 갔다가는 몰살당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초보자 던전에 등장하는 보스라고 해도 말이다.
마을 촌장이 우리에게 준 마지막 퀘스트 창을 들여다보았다.
[오웬스 마을의 촌장 그라델의 퀘스트] [영지를 어지럽히는 네크로맨서를 척살하세요.] [30,000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30만 젠을 획득합니다!] [독재자 깃털 500개를 획득합니다!]‘독재자 깃털이 자그마치 500개라니!’
지금까지의 퀘스트에서는 독재자 깃털이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단체 퀘스트가 최종 단계까지 가면 독재자 깃털을 주었다.
나는 깃털 500개를 모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노력이 들어갔던 것이다.
길드원들과 함께했기에 망정이지 혼자 모았다면 한 달 정도를 여기에서 푹 썩었을 수도 있다.
그러니 독재자 깃털을 500개나 준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보상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