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46
나 혼자 프리서버 046화
046
제25장. 해체
웅성웅성.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백연하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녀가 한국 헌터계의 지존이라는 사실 말고도 워낙 빛나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백색의 플레이트 메일과 등에 메고 있는 대검은 묘한 대조를 이루었다. 신성력을 주로 사용하기에 순백의 천사와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다만 외모와는 달리 성격은 최악이라 할 만큼 악명이 높아 정체를 아는 순간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백연하에 의하여 고자가 된 남성들만 해도 한 트럭은 된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멀리서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런 백연하가 지금 지존길드에 가입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스마트 폰 성능이 발달하여 여기저기서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는 중이다.
“…….”
“왜 말이 없나요?”
“그보다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뭔데요?”
“레이터 길드는 대한민국 최고의 길드로 손꼽히고 있다. 그곳의 부길드장이라면 충분히 호화로운 생활을 할 수 있을 텐데, 왜 하필이면 신생 길드인 우리 길드에 들어오고 싶다는 거지?”
“당신은 곧 한국이 아니라 전 세계의 지존으로 군림할 테니까요.”
“전 세계의 지존이라.”
“SSS급 헌터가 최초로 탄생하는 날이 머지않았죠. 그때가 되면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헌터들이 여기저기서 가입을 하려 할 거예요. 그래서 먼저 가입하고 싶은 거죠. 일종의 선점 효과라고나 할까.”
“허어!”
“전 세계 지존이라니!”
사람들은 경악했다.
한국의 현 지존이 세계 지존에 대해 거론하고 있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이 그리 말을 했다면 미쳤다고 이야기할지도 모르겠지만 무려 백연하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당연히 신빙성이 있다고 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람들의 생각이야 어쨌건 나는 곤란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 미친년이 무슨 생각으로 우리 길드에 가입을 하겠다는 것인지 진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레이터 길드의 길드장은 두 번이나 나에게 수작질을 걸었었다. 과연 그 살인 청부에 그녀가 관여하지 않았을까.
당연히 관여했을 거라고 본다.
그런 폭탄이 제 발로 걸어 들어온다고 하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거절한다.”
“……!”
사람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백연하가 지존길드에 가입한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내가 그걸 거절해 버릴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레이터 길드가 발전한 데에는 백연하의 힘이 컸다.
그녀를 우리 길드에 들인다면 단숨에 랭커 길드로 이름을 날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백연하는 내가 거절했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피식 웃으며 재밌다는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아무리 미래의 SSS급 헌터라고 해도 지금은 개허접일 텐데, 목숨이 아깝지 않으신지?”
“뭐, 어쩔 건데? 죽이기라도 하려고?”
“못 할 이유도 없죠.”
“협박을 하는 거냐?”
“저는 지금까지 가지고 싶은 것은 모두 가졌어요. 불가능하다면 박살을 내서라도 말이에요.”
“으음.”
침음이 터져 나온다.
그러니까 지금 백연하는 나를 협박하고 있는 것이다.
갖지 못하면 완전히 망가뜨려서라도 갖겠다는 것인데, 어째 진심이 느껴지고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매우 부담스럽다.
‘이년과 엮이면 좋을 것이 없는데.’
길드원들도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존 백연하가 우리 길드에 가입하고 싶다는 말을 순수하게 믿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은 거절한다.”
“일단은 거절이라…….”
“그렇다면 나중에는 가능할 수도 있다는 말이로군요?”
“아직 너에 대한 혐의가 벗겨지지 않았다. 네가 나를 살인 청부하는 데 관여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잖아.”
“그게 문제인가요.”
“당연히 문제지. 그것도 아주 큰 문제야.”
“제가 레이터 길드를 박살 내면?”
“허억!”
아주 가관이었다.
이 여자, 지금 진심이다.
우리 길드에 들어오기 위해서라면 레이터 길드를 와해시키고도 남을 것이다.
여기서 거절을 해 버리면 정말로 해코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프리서버 시스템을 이용하여 단숨에 A+랭크를 달성하였지만 그렇다고 백연하를 이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녀가 작정하면 우리는 전부 죽은 목숨이다.
“네가 혐의를 벗는다면 어찌 될지는 모르지.”
“잘 알겠어요.”
그녀는 그렇게 돌아섰다.
한참을 걸어가던 백연하가 뒤돌아서더니 말했다.
“당신이 아주 탐나요. 그건 아시죠?”
“나는 당신이 무서운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금단의 사랑이 얼마나 달콤한지 느끼게 해 드릴게요.”
그녀는 한마디 던지고는 걸어갔다.
나는 식은땀을 흘렸다.
위이이이잉!
비행기가 엄청난 소음을 내며 이륙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작은 비행기일수록 소음이 심했다. 일등석이 아니라 엔진이 위치한 부분에 자리하였기에 더욱 그 울림이 크게 들렸다.
그렇다고 해도 내 심장만큼 큰소리가 울려 퍼지지 않는다.
아까부터 심장이 두근거린다.
“그 미친년이 진짜.”
“흐흐흐. 형님은 좋겠수. 그런 미인이 구애를 하고 말이오.”
오세근이 비아냥거렸다.
놈은 나를 놀리지 못해 안달이었다.
그런 마녀에게 찍히다니.
금단의 사랑? 정말 미친 소리다. 백연하와 사귀기라도 하는 날에는 언제 목숨이 날아갈지 모른다.
정신줄 하나를 놓은 여자와 함께하느니 차라리 이소희를 꼬셔서 결혼을 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하아.”
대전 박치기 한진수가 말했다.
“형님, 그냥 확 덮치시지 그럽니까. 백연하 양은 명백하게 형님의 몸을 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뭐 인마,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좋을 것 같은데요? 미인이지 않습니까.”
“하! 악마의 탈을 쓴 미인이지. 너는 미인이라면 무턱대고 좋은 거냐?”
“네, 솔직히 부럽습니다만.”
“네 녀석……. 그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어째서 저런 미친 여자가 좋다고 할 수 있는 거지?”
“미인이니까요.”
“그냥 예쁘면 다 좋다는 뜻이냐?”
“네.”
“…….”
백연하도 문제였지만 나를 부럽다고 말하는 길드원들의 정신 상태도 한번 점검을 해 보아야 할 것 같았다.
그나마 제대로 이성이 박혀 있는 여수 칼잡이가 말했다.
“성님, 그 여자가 정말 레이터 길드를 박살 내버리면 어쩌시렵니까?”
“레이터 길드를 박살 내면?”
“그러고도 남을 것 같은데요.”
“그건.”
나도 모르겠다.
그 여자라면 정말로 레이터 길드를 박살 내버리고도 남을 것 같았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찌 대처를 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길드를 박살 내고, 길드장에게 칼을 들이대고, 살인 청부를 시인하게 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연하는 한다면 하는 여자였다.
오세근이 말했다.
“형님, 근데 백연하가 재벌가 외동딸이라고 안 했소?”
“그럴걸? 대한그룹 외동딸이라고 했던가.”
“솔직히 성격만 아니면 그만한 신붓감도 없지 않소. 재벌가 외동딸이라니. 대한그룹의 유일한 사위가 될 수 있다는 소리가 아니오. 형님이 과거에 좀 놀았어도 그것 말고는 흠이 없잖아. 여자 편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백연하 성격을 보면 SM에 취미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만 형님이 감당한다면야…….”
퍼억!
“컥!”
나는 오세근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사람마다 성적인 패티쉬가 다양했는데, 나는 결코 그런 쪽은 아니었다.
침대에 묶여서 채찍질이나 당하는, 그런 취미는 없다는 뜻이다. 백연하는 딱 봐도 가학적인 성격이었다. 그걸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이 새끼, 그런 건 너나 좋아하지. 솔직히 알고 싶지도 않고.”
“하다 보면 괜찮은데?”
“미친 소리 작작 해라.”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동안 생각해 보았다.
‘정말로 백연하가 일을 내는 건 아니겠지?’
백연하는 레이터 길드 본부로 향하는 중이었다.
그녀가 찍은 남자가 레이터 길드의 멸망을 원하고 있었다.
아니, 그녀가 멋대로 그리 생각한 것이었지만 이번 일만 끝내면 지존길드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재밌겠는데.”
백연하는 제멋대로인 성격인 데다 재벌가의 외동딸로 살아오면서 가지고 싶은 것은 모두 가졌다.
지존의 자리에 빠르게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집안의 경제력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나경철이라는 남자를 가지고 싶었고, 그가 어디까지 성장을 할지 지켜보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나경철이 A+랭크로 공인을 받은 순간이었다.
F급에서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A+랭크가 되었다면 SSS급 랭크까지 올라가는 것은 순식간의 일일 것이다.
더욱이 측정 불가 판정을 받은 나경철은 SSS급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남자를 위해서라면 레이터 길드 정도는 박살 내줄 수 있다.
마침 명분도 확실했다.
레이터 길드에서 나경철을 죽이고자 살인 청부한 것은 사실이었으니 그걸 구실로 삼으면 된다.
여의도 한복판에 자리한 으리으리한 건물이 바로 레이터 길드 본부였다.
백연하는 대검을 뽑아 들었다.
화르르륵!
신성력으로 만들어진 오러 블레이드를 피워 올린다.
지존이라는 명성답게 무시무시한 위력의 오러가 아닐 수 없었다.
온몸의 세포가 하나하나 깨어나는 느낌이다.
백연하는 신성력 덩어리를 뭉쳐 그대로 건물에 던져 버렸다.
***
쿠아아앙!
“꺄아아악!”
쿠르르르!
백연하는 닥치는 대로 건물을 박살 내며 위층으로 향하고 있었다.
1층을 완전히 박살 낸 후에 2층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2층을 박살 내고는 3층으로 향하고 있다.
그야말로 재앙이 따로 없었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때려 부쉈다.
그래도 인명을 살상하지는 않았다. 벌을 받아야 할 자는 레이터 길드의 길드장 오두식이지 그 휘하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즐거운데.”
파괴의 쾌감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가학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백연하는 건물을 부수면서 쾌락을 느끼고 있었다. 언제 또 이렇게 통쾌하게 건물을 부숴 보겠는가.
경호원들이 출동하였지만 막을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부길마님! 도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까.”
경호실장 한수철이 외쳤다.
백연하는 한수철에게 검을 겨누었다.
“오늘부로 레이터 길드를 해체한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말입니까?!”
“레이터 길드는 사리사욕을 위하여 엄청난 비리들을 저질러 왔다. 무엇보다 내 남자를 살인 청부하였던 것은 씻을 수 없는 죄다. 막는다면 베겠다.”
“…….”
한수철은 어떤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사실 레이터 길드가 수많은 비리를 저지르고 정치권과 결탁하여 각종 이권에 개입한 것은 사실이었다.
만약 비리 때문에 길드를 해체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 그녀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무엇보다 살인 청부는 씻을 수 없는 죄였다.
그 사건에는 백연하도 관여를 하였지만, 증거 따위는 없었다. 길드장이 시켰다고 증언하면 그만이었다.
한수철은 몸을 부르르 떨며 돌아섰다.
쾅! 콰과과광!
그리고 다시 파괴가 시작되었다.
백연하는 한 층, 한 층 올라가면서 길드 건물 전체를 때려 부수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