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a Child Actor to a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190)
제190화. 새로운 인연 (9)
[잼잼이드라 도현이 근황 뜸!!!](루카 하퍼 SNS)
아가들끼리 모여서 찍은 거 진짜 심장 아프다…ㅠㅠ 애들 많이 친해졌나 봐! 도현이 웃고 있는 거 ㄱㅇㅇ
– 헐 ㅁㅊㅁㅊ
– 미치뉴ㅠㅠ 이런 가뭄의 단비 같은 사진이… 행보카다
– 저게 어떻게 사람이야? 쏘큐트 ㅠㅠ
– 왜 옆에 있는 여자애보다 도리도리가 더 존예 같지? 도리 미모 무슨 일이야ㅠㅠㅋㅋㅋ
⌞세상에서 제일 예쁜 소녀 짬바 어디 안 감ㅋㅋㅋㅋ
⌞진짜ㅋㅋㅋ 아닠ㅋㅋ 루카보다 도현이가 더 예쁘고 도현이보다 루카가 더 잘생긴 듯ㅋㅋㅋㅋㅋ
⌞ㅇㄱㄹㅇㅋㅋㅋㅋ
[도현아 미모 자랑 자주 좀 해줘]그 미모를 가지고 하루에 한 번씩 사진을 올리지 않다니 이건 고문이잖아 ㅠㅠ 오랜만에 봤는데 왜 더 예뻐진 거 같지 미모 무슨 일이야 진짜
– 이거 마즘ㅠㅠ 도현아 제발 계정 만들어 줘…
⌞2222
⌞나였으면 사방팔방 얼굴 자랑하고 다닐 텐데
⌞나도ㅋㅋ
– 사진 더 보고 싶다… 하나론 모자라
– 루카가 자주 업로드 해주면 좋겠다
[서양인 사이에 있는데 도현이밖에 안 보이는 거 실화?](사진)
진짜 보자마자 도현이밖에 눈에 안 들어옴;; 내가 잼잼이라 그런가??
-ㄴㄴ 다 그럴 걸 일단 피부가 넘사벽으로 하얘서 눈에 확 띔
⌞ㅇㅇ맞음 백인보다 하얘
⌞우리 도혀니 백설 공주라서 그럼ㅠㅠ
– 가운데 있는 애 머리카락 화려한데 옆에 있는 도현이 얼굴이 더 화려한 게 함정ㅋㅋㅋㅋ
⌞근데 여자애도 존예인데?
⌞되게 유명한 애임 엄마가 카이아 루이스
⌞카이아 루이스가 ㄴㄱ?
⌞모델인데 업계에서 커리어 탑 먹은 사람임 레전설ㅇㅇ
⌞ㄷㄷ 다른 세계네;;
[루카 계정에 외국인 반응](루카 하퍼 SNS)
루카 옆에 있는 요정은 누구냐곸ㅋㅋㅋㅋㅋ 아앀ㅋㅋ 외국인한테 주접으로 밀릴 줄이야
– 그 밑에 댓글도 개웃김ㅋㅋㅋㅋㅋ ‘오, 내가 보기에 눈의 나라 요정인 게 틀림없어 :)’ [[ 이러고 있음ㅋㅋㅋㅋㅋ
⌞외쿠긴들이 보기에도 도혀니가 요정 같나 봄ㅋㅋㅋ
⌞이도현이면 갓정
– 아… 우리 도리 요정인 거 들키면 요정 나라로 돌아가야 해서 안 되는데 ㅠㅠ
⌞ㅇㅈ 눈의 요정이라 들키면 눈으로 변한단 마랴ㅜㅜ…
⌞주접 진짴ㅋㅋㅋㅋㅋ 근데 진지하게 가능성 있음 왜냐하면 저 존재가 나랑 같은 종족일 리가 없음;;
⌞오 설득력 있어
⌞방금 거울 보고 쌉이해했다;
[근데 도현이 무슨 포지션일까?]밴드 연습이라는 정보만 있고 무슨 포지션인지는 아무리 찾아봐도 안 나와 ㅜㅜ 아는 잼잼이들 있어?
– 나도 궁금해!
– 그거 공개 안 됐을걸. 아직 비공개인 걸로 알고 있어!!
⌞아… 그렇구나 ㅠㅠ
– 난 도현이 키보드 할 거 같은데 뭔가 그렇지 않아?
⌞ㅇㅇ 키보드 잘 어울려 왠지 피아노 잘 칠 거 같음
⌞도현이 바이올린도 잘 켜잖아
⌞ㅋㅋㅋㅋㅋ그거 도현이가 아니라 에이치가 연주한 거잖아
⌞아… 맞다 왜 자꾸 도현이가 연주했다고 헷갈리지 머쓱^^;;
⌞도현이가 했으면 세기의 천재 쌉가능
⌞ㄹㅇㅋㅋㅋㅋ 9살에 그렇게 연주하면… 연기하고 있을 게 아니라 당장 바이올린 콩쿠르 나가야 함
⌞콩쿠르보다 서프라이즈 나가야 하는 거 아닐까?
⌞도현이가 천재긴 한데 거기까진 개오바일 듯ㅋㅋㅋ
[빨리 영화 개봉했으면 좋겠다ㅠㅠ]기다리다가 숨 멎겠음 ㅠㅠ
– 아직 촬영 시작도 안 했엌ㅋㅋㅋㅋ
⌞개봉할 때까지 누가 나 좀 기절시켜 줬으면 좋겠다… 하루에 한 번씩 Little Rival 보면서 버티는 중
⌞방랑자는?
⌞그건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한 번씩 봐야지;;
– 아직 늅잼이구나 난 도현이 소식을 알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함
⌞아앗…
⌞어디서 고인물의 향기가…
⌞마자ㅜㅠ 아무런 소식도 없이 활동할지 미지수일 때도 존버했는데 이쯤이야
* * *
CogAT 시험 결과가 나왔다.
CogAT은 Stanine score라고 해서 9점을 척도로 점수를 조정하는데, Age Stanine은 같은 연령과 비교했을 때 인지 능력을 평가하는 거였다. 등급은 1부터 9까지로, 1이 가장 낮고 9가 제일 높았다.
도현은 여기서 Stanine 9를 받았다. 사실 도현에게 등급은 별로 의미가 없었는데, 모든 영역에서 100점이라는 점수를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지만 도현은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정신 연령이 높은 도현에게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고 해서 대단하게 느껴질 리도 없거니와, 도현의 주변인이 모두 9등급을 받은 탓이었다.
진은 원래 똑똑했고 다비드는 놀 것 같은 이미지와 다르게 공부를 잘했다. 가장 의외인 건 니콜라스였는데, 생각해보면 니콜라스의 부모님은 두 분 다 변호사였다. 유전적으로, 니콜라스의 지능이 높은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도현이 그런 생각을 하는데, 해리 선생님이 도현을 불렀다.
“도현. 잠깐 이리 와볼래?”
“? 네.”
저번에 오해했던 일 이후로 도현을 따로 부르는 건 처음이었다. 도현은 쫄래쫄래 선생님 뒤를 따라갔다.
복도에 선 해리가 도현을 보고 말했다.
“이번 CogAT 검사 점수가 상당히 잘 나왔더라. 만점은 우리 학교에서 네가 유일해.”
“정말요?”
“응. 만점이 흔한 점수가 아니거든.”
그게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였구나.
도현은 새삼 깨달았다.
“그래서 말인데, 도현. 다음 학년 때 수학 올림피아드 반에 들어갈 생각 있니?”
“수학 올림피아드 반이요?”
“응, 방과 후에 수학에 두각을 드러내는 학생들을 모아서 따로 관리하는 반이야. 너라면 잘할 거 같은데. 수학도 좋아하잖아.”
수학이 좋아하는 과목이긴 했지만, 방과 후라는 점이 걸렸다.
도현이 고개를 저었다.
“어려울 거 같아요.”
“왜?”
해리가 아쉬운 얼굴로 물었다.
“방과 후에 하는 활동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작품 활동 때문에 방과 후에 자주 참여할 수가 없어요.”
“아….”
해리는 생각지 못했다는 표정이었다.
잠시 후, 골똘히 생각하던 해리가 말했다.
“그 부분은 담당 선생님한테 양해를 구하면 되지 않을까? 충분히 참작이 가능할 거 같은데.”
“혼자 계속 빠지면 분위기를 흐리지 않을까요? 다른 친구들은 열심히 참여하는데, 저만 자꾸 빠지면 불공평하고요.”
“으음… 그건… 그렇구나.”
도현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해리가 포기한 듯 한숨을 내쉬다가 이내 픽 웃었다.
“네가 선생님보다 더 생각이 깊네.”
도현이 당황하자 해리가 좀 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칭찬이야, 칭찬. 아무튼 그렇게 알고 있을게. 그래도 부모님이랑은 한번 이야기해봐.”
“그렇게 할게요.”
“좋아. 이제 들어가자.”
반에 들어오자, 친구들이 호기심을 보였다. 무슨 이야기를 했냐는 물음에 솔직히 말하자 니콜라스가 얼굴을 찡그렸다.
“수학 올림피아드라니! 말만 들어도 끔찍해.”
진심으로 질색하는 얼굴이었는데, 드물게도 다비드가 니콜라스의 말에 동의했다.
도현이 고개를 기울였다.
“수학 재밌지 않아?”
“뭐? 너 미쳤어?”
“어디 아픈 거 아니야?”
다비드가 기겁했고, 니콜라스가 심각한 표정으로 도현의 이마를 짚었다.
…응, 그래. 아니구나.
도현은 자신의 취향이 이해받을 수 없음을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
* * *
오늘은 벌써 세 번째 모임이었다.
세 번의 모임을 하면서, 아이들은 급속도로 친해졌다. 그 나이 때 애들이 금방 친해지는 편이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대본 리딩이 끝난 후 스티브 로이가 아이들을 이끌고 피자 레스토랑에 데려가서였다.
왁자지껄 떠들며 피자를 먹다 보니 친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이들은 가장 카리스마 있는 루카를 중심으로 친분을 쌓았다.
“자, 얘들아. 잠시 여기 좀 볼래?”
코먼 영이 주의를 모았다. 아이들이 일제히 그를 쳐다보았다.
“오늘부터는 맞춰서 연주해볼 거야.”
“오!”
콜린의 얼굴이 밝아졌다.
“한 시간 정도는 다 같이 연주해보고, 나머지 한 시간은 합주할 때 찾은 문제점을 중심으로 개인 연습을 할 거야.”
다른 아이들의 얼굴에도 기대와 즐거움이 가득했다. 기본기를 강조하며 개인 연습을 먼저 시켰더니, 다들 합주에 갈증을 느낀 모양이었다.
아이들은 코먼 영이 말하는 대로 자리를 찾아가서 섰다. 영화를 찍을 때 서게 될 대형 그대로였다.
정가운데에 루카, 그 양옆에 콜린과 브레디. 뒤쪽에 주디스와 도현까지. 안정적이고 보편적인 밴드 대형이었다.
도현이 자리에 앉는데 누군가 어깨를 툭 건드렸다. 앵거스였다.
눈이 마주치자 앵거스가 씩 웃었다.
“첫 시작은 드럼인 거 알지?”
“네, 알아요.”
“시작도, 끝도 네가 맺는 거야. 네가 이 밴드의 가장 아래에 있는 벽돌이라고 생각해. 네가 흔들리면 그 위에 쌓인 벽돌은 흔들릴 수밖에 없어. 그렇다고 너무 긴장하지는 말고. 연습한 대로만 해도 잘할 거야, 넌.”
“네,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이건 연습이었다. 도현은 본격적인 촬영도 아닌 연습에서 긴장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도현이 전혀 위축되는 감 없이 웃자, 앵거스가 ‘이거 보게’ 하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어깨를 툭툭 치고는 앞으로 갔다.
얼추 준비가 끝나자, 코먼 영이 말했다.
“준비되면 시작해.”
도현은 아이들을 차례로 한 명씩 둘러보았다. 준비가 안 된 아이가 있는지 확인을 끝낸 후, 도현은 다시 정면을 보았다.
가볍게 숨을 들이마신 후.
드럼 스틱이 정확히 네 번 움직였다.
그리고.
치잉!
크래시 심벌이 울리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키보드 반주와 베이스 기타의 멜로디가 얹어졌다. 순식간에 소리가 풍부해져 간다.
이어, 리드 기타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단조로웠던 멜로디가 훨씬 다이내믹해졌다. 조금씩 호흡이 어긋나기는 하지만 처음 맞춰보는 것치고 나쁘지 않아, 코먼 영이 슬쩍 미소 지을 때였다.
“♬♪-”
허스키한 목소리가 음악 위에 얹어졌다.
도현은 손을 움직이는 것을 멈추지 않은 채, 조금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들었다. 기타를 연주하는 루카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연습을 하면서 몇 번 들어보긴 했다.
하지만 마이크가 없는데도,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목소리는 생각보다 훨씬, 듣기 좋았다. 귀가 트이는 기분이었다.
스틱을 내리치는 손길이 좀 더 경쾌해졌다.
‘이게 아니야.’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연습한 대로, 앵거스와 헤이즐이 알려준 대로 연주하고 있는데 무언가 막힌 기분이 들었다.
딱히 군더더기 잡을 부분은 없는데, 루카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 모자라게 느껴졌다. 원인 모를 갈증과 조급함이 일었다.
더… 좀 더.
– 좀 덜 얌전하게 쳐도 돼.
아.
도현의 눈이 한쪽에서 연주를 듣고 있는 앵거스에게로 향했다. 도현은 앵거스가 그때 했던 말뜻을 깨달아 버렸다.
덜 얌전하게.
-어떻게?
그럼 강박을 내려놓자.
드럼을 배울수록, 머릿속에 리스트가 하나둘씩 늘어났다. 빽빽하게 채운 주의 사항을 의식하며 손목의 각도까지 계산해서 연주했다.
지금은 필요 없어.
머릿속의 삭제 버튼을 눌렀다. 강박적일 정도로 지키려던 리스트가 사라져 하얗게 텅 비었다. 한쪽에서 똑딱이며 울리던 메트로놈도 뚝 멎었다.
내려놓고 나니 느껴졌다. 왜 이제야 알았을까 싶었다. 그렇게 강박적으로 떠올리지 않아도 이미 몸에 스며들어 있는데.
아니, 아니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몸에 스며든 거잖아. 순서를 헷갈릴 뻔했다.
이건 연기와 비슷했다. 준비할 때에는 대본이 찢어질 정도로 분석하고 해석하지만, 연기에 들어가는 순간 그 모든 걸 모조리 지워버리는 것처럼. 그런 거였어.
몸이 저절로 박자를 탔다. 의식하지 않았는데 얼굴에 미소가 그려졌다.
문득 루카가 살짝 몸을 틀었다. 루카의 새파란 눈동자와 도현의 검은 눈동자가 마주쳤다. 그건 아주 짧은 찰나였다.
그 짧은 찰나에, 도현은 깨달았다.
‘즐거워하고 있어.’
도현은 루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알 것 같았다. 그 순간 거대한 무언가로 이어져, 루카와 도현의 감정이 동시에 흘러가는 거 같았다. 신기한 감각이었다.
다시 한번 강하게 스틱을 내리쳤다.
처음부터 도현에게서 시선을 뗀 적 없던 앵거스가 헛웃음 지었다.
‘걱정할 것도 없었네.’
배운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젠 알려주지 않아도 알아서 깨닫고 있었다.
“무서울 정도구만.”
앵거스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코먼이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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