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Hollywood Child Actor to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71)
171. 목표
이안의 콘서트는 게스트로 시끌벅적해졌다.
‘메인과 게스트가 뒤바뀐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드는 라인업이다.
‘메인과 게스트가 뒤바뀐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드는 라인업이다.
심지어 아일라가 게스트로 참여한 건 레이첼이 태어나기도 전의 일이다. 그러니 관심을 못 받으면 이상한 일이다.
물론 가뜩이나 경쟁률이 심한 티켓팅에 호화 게스트가 버무려진 상황은 이안의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니었지만.
-혹시 이안은 사람을 구할 때마다 인간적인 걸 잃어가는 게 아닐까?
└아하, 그래서 미각과 인간미를 잃어버렸구나.
└어쩐지. 그런 음식을 웃으며 먹더라니.
└아니면 재능을 펼칠 때마다 팬들을 괴롭혀야 하는 계약을 맺은 걸지도 몰라.
└lolol! 그럼 난 대사 한 마디 정도의 지분은 있겠는걸?!
이상한 설정을 붙이는 거로 마음을 다스렸다.
‘이런 이유가 아니라면 우리에게 이럴 수 없다.’라는 심정도 있지만, 어찌 됐든 게스트가 마음에 든 탓도 있다.
Fianist들의 호감과는 별개로 재스퍼는 이안을 빌보드 1위를 두 번이나 만들어준 귀인이다. 그의 도움이 없었다면 영광스러운 자리에 오르기까지 긴 세월이 걸렸을 테니 말이다.
아일라 모녀는 말할 것도 없다. 레이첼은 라이의 곡 대다수를 만든 작곡가였고 아일라는 라이가 탄생하는 데 큰 공헌을 한 인물이었으니까.
-이번 콘서트의 게스트는 근본 조합이다.
가장 적절한 평가였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가산점이 붙을 수밖에 없고.
문제는 이미 최초 단독 콘서트라는 높은 가치가 매겨진 곳에 근본이라는 금테까지 둘렸다는 것 정도.
-근본이면 뭐하냐. 볼 수 있어야지!
이런 하소연이 나올법했다.
‘미안하긴 하네.’
이안도 이런 상황을 예견 못 한 건 아니다. 셋을 게스트로 초대하면 티켓팅 경쟁이 더 치열해질 건 애도 알 일이니까.
팬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악마와 수상한 계약을 맺거나 한 게 아니다. 애초에 그랬다면 게빈에게 붙잡혀서 엑소시즘을 당했을 테니까.
이건 진짜 팬들을 위해 하는 행동이었다.
‘다음 콘서트를 기약하기 힘드니 이번 기회에 최대한 많은 걸 보여줘야 해.’
미래처럼 팬데믹이 온다면 만 단위 사람이 모이는 콘서트는 당분간 꿈도 못 꿀 테니 말이다.
적어도 다음 콘서트까진 몇 년이 걸릴 수 있다는 말을 안 남기는 게 어딘가.
그래도 이안은 채찍만 들고 온 건 아니다.
팬들이 그렇게 바라던 굿즈 판매 준비가 막바지에 달했으니 말이다.
촬영이 비는 틈을 이용해 오랜만에 Pryce’s MD라고 이름 지은 회사에 방문한 이유였다.
“준비는 어느 정도 됐어요?”
“머치의 준비는 거의 끝났습니다. 계약을 맺은 공장들에서 받은 샘플도 이상이 없고요.”
직원들은 영어권에선 머천다이즈, 줄여서 머치와 MD로 불리는 상품들을 손으로 가리켰다.
“한국에선 저런 물건을 굿즈라고 부른다죠? 그쪽 상품들을 참고해서 만들어봤습니다. 팬미팅 때 나눠주신 물건도 그쪽 업계에서 준비했다고 들었으니까요.”
종류는 꽤 다양했다.
티셔츠 같은 옷 종류부터 시작해서 열쇠고리나 머그잔 같은 물건도 있었다. 물건을 쭉 훑어보던 이안은 살짝 멈칫했다.
‘진짜 공작새 잠옷을 입은 상품이 나왔구나.’
그나마 옷이 아니라 부채에 새겨져서 다행이다. 접으면 안 보이니 말이다.
“판매는 어떻게 하기로 했나요?”
“먼저 예약을 받기로 했습니다. 지금 저희 규모에선 미리 준비했다가 재고가 쌓이면 곤란하니 말이죠.”
합리적이다.
처음 파는 MD이니 얼마나 판매될지, 또 어떤 상품이 인기가 좋을지 가늠이 안 가니 말이다.
기본적인 데이터가 모이기 전까진 예약으로 판매하는 게 좋았다.
“좋은 생각이네요. 불량 문제만 최대한 신경 써주세요.”
“당연하죠.”
확답을 받은 이안은 회사에 문제가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했다.
대학을 가면 지금보다 더 회사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으니 처음에 기틀을 잘 잡아놔야 했으니 말이다.
‘그것치곤 문제 될 게 없어 보이긴 하네.’
하긴 기껏해야 열 명도 안 되는 직원이 일하는 회사고 이제 시작인데 문제가 생길 게 뭐가 있겠는가.
시간 여유를 살려 회사 점검까지 끝낸 이안은 발걸음을 옮겼다.
“기어코 만나네.”
레이먼과 마르코. 이 두 감독을 만나는 날이 찾아왔다.
둘 다 괴짜긴 하다. 제이 안을 두고 이상한 소리를 늘어놓기까지 하고.
‘그래도 훌륭한 감독이지.’
원래도 성공할 감독인데 이안의 손길에 닿아 더욱 빨리 꽃이 폈다.
높아진 명성만큼 유혹하는 곳도 많을 텐데 의리를 지키기까지 했으니 소중한 인맥이라고 할 수 있다.
늦지 않게 도착한 약속 장소는 개인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룸 형식으로 된 카페.
올리버에게 전해 들은 방으로 찾아간 이안은 가볍게 노크를 했다.
-오, 교주님이 오셨군!
-잠시만 너무 긴장되는데.
설렘과 긴장을 가득 담은 두 목소리가 먼저 반겨줬다.
이 감정만 느껴도 오늘을 둘이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 수 있었다.
-들어오세요.
올리버의 말에 문을 열자 뻣뻣한 자세로 서 있던 둘이 흠칫 놀라는 게 보였다.
“이안 프라이스 씨?”
“여긴 어쩐 일로.”
10대 스타 중에선 손에 꼽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다. 근데 왜 그런 사람이 이곳에 왔는지 모르겠다는 듯이 물음표를 띄우던 둘은 깨달았다.
“아, 같이 제이 안을 보기로 했군요.”
“프라이스 군도 도움을 받았는지는 몰랐는데 말이야.”
헛다리를 짚는 둘의 모습에 이안은 문을 꽉 닫고 환히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만나서 반가워요. 이안 프라이스에요. 그리고.”
이안은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내밀었다.
오늘을 위해 만들어놓은 명함에 고개를 내린 둘은 돌처럼 굳었다.
-프로듀서 제이 안.
다시 봐도 명함의 새겨진 글자는 바뀌지 않았다.
“제이 안이라는 프로듀서로도 활동하고 있죠.”
“그래, 이안이 제이 안이야.”
올리버의 확답.
할리우드와 정계까지 뜨겁게 달군 제이 안의 정체를 들은 둘은 순간 정신이 아찔해졌다.
***
제이 안이 이안이다.
온갖 음모론과 허위사실 유포에 앞장서는 타블로이드지에서도 나오지 않은 의견이었다.
날조도 어느 정도 사람들이 믿을만한 사실을 내밀어야 하니 말이다.
‘근데 진짜 이안이 제이 안이라고?’
둘은 솔직히 믿기 힘들었으나 대화를 나눠보니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시나리오를 위해 의견을 주고받은 이야기를 줄줄이 늘어놓을뿐더러.
“와, 이 대본들을 다 읽어보셨구나. 아, 이 작품이 나올 때는 미국은 베트남 전쟁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때 사람들의 감정이 잘 담겨 있죠.”
수백 개나 되는 대본 이야기를 쉬지 않고도 늘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얼마나 되겠는가.
‘…교수님?’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레이먼이 교수님의 향기를 맡은 건 덤이고.
물론 충격이 없는 건 아니었다.
둘이 준비한 교주님에 대한 칭송이나 데스메탈 풍 찬송가를 선보이지 못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넋이 반쯤 나간 둘의 모습에 이안은 장난스럽게 물었다.
“왜요. 예상한 모습이 아니라 실망스러워요?”
레이먼은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차리곤 말했다.
“하긴 정체가 뭐가 중요하겠어요.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인데. 안 그래요?”
“그렇긴 하지.”
제이 안이 누구든 고마운 마음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생각을 정리한 두 감독은 눈을 반짝였다. 자신들에게 정체를 밝힌 걸 봐선 언제까지 꼭꼭 숨기고 있을 리는 없고.
‘밝혀지면 진짜 난리가 나겠는데.’
‘아마 라이 때보다 더할 텐데.’
라이보다 제이 안이 가진 파급력이 훨씬 강하다. 아마 할리우드가 발칵 뒤집히지 않을까?
그러니 절로 질문이 튀어나왔다.
“언제쯤 정체를 밝힐 생각입니까?”
“글쎄요. 한 2년 안에는 밝힐 거 같은데요.”
2년.
길어 보이지만 짧다. 영화 하나 준비해서 개봉하면 순식간에 흘러가는 시간이니 말이다.
“그나저나. 두 분이 공동으로 넷플러스 영화에 도전하신다고 들었는데 말이죠.”
“아! 생각보다 마음이 잘 맞아서 말이죠. 스타일도 비슷하고요.”
“투자받기도 그게 더 좋더라고요. 혹시 반대하십니까?”
본인들이 괜찮다면야 반대할 필요가 있나. 어차피 넷플러스에서 투자한 작품이니 제작사가 손해 볼 일도 없고.
고개를 내젓자, 마르코는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혹시 저희 작품에 배우로 참여할 수 있나요.”
나쁘지 않은 기회긴 하다.
재능 충만한 두 감독이 힘을 합치면 어떤 영화를 만들지 궁금하기도 하고. 하지만 나오는 대답은 부정적이었다.
“이번 작품은 제 영향 없이 두 분이 만드시는 게 나을 거 같네요.”
두 감독을 위한 선택이다.
‘여기서 더 의존하는 건 둘의 성장에 좋지 않아.’
다행히 이 둘도 무슨 의미로 하는 말인지 알았는지 두 번 제안하지 않고 그저 수긍했다.
둘과 달리 조용히 있던 올리버가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
“그나저나 옛날에 벤에게 듣던 것과는 조금 다르네.”
“뭐가요?”
“벤이 걱정을 많이 했거든. 무슨 작품만 들어오면 닥치는 대로 하려고 든다고 말이야. 하긴 시간이 달라졌으니 바뀌는 게 당연한가.”
올리버는 가볍게 말했으나 듣는 이안에겐 달랐다.
달라졌다.
이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
“바보냐, 달라지는 게 당연하지.”
…설마 고민 좀 했다고 벤에게 바보라는 소리를 들을 줄 몰랐다.
“아니, 심각한 문제라니까요. 이러다가 제가 벤처럼 백수로 지내는 시간이 생길지도 몰라요.”
“배우도 사람이야. 조금 쉴 수도 있지, 이 녀석아.”
벤은 이안의 머리를 꾹꾹 눌렀다.
“옛날에는 엑스트라 자리까지 닥치는 대로 들어가기까지 했잖아. 그게 이상한 거라니까? 그렇죠?”
“그렇지.”
이안과 관련된 일이란 말에 바쁜 와중에도 기꺼이 참여한 아이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가볍게 조언했다가 한동안 온갖 곳에서 엑스트라로 출현하는 이안을 보고 얼마나 놀랐던가.
벌써 추억이 된 일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너무 순수해서 조언을 그렇게 받을지 몰랐단다.”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순수해서 그런 건 아닌데요.”
도대체 아이작 눈에는 무슨 콩깍지가 끼였길래 이안을 저렇게 평가하는지 미스터리였다.
처음 만날 때부터 순수와는 거리가 멀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바뀐 건 맞다는 말이죠?”
“옛날 같으면 대학에 다닌다고 1년 동안 쉰다는 말은 안 했을걸. 안 그래?”
“…그렇긴 하죠.”
누가 머리에 총을 겨누고 협박하는 것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1년 동안 쉰다?
머릿속에 연기밖에 없는 괴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과거라면 절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왜 달라졌지?’
혼란스러웠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식은 건 아니다. 지금도 I’m okay 촬영장에 갈 때는 설레는 마음이 가득하니까.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에 벤은 한숨을 내쉬었다.
“뭘 그렇게 고민해. 여유가 생겼다는 뜻인데 말이야.”
“배가 부른 건 아니고요?”
“그걸 네 입으로 말하냐.”
벤은 진짜 웃기는 놈이라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나쁘게 말하면 그런 건데. 산에 어느 정도 오르면 숨을 돌리고 싶어지는 게 사람 마음이잖아.”
틀린 말은 아니다. 처음 과거로 돌아와서 꿈꾼 것들을 대다수 이뤄냈다.
항상 그리워한 가족을 구했으며, 회귀 전에는 꿈도 못 꾸던 영화 주연까지 맡았으니 말이다. 심지어 I’m okay는 팬을 자처했던 아이작 감독님의 은퇴작이고.
‘근데 이래도 되는 걸까.’
수십 년 동안 연기만을 바라보고 살아온 세월의 기억은 당연한 마음을 불쾌하게 여기게 했다.
회귀라는 기적을 얻고 이래도 되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쉽게 정리를 못 내리는 이안의 머리 위로 부드러운 손길이 얹어졌다.
“뭘 그렇게 고민하니. 열정이 식은 게 아니라면 뚜렷한 목표가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단다.”
“목표요?”
“그것도 그렇네. 프로듀서로도 성공해봤으니 다음 목표를 정하는 것도 좋지. 전에도 말한 거 같은데 EGOT 같은 건 어때?”
에미상, 그래미, 오스카, 토니상.
미국 대중문화계를 대표하는 4개의 상을 전부 수상한 사람을 뜻하는 명칭이고 긴 역사에서 성공한 사람이 스물도 안 되는 명예로운 자리였다.
고작 에미상 밖에 못 받은 상황에서 꿈꾸기엔 너무 먼일이니 코웃음을 쳤다.
“제가 무슨 EGOT이에요?”
근데 벤은 오히려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라. 몰랐어? 이건 나만 가능성 있다고 하는 말이 아닌데. 그렇죠, 감독님?”
“음, 그런 말이 나오긴 하지.”
“뭘 의외라는 듯이 봐. 이미 빌보드로 노래 실력까지 증명했으면서 말이야. 청각 매체에서 주는 그래미나 뮤지컬을 포함하는 토니상도 도전할 만하잖아.”
빌보드 1위는 처음은 운이라고 말해도 두 번째는 실력이다.
비록 재스퍼와 함께 한 곡이 그래미에서 후보에 그쳤으나 다음에는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었다.
“오스카는… 뭐, 감독님이 타게 해줘요.”
“나도 줄 수 있으면 주고 싶구나.”
벤의 농담에 아이작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래도 아직 배우로 생활할 기간이 한참 있으니 오스카 한 번 정도는 탈 수도 있겠지.”
아직 이안은 10대였다.
앞으로 배우로 활동할 세월이 길다는 걸 생각하면 괜히 에미상뿐인 이안을 두고 EGOT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아니었다.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천천히 고민해보렴.”
자상한 아이작의 말에 이안은 자신도 모르게 EGOT이라는 이름을 기억해뒀다.
이전에는 그저 흘려들었던 말인데도 말이다.
이 또한 변화였다.
***
얼마 후 Fianist들은 환호했다.
-이안의 머치가 열렸다!
팬미팅에 다녀온 승리자들의 굿즈 자랑을 얼마나 지겹게 봐야 했던가.
-돈을 쓰고 싶어도 쓸 곳이 없다.
-제발 내 돈을 가져가라고!
이런 하소연만 남기던 팬들이 이안이 만든 굿즈를 사기 위해 MD 사이트에 몰려들었다.
저금이라는 개념이 희박한 미국인의 씀씀이를 생각하면 아주 오랜 기다림이었고, 결과는 즉각적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예약이 들어왔습니다!
이안은 전화기 너머로 사무실 비명과 환소성이 함께 들렸다.
잘 팔린 만큼 보너스가 나갈 테니 좋지만, 이 물량을 다 소화하려면 아찔할 수밖에.
‘잘 팔리면 좋지.’
임시 직원이라도 추가로 고용해야겠다 싶은 이안에게 상대가 물었다.
-제일 많이 팔린 상품이 뭔지 아십니까?
“뭔데요?”
티셔츠일까? 아니면 모자일 수도.
잠시 추측을 거듭하던 때 결과를 알려줬다.
-부채입니다.
“…설마 그 부채요?”
부채는 공작새 잠옷을 입은 자신이 그려진 것밖에 없다.
도대체 그걸 왜 사나 싶었는데…
-올해는 폭염이잖습니까. 부채 하나 정도는 들도 다니만 하죠.
그랬다. 2018년은 폭염의 해였고.
-거기에 콘서트 더운 6월이라. 다들 그때 부채를 쓴다고 주문한 거 같습니다.
…이상하다. 분명히 착하게 살았던 거 같은데.
수많은 사람이 공작새 부채를 펼치는 콘서트 풍경이 떠오르는 걸까.
‘이래서 착한 사람이 단명하는 건가.’
역시 세상은 부조리했다.
이안은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