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Hollywood Child Actor to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54)
────────────────────────────────────
────────────────────────────────────
스컬 택틱스
7월 말 invisible children이 텔레비전 비평가협회에서 뛰어난 새 프로그램을 선정되며 지난 시즌의 결실을 수확하는 동안 이안이 참여한 다른 작품도 성과가 나왔다.
더빙으로 참여한 드래곤 빌리지는 미국 개봉 열흘 만에 1억 달러 넘게 벌며 기자들의 손을 바쁘게 만들었다.
-Dragon Village, 미국 내에서 제작비보다 많은 2억 달러 수익 추정.
-5개국어 더빙 홍보 효과가 있었나? 아시아에서 흥행몰이 중!
-전문가 “전 세계에서 최소 6억 달러 수익 가능.” 역대 애니메이션 영화 매출 10위권 내.
기자들이 수익에 초점을 맞췄다면 직접 애니메이션을 보고 온 관객들은 다른 쪽에 관심을 뒀다.
-내가 Dragon Village를 가족과 보는 꿀팁을 알려줄게. 절대 애들에게 미리 스포일러 해.
└왜?
└라울이 죽는 장면이 나왔을 때 진짜 장례식이 열린 줄 알았거든.
└lol! 어쩐지 영화관에서 휴지를 나눠주더라니. 성인 영화 때문이 아니었구나?
-으아아악! 이안 프라이스, 반드시 복수하겠어!
└개 같은 자식! 혹시 인종차별이냐?
└인디언 노래랑 Let’s jump로 홀린 것까진 참았지만 감히 우리 딸을 울려?!
└어휴, 웨딩 때도 아니고 벌써 샷건을 찾냐.
-Dragon Village의 감독은 인간도 아니야. 어떻게 라울을 죽일 수 있지?
└2에선 오브가 죽은 라울을 부활시키기 위한 모험을 떠날 거래.
└정말?!
└당연히 구라지. hahaha!
이안이 더빙한 라울이 죽는 걸 두고 부모들의 원망이 쏟아졌지만, 흥행 자체는 순조롭게 이어졌다.
여름 시즌 드라마인 Beverly Hills Moms도 예상보다 좋은 시청률이 나왔을뿐더러 한국을 포함한 수출도 순조로웠다.
-한국과 미국의 막장 드라마를 비교해보자.
한국: 점만 찍고 왔는데 주변에서 모름
미국: 한 드라마에 불륜만 다섯 쌍. 남녀뿐만 아니라 여자 커플도 있음.
└난 베벌리 보고 신세계를 경험했다. 조상님도 벌떡 일어날 드라마였음.
└백 년만 지나면 한국에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방통위가 만만해 보여?!
-베벌리에서 마지막에 유진하고 뽀뽀하는 장면 봤어? 소리 질렀다니까!
└매콤한 불륜과 초딩의 풋풋한 사랑을 번갈아 보니 단짠단짠 느낌이야.
└내가 초딩 때는 왜 유진 같은 애가 없었지? 내 초딩 돌려줘요.
└네가 에스더처럼 안 생겨서?
└…너는 진짜 나빴다.
-다 필요 없고 이안이 수위 높은 하이틴 드라마에 나올 때까지 숨 참고 버틴다!
└선생님, 뼈밖에 안 남으셨어요.
└정말 이대로만 커서 달달한 로맨스 하나만 찍어주면 내가 업고 다닌다.
└업힐 사람의 의견도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아시아 흥행에 도움이 된다는 걸 증명한 소중한 내용이지만, 이안이 기다리는 기사는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떴다.”
활짝 미소를 지었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투자한 수상한 기업과 진실.
카터가 붙잡은 유일한 동아줄이 불탔다.
***
사람은 공평하게 태어나지 않는다. 그러니 공정한 경쟁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빈민가에서 태어난 카터는 이 사실을 오랜 시절부터 깨달았고 경쟁자를 짓밟으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반대로 짓밟히기 전까진.
‘오스틴, 그 자식이 어떻게 눈치챘지.’
실력을 인정하는 만큼 교묘하게 준비한 덫을 전부 파헤쳤다. 전혀 예상 못 한 일이었고 제대로 된 저항도 못 하고 WBE에서 쫓겨나야 했다.
“그래도 괜찮아.”
카터는 직원들 앞에서 들뜬 표정으로 말하는 앨리스를 봤다.
“드디어 우리가 그린윌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제 실험실에서 하던 혈액 검사는 끝입니다! 우리의 세상이에요!”
환호성을 지르는 직원들과 대화를 나눈 앨리스가 카터에게 왔다.
“투자 유치는 어때?”
“이번 성과를 알려주면 더 많은 돈을 투자해줄 거야.”
“진짜?”
에이전시에서 쫓겨난 네가 진짜 할 수 있냐는 의심에 카터는 덤덤하게 대답했다.
“물론이지. 그동안 쌓은 친분이 어디 가는 건 아니거든. 그리고 내가 모아온 스타들 덕분에 벤처 투자자들도 투자했잖아.”
“우리 회사가 그만큼 비전 있는 회사니까 그렇지. 아무튼, 잘 부탁할 게.”
멀어지는 앨리스를 싸늘하게 바라봤다.
비전 있는 회사? 큐어노스와 관계가 깊어질수록 얼마나 비정상적인 회사인지 알게 됐다.
‘과장도 과하면 사기지.’
급하게 붙잡은 줄이 썩은 줄이었지만 괜찮다. 앨리스는 직원뿐만 아니라 회사에 방문하고 거래한 사람들에게도 기밀 유지 서약서를 쓰게 만든 사람이다.
단기간에 민낯이 드러나지 않을 테니 적당할 때 빠져나가면 그만이다.
‘그리고 눈이 아주 거슬려. 일단 약점부터 제대로 잡아놔야겠어.’
카터의 속마음도 모르고 앨리스와 직원들은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회사는 활기차게 돌아갔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
“이 새끼들아! 이 기사 진짜야?!”
벌컥 문을 열고 뛰어온 벤처 투자자의 얼굴은 시뻘겠다.
말리기 위해 찾아간 직원은 투자자가 내민 기사를 보곤 안색이 창백해졌다. 궁금증에 옆으로 다가간 직원들을 시작으로 당혹감이 빠르게 번졌다.
“사실이냐고 묻잖아! 개발한 장치가 그냥 고철 덩어리냐고!”
고함에 카터는 빠르게 핸드폰으로 기사를 봤고 심장이 서늘해졌다.
이번에 투자한 스타들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워 자극적으로 시작한 기사는 퇴사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큐어노스의 문제를 낱낱이 까발렸다.
“한두 달 만에 조사한 내용이 아니야.”
스타들의 투자와 그린윌과 계약까지.
날아오를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날개를 꺾어버렸다.
-우우웅! 우웅!
자신이 맡았던 연예인들에게 전화와 문자가 쏟아졌고 카터는 들고 있던 핸드폰을 집어 던졌다.
“빌어먹을! 어떤 개자식이야!”
누군가의 수작질이 확실했다.
***
“치얼스!”
세 개의 컵이 짠하고 부딪혔고 새하얀 액체가 찰랑거렸다.
분위기상 우유를 한 모금 마신 닉은 투덜거렸다.
“술까진 바라지도 않아. 하다못해 탄산으로 마시면 안 될까?”
“오스틴, 저것 좀 봐요. 이제 자기 담당이 아니라고 저런 말까지 한다니까요?”
“죄송합니다. 인턴일 때 교육을 똑바로 못 한 거 같습니다.”
순식간에 죄인으로 만드는 두 사람 때문에 닉은 억울함이 밀려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모인 셋 중 먹이사슬 최하위는 확실했으니까.
“그래서 카터는 어떻게 됐어요?”
“저희 에이전시에 소속됐을 때 벌인 일인 만큼 회사 차원에서 나서기로 했습니다. 기껏해야 재판을 1, 2년 끄는 게 끝일 겁니다.”
재판이 길어지는 거?
‘오히려 좋아.’
재판 과정이 얼마나 피 말리는 일인지 생각하면 그 자체로 벌이다.
“근데 너무 가혹한 거 아닐까? 경력도 끊기고 빈털터리가 될 텐데.”
“전혀요.”
이안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기자가 된 오스틴이 수첩에 적은 내용을 봤다면 저런 약한 소리는 하지도 않았을 거다. 구역질이 날 정도로 여러 사람의 인생을 망쳐놨으니까.
“죄가 없으면 처벌도 적게 받겠지. 그보다 라이의 에이전트가 너라며?”
얼굴도 공개하지 않은 가수를 음반사가 많은 돈을 주고 계약했다.
이것만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정식으로 판매된 1집은 나쁘지 않은 이익을 얻었다.
‘그보다 중요한 건 단단한 팬층을 만들었다는 거지.’
라이가 오스틴이 관심을 둘 정도로 주목할 신인이 된 이유였고 닉은 어깨를 으쓱였다.
“운이 좋았죠.”
남들이 그렇게 찾던 사람이 바로 옆에 있던 건 운으로밖에 표현을 못 했다.
“이 바닥에서 운만큼 중요한 게 없지. 그래서 가수 에이전트로 갈 생각이야?”
“되도록 배우도 하고 싶긴 하죠.”
닉이 이안을 흘끔 보자 오스틴은 경고의 의미로 테이블을 두들겼다.
“내 고객을 뺏으면 그땐 웃으면서 못 보는 거야. 알지? 이안 군도 저런 꼬드김에 넘어가면 안 됩니다. 알죠?”
“에이, 어디 안 가요.”
양다리는 걸쳐도.
과거의 닉이라면 몰라도 경력이나 실력이나 오스틴이 훨씬 낫다.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
이안의 확답에 만족한 오스틴은 다른 주제를 꺼냈다.
“이제 단발성 계약만 맺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경호업체도 알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안 군이 개입한 걸 알면 카터가 무슨 짓을 벌일지도 모르고요.”
“절 의심하진 않을걸요. 초등학생한테 당했다고 생각하겠어요?”
남들을 평생 자기 마음대로 휘둘러 온 사람이다. 자존심 때문이라도 그런 상상은 못 할 거다.
“그래도 경호업체가 필요하다는 건 동감해요. 나중에 후회해도 늦으니까요.”
“그렇습니다. 베벌리힐스가 아무리 안전한 동네라고 해도 범죄가 없는 건 아니죠.”
이안은 빠르게 돈을 계산해봤다.
invisible children 시즌2 계약을 맺으면서 회당 출연료도 늘었고 투자 수익도 쏠쏠했다.
상주 경호원 한둘 정도는 감당할 수 있고.
‘어차피 돈은 중요한 게 아니야.’
좋아하는 연기를 하다 보면 어차피 쌓일 돈은 가족의 안전에 비하면 의미 없었다.
이안은 수첩에 적혔던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떠올렸다. 정말 개입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개입한다면 지금부터 업체랑 친분을 쌓아둬야지.’
그래야 위험할 때 적극적으로 나서 줄 테니까.
“그럼 생각하신 곳이 있으십니까?”
“있죠.”
경호업체마다 스타일과 주로 맡은 클라이언트가 다르다.
주로 격투기 선수로 이뤄진 곳부터 힙합 가수를 주로 맡는 곳까지 업체 마다 특징이 있다.
이안은 한 업체의 이름을 내뱉었다.
“스컬 택틱스요.”
“스컬 택틱스요?! 왜 하필 거길…”
할리우드의 경호업체 중 가장 터프한 곳이다. 민간군사기업인 PMC에 가까운 곳이고.
아무리 생각해도 아역 경호에는 썩 적합한 곳이 아니다.
“실력이 괜찮은 건 알지만 다른 좋은 업체도 많습니다. 워낙 드센 사람들이 많아서 친분을 쌓기도 힘들 겁니다.”
“보모를 구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좋은 건데요.”
드세다고? 중독자들과 갱단과 뒤엉켜 살아온 세월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
“저랑 잘 맞을 거 같거든요. 만나보게 방문 일정이나 정해주세요.”
얼마나 터프한지 보기나 해야겠다.
***
스컬 택틱스의 수장 브레이커는 품에 있는 단검을 풀어놓으며 비서에게 물었다.
“오늘 누가 온다고?”
“이안 프라이스입니다. 에미상 후보로 오른 아역이죠.”
“아역이라고?”
본명을 숨기고 가명으로 활동하는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
돈만 똑바로 준다면 의뢰를 거절하진 않겠지만 애를 상대하는 귀찮은 일이다.
“애를 맡을 만한 녀석이 있냐?”
“글쎄요. 다들 거절하지 않을까요? 아역의 비위까지 맞춰주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 같습니다만.”
“귀찮네. 대충 골라. 거절하면 아프리카 촬영에 보내버린다고 하면 하겠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한 그는 회사 업무를 시작했고 잠시 후 노크가 들렸다.
예정된 손님이 찾아왔다는 뜻이고 열린 문을 통해 한 소년이 들어왔다.
‘곱상하게 생겼네.’
괜찮은 골격과 달리 곱상한 외모 때문에 유약한 느낌을 줬다. 하지만 이 첫인상은 바로 바뀔 수밖에 없었다.
벽에 걸린 곰 박제와 도끼, 총들을 훑어본 소년은 여유롭게 인사를 건넸다.
“이안 프라이스에요. 컬렉션이 좋네요.”
“브레이커다. 돈 좀 썼지.”
“구경 좀 해도 되죠?”
얼굴의 흉터가 꿈틀거리는 건 신경도 안 쓰고 방을 구경하는 꼴을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어지간한 성인도 겁먹을 분위기에 태연한 걸 보면 보통은 아니었다.
브레이커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안 뒤에 섰다.
“보면 아냐? 그리고 계약 맺으러 왔다면서.”
“계약? 당연히 맺어야죠. 근데 전 그전에 아저씨랑 좀 친해지고 싶거든요.”
“나랑 친해지고 싶다고? 하하하, 나랑?”
애한테 친해지고 싶다는 말은 처음 들었다.
터트렸던 웃음을 멈추고 정색한 그는 차갑게 말했다.
“난 네 베이비시터가 아니야. 그딴 걸 찾으러 왔다면 그냥 돌아가는 게 어때?”
“누가 베이비시터를 구하러 왔대요? 그런 인력 낭비를 왜 해요.”
능글맞게 받아친 소년은 벽에 걸린 총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보면 아냐고요?”
철컥!
“…어?”
노리쇠를 당겨 약실에 탄이 있는 걸 확인한 소년은 힌지를 뒤로 당겨 순식간에 총을 분해했다.
베테랑 군인의 솜씨처럼 완벽하게 분해된 총은 시간이 되돌아가듯 빠르게 본래 모습으로 결합됐다.
전직 군인인 브레이커가 봐도 지적할 부분이 없을 정도로 정확하고 빠른 분해결합.
놀란 브레이커 손에 총을 올려놓은 이안은 방긋 웃었다.
“저랑 사격 한판 하실래요?”
“하하하, 나랑 사격을 해보자고?”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린 브레이커는 비서에게 지시했다.
“심심해하는 애들 좀 불러봐. 여기 이상한 꼬맹이가 같이 놀아 달란다. 어때? 상관없지?”
“얼마든지요. 근데 저한테 지는 사람이 나오면 엄청 민망할 텐데 괜찮겠어요?”
“하하하, 당연히 안 괜찮지. 걘 뒤지게 굴러야 하거든.”
브레이커는 손을 꺾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재밌는 꼬마랑 놀아줄 시간은 충분히 내줄 수 있다.
‘애들용 총이 사격장에 있으려나.’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