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00
18. 작전 변경 (2)
이반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기에 서둘렀다. 급해지려는 마음을 다독이면서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이반이 텔레포트를 사용하여 마탑 별원의 별장으로 이동하자 세스포 레온 백작과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미 알고 있기에 굳이 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감추지 않고 그냥 드러냈다.
“급한 일이 있습니까?”
이반이 외부에 나가서 사냥하는 사이에 급히 만나자는 연락을 남긴 상황이었다. 그 소식을 접하자 바로 이동했다.
“철군 계획이 당도했습니다. 총사령부에서 이번 작전을 수행하는 데 협조를 요청해 온 상황입니다.”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 대신에 세스포 레온 백작이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6월 하순에 전후방 부대의 교체를 틈타 철군하는 계획에 대하여 언급했다. 원래 6월 중순에 교대할 예정이지만 너무 시간이 촉박하여 10일 정도 뒤로 연기한 상황이었다.
“후방의 예비대를 투입하여 수적 우세를 확보한 상황에서 짐을 풀지 않고 다시 물러난다는 말이군요.”
교체가 아니라 마중을 나가서 데려온다고 봐야 정확했다.
“바로 들통이 날 수도 있지만 일단 수적인 우세만 확보하면 파사칸 왕국 군도 바로 대응은 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저들의 예비 병력이 출동하기 전에 철군해야 합니다.”
“저들이 모를 수가 없을 것입니다. 만일에 저들도 후방에서 군사를 전진 배치하여 추격해 온다면 전선이 붕괴하고 말 것입니다. 경계 지점에서 방어체계를 수립하여 준비해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반도 매일 전선의 상황에 대하여 보고를 받고 있었다. 그냥 여름의 날씨 정도로 생각을 했지만, 현지에 나가 있는 베일리 일행의 보고에 의하면 참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사막이라 건조한 편이지만 낮에는 엄청나게 더워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직사광선 아래에 있으면 한 시간을 버티기 어려웠다. 그런 상황에서 철군 자체도 쉽지 않았다.
“적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판단하여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았다가는 낭패를 당할 것입니다.”
철군하는 부대의 후미를 습격당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사태에 직면할 수도 있었다. 그것을 알기에 마탑에서 마법으로 적을 저지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미 벌어진 일을 가지고 누구를 탓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요. 뭔가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반도 왕도의 상황을 대략 짐작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불만이 없을 수는 없었다. 정치 귀족이 군부를 압도하면서 벌어진 참사였다. 이번 실패에 대해서 정치 귀족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할 것이지만 어떻게든 수습이 필요했다.
“두 분이 직접 전선에 가서 상황을 살펴봐야 할 것 같군요.”
전투에 나서지 않더라도 현지에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기하려는 것 같았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을 보자는 것은 이반도 동행하자고 요청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이반 소 영주도 같이 갔으면 합니다. 그런 강자가 개입하지 않는다면 굳이 나설 필요가 없지만, 왠지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대치 상황에서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 그 이후에 벌어질 상황은 빤합니다.”
조용히 세스포 레온 백작이 말하는 것을 듣기만 하던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이 동행을 요청했다. 이반은 그 요청에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전쟁터에 간다고 하면 캐서린과 엔젤라가 걱정을 할 것이고 영지를 비우는 것도 문제였다. 물론 일이 생기지 않도록 단속을 하겠지만 길어지면 그것도 문제였다.
“마탑에서 영지의 상황을 살피도록 할 것이고 매직 나이트도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이반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기에 그렇게 부연하는 세스포 레온 백작이었다. 이반이 영지에 없다고 해도 며칠 사이에 문제가 생길 것도 아니었다. 도미니크 같은 불측한 무리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자들의 준동은 매직 나이트가 억제할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같이 갈 것이라면 일정을 일러 주시기 바랍니다. 바로 갈 것은 아니겠지요?”
“작전이 시작되기 직전에 이동할 것입니다. 우리가 먼저 그곳에 간다면 적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니 말입니다.”
아무리 보안을 유지해도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이 움직이면 외부에 노출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은 그가 등장하는 것으로 적들이 경각심을 가질 것이니 작전을 진행할 때 전격적으로 이동하는 것이 나았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가더라도 저는 따로 움직일까 합니다. 같이 움직이면 저까지 주목을 받을 것이고 그러면 향후 움직이는데 제약이 발생할 것이니 말입니다.”
이반은 아직 자신의 존재를 적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엔리케 영지나 스타치온마저 위험에 처할 수가 있었다. 조만간 알려질 것이지만 그 시기는 최대한 늦추고 싶었다.
“그렇게 하십시오. 같이 있으나 따로 있으나 큰 문제는 없을 것 같고 정보가 알려져서 좋은 것도 없으니.”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도 이반이 뭘 걱정하는지 알기에 굳이 동행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자칫 그로 인해 왕국의 귀족들마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었다. 이반의 존재를 왕국의 귀족들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 워프 게이트를 따로 사용하도록 할 것입니까?”
“저는 별도로 이동을 하죠. 워프를 사용하면 기록이 남을 수밖에 없으니 따로 이동할 것입니다. 현지에 당도하여 제가 따로 연락을 드리죠. 마법 통신도 전선까지 연결한 상황인데 이번 기회에 이동하는 방법도 강구해 보도록 하지요.”
이반이 스타치온이 있는 전선까지 직통으로 통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든 사실은 둘 다 이미 알고 있었다. 사설 마법 통신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니 큰 문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예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별말이 없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도 같습니다. 그러면 보안이 유지될 것이니 말입니다. 워프 게이트의 이용자에 대한 보안을 강조하지만 누가 이용을 했는지 상단마저 아는 실정이니. 마탑 내부로 이동해도 소문이 나는 실정이니.”
보안을 중시하지만, 그것이 그대로 지켜지는 것은 아니었다. 워프 게이트 주변에 감시하는 자들이 그만큼 많아 비밀이 없었다. 물론 출입 자체를 감춰 비밀리에 사용하는 예도 있지만 악착같이 파고드는 자들이 있어 정보가 새어 나갔다.
전쟁이 벌어진 상황이지만 후방에서는 아무런 일도 없는 것처럼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때가 되자 영지에서는 밀을 수확하고 있었다. 지속해서 농지를 확충한 덕분에 영지민이 먹을 곡물을 확보할 수 있었다. 전에는 세금을 낸 곡식까지 영지민에게 다시 판매해야 했지만, 이번에는 세금으로 거둔 곡식을 영지 외부에 판매해도 될 정도로 증가했다. 마침내 곡물의 자급을 이룩한 상황이었다.
“세금으로 납부한 곡물을 상인에게 매각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영지에 풀려 곡물 가격이 폭락할까 걱정입니다.”
행정총관인 에릭 슈타인이 걱정스러운 어조로 보고를 했다. 영지민이 영지에 납부하는 세금은 현물인 곡물이나 각종 생산물로 납부가 가능하지만 각 영지에서 중앙에 납부하는 세금은 현물이 아닌 화폐로 납부해야 했다.
그렇기에 각 영지에서는 영지민이 세금으로 납부한 곡물을 시장에 내다 팔아야 했다. 주로 상인에게 다소 낮은 가격에 넘겼는데 엔리케 영지는 워낙 외진 곳이라 운송하기가 쉽지 않아 상인들이 영지 내부에 판매했다. 엔리케 영지 자체가 농사를 짓지 않는 자들이 많아 곡물이 부족했기에 문제가 없었는데 이제는 곡물이 남을 상황이 되었다.
“전쟁하는 상황이라 군량으로 많은 양의 곡물을 보내야 하니 올해는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정 문제가 되면 전선으로 보내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전쟁이 길어질 수도 있으니 곡식을 비축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반은 따로 노리는 바가 있기에 매각을 하지 않고 비축하라고 지시했다. 샌디아 주가 파사칸 왕국에 점령당할 상황이 벌어지면 거기서만 수십만 명의 주민이 피난을 나설 것이고 인근의 영지에서도 상당수가 나설 수가 있었다. 이후에 유민이 발생한다면 곡물이 부족해지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으니 곡물을 확보하는 것이 좋았다. 혹시라도 이상 기후가 발생하여 곡물이 부족해지면 그것도 문제였다.
“하지만 곡물의 양이 너무 많습니다. 무려 10만 골드에 달하는 양인데 그것을 보관하는 것만 해도 창고가 10개는 별도로 있어야 합니다. 창고를 짓는데 최소 1만 골드는 들여야 합니다.”
“짓도록 하죠. 나중을 위한다면 말입니다. 곡물이 부족하면 큰일이 아닙니까? 흉년이 들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고요. 5년에 한 번 정도는 5월에 눈이 와서 농사를 망친다고 하는데.”
그런 사태가 나도 큰 문제가 없던 것은 이웃한 크로나 영지나 헤세라 영지에서 곡물을 들여올 수가 있기 때문이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도 좋았다.
“사람을 끌어들이려면 돈을 써야 합니다. 이 모든 작업이 영지에 사람을 불러들이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거기다 전쟁이 계속되면 마나석을 많이 소모할 것입니다. 마나석을 대려면 더 많은 사냥꾼이 영지로 찾아올 것입니다. 그동안 몬스터가 줄어 던파스 평원이나 세틀 반도로 가야 제대로 사냥할 수 있습니다.”
영지에 사람이 모여들면 곡물이 그만큼 많이 필요했다. 그런 상황을 고려하면 영지에 곡물을 남겨두는 것이 판매하는 것보다 나을 수가 있었다. 그렇기에 이반은 이번 기회에 곡물을 비축하기 위한 창고를 만들기로 했다.
이반은 마법 통신 중계 장치가 설치된 경로를 따라서 이동하고 있었다. 마법 통신 중계 장치를 만든 이후에 그보다 덜 복잡한 텔레포트 마법 진을 만들었다. 텔레포트가 마법 통신보다 고차원적인 마법이지만 중계 장치는 오히려 텔레포트보다 더 복잡했다.
현재 이반이 움직일 수 있는 텔레포트의 최대 거리는 400km 정도 되었기에 제한 거리를 생각하면서 안전한 텔레포트 지점을 확보해야 했다. 이반은 산속에 암굴을 파고 그 안에 마법 진을 설치할 예정이었다. 전선까지 대략 4,000km 정도 되는 거리이기에 최소 10개는 만들어야 할 것 같았다. 암굴을 만들 곳을 고려하여 직선으로 만들지 않는다면 12개 정도는 만들어야 할지도 몰랐다.
‘정령이 있기에 작업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군. 도구가 필요 없이 마음만 먹으면 작업이 가능하니.’
에레스쿠니아스의 은거지만큼은 아니지만 그런 형태로 일종의 지하에 마법 진을 설치할 공간을 만들었다. 혹시라도 외부의 공격으로 위험할 수가 있기에 철저하게 위장도 했다. 땅의 정령부터 금속의 정령, 거기에 불의 정령과 물의 정령, 바람의 정령까지 도움을 받았고 수목의 정령의 도움을 받아 입구를 나무나 풀로 위장하기도 했다.
텔레포트 마법 진을 설치하면 마법 진을 시동할 때만 본신의 마나를 사용하기에 연속적으로 전개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텔레포트를 하면 대상자의 몸에 마나의 반동이 발생하기에 이동할 때마다 약간의 시간을 두었고 운기를 하여 몸 안의 기운을 안정시켜야 했다.
더구나 마나 유동이 발생하면 마법사들에게 들키는 사태가 벌어지기에 그런 마나 유동을 최소화하고 발생한 마나 유동이 외부까지 퍼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작업을 추가로 했다. 그 때문에 인적이 없는 외진 곳에 암굴을 마련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 때문에 무려 5일에 걸쳐 작업을 했다. 결국 데아트라 영지에 인접한 프로얀 영지의 레먼트 산까지 텔레포트 마법 진을 만들었다. 데아트라 영지는 워낙 경계가 삼엄하여 그런 마법 진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다. 영지 곳곳에 군부대가 주둔 중이고 마법사들이 많아 마나 유동을 감추기가 쉽지 않았다.
이반은 요렌스 영지에 가서 스타치온을 방문하기도 했다. 아직 날이 밝아오지 않은 시점이니 잠시 만나기로 했다. 다행히 스타치온은 아침잠이 없는 편이라 일어난 상황이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온 것이냐?”
막 잠에서 깨어난 스타치온은 막사로 찾아온 이반을 보면서 소스라치게 놀랐다. 영지에 있을 이반이 머나먼 곳까지 찾아왔으니 놀란 것이다.
“영지에서 이곳에 오는데 두 시간 정도 걸릴 것입니다. 다행히 마법 실력이 늘었고 마탑에서 마법 자재도 지원받아 마법 통신의 중계 장치도 만들었고 텔레포트 마법 진도 구축했습니다.”
사일런스 마법을 전개하여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한 이후에 자신이 텔레포트 마법 진을 연속적으로 만든 사실을 말했다. 스타치온은 이반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알지만 텔레포트 마법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텔레포트 마법은 6서클의 마법사가 전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었고 이반의 실력이 그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