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02
19. 철수 작전 (1)
이반은 작전이 벌어지기 이틀 전에 타크라칸 사막 주변으로 이동했다. 이반은 마탑의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에게 자신이 당도한 사실을 알린 후에 파사칸 왕국으로 이동하여 적의 사령부가 있는 칼렘방으로 이동했다. 칼렘방은 사막 가운데 있는 도시로 주변에 여러 개의 수원지가 있어 군대가 주둔하기 용이했다. 그곳에서 채취한 물을 전선으로 보내기도 했다.
‘아예 이번 기회에 이들을 정리할까?’
이반은 기감을 최대로 끌어올려 우내사존의 환생자의 종적을 찾았다. 기감이 예민한 자들이라면 이반이 행하는 추적 작업을 역으로 알아차릴 수가 있기에 조심했다. 하지만 워낙 기를 내뿜는 자들이 많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적진의 중간에 기감에 잘 감지되지 않는 자가 둘이 있군.’
마스터나 고위 마법사는 기감을 운용하지 않아도 그 존재감을 내뿜고 있지만, 그들은 기운을 갈무리한 것인지 존재감 자체가 거의 없었다.
‘있다고 생각하여 감지하니 알 수 있지, 그렇지 않다면 나도 알아차릴 수 없을 지경이군. 전생의 경지를 다 회복한 것 같군. 나이가 30대 중반이라면 기가 풍부한 이 세상에서 충분히 가능하지. 오히려 한 단계 상승한 느낌이군.’
전생의 우내사존은 화경에 들었지만 다소 미흡한 감이 있었는데 기감으로 느끼기에 전생 환마의 경지에 도달한 것 같아 걱정되었다. 순수하게 무공만 따지면 이반은 전생의 환마의 수준을 회복한 정도에 불과했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 같아.’
그런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하지만 자신이 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무림맹의 비살당 인원은 하나하나가 절정의 살수들이었다. 환마는 그들의 공격마저 막아내고 난 이후에 우내사존과 싸워서 동귀어진한 상황이었다.
‘예비 전력이 30만 명이나 있다고 했던가? 저 정도 되는 보급품이라면 몇 달은 추가적인 보급이 없어도 버틸 수 있어 보이는군. 더구나 총 6개의 수원지가 있어 백만 명의 식수가 해결된다고 하니 만만치가 않을 것 같군.’
이반은 수원지에 독을 살포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했다. 물론 수천 명의 군사가 수원지를 철통같이 방어하고 있었다. 포이즌 필드를 펼친다면 아무리 잘 지킨다고 해도 소용이 없지만 그런 소란을 피우면 자신이 드러날 것 같았다.
‘하나 정도는 가능하지만, 전부를 다 오염시킬 수는 없겠지.’
수원지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다. 한꺼번에 전부를 다 오염시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물의 정령이 있기에 필요하다면 수맥을 탐지하여 멀리서도 오염시키는 것이 가능했다.
‘수원지를 전부 오염시키면 5일이면 죽어 나갈 것이다.’
이반은 그렇게 악랄한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기사들은 몰라도 병사들은 살아나갈 수가 없어 보였다. 물론 떨어진 곳에 수원지가 있기에 철군하면 살 수도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다소 떨어진 지역에서 물의 정령과 땅의 정령을 소환하여 수맥을 탐사하게 하자 커다란 수맥이 두 개였다. 각기 4개, 2개의 수원지가 인근에서 지상으로 돌출이 되어 있었다.
‘수맥의 근원에 독을 살포하면 모조리 다 죽을 것 같군. 2~3일 정도 지난 후에 효과를 발휘하게 하면 될 것도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 이반은 굳이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파사칸 왕국이 적국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할 정도로 원한이 큰 것은 아니었다. 그런 결과가 나온다고 자신에게 득 될 것도 없었다. 이반은 전생의 기억이 자신을 잔인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 같아 꺼림칙한 생각이 들었다. 전생에 아귀처럼 살던 기억 때문에 그런 끔찍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았다.
‘저들이 내가 접근하면 바로 알아차리겠지. 조용히 정리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고 움직일 때를 기다려야 할 것 같군. 여기서 습격을 하다가 마법사의 결계에 걸리면 낭패일 것이다.’
중원은 사술이 있어도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면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이 세상은 마법이 있었다. 공간과 관련된 마법이 있어 어떤 일을 겪을지 몰랐다. 마나 저항력이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존재했다. 제대로 걸리면 벗어날 수가 없었다. 특히 마법진은 마나석으로 가동이 되기에 위력이 뛰어났다. 중원의 기관진식이 새끼줄이라면 이곳의 마법진은 동아줄이었다.
‘저들도 마법이 무서운 줄은 알기에 함부로 날뛰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충분히 대비하고 움직이겠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니. 일단 할아버지를 은밀하게 만난 후에 상황을 보자.’
이번에 철군이 진행되고 소강상태에 접어들면 전면전보다 국지전이 벌어질 것 같았다. 그전에 큰 희생 없이 철수를 할 수 있어야 했다. 무사카와 알레시안은 로젠만 파사카가 보낸 마법 통신문을 보자 짜증이 났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내일 오후에 당도한다고? 와서 자신이 직접 작전을 지휘하겠다는 것인가? 괜히 혼선만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
알레시안이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한마디를 했다. 유칼라드 왕국군의 작전을 예상하여 그에 맞는 작전을 수립하고 도상 훈련을 통해 문제점을 도출하고 다시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뭐, 자기 공을 내세우려는 것이겠지. 카타칸도 한몫을 하려는 것이고. 특히 재완도장은 우리 둘이 모든 공을 세우는 것이 내키지 않는 것이겠지. 차라리 다행일 수도 있어. 어디선가 환마의 환생자가 우릴 지켜보는 느낌이야.”
화산의 운상도장의 환생자인 무사카는 다른 둘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환마의 환생자는 그들 넷이 상대해도 만만치 않은 자였다.
“제갈수문이 당시에 우리를 속인 것인지도 몰라.”
운상이 난데없이 무림맹의 총사를 거론했다. 그들은 맹주의 명령을 받아 작전에 나섰지만 실제로 그런 작전을 수립한 자는 무림맹의 군사 역할을 하는 제갈수문이었다.
“제갈수문이? 그 작자가 왜? 전에 말한 대로 우리를 차도살인지계에 동원한 것이란 말인가?”
“무림맹의 판도가 우리로 인해 구파의 우세로 돌아서고 있었네. 천마나 검마 등 칠마의 위협이 커지고 있었지. 중원에 있는 환마가 그들을 지원하지 못 하게 한다고 했지만 환마는 은거를 하고 있었지. 우리가 기습할 때까지 알지 못하고 있었어.”
그들은 여전히 환마를 기습할 때 환마가 당황하던 기색, 거기에 은거하는 자신을 공격하는 이유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칠마들과 중원을 제패할 의사도 없어 보였다.
“결국 애꿎은 환마와 우리를 양패구상시켜 세가 연합의 입지를 강화했다는 말인가? 환마의 실력도 우리와 비슷하다고 했지만, 천마나 검마, 맹주님인 창천검제와 비슷한 수준이었지.”
환마의 무공수준은 그들과 비슷하고 그저 암수에 능해 정면으로 공격하면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저 안전을 위해 넷 전부를 보낸다는 것이 제갈수문의 설명이었다.
“어쨌든 우리의 실력이 전보다 한 단계 올랐지만 환마도 거기에 머물지 않았을 수도 있어. 심지어 그가 익힌 무공이 현문정종의 심공인 것을 누가 알겠나? 전진의 선천강기에 버금갈 정도로 정순했네.”
“우리 둘로는 위험할 수도 있다는 말인가?”
“환마가 우리의 무공을 전부 다 파훼한 것을 알지 않나? 비살당이 기습하여 힘을 빼놓지 않았다면 동귀어진이 아니라 우리가 학살을 당했을 거야. 무인의 승패는 사소한 차이에서 결정이 된다고 봐야 해. 더구나 이 세상은 마법마저 있네. 만일에 환마가 마법마저 익혔다면 더 차이가 벌어질 수 있어.”
그들은 마법에 관심이 많았고 룬어를 익힌 무사카 덕분에 그들은 기초적인 마법을 익힐 수가 있었다. 물론 무사카는 기초적인 수준을 벗어나 꽤 고위의 마법까지 전개할 수 있었다.
“환마라고 불린 이유 자체가 환술에 능해서이니 마법을 익혔을 수도 있겠군. 자네가 엘프의 마법을 해독하여 익히는 것처럼 그자도 그럴 수 있겠지.”
“현재 상황은 적암아명敵暗我明의 상황일세. 하오문의 수법에 당할 수 있네. 개방과 또 다른 그들의 지저분한 특유의 수법을 생각하면 끔찍하네.”
정도의 문파들이 가장 싫어하는 존재가 하오문이었다. 협잡부터 사기, 거기에 암수까지 전부 사용하여 재물을 모으는 자들이었다. 특히 상인으로 위장을 하여 이권을 노리기에 함부로 무력을 사용할 수도 없었다. 더구나 사파의 성향의 상인들은 관부에 뇌물을 주는 경우가 많아 함부로 움직이다가 덤터기를 쓰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사태가 벌어지면 아무리 구파나 오대세가라도 손해를 입기 마련이고 오명을 뒤집어쓰는 경우도 많았다.
“어쨌든 이번 작전의 변수는 환마의 환생자일세. 물론 오늘 오후에 당도했다는 7서클 마법사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도 문제지만 그 정도는 우리가 처리할 수 있어. 설사 마스터 상급이 옆에서 호법을 서더라도 처리가 가능할 거야.”
무사카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로젠만이나 카타칸의 행태가 눈꼴시지만 어쨌든 지금까지는 한편이었다. 스타치온은 이반이 찾아오자 이번에는 그리 놀라지 않았다. 내일이면 주둔지를 벗어나 관문까지 이동하고 그다음 날 관문을 넘어 사막으로 들어가면서 철수작전이 시작될 것이니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려면 지금쯤 이반이 오는 것이 당연했다.
“적도 경계가 삼엄한 것이 이번 작전을 아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 같다고 하더구나. 엑시온이란 자가 조금 전에 찾아와서 보고를 했다. 며칠 전부터 저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엑시온이나 베일리가 아침저녁으로 와서 보고하고 필요할 경우 지침을 받기도 했다.
“그럴 것입니다. 그런데 오면서 보니 호위대 중에 엑스퍼트가 아닌 자는 없어 보이는데 고작 한 달 사이에 다 각성한 것 같습니다. 저 정도면 상당한 전력인 것 같습니다.”
“보급형 엔리케 검법을 익혀 마나소드 최상급에 이를 수 있는 자는 마나 친화력이 뛰어난 자들이다. 그것을 알지만, 굳이 그들을 발탁할 이유가 없어 방치한 상황인데 그보다 훨씬 뛰어난 원형의 엔리케 검법을 전수했으니 조만간 자연적으로 각성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마력 포션마저 복용했으니 바로 각성했다.”
“저들을 기사단처럼 운용할 것입니까?”
“보는 눈이 있으니 기사로 발탁하기 그렇다. 그래서 한동안 병사로 둘 생각이다. 기사단보다 별동대처럼 운용할 생각이다. 아군이 적에게 고립되면 포위망을 돌파하는 역할을 맡길까 한다. 이번에 철수하면 좌·우군이 두 개의 경로로 철수를 하면서 30분 간격으로 1개 전투대가 후위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 지친 자들이 먼저 물러나도록 할 생각이다.”
스타치온은 참모장의 권한으로 철군을 하는 계획을 세웠고 두 개의 전투대가 후방에서 막는 작전 대신에 하나의 전투대가 후미에 섰다가 앞으로 가장 선두로 나서도록 했고 그 뒤에 있는 전투대가 15분 정도 막다가 역시 가장 선두로 이동하도록 했다.
물론 그렇게 하자고 하니 벡스터 후작이 반대했지만, 아군을 사지에 던져놓고 혼자 살겠다는 작전이라 철군 이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반대를 했다. 결국은 어느 한 전투대의 희생을 원하지 않는 전투대장과 군장의 지지를 받아 공생 공멸의 작전을 전개하기로 했다.
사실 어느 한 전투대가 사지에 던져진다면 그들이 도주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희생양이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 끝까지 싸울 사람은 없었다. 결국 오합지졸로 도망을 치고 그렇게 되면 연쇄적으로 전열이 붕괴할 가능성이 컸다.
“다행입니다. 그렇게 하면 전열이 무너져 혼전이 벌어지는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적진의 강자가 침투하여 후방을 교란하는 것인데 그에 대한 언급은 없었죠?”
“그런 언급은 없었다. 그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없는 것을 보면 알면서도 감추는 것 같다.”
“노아 단장이나 기사들에게도 그런 사실을 알려 주의를 기울이라고 하십시오. 내일 저녁에 어세신이 대대적으로 침투하여 암살할 수도 있습니다.”
파사칸 왕국에서 엘리야 왕국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괴변을 보면 작전 전후나 작전 중에 발생했다. 특히 대낮보다 야간에 그런 일이 많이 발생했다. 낮보다 밤이 그런 일을 저지르고 탈출하는데 용이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렇지 않아도 경계를 철저히 하라고 별도로 연락을 하기도 했다. 아울러 마법 용품을 구입하여 전력도 강화하라고 지침을 주었다. 한두 번 기습을 막을 정도는 될 것이다.”
“마스터급이 아니라면 표적이 되지 않겠지만 별도의 어세신 부대를 운용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이반은 그 정도만 이야기하고 마탑에서 준비하는 작전에 대하여 설명했다. 현재 마탑은 두 나라의 경계인 사막의 외곽에 거대한 마법결계를 구축하고 적이 추적해오면 발동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