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03
19. 철수 작전 (2)
“아마 파사칸 왕국의 강자들은 그 결계를 이루는 핵심을 파괴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발동되면 그들이 넘어오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사전에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엘리야 왕국도 그런 정도 대비를 했지만 무너진 것은 바로 그것을 누군가 파괴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능력을 갖춘 자는 우내사존의 환생자들이었다. 그들의 활약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고 이반과 로에난 크리에포는 그것을 방어해야 했다.
이반은 부지런히 움직여서 적군의 움직임과 아군의 준비상황을 살폈다. 이반이 몰래 그런 것을 염탐하고 다녀도 누구도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적군이건 아군이건 기습적으로 공격하여 큰 피해를 줄 수 있어 보였다.
“심각하군요. 이반 소영주가 조사하는 것을 누구도 알지 못했다는 것은 적진의 그 인물들도 가능하다는 것이니.”
무슨 작전을 벌이건 적의 이목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적이 공격하여 피해를 주지 않고 있는 것은 결정적인 순간에 처리하기 위함이었다.
“맞습니다. 적이 움직였을 때 단 1~2분이라도 지체시킬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큰 낭패를 당할 것입니다.”
무려 세 군데나 되었다. 그렇기에 어느 한곳에 머물러 지킬 수는 없었고 중간에 있으면서 적의 공격이 시작되면 이동하여 방어해야 했다. 한편으로 적의 조호이산지계에 당하지 않아야 했다. 정직하게 공격하지 않고 교란작전도 병행할 수 있었다.
“선공을 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아군의 모든 전력을 투사하여 적에게 타격을 주고 물러나는 것입니다. 큰 피해가 있겠지만 아국이 안전해지고 전쟁을 빨리 끝내는 길이 아닐까 합니다.”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이 수세를 취하는 것이 맘에 들지 않는지 전선에 더 많은 군사를 투입하자는 의견을 냈다. 실현 가능성을 떠나 타당성을 살피려는 것 같았다.
“어느 정도 일리는 있지만 그렇게 하면 수십만의 병사가 목숨을 잃을 것입니다. 더구나 아군은 철군할 것인데 부상자들은 어떻게 할 것입니까? 다 포로가 될 것이고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죽어갈 것입니다. 그 이후에 벌어질 참사를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이후에 추가적인 공세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대책이 있습니까?”
두 나라 사이에 인명 살상이 많아지면 상대에 대한 원한이 크기에 전운이 고조되고 더는 싸울 여력이 없을 때까지 종전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수백만의 젊은이가 전쟁터에서 죽어 나갈 단초를 제공할 수도 있었다.
“한 번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두 나라는 공존할 수 없습니다. 몇 번 벌어진 두 나라 사이의 전쟁을 살펴보면 서로 타크라칸 사막을 돌파하여 다른 나라를 점령할 여력이 없기에 초반에 몇만의 군대가 싸우고 이후 끊임없이 국지전을 벌이다 종전을 했습니다.”
그런 정도로 전쟁이 마무리되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은 그런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을 변수가 존재하고 있었다. 우내사존의 환생자가 있기에 주의가 필요했다.
“그렇게 본다면 공격이 그리 좋은 방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적에게 끌려가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도 정치적인 감각은 그리 놓은 편은 아닌지 여전히 선공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우세를 보이면 종전은 불가능했다. 이기는 쪽은 더 좋은 조건을, 지는 쪽은 어떻게든 전세를 뒤집으려 했다.
국경에서 팽팽한 대립하는 상황, 전쟁을 계속해도 득이 되지 않고 손해만 난다는 것을 깨달아야 협상이 시작되었다. 그사이에도 서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다. 그러다가 그런 전투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할 때 종전을 했다.
“차라리 적을 경계 안으로 끌어들여 크게 피해를 주고 격퇴한 후에 거꾸로 추격전을 벌이는 것이 낫습니다. 그것이 그나마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고 전쟁을 끝내는 방법일 것입니다.”
아군이 유리한 상황에서 양보할 수 있다면 전쟁을 끝낼 수가 있었다. 그것이 그나마 실현 가능한 방법이었다.
“일단 적의 추격을 차단할 방도를 구축해야 합니다. 마탑에서 그런 것만 제대로 해놓는다면 변수는 제가 나서서 차단하겠습니다. 대신에 아군을 향해 공격하는 자가 생기지 않도록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끔은 적아를 구분하지 못하고 날뛰는 자들이 발생했다. 특히 능력도 없으면서 자신의 권한을 침범했다고 온갖 지랄을 하는 자들이 있었다. 그런 자가 설치면 적군보다도 더 골치 아팠다. 그냥 한칼에 정리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귀찮았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전투가 벌어지면 마법사들이 귀찮은 상황은 정리할 것입니다. 사전에 통보해놓도록 하겠습니다.”
이반이 하는 말의 의미를 파악한 세스포 레온 백작이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대답을 했다. 자칫 엉뚱한 자가 일을 그르치는 사태는 피하려고 했다. 엑시온과 베일리, 헤론은 매일 정찰하러 다니고 각종 보고를 하고 필요할 때는 군부대에 있는 스타치온을 만나 각종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뭔가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 같은데.”
엑시온이 적진을 정찰하고 돌아와서 현재 상황에 대하여 진단했다. 본능적으로 뭔가 일이 벌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들도 철군 작전이 벌어지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과 결이 다른 위화감이었다.
“물론 철군 작전을 벌이는 것을 알지만 적들이 뭔가 대응하여 진행하려는 것 같아.”
“소영주님이 조만간 오시면 뭔가 지침이 내려올 것입니다. 우리는 적의 움직임만 제대로 파악하여 보고하면 됩니다.”
연배나 실력이나 엑시온이 위지만 팀의 주도권은 베일리에게 있었다. 엑시온은 베일리가 시키면 따라야 하는 처지였다. 그저 용병처럼 아무런 실권도 없이 움직여야 했다.
“팔파스 거리에 도는 소문은 어때?”
팔파스 거리는 요렌스 자작령의 번화가이자 최근 지방 3군단이 주둔하면서 군사들이 모이는 장소였다. 술과 여자가 있는 곳은 그 거리가 유일하니 어떻게든 군사들이 모여들었다.
“특별한 것은 없어. 록산느에게 접근하여 필요한 정보를 건네받기로 했고. 원하는 정보는 여기 있어. 렌슬럿 상단에서 3군단 간부와 찾아온 기록을 정리한 것이니. 대화 내용까지 대략 파악하고 있더라고.”
엑시온과 베일리가 주로 정보를 직접 수집한다면 헤론은 정보 길드와 관련된 자들에게 접근하여 정보를 사는 일을 맡고 있었다. 팔파스 거리에도 정보 길드가 진출해 있었고 그들에게 접근하여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도록 의뢰한 상황이었다.
렌슬럿 상단은 최근에 부상하기 시작하여 지방 3군단의 부식 납품권을 획득했다. 그들의 정체에 대해 다들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7대 상단 중에 몇 개가 연합하여 만든 상단이었다. 군납의 경우 책임이 무겁기에 위장 상단을 내세웠다.
“술, 여자, 돈이라? 그게 영업의 기본이라고 하지만 심할 정도이군. 이렇게 매일 술 먹고 전쟁에 나가면 제대로 달릴 수나 있을지 의문이군.”
베일리의 말에 누구도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병사들이야 매일 훈련으로 힘들지만 백인장 이상의 지휘자나 기사들은 일과 시간만 끝나면 밖으로 나와 흥청망청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군단 사령부 쪽에 있는 프레데릭 가문의 군사는 십인장만 되어도 여기저기서 청탁이 들어온다고 하더군. 아예 팔파스 거리는 프레데릭 가문의 군사들이 장악했다는 말까지 돌아.”
그 자금은 군상으로 지정이 된 렌슬럿 상단에서 대고 있었다.
“한동안 팔파스 거리도 번창했지만 내일, 모레 군대가 떠나고 나면 썰렁해지겠군.”
“다들 군대가 이동하면 따라갈 생각을 하는 것 같아. 대형 이동 천막까지 구입하여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어.”
그러면서 지방 3군단을 따라서 움직일 자들까지 파악해놓고 있었다. 그들도 요렌스 영지에 근거지를 계속 둘 수는 없고 같이 움직여야 했다. 그란델 상단을 따라서 움직일 것이지만 다른 대안도 필요했다.
“록산느도 같이 간다고 하니 그들을 통하면 될 것 같아. 문제는 돈인데. 돈은 있어?”
“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
갑자기 헤론이 돈을 언급하자 의아한 기색을 보였다.
“장사 중에 가장 많이 남는 장사가 사실 전리품 거래인데 우리도 한 발 걸쳤으면 해서이지. 록산느가 길드에서 지원을 받지만 그리 많은 자금을 받은 것은 아니라서 우리가 자금을 댔으면 해서. 전리품을 거래하면서 얻는 정보가 질이 좋다고 하더라고.”
전리품은 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자가 전장에서 적을 죽이고 탈취한 물품을 몰래 거래하는 것이기에 생생한 전장의 정보를 얻을 수가 있었다. 그런 자들과 거래를 하면서 지속해서 정보를 수집할 수 있기에 일거양득의 수단이었다.
“3천 골드 정도는 투자할 수 있어. 그 이상은 소영주님의 허락이 필요하고. 아니면 이것을 투입할 수도 있고.”
엑시온과 베일리는 정찰하면서 정보를 수집했지만, 평소의 버릇을 버리지 못해 각종 돈 되는 물건을 수집하기도 했다. 진중에 굴러다니는 물건을 집어온 경우가 많았다.
“이 안에 들어 있다는 말이지?”
베일리가 내민 가방을 보던 헤론은 놀라는 표정이 되었다. 온 지 한 달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산더미처럼 많은 물건을 수집한 상황이었다. 아군의 물품을 수집하면 문제가 되기에 주로 적진에서 수집해온 것들이니 전리품으로 어울리는 것이기도 했다.
“이것도 처리하여 보태도록 해. 우리가 밖에 나가 그냥 돌아오기 허전해서 하나씩 챙겨온 것들이니.”
헤론은 자신도 입만 열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지만 그들도 역시 똑같은 자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습관적으로 뭔가를 챙겨오지 않으면 안 되는 자들이었다.
“하여간 알았어. 이것도 정리해 주도록 할게.”
헤론은 그런 것을 처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 어이없는 표정으로 물건을 챙겼다. 그들은 희희낙락 말장난을 하고 있다가 긴장한 기색이 되었다.
“앉아. 내가 올 줄은 예상을 못 한 것인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동안 적진을 다니면서 훔친 것을 자랑하던 상황이었고 이반이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까 걱정이 되었다.
“잘했어. 적의 물건을 챙겨왔다면 그 자체로 잘한 일이야. 무기 하나라도 줄어들면 아군이 유리해질 것이고. 무기를 잃은 자는 또 다른 자의 무기를 훔칠 것이고 그러다가 걸리면 부대가 흉흉해질 것이니 그것도 좋은 일이고.”
이반의 말에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던 엑시온과 베일리가 다소 안심한 기색이 되었다.
“전리품의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그렇습니다. 지부장이 그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자금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전리품을 팔려고 하는 자들은 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자들이라 가까이할 필요도 있고요. 그 사업 자체로 돈이 될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직접 관여하지 말고 자금만 대는 정도로 해. 물론 정보는 어느 정도 공유하고. 하지만 직접 거래에 나서지는 마. 전리품은 부대에서 관리하는 것이고 엄밀히 말해 국고를 좀먹는 일이라 우리 영지가 직접 관여한 것이 드러나면 골치 아프니.”
돈을 대주는 것과 직접 거래에 나서는 것은 같은 행위일지라도 타격이 달랐다. 돈을 대주는 거야 사적인 채무 관계로 발뺌할 수 있지만 직접 관여하게 되면 이반의 지시를 받아 전리품 밀매, 일종의 장물 거래를 한 것이 되었다.
이반은 그들이 한 달 동안 모은 자료를 살폈다. 통신으로 보고한 것은 그것들을 요약한 내용이기에 자세히 알기 어려웠다. 그런 내용을 살피던 이반은 몇 가지 메모도 했다.
“그동안 수고가 많았어. 앞으로도 이 정도만 해. 대신 위험할 것 같으면 절대 하지 마. 목숨을 바쳐서 해야 할 일은 거의 없어. 차라리 멀리서 적당히 살피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아.”
이반은 억지로 뭔가 알려고 하다가 화를 당하지 않도록 몸을 사리라고 했다. 너무 잿밥에 눈을 돌릴까 걱정이 되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활동에 도움이 되는 것도 같아 달리 언급하지 않았다.
“다들 그동안 수련을 멈춘 것은 아니겠지?”
“물론입니다.”
이반이 수련만큼은 철저하게 챙기는 편이기에 그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마나소드 최상급에 다다른 그들이었다. 조만간 오러를 발현할 것 같았다. 한동안 그들의 진전을 살피다가 단약을 두 개 꺼내어서 그들에게 먹도록 했다.
물론 엑시온도 살핀 다음에 엑스퍼트 하급을 벗어날 것으로 생각하여 단약을 주기로 했다. 아무리 그가 수준이 높아져도 이반에게는 차이가 없어 보였기에 경지를 올려주기로 했다. 엑시온도 이반의 휘하에 있는 것에 불만이 없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