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07
19. 철수 작전 (6)
이반의 몬스터 사냥꾼들의 상황에 대해 물었다. 기사단이 하지 못하는 일을 맡기기 위해 육성하는 자들이었다. 그들이 마법까지 익혀 영지의 안전과 정보를 담당하도록 할 계획이었다.
“그 외에 특별한 것은 없나?”
“없습니다. 대신 행정 총관님이 크로나 영지나 헤세라 영지와 곡물 협상을 해야 하는 데 지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크로나 영지나 헤세라 영지에서 곡물을 도입하는 실정이라 밀 수확이 끝나는 시점에 협의했다. 올해는 곡물이 남지만 매년 곡물이 부족한 실정이라 두 영지에서 남는 곡물을 매입하고 있었다.
“그 문제가 있군. 그 문제는 할아버지와 협의가 필요하니 며칠 후에 답을 준다고 전해. 당장 급한 것은 아니니.”
“알겠습니다. 두 영지도 잉여 곡물의 처리로 곤혹스러운 것 같습니다. 더구나 군량의 납품도 차단이 된 상황이 알려지면서 곡물 가격이 폭락하는 것 같습니다.”
흉년은 굶어 죽는 사람이 많아서 문제지만 풍년이 들면 곡물의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지기에 그것도 그리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보통 풍년이나 흉년이나 주변의 영지가 동일한 현상이 벌어지기에 더욱 힘이 들었다.
“일단 비축하는 곡물의 양을 늘리는 방향으로 일을 하도록 전해. 당장 내년에라도 흉년이 들 수가 있으니 말이야.”
이반은 풍년이 든 다음에는 흉년이 드는 경우가 많기에 대비할 필요도 있었다. 물론 크로나 영지나 헤세라 영지는 곡창지대이기에 곡물이 부족하지 않겠지만 크로나 강 상류에 가뭄이 들면 곡물의 가격은 폭등할 가능성도 컸다.
“알겠습니다. 만일에 특별한 지침이 없이 늦으면 영주 대리님에게 보고를 하고 그런 방향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이반이 전선에 나간 상황이고 연락이 두절될 여지도 있기에 그렇게 대답했다. 마법 통신에 문제가 생기면 전처럼 인편으로 연락해야 할 수도 있었다. 이반은 캐서린에게 연락하려다가 며칠 안에 돌아갈 것이니 그로센에게 연락이 왔던 사실만 전달하라고 했다. 물론 이반이 지시한 것을 수행하려면 캐서린에게 보고해야 했다. 이반은 스타치온을 찾아갔다. 스타치온도 상황을 보고받고 이반이 움직인 것이라 짐작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걱정부터 했다.
“네가 알아서 했겠지만, 너무 위험한 일은 하지 마라.”
“잘 알아보고 판단할 것입니다. 그리 위험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둘일 때 처리하는 것이 넷일 때보다 쉬울 것 같아 공격했는데 만만치 않았습니다. 저들의 수준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꽤 강하더군요. 이번 일에 대하여는 그냥 모른 척하십시오. 그래야 합니다. 당분간 알려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알았다. 그렇게 하마. 영지는 문제가 없는 거냐?”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은 없습니다. 그간 개간을 많이 한 덕분에 곡물의 생산이 증가한 상황이라 그 문제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곡물의 가격이 폭락할 조짐이 있습니다.”
유탈라드 왕국 전체가 풍년이 들었는데 영지의 곡물마저 영지민이 먹고 남을 정도로 많이 생산된 사실을 말하고 그로 인해 세금으로 징수한 곡물의 처리에 대하여 언급했다.
“풍년이 들면 흉년이 들 수도 있으니 그냥 보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 영지는 건조한 편이라 보관이 어렵지 않다.”
“그럴 생각으로 창고를 증축하라고 있습니다.”
전쟁터에 있지만, 영지의 일도 중요했다. 그들은 집안일이나 영지의 일에 대하여 간단히 이야기하다가 다시 우내사존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저들이 나서면 굳이 대적하지 말고 피하도록 하십시오. 대신에 저에게 바로 연락하시고요. 잔뜩 화가 나서 분풀이를 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한두 번의 공격도 막기 어려울 것입니다.”
스타치온은 둘과 비교하면 잘해야 3초 지적에 불과했다. 그런 상대에게 달려드는 것은 만용에 불과했다.
“알았다. 그렇게 하마. 하지만 네가 나타나면 무작정 도주할 수도 있는데 그때는 어떻게 할 거냐?”
“쉽게 도망치지 못할 것입니다. 더구나 전장이라면 중립적인 장소인데 아군이 적군을 견제할 것이기에 다른 자들, 특히 마스터나 고위 마법사가 돕지 못할 것입니다. 부딪쳐보니 옆에서 조력하지 않는다면 대략 30분 안에 처리할 수 있어 보입니다.”
함정에 빠지거나 적의 원군으로 인해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지는 것이 무섭지, 전쟁터라면 상대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벡스터 후작이 다른 수작을 부리지는 않았습니까?”
“총사령부로 급하게 달려갔다고 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조만간 돌아오면 뭐라고 하겠지.”
“작전은 그대로 수행할 것입니다. 적진으로 돌진하는 짓을 한다면 마탑에서 아예 철수할 것입니다. 마탑의 지원 없이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반은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이 현재의 군 지휘부를 탐탁지 않아 하는 것을 알기에 조치를 취할 것으로 생각했다. 마탑의 협조를 받지 않는 상황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마음대로 행동할 수는 없었다. 이반은 유칼라드 왕국 군의 상황을 살핀 이후에 다시 한번 칼렘방으로 이동하여 운상과 청학의 동태를 살피고 파사칸 왕국 군의 움직임을 살피려고 했다.
파사칸 왕국 군의 주둔지는 전과 달라져 있었다. 전에는 밀집한 상황이었는데 이번에는 넓게 거리를 두고 2~3천 명 단위로 숙영지를 만들어 두고 있었다. 밤늦은 시간이지만 그렇게 군사를 재배치한 이후에 취침하는 것 같았다.
‘나 같았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유칼라드 왕국 군의 진지를 습격하여 분풀이했을 것인데 그만큼 타격이 컸나? 아니면 내가 유칼라드 왕국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지 못한 것인가?’
현재 그들을 공격하고 워프 게이트를 파괴하는 행위는 유칼라드 왕국 군과 연관이 없다면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 정도는 짐작할 것임에도 가만히 있는 것이 이상했다.
‘하긴 정파 놈들은 무림맹 소속이 멸문지화를 당해도 확증이 있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았지. 사파는 증거 이전에 심증만 있으면 어떻게든 해코지를 했는데. 설사 도둑질을 하다가 붙잡히더라도 보복을 하는 것이 사파인데. 적반하장이 기본인데.’
이반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둘을 재차 공격하여 제거할지를 고민했다. 그들에게 이반의 정체가 알려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되었다. 그 전에 정리하는 것이 최선일 수도 있었다. 이반은 둘의 기운을 추적했다. 전과 달리 어디에 있는지 찾기가 어려웠다. 사령부 막사나 주변의 막사에서 그들의 기운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거 괜히 습격했나? 이렇게 잠적하면 골치 아픈데. 할아버지처럼 기운을 감추고 병사들 사이에 있으면 찾기는 쉽지 않은데. 어디로 갔을까?’
이반은 기감을 끌어올려 그들이 숨은 곳을 찾으려고 했다. 물론 그 자리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갔을 수도 있고 일을 벌일 수도 있었다. 이반은 자리에서 벗어나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에게 받은 마법 통신구를 아공간에서 꺼내었다. 동쪽 하늘이 밝아오는 것을 보면 곧 날이 샐 것 같고 마법 통신으로 연락을 하더라도 그리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바로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아공간은 공간이 분리되어 있기에 연결이 되지 않았다. 자신의 종적이 드러날 수가 있기에 아공간에 넣어둔 상황이었다.
“그렇게 하지요. 그자들의 종적이 사라진 것입니까?”
“다시 습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지 어디론가 잠적을 했습니다. 아니면 기운을 감추고, 일종의 하이드 마나를 전개한 상태로 병사들 사이에 숨은 것 같습니다.”
사령부 주변에 주둔하는 십만의 병사들 사이에서 그들을 찾는 것은 해변에서 바늘 찾기처럼 난망한 일이었다. 각양각색의 기운을 내뿜는 자들을 하나씩 살펴 그들의 기운을 감별해내기는 쉽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사고가 발생하면 바로 알 수 있도록 지시한 상황입니다. 그자들이 일으킨 사고로 판단되면 바로 연락하겠습니다.”
이반은 통신을 마친 후에 난감하기 짝이 없어 주변의 기운부터 살폈다. 혹시라도 자신의 종적이 드러나지 않았는지 살폈다. 다행히도 주변에 자신을 감시하는 기척은 없었다. 이반은 파사칸 왕국의 진지를 살피면서 화산의 운상, 무사카와 무당의 청학, 알레시안의 종적을 찾았다. 기운을 감추고 숨은 자들이 있을 만한 곳을 탐색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무차별로 공격을 하는 것인데. 그렇게 하다가 지치면 자리를 옮겨 회복하고 다시 나타나서 공격하고. 타초경사지계를 펼치는 것인데.’
이반은 그런 생각을 하다가 마법이 펼쳐진 곳 중에 공격할 가치가 있는 것은 없는지 살폈다. 하지만 굳이 무리하게 일을 벌일 필요가 있을 만한 곳은 없었다.
‘오늘 오후에 후방에 있는 군사들이 경계에 도달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뭔가 대응을 하겠지. 저들이 양동작전을 벌인다고 따로 움직이면 좋을 것 같은데.’
둘을 처리하기는 쉽지 않지만 하나 정도라면 10초 정도면 처리할 수 있어 보였다. 10초 지적이라면 경지가 비슷하지만 확실하게 차이가 나는 정도를 의미했다. 같은 초절정인데 완숙 지경과 갓 초절정이 된 상태 정도가 그 정도였다.
1초 지적이라 경지가 두 단계 이상 차이가 나는 정도이고 3초 지적은 한 단계 이상 차이가 나서 대적할 수 없는 정도를 의미했다. 10초 지적 둘을 상대한다면 어렵게 승리할 수는 있지만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그렇기에 이반은 기력이 고갈되는 느낌이 들어 물러났지만, 한편으로 위험한 상황을 당할까 걱정하여 물러난 면도 있었다.
‘넷이 몰려오면 전생처럼 동귀어진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 같아. 워프 게이트를 설치할 수 없는 상황이니 유로파한을 출발하여 급하게 달려오면 오늘 밤 정도면 당도할 수도 있겠지.’
이반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몇 번 주변을 맴돌았다.
‘정말 악마가 될까?’
이반은 그들이 사라지자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여 일을 저지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인간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물을 오염시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최후의 순간이 아니라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운상과 청학은 이반이 물러난 후에 한동안 요상을 했다. 둘의 내상은 그리 중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고수들 사이에 대결할 때 그런 사소한 차이가 승패를 가르기에 좌시할 수 없었다.
“환마의 환생자가 나타났다고? 수준은?”
파타칸이 마법 통신으로 상황을 물었다.
“전보다 더 수준이 올라간 것 같은데 마법까지 익힌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어. 아니라면 동료 중에 고위급 마법사가 있어 아티펙트를 제공해 주거나.”
그러면서 마법사들에게 들은 마나 동결에 관해 들었다. 마스터의 마나 역장과 다른 것을 언급했다. 물론 마나 동결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더 문제였다. 무형검이나 심검을 전개할 수준이 되어야 그런 효과를 발휘했다.
“지금이라도 가야 하나?”
파타칸과 로젠만은 워프 게이트로 다음 날 아침에 당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워프 게이트가 두 개 모두 박살이 났기에 당장 이동할 수는 없었다. 다른 지역으로 워프하여 육로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지만, 너무 멀었다. 칼렘방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1,000km 떨어진 곳에 있었다. 둘이 경공으로 달린다면 하루는 꼬박 달려야 할 거리였다.
“환마가 나타난 이상 전쟁을 계속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으니 물러나는 것이 어떤가? 우리 넷이 전부 왕도에서 대기하는 수밖에 방도일 것 같아. 적암아명의 상황이 아닌가? 로젠만은 이후에 적당히 공존할 방도를 찾아봤으면 하더군.”
파타칸의 전언에 무사카와 알레시안은 이견을 낼 수가 없었다. 샌디아 주를 점령하여 기반을 만들지 못하면 성과를 거두기 어려웠다. 샌디아 주를 점령하려면 그들이 활약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고 하다가는 환마에게 기습을 당할 수가 있었다. 우내사존은 환마를 상대할 때는 순망치한의 관계였다. 그들 넷이 다 있어도 버거운 상대였다. 한 사람만이라도 당하는 순간 승부의 추는 기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빨리 철수하여 넷이 모여 있는 것이 유리했다.
“당장은 부딪치지 말고 몸을 사릴 생각일세. 기감으로 우리를 색출하는 것 같은데 땅속에 있는 기지로 피신할까 하네. 마침 유적지가 있어 마법사들이 기지로 개조한 곳이 있으니.”
운상은 자신들도 기감으로 강자들을 파악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그것을 피할 방도에 대하여 고민하다 마법사들의 피신처가 떠올랐다. 지하라 답답하여 굳이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런 상황이 되니 거기로 피신하면 기감을 피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