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17
21. 정해진 수순 (4)
“하긴 론도 인근이나 볼리비오 인근만 해도 엄청난데 굳이 다른 곳을 개발할 필요는 없겠군요. 크로나 강 주변도 마찬가지고요. 거기만 제대로 개발하면 백만 명 이상 살 수 있을 것이니.”
이반은 지금 당장 던파스 평원을 개발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이곳까지 노리는 것은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아직은 마정석을 얻기 위한 몬스터 사냥터가 필요했다. 이반은 시간이 날 때마다 엘리자벳과 마법 통신구로 연락을 했다. 주로 아침을 먹고 난 다음과 저녁을 먹고 난 다음,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통신을 주고받았다.
“잘 잤어?”
“그럼요. 오빠는요?”
엘리자벳과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이 오빠라는 것을 강조했고 그러다가 결국은 오빠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
“누구 옆에 있어?”
아침을 먹고 하던 통신인데 옆에서 뭐라고 하는 말이 들렸다.
“진짜 오빠가 뭐라고 해서요. 통신하고 싶다네요.”
처남이 될 듀안이 옆에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하죠.”
“내가 준 통신구를 잘 사용하는 것 같군. 그 덕에 우리 엘리자벳이 용돈이 궁해졌지만.”
마법 통신은 공짜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마나가 소모되기에 마나석을 교체해주어야 했다. 물론 이반의 경우에는 마나를 자체적으로 운용할 수가 있고 충전도 가능하기에 마나석의 교체가 필요 없지만 엘리자벳은 달랐다.
“뭘, 잠깐 통신한다고 그렇게나 듭니까? 고작 한 달에 중급 하나 정도나 충전하면 될 것인데요. 많아도 두 개고.”
“어쨌든 자네들은 너무 자주 해. 하루에 한 번 정도로 줄이게. 애가 밥만 먹으러 제 방으로 조르르 달려가더란 말이지. 그보다 자네 시간을 낼 수 있나? 협의해야 할 일이 있는데.”
“왜요? 무슨 일이 있습니까?”
“요새 곡물 때문에 다들 난리가 아닌가? 그 때문에 협의를 했으면 하는데. 앞으로 곡물의 과잉 생산으로 문제가 될 것 같아서 말일세. 뭔가 협의가 필요해.”
“알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영지를 비우고 며칠 떠나 있기가 곤란합니다. 할아버지가 출정한 상황이라 말입니다. 번거롭지만 형님과 엘리자벳이 왔으면 합니다.”
이반은 자신이 갔다 오려면 최소 사흘의 시간이 필요했다. 말을 타고 달리면 하루에 갈 수도 있고 하루 만에 돌아올 수도 있지만, 영지를 비우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면 어른들께 말을 하고 내가 방문을 하도록 하지.”
두 영지 사이에 맺어진 곡물 협약은 4년 차고 앞으로 1년 후면 종료가 되었다. 현재 곡물이 남아 처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나마 군상으로 출정하여 곡물을 일부 가져간 덕분에 재고 물량을 처리할 수 있지만 앞으로가 문제였다.
해결 방법은 엔리케 영지에서 생산을 줄이는 것인데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니 숙의가 필요했고 통신으로 간단히 논의할 내용이 아니었다. 인근에 마탑 별원이 들어선 세빌론은 인근에 시멘트 공장과 대리석 채석장이 들어서면서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었다.
“라일라 상단이 마침내 마탑의 전용 상단으로 지정을 받았는데 이곳의 상인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단주인 크논은 행수의 말에 얼굴을 찡그렸다. 왕도 유카리스에서 하던 못된 버릇을 되풀이하려고 하는 것을 보니 맘에 들지 않았다. 라일라 상단을 만들고 마법 물품을 취급하면서 상단을 키운지 20년 만에 마탑의 인정을 받아 마탑의 전용 상단으로 지정을 받아 엔리케 영지의 마탑 별원에 독점적으로 납품하는 권한을 받았다.
“허튼소리 하지 말게. 우리가 독점적으로 납품을 한다고 하지만 언제라도 교체가 될 수 있어. 더구나 엔리케 영지의 영주님은 마스터라는 사실을 잊은 것은 아니겠지?”
“마스터라고 하지만 마탑에 비하면 한 수 아래가 아닙니까? 더구나 우리가 상대하는 것은 그저 영지의 상인들이고 상인들이야 물건을 사는 사람이 우선이 아닙니까?”
“모르는 소리, 왕국에서 생산하는 마정석의 15%를 엔리케 영지에서 생산하는 실정이고 앞으로도 그 비중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고 변방의 영지지만 7대 상단 전부가 진출해 있어. 물론 영지에 찍힌 하이컨 상단이 지부를 철수한 상황이지만 헤세라 영지나 크로나 영지를 우회하여 마정석을 넘겨받고 있네. 굳이 우리와 거래를 하지 않아도 아무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야.”
행수인 소튼의 개념 없는 말에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더구나 이곳 마탑 별원에 탑 주마저 와서 머무는 상황인데 허튼수작을 하려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었다.
“더구나 마탑의 탑 주님과 행정청장님이 이곳에 와 있는 상황일세. 그만큼 이곳을 중시한다는 의미인데 다른 곳에서 하던 짓을 했다가는 큰일이 날 걸세. 그런 짓을 하다가 마탑의 매직 나이트에 발각되는 순간 바로 계약 해지를 당할 것이야.”
순간 소튼의 표정에 두려움이 일었다.
“절대 허튼짓하지 말게. 이곳 세빌론에 있는 다른 상단들이 얌전히 장사만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네. 더구나 시멘트 공장이나 대리석 채굴장은 마탑과 영지에서 공동으로 설립한 상단에서 관리하니 우리보다 더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일세.”
크논 상단 주는 몇 번이나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당부를 했다. 이반은 볼리비오의 행정관이 보낸 공문서를 살펴보다가 재무관인 테이튼을 호출했다. 그러다가 마법 관련 부문이나 상공업에 관한 부문은 제대로 챙기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분야를 담당하는 별도의 행정관과 서기를 충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기존의 체계를 개편해야 하기에 내부적으로 절차가 복잡했다.
“볼리비오에 조선소가 있는 것을 깜빡하고 있었는데 물고기를 잡는 배를 만든다는 말이죠? 지금도 만들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바다에 해양 몬스터가 있지만, 연근해는 그런 것이 그리 많지 않아 어업도 일부 행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고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 부업 수준에 불과합니다.”
“마탑의 마법사가 방문하여 강화마법과 각종 인챈트 마법을 시험하고 싶다고 합니다. 출장소장이 어떻게 할지 결정해달라는 공문이 올라왔습니다.”
마탑과의 협약한 내용에 의하면 마탑 별원의 행정 담당자가 영지 행정청에 먼저 협조를 구하고 이후에 움직여야 하지만 마법사들은 절차를 따지기보다 일단 움직이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절차를 무시하고 직접 마법사가 움직여서 영지의 말단 사업소를 방문하고 실무를 논의한 것은 문제가 있지만, 그것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할 수는 없었다. 예비적인 조사로 판단할 수도 있었고 실제 그런 차원으로 진행이 된 면도 있었다.
“마탑에서 한다고 하면 원하는 대로 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배에 강화마법이나 일반 마법을 적용한다면 손해는 없을 것입니다. 단지 그렇게 하는데 비용이 문제지만 마법사가 먼저 한다고 했으니 재료비만 부담하면 될 것이라 봅니다. 한데 어떤 마법사입니까?”
“호른이라고 5서클 마법사이군요. 보고한 내용에 보면 물의 마법에 능하고 배를 잘 아는 것 같다고 합니다. 한 때 에스테반에서 배를 만드는 곳에 있었다고 합니다.”
에스테반은 유칼라드 강 하구에 있는 항구도시로 파라운 공국으로 가는 모든 배가 출발하고 유칼라드 강의 수운의 종착점이자 시작점이기도 했다. 크로나 강과 비슷한 크기의 강인데 수운이 상당히 발달해 있었다.
“한때는 볼리비오에서 에스테반으로 가는 배가 있었지만, 해양 몬스터로 인해 계속 피해를 보고 왕도로 가는 육로가 잘 정비되면서 지금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마찬가지로 크로나 강의 수운도 지금은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크로나 강은 환마가 살던 시대의 장강이나 항하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회하(화이허 강)나 한수(한수이 강)보다는 강폭이 더 넓었다. 끝까지 가지 않았지만 길이도 최소 오천리(2,000km)를 넘어간다고 들었다.
“튼튼한 배를 만들 수 있다면 좋겠군요. 바닷길로 에스테반을 왕래하면 도움이 되겠군요. 남방의 마데우스에 간다면 좋은 교역이 될 수도 있겠군요. 여기는 남방의 산물이 귀하니.”
이반은 해상 운송이 이루어지지 않아 아쉽다고 생각하던 참이라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렇게 되면 좋지만 열 번 항해하면 한 번은 실패하니 버티지를 못하고 다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평소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데 나타나면 상대할 수 없습니다.”
바다로 나가는 것이 너무나 위험하여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튼튼한 배를 만들어야 할 것 같았다. 이반은 바다로 진출해야 다른 영지와 교류가 용이할 것 같았다. 그래야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영지민을 데려올 수가 있었다. 아무리 영지를 개간해도 경작할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고 생산한 곡물을 팔 수 있어야 의미가 있었다.
온다고 한 지 5일 후에 크로나 영지에서 듀안과 엘리자벳이 방문했다. 아직 시간이 있기에 급히 서둘 필요는 없지만 엘리자벳이 듀안을 닦달한 덕분에 빨리 방문하게 되었다. 사실 엘리자벳은 이반과 통신을 하면서 매일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지 말하면서 서두른 면이 있었다. 더구나 곡물 문제가 심각하기에 서두른 면도 있었다. 엘리자벳과 인사를 나누자마자 듀안에게 이끌려서 협상의 자리부터 만들어야 했다.
“경지 면적이 몇 년 사이에 엄청나게 늘어났더군. 인구는 잘해야 5% 늘어났는데 경작지의 면적은 무려 20%가 늘었어. 우리 영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 헤세라 영지도 그 정도 늘었고. 그런데 엔리케 영지는 30%가 늘었더군. 자네가 온 이후에 비약적으로 늘었지. 물론 인구도 10%나 증가했지만.”
본격적으로 대화를 하기 전에 왜 대화가 필요한지 듀안이 설명을 했다. 요점은 엔리케 영지에서 너무 많은 경작지를 개발하면서 곡물의 공급과잉이 발생했다는 말이었다.
“곡물은 다른 지역으로 가져가기가 쉽지 않기에 문제일세.”
듀안은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다시 부연 설명을 했다. 그 말은 엔리케 영지에서 뭔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풍년이 들기도 했지만, 전쟁으로 인해 중부에서는 곡물 가격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유칼라드 공국부터 샌디아 주는 곡물이 오히려 부족할 지경입니다. 군량으로 사용되는 곡물이 만만치 않았다고 합니다. 비축물량이 별로 없다고 합니다.”
이반의 말에 듀안은 믿어지지 않는 표정이었다.
“이건 영지 개발계획과도 연관이 있는데 유칼라드 공국에는 이제는 개발할 곳이 없습니다.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있고요. 주변도 마찬가지입니다. 더구나 풍년 다음에는 흉년이 오는 것이 보통이고요.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래서 뵙자고 했습니다.”
“내년에 흉년이 든다는 말인가?”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그동안의 기록을 살펴보니 4~5년에 한 번 정도 흉년이 들더군요. 그것도 보통 풍년이 들면 다음 해나 그다음 해에요. 그러니 지금이라도 곡물창고를 증축하여 비축량을 늘리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그리고 마탑 별원도 들어섰는데 비료공장을 세워 곡물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가격이 낮아지면 생산량을 아예 늘리죠?”
마탑에서는 연금술을 이용하여 비료를 생산하여 공급했다. 물론 비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각종 초목과 마정석을 사용해야 하기에 비용이 많이 들지만 그만큼 생산량이 증가했다. 비료공장을 운영하려면 각종 초목의 산물부터 몬스터 부산물까지 필요하기에 영지 차원의 협조가 필요했다. 그래서 마탑과 영지가 합작으로 운영했다. 엔리케 영지도 별원의 공사가 마무리되는 가을부터 비료공장을 지을 계획을 세운 상태이고 협의 중이었다.
“그런 것을 논의하자고 오라고 한 것입니다. 해결하려면 간단히 한두 가지만 해서는 안 되고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이반이 계획하고 있는 조선 사업에 관해서도 언급을 했다. 에스테반이나 마데우스로 가는 항로의 운영계획까지 설명했다. 그 주된 운송 품목이 곡물과 몬스터 부산물, 철강임을 알렸다. 육로로 이동하는 것이 용이하지만 그동안 화물이 증가하여 선박으로 운송하는 것이 용이한 면도 있었다.
영지에서 수립한 조선소 운영계획이나 해상 운송 활성화 계획을 보여주었다. 이는 엔리케 영지만이 아닌 크로나 영지나 헤세라 영지, 두리원 영지의 협조가 필요한 일이었다. 크로나 강을 이용한 수운까지 연계가 되어야 도움이 되었다.
“우리 영지도 참여하면 좋지만 그렇다고 대대적으로 투자할 여력은 없네. 우리 영지는 점점 몬스터가 줄어들면서 용병들이 줄어드는 추세라서 곡물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재정이 썩 좋은 상태는 아닐세.”
듀안의 말처럼 크로나 영지는 몬스터가 줄어들면서 영지 사정이 오히려 악화하는 면이 있었다. 몬스터가 사라지면 좋아해야 하지만 수익을 생각하면 반대였다.